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가 익고 있는 마을. 이 사과는 홍로라고 불리는 새빨간 사과입니다. 추석 제사상에 오르는 그 사과지요. 홍동백서 할 때 홍을 담당하는 녀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도 색깔이 붉게 잘 물들었지만 이제 가을햇살을 받으면 더욱더 붉은 빛을 머금을 것입니다. 그때 쯤이면 우리들의 발걸음은 추석을 보내려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겠지요.

 

이 사과를 생산하기 위해 수많은 농꾼들이 땀을 쏟아낸답니다. 잎을 솎아내고 거름을 주고 가지를 치고... 하지만 도시인들이 만나는 사과는 마트에 잘 진열된 상품들이지요. 아주 정갈하게 잘 진열된...

 

 

상품의 비주얼이 제품 선택의 우선 순위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죠. 그렇게 마케팅이 힘을 쓰는 공간에서는 농꾼들의 땀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면 한낱 수분과 같은 그저그런 존재로 밖에 취급받을지 모릅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기운이 감도는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제 20여일이 지나면 추석입니다. 시간 참 빠르지 않습니까?

 

올 추석에는 곡식이 영글 듯, 모든이들이 풍요로운 한가위를 맞이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농작물들을 서로 나누며 농꾼들의 땀과 노력에 대해서도 한 번 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백설공주 사과처럼 새빨간 사과가 익고 있는 이 곳이 어디냐고요? 이 곳은 경남 거창군 고제면입니다. 백두대간 삼봉산이 내려다보이는 사과 마을입니다.

 

 

 

 

 

 

 

 

 

 

 

 

 

 

 

 

 

 

 

 

 

 

 

 

 

 

 

                      

 

 

 

 

 

 

 

 

 

 

 

 

 

 

 

글을 쓰다보면 꼭 막힐 때가 있잖아요. 장문의 글은 당연하고, 하물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글도 막힐 때가 있더군요. 저만 그런가요? ^^; 저는 그런 걸 글장벽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렇게 글이 막히면 저는 무언가가 턱 막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런 답답함은 이상 행동으로 이어지지요. 머리를 쥐어 뜯던지, 허벅지를 꽉 꼬집던지, 연필을 콧구멍 속에 집어 넣던지... 어떨 때는 소리를 꽥 지르고 싶을 때도 있더군요. 하여간 그런 장면들을 보면 저한테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을 할지 모릅니다.

 

다른 브런치 작가분들은 그런 글쓰기의 장벽을 만났을 때 어떤 식으로 해소를 하시나요? 어디 인터넷 카페에서 본 적이 있는데 글장벽을 만났을 때의 해소법도 각양각색이더군요. 어떤 분들은 커피를 한 잔 마신다고 하고, 또 어떤 분들은 스트레칭을 하신다는 하더군요. 심지어 빨래나 청소를 하고 다시 컴퓨터 앞에 앉으신다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빨래는 모르겠는데 저도 그렇게 언급된 해소법들을 다 해 봤답니다. 커피도 마셔보고, 스트레칭도 해보고...

어쨌든 글장벽을 얼마나 슬기롭게, 또 얼마나 빨리 넘느냐에 따라 프로냐, 아니냐로 갈라지는 것 같더군요. 그런 글장벽을 지혜롭게 극복한다면 폴더함이 깨끗할 겁니다. 미완성 상태로 쳐박힌 글들이 없다는 뜻이겠죠.

 

글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극복법이 있어야 할 겁니다. 저한테도 극복법이 하나 있어요. 예전에 다녀온 여행지를 떠올려 보는 것이죠. 단순히 여행지 자체를 뭉뚱그려서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장소를 캡처하듯이 끌어오는 것입니다.

 

- 제주도 서귀포의 천지연 폭포 앞에서 들었던 폭포 소리

- 스페인 세고비아에서 세고비아 성당을 향해 갈 때 걸었던 골목길

- 부암동 백사실 계곡에 있던 목책 가드레일

 

 

 

 

 

 

 

 

그런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몸은 비록 조그마한 노트북 앞에 있지만 잠시나마 숨을 고를 수 있더군요. 그러면 글도 매끄럽게 이어지고요. 대신 억지로 여행지를 떠올리면 별로 더군요. 억지로 생각하면 글장벽이 해소되지도 않고 더 꼬이는 느낌도 받았으니까요.

 

계속 여행을 다녀야 글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재료들이 더 많아지겠지만 현실에서는 그게 쉽지 않잖아요. 그럴 때 필요한 게 여행 사진들입니다. 예전에 찍어 두었던 여행 사진들이 조금이나마 그 역할을 대신해준답니다.

제 기억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죠. 제가 글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게 윤활유 역할을 해주는 셈이죠.

 

여러분들은 글장벽이 가로 막을 때 어떻게 극복 하시나요?

 

 

 

 

 

 

 

 

 

 

 

 

 

 

 

 

 

 

여행 사진을 찍다보면 단선보다는 곡선을 더 선호하게 됩니다. 그냥 단선은 밋밋할

 

뿐이라 별 감흥이 없잖아요. 같은 다리라고 해도 아치가 있는 한강대교가 그냥 밋밋한

 

원효대교보다는 그림이 더 잘 나올 겁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비슷해서 그런지 여행 사진 공모전에 입상한 작품들을 보아도 곡선미가

 

살아 있는 사진들이 후한 점수를 받더군요. 'S라인 순천만', '반원을 그린 공룡해안'...

 

 

 

 

 

그렇게 둥글게 휘돌아 나가는 모습에 눈길이 가니 자연경관 뿐아니라 인공구조물도

 

곡선미를 중심에 두고 사진을 찍는 버릇이 생기더군요.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다보니...

 

나름대로의 미적 감각이 생겼나 봅니다.

 

 

 

 

 

게재된 사진은 둘 다 서울 성곽을 담은 사진입니다. 메인은 남산 구간에서 찍었고,

 

아래 사진은 인왕산 코스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성곽이 휘돌아 나가는 모습이 저에게는

 

하나의 '리듬'처럼 들리네요. 그럼 미감에 음감까지 얻게 된 것인가요?

 

예술가 다 됐네! ^^;

 

 

 

 

 

 

 

 

 

 


 

 

 

동네 뒷산에서도 매너는 필요합니다

 

- 표식으로 보는 산책 매너

 

 

 

 

평소 동네 뒷산을 자주 산책하는 김인선(가명)씨는 최근 무척 불쾌한 경험을 했다. 지정된 산책로를 걷다 개의 배설물을 밟은 것이다. 당시 산책로에는 목줄이 풀려 있는 애완견 하나가 배회하고 있었고, 인선씨는 그 주인을 찾아 자신이 당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개주인에게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살다보면 개똥을 밟을 수도 있죠. 제가 화가 나는 건 그 견주 분이 적반하장격으로 나왔다는 거예요. 왜 저한테 부주의했냐고 하더군요. 저한테 잘 좀 피해 다니라고 핀잔을 주면서요.”

 

‘동네 뒷산’이라고 불렸던 도시 근교산 들이 최근 산책로 정비, 안전시설 확충 등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선씨처럼 산책을 즐기는 사람,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몸매 관리에 나서는 사람 등 도시 근교 산들을 이용하는 방법도 각양각색이다.

 

이렇게 많은 이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서로가 한 발짝씩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 즉, 아웃도어 매너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안내판에 있는 표식과 현수막을 이용하여 기사를 작성해봤다.

 

 

 

 

꽃은 눈으로만 보세요!

 

 

식물 채집 금지 표식

 

 

 

야생화에는 꽃집에서 파는 꽃들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숨어 있다.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야생성’이 그 아름다움에 배어 있는 것이다. 한겨울 엄동설한을 견뎌냈다가 봄이 되면 노랗고, 붉은 ‘비주얼’을 선사하는 봄꽃들은 말 그대로 계절의 전령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봄은 꽃들이 수난을 겪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꽃을 꺾어 그 ‘야생’적인 아름다움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꽃을 꺾어 머리에 꽂아 보기도 하고, 꽃반지를 만들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그런 장면들을 자신의 SNS에 올리기까지 한다.

 

그러지 말자. 야생화는 야생화다. 꽃은 꺾지 말고 눈으로만 보자. 한편 꽃은 나비와 벌의 도움으로 수분을 한다. 즉 꽃이 꺾이면 나비와 벌의 활동들도 위축받게 된다는 뜻이다.

 

 

 

음악은 이어폰으로 들으세요!

 

도시 근교 산들은 말 그대로 근교에 있다 보니, 중심부에 진입을 해도 도시에서 발생하는 소음들이 가깝게 들려온다.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소리, 심지어 멀리 아파트 공사장의 기계음까지 들린다. 하지만 그런 소음들보다 때론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더 듣기 싫다는 사람들도 많다.

 

 

 

음악 소음 줄이기

 

 

 

일부 사람들은 등산이 무료하다는 이유로 ‘뽕짝’을 크게 틀어 놓고 산책을 한다. 만약 이런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기라도 하면 장시간 동안 원치않는 ‘뽕짝’을 감상(?)하며 산을 걷게 될 수도 있다.

 

산에서는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자. 그래도 음악을 듣고 싶다면 이어폰으로 듣거나 스피커 볼륨을 최대한 낮춰서 듣자.

 

 

 

 

애완동물의 배설물은 즉각 수거해야!

 

애완동물 배설물 처리 표식

 

 

도시공원에서 애완동물을 동반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더불어 배설물도 즉각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만약 처리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대변의 경우는 7만원이고, 소변의 경우는 벤치 같은 곳의 경우엔 동일한 과태료도 부과될 수 있다. 해당 조례에 따른다면, 인선씨를 곤욕스럽게 했던 그 견주는 과태료 처분을 당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 된다.

 

 

 

 

쓰레기 좀 버리지 맙시다!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유명 국립공원, 동네 뒷산의 구분도 없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쓰레기 때문에 산들이 늘 몸살이다. 일단 도시 공원에 입산을 할 때는 가져간 쓰레기는 본인이 되가져오는 게 기본이다. 산을 사랑하는 등산 전문가들은 입산할 때 아예 쓰레기 봉지를 두 개씩 지참한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의 것이고, 또 하나는 등산로 옆에 떨어져 있는 줍기 위해 가져가는 것이다.

 

산책로에 진입할 때, 쓰레기가 발생할 물건들을 아예 가지고 가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이중 포장으로 되어 있는 초코바 같은 경우, 외부 포장을 미리 제거한 후 입산을 하는 방식이다. 그럼 내부 포장만 남게 되니 처리하기에 용이하다.

 

 

 

그밖에, 자동차, 오토바이 입장 금지 표식

 

 

이제까지 안내판과 현수막을 이용하여 도시 근교 산에서 주의할 점들을 살펴봤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결코 어렵지 않은 행동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최소한의 매너만 지켜주면 누구나 다 즐겁게 근교 산을 산책할 수 있다는 뜻이다.

 

 

 

* 쓰레기 투기 금지 표식

 

 

* 음주, 고성방가 금지 표식

 

 

 

 

 

 

 

새소리 들으러 갔는데 '뽕짝'... 이건 아니잖아요

 

[주장] 행복한 봄 등산을 위한 실천 제안 4가지

 

곽동운(artpunk)

 

 

 

 

 

 

 
▲ 봄꽃 산수유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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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에서 일하는 최아무개씨는 시간이 날 때마다 등산과 트레킹을 즐기는 아웃도어 마니아다. 얼마 전 서울 근교로 등산을 떠난 그는, 산책로를 걷다 불쾌한 경험을 했다. 앞장선 중년 남성이 카세트의 볼륨을 너무 크게 틀었기 때문이다.


"저는 산에서 새소리를 듣는 걸 정말 좋아하거든요. 바람 소리도 좋잖아요. 그런데 그 분 때문에 뽕짝만 계속 들었어요. 새타령도 뽕짝으로 들었어요."

등산로가 한 방향 길이라 계속 동선이 겹쳤고, 그 덕택(?)에 그는 예정에도 없던 뽕짝을 '감상'해야 했다고 푸념했다.

"산에서는 음악 소리를 좀 줄여줬으면 좋겠어요. 주말에 산에 오르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닌데 자기 좋다고 볼륨을 키우면 안 되잖아요."

최근 몇 년 사이, 아웃도어 인구의 급격한 팽창으로 주말이면 서울 근교산들은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특히 요즘 같은 봄꽃 산행철은 성수기라 그 혼잡의 강도가 더 심해진다. 그렇게 많은 사람이 산을 찾다 보니, 위의 경우처럼 종종 볼썽사나운 일도 겪게 된다. 몇몇 불청객으로 유쾌해야 할 산행에서 불쾌감만 얻고 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봄엔 산을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산행 예절도 필요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서로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 즐겁게 산행할 수 있다. 등산객 모두 즐거운 산행을 하기 위한 몇 실천 제안을 아래 덧붙인다.

 

 

 



[실천 1] 술 좀 그만 드세요

산허리 부근에 가면, 여럿이 모여 술판을 벌이는 광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들에게 산의 '정상'은 그곳이 된다. 돗자리를 넓게 펴고 막걸리와 소주를 연신 들이키는 모습은 풍류를 즐기는 모습이 아니다. 말 그대로 '거한' 술판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술잔이 더해질수록 술 냄새는 심해지고, 취기가 오른 이들의 목소리는 더 커지게 된다. 그렇게 술판이 벌어지다 보면 아무리 뒷정리를 잘 한다고 하더라도 쓰레기가 남기 마련이다. 등산로 한편에 막걸리와 소주병이 뒹구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한편 산중에서의 과도한 음주는 하산 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산행 중 사고의 70%가 하산 시 발생한다. 그러니 산에서는 금주를 해야 한다. 만약 음복을 한다 하더라도 정상에서 딱 한 잔만 하자. '정상주' 딱 한 잔만 하시고, 하산한 후 마음껏 음주가무를 즐기시라.   

 

 



[실천 2] 꽃 좀 꺾지 맙시다

야생화가 아름다운 건 그 주위 배경이 그 아름다움을 더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꽃집에서 파는 잘 관리된 꽃들보다 흩뿌려지듯 무질서하게 나열된 야생화가 오히려 더 시각적인 미를 돋운다. 기암괴석과 소나무, 계곡물과 산새 소리들이 어우러진 곳에 꽃이 피어있다면 공감각적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하지만 일부 등산객은 그런 아름다움을 훼손한다. 주인이 없다는 생각에 마구잡이로 꽃을 꺾는 것이다. 그런 탓인지 등산로와 인접한 곳에 핀 꽃들은 주말이면 몸살을 겪는다. 식물 채집도 마찬가지다. 봄나물이 입맛을 돋운다고 마구잡이로 캐는 등산객도 있다. 아예 등산할 때 호미나 야삽을 지참하고 오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마구잡이 식물 채집은 생태계의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종 다양성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봄나물을 채집해 실제 식용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궁금하다. 필자는 등산로 초입에 버려진 채집 식물들을 많이 보아왔다. 지하철 플랫폼 쓰레기통에 버려진 채집 식물도 목격했을 정도였다.

 

 

 


[실천 3] 바위는 낙서판이 아닙니다

 
▲ 낙서 누군가 바위에 낙서를 했다. 몰상식한 행위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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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서 지우기 바위에 적힌 글씨를 지우고 있다. 누군가의 몰상식한 행위 때문에 시민들의 귀중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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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많은 산에서는 바위가 몸살을 앓는 경우가 있다. 바로 암석에 쓰인 낙서 때문이다. 아무리 그 곳에 적힌 내용이 주옥같은 명언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낙서에 불과할 뿐이다. 산악회의 완등 기념 새김 글자도 마찬가지다.


스프레이로 쓰인 것, 페인트로 칠해진 것, 음각으로 새긴 것 등등... 낙서의 방법도 여러 가지다. 이런 낙서들을 제거하기 위해서 인부들이 동원되고, 행정력이 동원된다. 귀중한 시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낙서는 연습장에다 쓰는 게 제격이다. 바위에 새겨서는 안 된다.  

 

 

 

 


[실천 4] 문화재를 아껴주세요

 
▲ 서울 성곽 탐방객들이 성벽에 올라가 있다. 성벽이 훼손될 수도 있고, 자칫하면 추락할 수도 있으니 성벽에 올라가지 말자.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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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곽길은 서울을 대표하는 도보 여행 코스다. 성곽길을 따라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역사적 명소들을 탐방하게 된다. 걷는 것 자체가 훌륭한 역사 공부가 되는 셈이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성벽을 자세히 보면 군데군데 시멘트로 덧댄 흔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성벽 곳곳에 누더기처럼 시멘트가 발라져 있으니 탐방자들의 눈에는 성곽의 문화재적 가치가 현저히 떨어져 보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성곽에 버젓이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 서울 성곽 복원이 부족하다해도 우리 문화재다. 사진처럼 쓰레기를 성벽에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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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성벽 위로 올라가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복원이 미흡하다고 해도 문화재는 문화재다. 성벽 위로 올라가서는 안 된다. 성벽이 훼손될 수도 있고, 아래로 추락할 수도 있다. 쓰레기를 성벽 위에 투기하지도 말자. 넉넉하든, 부족하든 문화재는 문화재다.


위에 언급된 내용들은 어렵지 않게 실천이 가능한 것들이다. 누구나 다 어렵지 않게 행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의 매너들이다. 한 발짝씩만 양보를 하면 모두가 다 즐겁게 아웃도어를 즐길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http://blog.daum.net/artpunk)


 

 

전기장판 켜고 캠핑하면서 자연과 벗 삼았다고?

 

[주장] 시대가 변해도 캠핑의 기본에 충실하자

 

15.03.26 15:00    최종 업데이트 15.03.26 15:00

 

 

 

 

 

 

# 팔자에도 없던 욕을 먹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필자는 팔자에도 없던 욕(?)을 먹었다. 그 당시 우연히 EBS 환경 다큐멘터리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를 시청했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였는데 그 리뷰가 문제를 발생시켰던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전기장판, 영상기기, 탁자... 왜 캠핑하세요?'라는 기사로 발행된 리뷰는 제목에서도 보듯 캠핑문화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기사였다. 욕은 주로 기사가 걸린 네이버에서 먹었다.

방송에 대한 평가를 전면에 내세운 기사였지만 그 이면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캠핑에 대한 명암을 필자의 시각으로 써내려갔다. 일단 캠퍼들의 과다 장비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삿짐처럼 엄청난 짐을 싸들고 다니는 캠퍼들의 과다 장비가 부적절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는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비판했다.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큰 흐름이 잡혀가는 캠핑 문화가 안타까웠기 때문에 그렇게 작성한 것이다. 

 
▲ EBS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
ⓒ EB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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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에 왜 전기장판이?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듯 필자의 기사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특히 장비 부분에서는 캠퍼들끼리 댓글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까지 했다. 몇몇 댓글들에서는 노골적으로 필자의 시각을 비판하고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것들이 있었다.

'캠핑장에 전기장판이 왜 필요하냐'는 필자의 지적에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며, 역공을 가하는 댓글이었다. 아이들이 캠핑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야영장에 가야 했고, 그러려면 전기장판이나 난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댓글이었다.

이외에도 필자에게 날카롭게 항변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시대가 변한만큼 캠핑도 변했고, 그 변화를 제대로 부흥하지 못하는 건 필자라면서 이런 댓글을 남기는 누리꾼도 있었다.

"당신이야 말로 당신의 캠핑은 안녕한지 물어보고 싶다..."

이런 비판적 댓글들을 모아서 정리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담아 후속 기사를 작성해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아이들 핑계는 대지 말자. 전기장판, 난로, 선풍기, 냉장고까지 다 갖춰진 캠핑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캠핑이란 원래 그렇게 다 풀세트로 갖춰 놓고 하는 걸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반론을 하려다가 괜히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접은 것이다. 또한 '어디까지가 시대변화에 따른 캠핑인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주저한 측면도 있었다.

 
▲ 네이버 ‘전기장판, 영상기기, 탁자... 왜 캠핑하세요?’ 기사에 달린 비판 댓글. 네이버 화면 캡처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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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트 방염처리가 능사가 아니다


필자가 이렇게 1년 만에 후속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는, 지난 22일에 발생한 강화도의 글램핑 캠핑장 화재 때문이다. 사상자가 무려 7명이나 발생한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필자는 경악했다.

이 사건은 장비나 시설 같은 외형적인 면은 최상급이지만 안전이나 매너 등과 같은 무형적인 면은 낙제점인, 우리 캠핑 문화를 직설적으로 보여준 인재였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텐트의 방염처리 유무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런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여겨진다.

사건을 담은 CCTV 화면에서도 보듯 발화는 텐트 내부에서 발생했다. 내부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면 텐트의 방염처리는 의미를 잃게 된다. 내부에 있었을 옷가지, 배낭, 전자제품, 놀이기구 등등... 모든 것들이 방염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방염처리가 언제까지 제 기능을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추위와 더위, 또한 강풍과 폭우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방염처리 기능이 제 구실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고 판단한다. 전자제품을 쓰지 않으면 합선의 염려를 덜 수 있다. 난로를 챙기지 않으면 화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캠핑 오토캠핑장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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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변해도 캠핑의 기본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다른 사고도 짚어 보자. 2014년 2월에 텐트 안에서 난로를 켜고 자던 일가족이 질식하여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또 11월에는 역시 텐트 안에서 난로를 켜고 자던 부부가 질식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는 건 동계캠핑의 발달과 맞물려 있다. 사실 동계 기간에 캠핑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난방기구의 발달이 동계캠핑의 대중화를 촉진시켰고 그에 따라 질식사고 같은 인명피해도 증가하게 됐다.

겨울에는 춥다고 전기장판 깔고 화목난로를 피우고, 여름에는 덥다고 선풍기 돌리고 냉장고 사용하고. 그러려면 차라리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느긋하게 일박을 하는 게 낫지 않나? 갖출 거 다 갖추어서 하는 캠핑은 그저 도시생활의 연장일 뿐이다. 시티 라이프의 안락함을 옮겨 오는 캠핑은 자연과 벗 삼는 게 아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필자는 결론을 내렸다.

"과도한 장비가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캠핑을 즐겨라! "

시대 변화에 대해서도 정리가 됐다. 

"아무리 시대가 변화했다고 하더라도 캠핑의 기본은 바뀌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고 한옥 체험 하는데 더블 침대를 갖다 놓을 것인가?"

취침 전에 화재 염려가 있는지 텐트 주위를 살펴보자. 바비큐 통에는 불씨가 남아 있을지 모르니 물을 뿌리자. 캠핑장에서 불꽃놀이도 하지 말자. 소음이 발생할뿐더러 화재 염려도 있고, 자칫하면 타인의 텐트에 손상이 가해질 수도 있다. 난로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너무 유난을 떤다고 하지 말자. 트레킹이든 캠핑이든 아웃도어 활동의 제일 덕목은 안전이기 때문이다. 힐링을 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에 참사를 당한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글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http://blog.daum.net/artpunk

 

 

 

 

신을 부르짖었던 공포의 시간들

 

지리산 성삼재에서 맞은 거짓말 같았던 순간

 

15.03.20 18:01   최종 업데이트 15.03.20 18:01

 

 

 

 

 

 

 

2013년 여름, 경남 거창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하느님 살려주세요!"

 


2013년 8월의 어느 날. 필자는 경남 거창군 웅양면에서 고제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저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아니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당시 필자는 자전거여행 중이었는데 고갯길에서 그만 브레이크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을 맞이하고 만 것이다.

 


짐을 주렁주렁 매단 고물자전거가 '빛의 속도'로 고갯길을 내달리는데 정말 아찔했다. 회전을 할 때는 반대편 중앙선을 크게 넘어갈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신을 찾으며 살려달라고 애원을 했겠는가? 한편으로는 '자전거에서 뛰어내려 타박상 정도로 마무리를 지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여간 참 많은 것들이 스쳐지나갔던 찰나의 순간이었다.
그런데 문득 도로 끝단에 피어나 있던 잡초들이 눈에 들어 왔다.

 


'저 잡초들 위로 바퀴를 굴리면 속도가 죽을 수도 있겠지. 흙들도 깔려 있으니 그냥 아스팔트보다는 노면이 거칠 거야'

 


신께서 가호를 베풀었던 것일까? 그렇게 잡초 더미와 거친 노면을 질주하다보니 예상대로 속도가 확 감속되었다. 또 다행이었던 것은 양편 모두 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찔한 순간을 운 좋게 넘긴 셈이었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그렇게 무모한 행위를 했던 것일까? 도대체 무엇을 믿고 자전거도 제대로 점검하지 않고 급경사를 내려왔단 말인가?

 

 

 



 
▲ 지리산 정렴치에서 촬영했다. 주렁주렁 짐을 많이 실었는데도 바람이 거세게 불어 자전거가 중심을 못 잡고 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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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진입하니 태풍이


2011년 8월. 그때도 필자는 자전거여행을 하고 있었다. 일명 제2차 국토종단여행. 그해 여름은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었다. 당시를 기록한 여행수첩에는 거의 매일 비가 왔다고 적혀있었다.

비만 맞으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문제는 태풍(무위파)을 맞았다는 것이다. 그것도 지리산 성삼재에서 맞았다. 분명 전북 남원에서 지리산 관통도로로 진입했을 때는 해가 쨍쨍했었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상이 나빠졌던 것이다. 비는 그렇게 많이 내리지 않았지만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태풍이 지리산을 빗겨가거나 소멸된다는 예보를 믿고 지리산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낭패를 당했던 것이다.

이미 너무 높이 올라왔기 때문에 다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애초 계획했던 대로 성삼재를 찍고 전남 구례로 내려가기로 했다. 필자의 애 타는 마음도 몰라주고 더 거센 빗줄기와 더 강력한 바람이 성삼재 일대를 강타했다. 침낭은 물론  모든 옷가지는 싹 다 젖었고, 휴대하던 전자기기들도 모두 침수 피해를 입어 작동에 큰 이상이 생겼다. 몸 상태도 문제였다. 계속 거센 비바람에 노출되다 보니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다. 빨리 쉴 곳을 찾아 떠나야 했다.

그러나 구례 방면으로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시작한 여행이라 그랬는지 지리산 성삼재에 이르렀을 때는 자전거도 거의 망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싸구려 고물자전거가 한계치에 다다랐던 것이다. 더군다나 계속된 비로 인해 관통도로의 노면은 무척 미끄러웠다. 그 길을 내려간다는 건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지리산 관통도로는 한계령 관통도로보다 훨씬 더 험하다.

 






 
▲ 만해 한용운 충남 홍성에 있는 만해 한용운 선생 기념관 앞에서 한 컷. 2011년 여름.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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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으로 갈 수도 저쪽으로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다고 태풍이 물러갈 때까지 성삼재에 머물 수는 더더욱 없었다. 그냥 그 상황을 회피하고 싶었다. 눈을 감고 싶었다. 눈앞에서 펼쳐진 상황이 그냥 다 거짓말 같았다.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내려가기로. 그런데 그때 어떻게 내려왔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상황에서 하강을 했으니 그냥 공포스러웠다는 느낌만 남아 있다. 그래도 한 가지 기억나는 건 그나마 성삼재로 올라오는 차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그때 차들이 반대편에서 많이 올라왔다면 필자는 지금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

2013년에는 하느님의 은혜(?)를 입었다면 그 당시에는 부처님의 자비(?)를 입었었다. 공포에 떨며 겨우겨우 도로 하단인 천은사에 도착했는데 그곳 인근에 텐트를 칠 수 있었다. 주차장 앞쪽에 빈 건물들이 있었는데 그곳이 필자에게 쉴 곳이 되어 준 것이다. 덕분에 몸을 좀 추스를수 있었던 것이다. 그 뒤로도 비바람이 거셌는데 맑은 날은 본 건 3일 후였다.

지리산에서 태풍을 맞으며 하강을 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렇게 거창에서 무모하게 페달을 굴렸던 것이다. 앞선 경험이 독이 될 뻔한 경우였다.

필자의 거짓말 같았던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글을 마치기 전에 한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도보여행이든 자전거여행이든 안전이 최우선이다. 목숨 걸고 여행을 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필자와 같이 거짓말 같은 상황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필요할 것이다. 안전제일!


 


 

 

봄철 안전 산행을 위하여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해빙기 산행...

 종료 시점 기준으로 배낭 꾸려야

 

15.02.27 11:01  최종 업데이트 15.02.27 11:01

 

 

 

 

동장군의 위세가 꺾이는 요즘.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봄기운이 사람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그렇다. 이제 설 명절도 지났고 춘삼월이 눈 앞에 와 있다. 그렇게 봄이 다가올수록 등산인들의 설레는 마음도 커질 것이다. 산들산들 부는 봄바람에 자신의 몸을 실어, 산과 들로 마음껏 활보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설렘은 잠시 접어두자. 겨울 산행만큼이나 봄 산행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봄은 달리 말하면 해빙기를 뜻한다. 응달이 진 곳에는 아직 얼음이 얼어 있고, 산 정상부에는 잔설이 남아 있는 시기이다. 자칫하면 산행 중에 눈을 맞을 수도 있다. 그만큼 각별한 준비를 해야 안전한 산행을 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

 

 

 



 
▲ 봄철 산행 해빙기 산행은 겨울철 산행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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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리자


당연한 이야기지만 봄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다. 아침, 저녁으로는 싸늘하지만 낮에는 온화한 햇살 덕분에 나른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낮 시간대에는 반소매 차림으로 다니는 이들까지 눈에 띌 정도다.

산행도 마찬가지다. 오후 시간대에 산에 오르다 보면 땀이 많이 배출된다. 그래서 일부 등산객들 중에는 번거롭다는 이유로 다운점퍼나 재킷을 휴대하지 않고 산에 오르기도 한다. 한편 여분의 옷을 가지고 왔다고 해도 옷감이 너무 얇아 체온 보호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준비소홀은 출발시를 기준으로 산행에 나서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아무리 기온이 높아졌다고 해도 산 정상부는 여전히 겨울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또한 해가 질 무렵이면 산 중의 온도는 영하에 가까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출발시가 아닌 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려야 한다. 출발할 때는 더워도 종료할 때는 몸에 오한이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봄철 산행인 것이다.  

종료시를 기준으로 배낭을 꾸린다는 것은 언제든지 체온 유지를 해줄 여분의 옷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교차가 큰 계절인 만큼 저체온증을 대비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야 한다.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겨울산행에 쓰이는 핫팩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해빙기에는 함부러 바위를 잡지 말자


해빙기의 산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다. 정상부나 응달이 진 곳에서는 아직 잔설도 남아 있다. 한마디로 등산로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빙기인 봄철에는 낙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흙과 바위, 나무가 단단히 자리를 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빙기인 봄철에는 바위나 나무를 붙잡을 때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는 바위도 결빙과 해빙이 반복되다 보면 힘없이 굴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돌다리도 두들겨 가며 걷는다'라는 심경으로 바위와 나무를 조심스럽게 짚어야 한다.

한편 살얼음이 맺힌 바위구간도 무척 미끄럽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크게 결빙된 구간은 누구나 다 조심스럽게 이동한다. 하지만 살얼음 구간은 방심할 수 있는데 그러다 보면 크게 엉덩방아를 찧을 수도 있다. 배낭에 아이젠을 휴대하고 다니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 눈 봄철 산행 중에도 폭설을 만날 수 있다. 그런 점을 대비하여 우비를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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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산행만큼 철저히 준비하자


사실 겨울 산행보다 봄 산행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겨울 산행이야 철저한 준비를 바탕으로 혹한을 감수하며 떠난다. 사전에 위험도가 높다는 걸 인지하고 산에 오른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산행길에 나서는 이들도 경험이 풍부한 등산인들이다. 

하지만 봄철 산행은 계절적인 빗장이 풀려서 그런지 너도나도 길을 나선다. 그들 중에는 이동경로와 이동시간까지 철저히 계산해 안전한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혹한이 도사리고 있는 산을 만만하게 보고 덤비는 이들도 있다. 그래서 해빙기에 산악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자. 겨울 산행만큼 철저히 준비를 한다면 봄철 산행도 즐겁게 행할 수 있다는 것을!

 

 

 

 


 도움말

 

 

1. 산행에 나서기 전에 철저히 준비운동을 해준다. 로프를 잡거나 바위를 타야 할 상황도 발생하니, 하체뿐만 아니라 상체도 골고루 해주어야 한다. 일부 등산인들 중에는 준비운동도 없이 바로 본 산행에 나서기도 하는데 이런 방식은 좋지 못하다. 시간이 없다면 약식으로라도 준비운동은 꼭 해주어야 한다.  

2. 겨울산행과 동일한 장비를 보유하는 것이 좋다. 모자, 장갑 등은 물론 비상시를 대비하여 스패츠와 아이젠도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3. 코스를 잘 계획해서 일몰 2시간 전에는 하산을 하는 것이 좋다. 해가 지면 산중에서의 기온은 수직으로 하강한다. 만약을 대비하여 휴대용 랜턴을 준비하자. 랜턴의 밝기는 루멘(lumen)으로 측정하는데 야간산행을 전문적으로 다니지 않는다면 100루멘 급의 랜턴도 쓸 만하다.  

4. 지속적으로 더운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보온병에 뜨거운 음료를 담아가 보자. 일부 여성 등산인들 중에는 화장실 문제 때문에 음료 섭취를 꺼리는 분들도 있으니 사전에 미리 화장실 위치를 파악해 두는 것이 좋겠다.

5. 비상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니 단독 산행보다는 2인 이상 동반 산행을 하는 것이 좋다. 산에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안전한 산행이 최고의 산행이다.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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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겨울 눈꽃 트레킹을 위하여!

 

눈길에서 '방탄조끼' 기능 톡톡히 해... 기능성 내의로 체온 조절 신경써야

 

14.12.31 14:51l최종 업데이트 14.12.31 14:51

 

곽동운(artpunk)

 

 

 

 

 

 

 

 

 
▲ 눈꽃트레킹 겨울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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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뚝뚝 떨어질수록 야외 활동도 위축되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시기에는 '집 나가면 고생'이란 말을 절감하게 된다. 그렇다. 겨울철에는 아웃도어 활동도 비수기에 접어든다.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눈꽃 트레킹

 



하지만 아무리 눈발이 날리고 북풍이 불어도 배낭을 짊어지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다. 혹시 그들에게 으뜸으로 꼽는 트레킹이나 산행을 물어보면 이렇게 답할지 모른다.

"눈꽃 트레킹, 눈꽃 산행!"

봄꽃 산행, 가을철의 단풍 산행도 좋지만 산악인들이 으뜸으로 꼽는 산행은 바로 겨울철 눈꽃 산행이다. 도보여행도 마찬가지다. 눈꽃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겨울철을 손꼽아 기다렸다는 도보여행가들이 상당히 많다.

그렇다면 겨울 트레킹의 특징은 무엇일까? 동상에 걸릴 수도 있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는데도 무엇이 신발끈을 조여 매게 만드는 걸까? 온 천지가 흰 눈으로 덮인 산길을 걸을 때의 느낌은 겨울철 이외에는 맛볼 수 없는 무언가가 존재한다.

가을철 단풍 트레킹이 알록달록한 비주얼을 감상하는 것이 재미라면, 눈꽃 트레킹은 흰 색으로 통일된 세상을 걷는 오묘한 맛이 있다. 그렇게 흰색으로 단일화된 세상을 말없이 걷다보면 도보여행자 자신의 내면도 하얗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겨울철 트레킹만큼 위험한 트레킹도 따로 없다. 예기치 못한 폭설을 만난다면 조난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저체온증으로 인하여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겨울트레킹을 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상고대 눈꽃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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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벗기를 잘 하자!

 


두 말 하면 잔소리겠지만 겨울에는 든든하게 입어야 한다. 보온에 충실해야 한다. 그렇다고 옷을 마구 껴입어서는 안 된다. 입기와 벗기를 적절히 해야 한다. 트레킹을 할 때에는 몸을 움직이므로 신체에서 열이 난다.

이때는 옷을 벗어 몸에서 과도하게 땀이 분출되지 않게 해야 한다. 반대로 휴식 중에는 옷을 꺼내 입어 보온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고 보면 어떻게 '열 관리'를 했느냐에 따라 겨울트레킹의 성패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

내의를 입을 때도 고려점이 있다. 면 소재 제품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면 소재 내의들은 땀을 흡수만 했지 방출을 하지 못한다. 그럼 땀으로 범벅이 된 찝찝한 면 수건을 몸에 두르고 트레킹을 하는 셈이 된다.

이런 상황을 맞지 않으려면 건조성이 뛰어난 기능성 내의를 입는 게 상책이다. 한편 봄이나 가을에도 기능성 내의를 입고 트레킹에 나서는 게 좋다. 일교차가 큰 계절인 만큼 대비를 해야 한다.  

 

 

 



배낭이 방탄조끼?

 


이런 말이 있다.

'겨울 아웃도어 활동은 장비가 반이다'

그런 장비들 중에는 배낭도 포함된다. 독자들 중에는 트레킹을 하면 당연히 배낭을 메는데 무엇 때문에 배낭을 목록에 올려놓았는지 의아해 하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은 산악회처럼 관광버스를 이용하여 트레킹을 하는 도보여행 카페가 많다.

관광버스를 이용한 트레킹은 장비를 차내에 놓고 갈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배낭도 없이 그저 맨 몸으로 도보여행에 나서기도 한다.

겨울철에 배낭은 단순 짐 가방으로 쓰이지 않는다. 방탄조끼처럼 자신을 보호해주는 장비로 쓰인다. 빙판길에 미끄러져 몸이 뒤로 넘어질 때 배낭은 쿠션 작용을 해준다.

잘못 넘어져 뒷머리가 곧장 땅바닥에 부딪치는 불상사를 막아줄 수 있다는 것이다. 배낭을 메고 넘어졌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것이다.

이 때 배낭 속에는 여분의 옷(재킷)이나 무릎 담요, 여분의 양말 같은 것들로 채운다. 무릎담요는 식사 시간에 사용하자. 양말이 젖으면 동상에 걸릴 염려도 있으니 여분의 양말도 꼭 챙기자. 이렇게 방어용 배낭은 뾰족한 것이 아닌 푹신한 것들로 채워야 한다. 

 

 



 


 
▲ 겨울트레킹 겨울트레킹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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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트레킹의 필수 장비들


겨울 트레킹에 아이젠이 필수이듯이 '스패츠'도 필수로 착용해야 한다. 스패츠(spats)는 눈이나 비, 흙 등이 들어가지 않게 발목에 차는 각반을 말한다. 무릎 아래까지 오는 긴 스패츠는 따로 게이터(gaiter)라고 부르기도 한다.

장시간 눈길을 걷다보면 신발의 끈 부분과 발목 상단 부분으로 눈이 스며든다. 그렇게 신발 안쪽으로 들어온 눈은 양말을 젖게 하여 동상을 유발시킬 수 있다. 하지만 스패츠를 착용하면 조금이라도 눈이 덜 스며들게 할 수 있다. 스패츠를 착용했다고 안심할 수 없으니 앞서 언급했듯이 꼭 여분의 양말을 챙기자.

평소 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겨울에는 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물웅덩이가 진 곳이나 살얼음이 진 곳을 스틱으로 먼저 체크한 후에 이동을 하면 보다 더 안전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한편 장비를 제대로 갖추었다면 아이스 트레킹에 도전해 볼 수도 있다. 아이스 트레킹은 꽁꽁 언 강물 위에서 트레킹을 하는 것을 말한다. 빙하 트레킹은 아이슬란드 같은 극지방에서만 할 수 있기에 제약이 많이 따르지만 아이스 트레킹은 강원도에서도 할 수 있다.

평소에는 강물 때문에 갈 수 없었던 부근을 얼음을 지치며 나가는 것이 아이스 트레킹의 매력이다. 빙하 트레킹을 못하는 아쉬움을 아이스 트레킹이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을 것이다.

 

 


 

 

▲ 영월: 한 겨울 강원도에서 아이스 트레킹을 할 수도 있다.

 

 

 




팩으로 따뜻한 음식 준비하기

 


겨울에는 행동식 준비도 제약을 받는다. 김밥이나 떡 같은 대표적인 행동식은 강추위에 꽁꽁 얼기 일쑤다. 이렇게 언 음식물을 먹다 보면 체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보온밥통과 보온병을 이용해서 따뜻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조금 번거롭지만 이런 방법을 써보자. 수건에 음식물과 함께 핫팩을 돌돌 말아 여분의 옷가지 깊숙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다. 이때 음식물은 핫팩과 함께 묶여도 좋은 것들이어야 한다.

한편 요즘은 전투식량을 민간용으로 만들어 시중에서 판매한다. 그 중에는 발열 기능이 있는 것들도 있다. 발열 시간이 좀 오래 걸리는 게 문제지만 그래도 엄동설한에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발열 전투식량의 장점이다.

글을 마치기 전에 찬찬히 다시 읽어보니, '조심해라', '하지 마라'라는 식의 경고형 문구들이 눈에 많이 띈다. 여행면에 쓰는 글이라면 좀 더 진취적이고 밝은 내용을 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경고형 문구가 반복됐다는 건 그만큼 겨울트레킹이나 겨울산행이 무척 위험하다는 반증이다.

유비무환이라고 철저히 준비를 하는 사람은 설국에서 겨울을 만끽할 수 있다. 그렇게 새하얀 세상을 사뿐히 걷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 속에 있는 검은 때가 씻겨 내려갈지 모른다. 하얀 세상이 공짜로 자신을 정화시켜주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역사트레킹 마스터 곽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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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예초 앞두고 '말벌' 조심하세요 2편

과민증 여부 미리 확인하고, 벌에 쏘이면 즉시 119 연락

 

 

 

구급차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즉시 하산


그렇다면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벌침을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손이나 핀셋으로 뽑으면 침낭에 담긴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므로 카드 같은 모서리가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는 것이 좋다. 통상 1분 안에 벌침 속의 독이 체내로 주입되므로 신속하게 손을 써야 한다.  

또한 지체 없이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1분 안에 벌침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위하여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는 구급차 접근이 용이하도록 포장도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 등은 통상 산 속에서 행해지므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말벌에 쏘였을 때의 골든타임은 20분에서 60분 사이이다. 이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다면 생존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그 시간을 놓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환자 옷의 단추나 지퍼 등을 풀어줘야 한다. 이미 환자의 몸은 퉁퉁 부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환자를 똑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환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환자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땅바닥에 드러누우면 호흡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물을 뿌려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게 계속 일깨워야 한다.

 

 

 


 

 

 
▲ 포장도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말벌에 쏘였을 때 즉시 하산을 하여야 한다. 구급차 진입이 용이한 곳으로 이동을 하여야 한다. 산 중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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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알레르기 증상이 있는지 사전에 파악해야...


앞서도 언급했듯이 말벌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증상은 골든타임을 지켜주면 치유가 가능하다. 문제는 자신이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를 스스로 파악하고 있느냐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이 벌에 의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를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봉침을 놓는다. 벌침에 있는 봉독(蜂毒)을 정제하여 주사기로 환부에 주입하는데, 봉침은 강력한 항염증 작용이 있어 척추치료에까지 이용된다고 한다. 이런 봉침 시술에 앞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바로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다. 봉침 시술을 받다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봉침 시술에 필요한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봉침 시술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일부러 한의원에 들러 벌침 알레르기 테스트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또한 의술차원에서 정제된 봉침을 맞는 것과 말벌, 특히 독성의 강도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야생 말벌에 의한 벌침 공격은 그 정도의 차이가 크다. 

자신이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지고 있는지 인지하는 가장 최후의 수단은 이전에 벌에 쏘였을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복기해 보는 것이다. 꿀벌이든 말벌이든 벌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몸 전체적으로 일어났다면 중증 알레르기 체질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손성일 대장은 자신이 벌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전에도 벌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 더군다나 그 사건이 있기 2주 전에도 꿀벌에 물려 통원치료를 받았었다. 그런 '학습' 효과가 있었기에 손성일 대장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산 중 깊은 곳에서 작업을 했던 그는 당시의 말벌 공격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그 즉시 구급차 접근이 용이한 장소로 하산을 했던 것이다.  

이번 여름은 마른장마로 인하여 벌 개체 수가 증가했다. 일찍부터 말벌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그래서 추석을 앞두고 예초 작업을 할 때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작은 곤충이라고 벌을 낮잡아 봐서는 안 된다. 그 작은 벌의 침 하나가 사람의 생사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벌에 의해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벌에 의한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팁들이 있다. 아래를 참고해서 벌에 의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하자.

1. 산에 오를 때에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을 쓰지 말자. 진한 향기 때문에 벌들이 몰려올 수 있다.  


2. 단맛이 나는 음식물을 곁에 두지 않는다. '꿀'인줄 알고 벌들이 몰려들 수 있다.


3. 벌침에 쏘였다면 손으로 잡아 빼지 말고, 교통카드 같은 끝 면이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듯이 제거하자. 손으로 침을 잡아 빼면, 치약이 짜이듯 침낭 안에 있는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게 된다. 


4. 벌침은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1분 안에 제거해야 침 안에 있는 독소가 우리 신체로 주입되지 않는다.  


5.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에피네프린(epinephrine) 성분이 있는 '자가 에피네프린 펜' 주사를 휴대하고 다니는 게 좋다. 에피네프린 주사는 처방전이 있어야 하고, 가격이 비싸다는 게 흠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나필락시스 증상을 가진 사람이 드물어 대량생산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6. 에피네프린 주사를 주입했다고 하더라도 119에 연락을 해야 한다. 주사는 단지 증상을 늦춰줄 뿐, 근본적인 치료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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