* 팜플로나 대평원: 팜플로나 대평원을 지나며. 배낭이 무슨...ㅋ 뭐 순례자가 저 정도는 메고 다녀야지~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팜플로나 대평원





* 팜플로나성: 해자에 물을 채워 저수지로 만들었음. 그런 후에 아기 예수의 탄생과 관련된 조형물을 전시함.




* 팜플로나성: 대체적으로 요즘 유럽 성들의 해자는 산책로로 많이 개조됨. 하지만 팜플로나 성의 해자는 이런식으로 조형물을 전시해 놓음. 천사의 승천을 전시해 놓음.

* 2019년 12월 23일 월요일: 7일차 / 맑음

1. 오전 9시 30분. Jesus y maria 알베르게에서 체크 아웃함.

2. 작년에 왔을 때는 그냥 저수지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놓은지 알았는데... 그곳이 오늘 보니 팜플로나성의 해자였다. 해자의 기능이 사라진 곳에 저수지를 만들었고, 그곳을 조형물로 채웠다. 왜 작년에는 그걸 못 봤지? 역시 한 번 보다는 여러번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3. 드디어 고대하던 팜플로나 대평원을 다시 만났다. 오늘 다시 보니 이곳은 흙산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거였다. 흙산이었으니 평원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갑자기 북한산의 기암괴석이 생각나더라. 역시 난 흙산보다는 돌산에 한 표!

4. 너무 기대감이 컸던 것일까? 아니면 작년에 한 번 봤다고 눈에 익은 것일까? 팜플로나 평원은 확실히 시원했었다. 그 시원함은 여전했었다. 하지만 작년에 처음 접했던 그 감흥은 아니었다. 조금 덜했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어쨌든 난 다시 팜플로나 대평원에 섰다!

5.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그런지 바르가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그래서 점심을 빵으로 떼웠다. 그나마 빵이 맛있어서 다행이었음. 그러고보니 작년에도 이 구간에서 점심을 빵으로 떼웠다.

6. 오후 7시경. puente la reina 공립알베르게에 도착.

* 이동거리: 약 23km

* 누적거리: 93km

* 2019년 12월 24일 화요일: 8일차 / 맑음

1. 오전 8시 30분경. puente la reina 공립알베르게 출발.

2. 오늘은 성탄절 이브이다. 이곳 스페인은 성탄절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있다. 성탄절 시즌이라 그런가?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청명하다. 파란 하늘이 우리나라 가을날을 연상시키듯 인상적이다. 매일 이런 날만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3. 아무리 순례길이지만 성탄절 시즌과 1월 1일 전후로는 알베르게 잡기가 만만치 않다. 규모가 있는 도시에 가지 않으면 알베르게는커녕 바르 구경도 못한다. 지난 2018년 겨울에 뼈저리게 경험을 해서 올 2019년에는 슬기롭게 대처하려고 한다.

4. estella를 향해갔다. estella는 생각보다는 규모가 있는 곳이었다. 작년에 왔을 때는 그렇게 생각되지 않았는데 올해보니 그런 듯싶었다. 역시 한 번 본 것과 두 번 본 것의 차이가 분명히 있다!

5. 며칠 걸었다고 이제 몸이 적응되는 듯 싶었다. 작년에도 puente la reina에서 estella 구간부터 몸이 익었다고 여행일지에 기록했었다.

6. 역시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바르 찾기가 어려워 빵으로 점심을 떼웠다.

7. 오후 5시경. estella에 있는 hoteria de curtidores 알베르게에 입실함. 이곳은 시설은 좋은데 조리를 하려면 1유로를 내야했다. 뭐 이런 곳이 다 있남!

8. 잠시 마트에 가려고 estella의 메인 광장쪽으로 갔는데 성탄절 이브라고 그런지 이곳 전통복장을 입은 사람들이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었다. 바스크 전통 의상인것 같은데 마치 스위스 전통 복장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9. 내 자전거가 펑크 난 12워 18일 출발팀을 이곳 알베르게에서 만났는데... 그날 피레네는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고 한다. 엄청난 강풍이 휘몰아쳤다는 것이다. 안경 낀 분이 있었는데 바람에 안경이 날라갔고, 그 이후로 이날까지 안경없이 지냈다고 한다. 현지에서 새로 맞췄다고 한다. 한국이 아니라서 안경 맞추기가 싶지 않아서 그랬다고 한다.

10. 어쨌든 그 소리를 들으니 오싹했다. 그날 조난을 당했다고 해서... 좀 엄살이 심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었는데... 한국인 4명, 브라질인 4명. 총 8명이서 조난을 당해 구급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고 한다.

* 이동거리: 약 26km

* 누적거리: 119km





* 용서의 언덕(alto del perdon): 난 이곳이 바람의 언덕인 줄 알았다. 용서의 언덕은 팜플로나 평원길의 가장 고점에 위치해있다.






* 용서의 언덕





* punete romanico: puente la reina gares에 있는 로마양식 석교






* estella: 성탄절 이브라서 그랬는지 정통 복식을 입고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 팜플로나성: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랬는지 해자에 물이 찼다. 요즘 유럽에 있는 성들의 해자는 거의 다 제 구실을 못한다. 물을 다 빼내고 산책로로 많이 쓰이더라.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그랬겠지만... 어쨌든 팜플로나 성의 해자는 원래의 그 기능대로 물이 좀 찼다...ㅋ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론세스바예스(roncesvalles): 론세스바예스에 있는 수도원 알베르게.

* 2019년 12월 21일 금요일: 5일차 / 맑음

1. 생장피에르드포드에서부터 같이 만난 한국인 팀들에게 급류를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2. 작년에 급류에 휩쓸린 뻔한 기억이 있어 그렇게 한 것이다. 피레네가 지형 때문에 애를 먹었다면 수비리(zubiri)까지는 급류가 위험요소로 작용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밤새 비가내렸으니 유량이 확 불었을 것 아닌가!

3. 하지만 급류를 만나지 않았다. 작년과 비교해서 유량이 확 줄어 있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그렇게 떠들고 나녔는데... 뭐 나쁜 일은 아니었다. 안전하게 이용하면 그걸로 족한 거지! ^^;

4. 급류를 만나는 곳에서 검은 개 한 마리가 계속 순례자들을 따라다녔다. 원래 개는 자기 동네를 잘 안 떠나는데 거의 5km 이상을 순례자들을 따라 이동했다. 그러다 어떤 트럭에서 아저씨가 내렸고 그 검은 개를 번쩍 들어 트럭에 싣고 갔다. 트럭 아저씨가 개 주인이었던 것이다.

5. 말을 들어보니 순례자들을 졸졸 쫒아다니는 유명한 개라는 것이다. 순례자들을 한 두 번 따라다녀본 솜씨가 아니었고, 주인 아저씨도 한 두 번 개를 붙잡아 본 솜씨가 아니었다. 하여간 재밌는 개였다.

6. 오후 5시 30분경 수비리에 있는 알베르게에 도착함. 돌다리 옆에 있는 알베르게인데 작년에도 묵은 적이 있었음.

7. 푸드 기부함에 스파게티면과 쌀이 있어 음식을 만들어 먹었음. 밥 맛이 썩 좋지는 않았음. 대신 짝퉁 스파게티는 먹을만 했음. 다음에 다시 도전해봐야겠음.

* 이동거리: 약 21km

* 누적거리: 약 47km


* 수비리(zubiri): 라비아다리(puente de la rabia). 좀 어둡게 나왔다. 알베르게는 사진에서 오른쪽 건물이다. 바로 앞에 강이 흐르는 끝내주는 전망을 가진 알베르게다.


* 검은 개와 한 컷: 순례자를 졸졸 따라다니는 녀석과 한 컷



* 수비리 가는길: 전년도에는 저 돌다리가 안 보일 정도로 급류가 흐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때는 아주 편하게 넘었다.

* 2019년 12월 22일 일요일: 6일차 / 맑다가 비 옴

1. 오전 9시 30분경 수비리 돌다리옆 사설 알베르게에서 체크 아웃함. 오늘은 pamplona(팜플로나)까지 약 23km를 걸어야 함.

2. 햄스트링 건염에 걸린 왼쪽 다리가 좀 이상함. 피레네 여파가 몰려 오는 듯함. 어제는 밤에 소염진통제까지 먹었음.

3. 1년 만에 다시 왔는데 왜이리 새로운지 모르겠음. 뭐 그 맛에 걷는 거지만...ㅋ

4. 길을 걷다 캠핑장 끝 지점 부근에서 우비를 주음. 알고보니 같이 이동하는 김종혁씨의 우비였음. 팜플로나 jesus y maria 알베르게에 도착해서 종혁씨에게 전달했음. 이때 종혁씨가 팜플로나에 있는 데카트론에 있다고 해서 배낭 레인커버를 부탁함. 덕분에 데카트론에 가는 수고를 덜함.

5. 일행 중 길성범씨가 스파게티 및 각종 요리를 해줘서 맛있게 먹었음. 무슨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먹는 느낌이었음. 그렇게 맛난 순례길 음식은 처음이었음. 염치 불구하고 맛있게 먹음.

6. 1년 전에는 길을 잘못 들어 팜플로나 성곽 일대를 못 봤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보게 됨. 팜플로나 성은 해자가 있는 성으로 독특한 양식으로 지어진 성으로 보였음. 정확한 건 시간을 두고 알아봐야겠음. catsle이 아닌 citywall인 것 같음. 그 내부 공간이 상당히 넓직했으니까.

* 이동거리: 약 23km

* 누적거리: 약 70km

* 조랑말: 옹기종기 모여 맛있는 짚을 뜯고 있다.


* 쓰러진 나무: 이 곳 말고도 여러 등산로에서 나무가 쓰러져 있었다. 강풍에 조난을 당할 정도였으니 그럴만도 하지.



* 캠핑장


* 팜플로나성


* 팜플로나성: 삼각형으로 각잡힌 포대가 인상적이다.










* 피레네가는길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3일차 / 맑음


1. 자전거 뒷안장이 필요하기에 생장피에르드포드에 있는 자전거샵을 찾아갔음. 그 자전거샵은 작년에 길을 헤매였던 곳에 위치해있었음.


2. 자전거샵에 가니 주인장이 문을 닫으며 30분 후에 돌아온다고 했음.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1시간 후에 나타났음.


3. 뒷안장을 달고 하니 돈 좀 들었음. 무려 66.6유로. 깎아서 66유로를 지불함. 무슨 뒷안장 다는데 무려 8만원 가까이나 하나!ㅋ


4. 하여간 뒷안장을 달고 임시방편으로 양쪽에 바구니를 달아서 드디어 여행자전거 형태가 나옴. 이제 시작인가! 이제 열심히 주행하는 일만 남았음.


5. 그런데 자전거를 탄지 너무 오래되서 그런가? 자전거를 타는게 너무 불편한 것이다. 바지도 자전거를 타기에는 불편했다. 너무 거치적거리는게 아닌가? 이러다 나중에 큰 사고가 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들었다.


6. 생각해보니 국내에서 자전거여행을 할 때는 항상 여름이었다. 그러니 복장이 간편하고 거치적거리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겨울이 아닌가? 겨울 바지를 입으니 페달 굴리기가 어렵지.


7. 그런 와중에 뒷바퀴가 펑크가 났음. 주행한지 5km도 안 됐는데 펑크가 난 것이다. 수리 공구도 마땅치 않아 손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8. 고심 끝에 다시 생장피에르드포드로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를 타는 현지인을 만났는데 내 자전거를 보니 순례길 여행을 하는데 적절하지 않다고 하더라. 강하지 않은 약한 자전거라고. 차라리 자전거샵에 팔아버리거나 기부하라고 했다.


9. 그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내 자전거는 도시형 자전거라 장거리여행에 적절하지가 않았다. 중고자전거를 타고 다녔던 옛날 생각에 사로잡혀 이게 장거리여행에 적합한지 아닌지도 구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참 여러가지로 꼬인다 꼬여!


10. 고심 끝에 뒷안장을 달았던 자전거샵에 가서 자전거를 팔았다. 정확히는 기부를 했다. 그런데 주인장이 아까 받았던 뒷안장 값을 돌려주었다. 70유로. 뒷안장 값이 66유로였으니 자전거를 4유로에 판 셈이다. 180유로에 사서 이틀도 못되서 4유로를 받고 판 것이다.


11. 나의 산티아고순례길 자전거여행은 5km 만에 끝이 났다. 아이고 이를 어쩌냐! ㅋ


12. 돈이 아까운 건 둘째치고 기획했던 일정이 엉망이 된 것이 너무 억울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어쩌면 잘 된 일인지도 모른다. 계속 비가 온다는데 그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 위험했으니까.


13. 다시 시작하는 거다. 그냥 작년처럼 도보여행을 하는 것이다. 열심히 걸어야지. 자전거를 대신해서 열심히 걷는 거야! 아자아자~





* 자전거: 바디만 있는 자전거. 생장피에르드포드 알베르게 앞에서.





* 펑크난 자전거: 호기롭게 시작된 자전거 여행은 약 5km도 안 되서 아웃됐다.






* 2019년 12월 20일 금요일: 4일차 / 흐리다 비 옴


1. 9시 30분경 생장피에르드포드(saint-jean-pied-de-port) 알베르게(albergue)에서 체크 아웃함. 드디어 순례길을 다시 시작한다. 자전거가 사라졌으니 새로운 각오로 다시 임해야 한다.


2. 배낭을 꾸려서 출발을 하려고 할 때 순례길 사무소 할배가 와서 뭐라고 뭐라고 그런다. 처음에는 같은 알베르게에서 이틀 연속 묵은 거에 대해 질책을 하는 줄 알았다.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같은 알베르게에서는 연박이 허용되지 않으니까.

그런데 알고보니 피레네 산맥에 강한 바람이 부니 조심하라는 거였다. 할배가 무표정하게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니 질책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꼴이었나...ㅋ


3. 알고보니 전날 피레네를 넘은 팀들 몇 명이 조난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할배가 경고를 한 거 같다.


4. 1년 만에 다시 피레네를 넘을 생각을 하니 셀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했다. 작년에 정말 힘들게 넘어서 아픈 기억이 다시 되살아 난 것이다. 그때 비를 엄청 맞고 걸었으니...


5. 1년 만에 다시 악몽이 되살아 났다. 자전거 여행용으로 짐을 싸서 그랬는지 짐이 많았다. 물론 작년에도 많았지만... 짐 무게는 짓눌려 오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하고. 약 1년 만에 다시 똑같은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이다. 정말 중간에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택시라도 불러서 점핑을 하고 싶었다.


6. 그 와중에 배낭 레인커버를 분실했다. 일체형이 아닌 분리형이라 바람에 날라갔던 것이다. 비닐 봉지로 배낭을 감싸기는 했는데 진짜 임시 방편이지!


7. 빗줄기는 거세지고 바람도 거세졌다. 배낭 무게도 점점더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만큼 짐 무게가 내 어깨를 눌러댔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이면 가자! 그래 가자!


8. 중간에 산길을 거쳐갔는데 전날 강풍의 영향으로 등산로에 나무들이 쓰러져 있었다. 사무소 할배가 경고를 할만 했다.큰 나무들이 쓰러졌기에 그 나무들을 피해 기어가야만 했다.


9.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비를 맞으며 홀로 걷는 피레네 산맥. 역시 피레네는 피레네였다. 우여곡절 끝에 9시간 만에 목적지인 론셀바예스(Roncesvalles) 알베르게에 도착함. 아이고 힘들어! 그래도 또 피레네 산맥을 넘었다!


10. 하도 배가 고파서 바르에 가 닭고기+ 감가칩을 먹었음.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정말 맛있게 먹었음. 이번 여행 중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이라고 판단됨. 주인장에게 이름이 뭐냐고 물었는데, racion이라고 했음. 그런데 나중에 찾아보니 racion은 '1인분의 요리' 이런 뜻이었음. 나중에 기회가 되면 그 요리 이름을 정확히 알아내야겠음.


* 이동거리: 약 26km

* 누적: 26km





* 피레네 가는길





*배낭:자전거를 팔고(?) 다시 도보여행자로. 무슨 돗떼기 장수 같다...ㅋ





* 도보여행자: 본의 아니게 이틀 연속 잠을 청한 생장피에르드포드 알베르게. 그 앞에서 한 컷. 휴대폰 카메라가 별로임.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19년 12월 17일 ~ 2020년 2월 11일

- 산티아고순례길 자전거여행, 유럽 배낭여행

- 2,200유로(환율 1,330원)+ 50유로(전년도 여행 후 남은 유로화) 가지고 출발


* 바욘: 바욘 시가지. 대관람차가 보인다.

* 2019년 12월 17일 화요일 :1일차 / 오전에 비

1. 인천발 헬싱키행 핀에어(finnair)탑승. 자전거 부품을 배낭에 넣고 가려니 패킹이 잘 안 됨. 여러번에 걸쳐 짐을 다시 쌌음. 항공사 직원이 무척 한심하게 쳐다봤음.

2. 애초 이번 여행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이동할 예정이었음.

3. 핀에어 A-350을 타고 갔는데 역시 최신 기종이라 그런지 상당히 좋았음. 자리도 남아돌아서 널널하게 갔음.

4. 헬싱키 현지 시각 오후 2시경에 도착함. 5년 만에 다시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에 도착했던 것임. 핀란드는 북유럽이라 그런지 오후 3시경인데도 어둑어둑했음. 정말 빨리 어두워졌음.

5. 5년 전과 달리 입국 심사를 간단하게 받았음. 왜 왔냐?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 등을 물었음.

6. 오후 4시경 헬싱키발 파리행 비행기 탑승. 이때는 A-321을 탔는데 역시 기종이 오래되서 그런지 시설이 별로였음. 한편 헬싱키-파리 구간은 약 3시간 정도였는데 9시간이 걸린 인천-헬싱키 구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음. 참 신기했음.

헬싱키-파리 구간은 거의 만석이라 기내에 짐을 싣는 것도 애를 먹었음. 그런데 내 바로 옆자리가 비었음. 덕분에 좀 편하게 왔음.

7. 비행 시간은 3시간이었지만 시차가 있어 파리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으로는 오후 6시경이었음.

8. 밤 10시 10분 경에 프랑스 바욘으로 떠나는 블라블라버스(blablabus) 탑승. 파리에서 바욘까지 약 12시간 정도 걸림. 작년에 이어 또 탑승함. 작년에는 18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25유로였음. 한국에서 사전 결제했음.


* 핀에어(finnair): A-350. 신 기종이라 그런지 편했다.


* 바욘성

* 2019년 12월 18일 수요일 :2일차

1. 오전 10시 30분경 바욘(bayonne) 도착함. 작년에는 비가 내렸는데 올해는 맑아서 좋음.

2. 자전거 부품을 넣어서 그런지 정말 배낭이 엄청 무거웠음.

3,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음. 5유로 자리인데 꽤 맛나게 먹었음.

4.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음. 그 무거운 배낭을 들고 자전거를 사기 위해 데카트론을 향해걸었음. 약 4km을 이동하는데 정말 너무 무거웠음. 뭐하느라 그렇게 짐을 많이 담았는지... 정말 무거웠음. 자전거를 한국에서 가져간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구매한 후 이동할 생각이었음.

5. 우여곡절 끝에 데카트론에 갔는데 홈페이지상에서 봐 둔 자전거가 한국에서 가져간 자전거 부품과 맞지 않는게 아닌가! 한국에서 짐받이용 뒷안장을 가지고 갔는데 그게 안 맞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180유로 자전거를 구매했음. 처음 점찍은 자전거는 129유로였는데... 결국 50유로나 더 주고 자전거를 구매했던 것임. 하지만 180유로를 주고 산 자전거도 가져간 부품과 맞지 않았음.

6. 괜히 자전거에 대해서 아는척했다가 본전도 못 찾는 꼴이 됐음. 아예 현지에서 다 구매하는 형식을 취했으면 혼선이 덜했을텐데... 짐도 줄고 말야! 하여간 잘난척하다가 된통 당한 셈이었다.

7. 결국 한국에서 사간 부품들을 버리고 현지에서 부품을 구매하기로 했음. 돈은 돈대로 힘은 힘대로 낭비하고 이게 뭐람! 그 와중에 자전거 안장을 잘못 건드려 안장도 손을 봐야할 것 같음.

8. 순례길 자전거여행이 처음부터 제대로 어그러졌음. 무거운 배낭 메고 이동하느라 왼쪽 어깨가 결리기까지 함.

9. 바욘에서 순례길 시작점인 생장피에르드포드(Saint-jean-pied-de-port)까지 가는 버스에 탑승. 오후 6시 30분경. 작년에는 기차를 탔는데 이번에는 버스를 탐.

10. 크레덴셜을 받고 생장피에르드포드 알베르게 도착함. 오후 8시 30분경.

11. 자전거 때문에 내일 생장피에르드포드에 있는 자전거 샵에 가기로 했음. 정말 자전거 여행이 만만치 않음.

12.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처음부터 이렇게 일이 꼬이나...ㅋ 아주 좋은 일이 가득하려고 이렇게 초반에 엇박자가 났나보다. 아니면 2020년에 대박이 나던가!


* 자전거: 데카트론에서 180유로를 주고 구매함. 일부 부품은 한국에서 가져가고 본체는 현지에서 구매한 후 여행을 행하려 했음. 그러나...ㅋ


* 바욘성: 바욘성의 여장 부분. 한양도성의 여장 부분과는 차이가 많이 남. 한양도성은 근총안, 원총안으로 단거리 장거리를 구별해서 여장부를 만듦. 하지만 바욘성의 여장은 개인화기, 공용화기 개념으로 여장부를 만든 것으로 판단됨. 즉 한양도성이 거리에 방점을 찍었다면, 바욘성은 무기의 중무장 정도에 촛점을 맞춘 것으로 여겨짐.



















현재 시각 새벽 2시 30분 경. 

이제 몇 시간 후면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탐방한다. 이후로는 버스 여행도 하고.

작년에도, 2014년에도 다녀왔던 순례길을 또 가는 것이다. 그냥 얌전하게 순례길을
걸을 것이지... 그때 왜 자전거 타는 순례객들에게 시선을 빼앗겨서...ㅋ

2010년도 전후로 해서 자전거여행을 참 많이다녔었다. 국토종단 4회, 국토횡단 2회.
여름만 되면 고물자전거 끌고 그렇게 다녔었다. 장마철에 여행을 시작했으니 비도 엄청맞았다.

자전거만 고물인가? 텐트도 고물이었다. 텐트에 계곡이 생길 정도로 내 장비들은 참으로 열악했다. 5만원 짜리 고물 자전거에 2만원 짜리 텐트, 1만원 짜리 침낭... 돈을 아끼려 밥은 당연히 해 먹었고. 그러다보니 짐은 엄청나게 불었다. 자전거 자체가 무게가 꽤 나가는 철TB에다 이것저것 짐을 때려 넣었더니 약 무게가 약 40킬로 정도가 됐다. 물론 자전거 무게 포함이다. 또 약간의 뻥이 들어가서...ㅋ

그때도 비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비싼 자전거를 타며 전국일주에 나선 라이딩족들도 많이 만났다. 

"꼭 비싸고 좋은 자전거로만 여행을 다니나요? 이런 중고 자전거도 쌩쌩 잘 달립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좀 쪽팔렸다. 여행 중에 만난 대학생들보다도 더 장비가 열악했다. 자격지심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거겠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칭하기에는 당시 내 상황이 좀 애매했다.  그때 내 나이는 이미 서른 중반이 넘은 상태였으니까. 변변한 직업없이, 마땅한 돈벌이도 없이... 그렇게 내 삼십대 중반은 바닥이었다. 뭐 그 이전이라고 잘 나간건 아니었고...ㅋ

그런 바닥 같은 삶에 한줄기 빛 같은 게 있었으니 바로 자전거 타기였다. 텐트를 칠 수만 있다면 공동묘지에서도 잘 잤으니 매년 여름만 되면 페달을 열심히 굴렸던 것이다. 장비빨이 떨어져 좀 쪽팔기는 했지만 페달을 굴릴 때만큼은 그냥 모든게 잊혀졌다. 요즘 숲길 트레킹을 하다보면 가끔 무아지경 비스무리하게 빠지는게 있다. 그런 무아지경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좀 느꼈었던 것 같다.  

엄청난 무게를 싣고 갔으니 언덕길은 당연히 자전거를 끌고 갔다. 사진에 나온 곳은 한계령인데 2012년 백두대간 자전거여행 때 끌고 올라갔었다. 여름이라 제설장비를 모아 둔 곳이 놀고 있었고, 그곳에다 텐트를 쳤었다. 하루밤을 아주 잘 자고 그 다음날 한계령을 찾은 관광객이 찍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원도 인제군 읍내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끌고 약 4시간 만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계령 초입에서 정상부까지. 고갯길에서 자전거를 끌고 갈 때는 몸이 뒤로 밀리기도 한다. 급경한 경사도에 질려서 도로변에 그냥 자전거랑 같이 털썩 넘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정상부에 오르면!!! 엄청난 쾌감이든다. 등산할 때 정상을 찍는 맛과는 다르다. 정말 그 쾌감은 짜릿할 정도다. 그런 맛이 내 삼십대 중반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 같다. 몸을 혹사시켜서 얻는 그런 맛? 혹시 변태?ㅋ

산티아고 순례길은 지형이 완경사라서 자전거를 끌고 갈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다. 몇 군데가 있기는 한데... 한계령도 가고 지리산 관통도로(노고단)도 가 본 적이 있기에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 오는 거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 

지금도 살림살이가 넉넉하지가 않다. 통장은 '텅'장이 되려고 준비중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10년 전 보다는 확실히 더 낫다. '강사'님이라는 호칭도 듣고 있고, 나만 잘하면 꾸준히 강의도 할 수 있으니까. 많이는 못 벌어도 나 혼자 묵을 거는 마련할 수 있다. 

자전거여행이든 트레킹이든, 아니면 배낭여행이든. 안전하게 행해야 한다. 이번 여행도 안전하게 잘 하고 와야겠다. 

좋은 기운 팍팍 받고, 2020년에는 더욱더 활기차게 생활해야겠다! 아자아자 파이팅!
 













2019년 12월 12일 목요일.

올해의 마지막 트레킹 강의가 있었던 날이다. 뭐하느라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나갔는지, 봄학기 개강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하다니! 

내게 2019년도는 다사다난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한 해였다. 

1. 60개 이상의 트레킹 코스 확정, 목표달성함.
2. 햄스트링 건염이 발생하여 병원 신세를 졌음.
3. 6년 만에 다시 여름 장기 여행을 실시함.
4. 커뮤니티 체제로 트레킹 강의를 진행함.
5. 산티아고 순례길을 또 갔음.

이렇게 작성하다보니 2019년을 그렇게 허투르게 보내지는 않은 듯싶다. 물론 가슴 한 구석에는 아쉬움이 한가득이다. 무언가 된 거 같지만 허허로운... 그런 감정? 뭐 그런 허허로움을 채우는 것도 내 몫이다. 

서론이 길어졌다. 올 해의 마지막 트레킹은 홍은골 역사트레킹이었다.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이 코스는 탕춘대성을 따라 걷는다. 그렇게 탕춘대성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북한산 비봉이 한 눈에 보이는 구간까지 갈 수 있다. 

이 코스는 두드러지는 문화재가 없어 그냥 예비 코스로 잡았다. 탕춘대성이 있긴 하지만 눈에 띈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묵언 수행을 하면서 걷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홍은골 역사트레킹은 인공 전망대는 없지만 천연의 바위전망대는 두군데가 있다. 이곳에서 지난 1년 동안 함께 트레킹을 해왔던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렸다. 수려한 풍광 아래에서 미소를 띄우고 있는 그 분들의 모습이 정말 멋있었다. 내년에도 이런 멋진 미소들을 많이 보고 싶다. 그게 내 2020년의 소망이다!

2019년 한 해동안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가오는 2020년에는 더욱더 알차고 재밌는 트레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2월 8일 일요일.

이우학교라는 대안학교 학생들과 인왕산 역사트레킹에 나섰다. 
이우학교 학부모 모임(1학년)에서 의뢰를 하여 행해진 트레킹이었다. 
중학교 1학년들과 그 학부모들로 이루어진 트레킹팀이 꾸려졌다. 
나를 포함하여 총 25명이라는 대규모 팀이 꾸려진 것이다. 

12월에 행하는 트레킹이라 좀 걱정을 했었다.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면 어쩌나 하는...
그래서 처음에는 11월 중순경에 하는게 어떠냐고 역제안을 했었다. 그때는 날씨도 좀 온화할테고
단풍놀이도 하면 더 좋을 테니까. 하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게 외부행사다. 의뢰하신 분들도 
일부러 12월에 날짜를 잡고 싶지는 않으셨다고 했다. 하다보니 그렇게 된 거지.

다행스럽게도 이날은 덜 추웠다. 전날까지도 비바람이 불며 날씨가 쌀쌀했는데 이날은 
햇살이 좋았다. 미세먼지도 덜했다. 날씨 덕을 좀 봤다. 3대가 덕업을 쌓은 참가자가 있었나...^^

대안학교라지만 중학생들은 중학생들이다. 더구나 이제 곧 있으면 그 무시무시하다는 중2가 되는...!

나 같은 아재가 아무리 날고 뛰고 한다고 하더라도 중딩들을 이길 수는 없다. 더군다나 썰렁한 나의 아재 개그는 5060세대들을 위한 것이니...ㅋ

청소년들과 함께 트레킹을 행하다보면 마치 모험을 하는 느낌이든다. 그만큼 흥미진지하다는 뜻이다. 역사트레킹의 주 향유 세대들인 5060세대들과는 다른 반응이 나오니까.

그렇게 4시간 정도 진행된 이우학교 학생들과의 인왕산 역사트레킹! 무사히 잘 종료됐다. 모험 하나
제대로 마쳤다. 그런데 한가지!!!

힘들어서 집에서 뻗었다. 나같은 아재가 중딩들을 이길 수는 없는 법이라니까! ㅋ














12월 5일 목요일.

찬바람이 코 끝을 시리게했다. 하지만 우리가 실내에만 있을 거 같은가!^^
이날은 남한산성 서편 역사트레킹을 행하게됐다. 남한산성은 한 번으로 커버하기에는 워낙 방대하기에 동편과 서편으로 나누었는데 그중 서편을 행하게 된 것이다. 

이제 2019년의 트레킹도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다. 사실 이날 트레킹도 벙개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초겨울까지 역사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런 차원에서 남한산성을 코스로 잡은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수강생분들이 극찬을 아끼지 않으셨으니까!

더군다나 전날 눈이 내렸는지 응달진 곳에는 눈길로 뒤덮여 있었다. 서울에서 못 본 눈 구경을 남한산성에서 봤던 것이다. 올 해 첫 눈 감상인가? ㅋ

바람이 코 끝을 시리게 했는데 역설적으로 대기의 질은 좋았다. 코에 제대로 바람 좀 쐬고 왔다고 할까나?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의 북현무 북한산과 남주작 관악산은 정말 멋지더라! 그렇게 한 반짝 떨어져 서울의 풍광을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남한산성은 참 매력적인 곳이다. 

그래서 트레킹팀은 내년에 꼭 다시 오자고 결의를 했다. 그때는 남한산성 동편 역사트레킹을 행해야지!
























지난 11월 27일 수요일에 행했던 트레킹에 대한 후기를 이제서야 올린다. 

제목에 나와있듯이 이날은 하루에 두 탕 뛰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시간 문제도 있고 해서
하루에 한 트레킹을 원칙으로 삼고 있었는데... 이날은 두 탕을 뛰었다. 

내 강의는 4시간을 기준으로 하는 터라 이렇게 두 탕을 뛰려면 여러가지가 갖춰져야 한다. 
오전 타임은 단축 수업을 한 후 바로 오후 타임 시작점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오전 타임 종료점과 오후타임 시작점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으면 두 탕을 뛰기는 정말 어렵다. 
만약 오전 타임 종료점이 아차산이고, 오후 타임 시작점이 백사실계곡이라면 두 탕은 아예 생각도
못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전 종료점과 오후 시작점이 동일한 것이 아닌가! 그래서 하루에 두 탕을 뛸 수
있었던 것이다. 

오전타임: 도심권커뮤니티,  진관사 역사트레킹 -> 진관사 종료
오후타임: 기업체 동호회,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 -> 진관사 입구에서 시작

오전타임 오후타임 둘 다 단축수업을 했다. 그래도 이날 총 6시간 정도 걸으며 해설을 했다. 
그랬더니 어떻게 됐냐고요?

뻗었습니다! 완전히! 
다음날 트레킹이 또 있었는데...ㅋ






















속옷*3

양말*5

수건*2

자켓*2

침낭

잠옷세트

구급약통

태블릿pc

세면도구

헤드랜턴

필기도구

충전기

여권

버스 출력증

건전지

슬리퍼

판초우의

보조배낭

보조배터리

카메라 충전기

...

짐작을 하실 것이다. 이 목록들은 장거리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물품들이 포함된다.

공기펌프

앞, 뒤 흙받이

따릉이

후면반사등

뒷안장용 로프

렌치 15mm

바구니

그렇다. 이것들은 자전거여행용 물품들이다. 스페인_포르투갈 자전거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작년 이맘때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로 분주했다면 지금은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저 물품들을 언제 다 정리하고, 언제 다 패킹을 할 것인가! 여행은 준비할 때가 더 설렌다는데...

난 준비할 생각에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더군다나 자전거여행이면 준비할 것들이 훨씬 더

늘어난다.

또 그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에 갈 생각을 하니... 항공권 철회하고 싶다...ㅋ

이번 자전거여행은 산티아고순례길을 자전거로 완주한 후 포르투갈로 넘아가는 여정으로 삼았다.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

뭐 이렇게 3개국의 국경을 자전거로 넘을 거 같다. 여행 일정은 50일이 넘게 잡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끝낸 후에는 버스여행으로 바꿀 예정이다. 마지막 여행지는 이탈리아 로마다.

아무리 짠내 투어를 한다고 하더라도 꽤 많은 여행 경비가 필요한 건 당연지사다. 음식을 직접 해먹고

싸구려 숙소에서 잠을 청한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솔직히 뻔한 호주머니 사정상 이런 짠내 투어도 내게는 사치다.

56일 짜리 여행을 항공권 포함해서 4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갔다온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대학생들이 자유여행을 떠날 때 일일 경비를 10만원 정도로 책정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대학생 자유여행 계산법으로 따져도 560만원이 필요하고, 거기에 항공권까지 더해지면... 하여간 난 자유여행 혹은 배낭여행을 하는 대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죽이되든 밥이되든 떠나야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여행은 많이 망설여졌다. 유럽만 4번째고, 특히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산티아고순례길도 걸었고 스페인 포르투갈도 버스 여행을 했는데 말이다. 도보여행이 아닌 자전거여행이라서 그런가? 그건 아닌 거 같다. 내가 자전거여행을 안 해 본 것도 아니니까... 결정 장애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여행에는 결정 장애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ㅋ

하여간 잘 준비해서 잘 다녀와야 할 거 같다. 여행 기간이 긴만큼 준비물이 많다!

그나저나 자전거 여행이라면서 준비 물품에 자전거가 빠지지 않았냐구요?

자전거는 현지에 가서 사려고요!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가느니 현지에서 구매하는게 더 낫더라고요. 대신 일부 부품은 국내에서 사서 가져가려고요.

뭐 중고자전거로 열심히 국토종단, 국토횡단도 해봤으니까 그냥 굴러가는 것만 타고 가도 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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