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한양도성 북악산 코스를 탐방했습니다. 창의문에서 시작해서 말바위 안내소로 종료하는 코스였지요.


그날 오전에 인왕산선바위 역사트레킹 강의를 끝냈는데 시간이 남는 겁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북악산 코스를

탐방했지요. 지갑에 신분증도 있었으니...


참고로 한양도성 북악산 코스(창의문-말바위안내소)는 신분증을 지참해야 탐방이 가능하답니다. 안내소까지 왔다가 신분증이 없어서 발걸음을 돌리신 분들도 많다는... ㅋ


그 북악산 한양도성 구간을 걷다가 찍은 사진들입니다. 촬영 시점이 4월 16일이었으니 지금 가면 저 꽃길을

걸을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사진이라고 꽃길을 남기고 싶네요~


내 마음에 꽃 길을 깔고...!















 















제가 강의를 하는 모습을 참가자 분께서 사진으로 담아주셨습니다. 


지난 3월 25일 북악산 역사트레킹 때 찍어주셨는데... 이제서야 포스팅을 하네요. 이 넘의 게으름은...ㅋ 

그날은 북악산 역사트레킹을 행하는 날이었습니다. 북악산 역사트레킹은 만족도가 높은 코스 중에 하나입니다.


이날 수업은 한겨레문화센터를 통해 진행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해주셨답니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진행하는 수업은 토요일날 진행하는 특성상 좀 강의료가 쎄지요. 그래서인지 제 강의 중 하나는 폐강이 되기까지도 했답니다. 하여간 그런 점을 감안해서 좀 많이 오셨다고 표현을 해봤습니다. 



내가 잘 나갈 때 말이지~~~ 내가 왕년에 말이야.  북악산 트레킹 공지 올리면 사람들이 구름떼처럼 몰렸어! 북악산 호랑이가 겁에 질려 도망갈 정도였다고!!! ㅋㅋㅋ 

오랜만에 왕년에 농담 좀 한 번 해봤습니다. 이 넘의 아재 개그... ㅋ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는지, 강의를 할 때의 제 모습을 담은 사진은 거의 없었습니다. 강의를 할 때 어떤 식으로 몸 동작을 하는지, 어떤 표정을 짓는지를 알아야 더 좋은 강사가 될 텐데요.


하여간 그런 사진들이 없었는데 그날 오신 참가자 분이 정성스럽게 사진을 잘 찍어주셔서 이렇게 포스팅까지 하게 됐네요.



그 분들은 가족 참가자였는데 그날 역사트레킹 강의 사상 최연소 참가자 기록도 갈아치워주셨습니다. 초등학생 딸이 참가를 했기 때문이었죠. 또 그 분들이 카페에서 커피까지 사 주셨습니다. 원래 제가 사 드려야 하는데 그렇게 얻어마셨답니다. 사진도 받어, 커피도 얻어 마셔. 그날 강의는 지금 생각해봐도 무척 유익한 강의였습니다. 


다른 참가자분들도 강의에 적극적으로 임해주셨고요. 아귀가 딱딱 잘 맞아 떨어진 강의였다고 할 수 있었죠.



지금 다시 사진들을 보니 빨간 잠바를 입은 제가 무언가를 열심히 설명하고 있네요. 마이크도 사용하면서 말이죠. 나름대로 워딩 연습도 하고 그랬는데 적절하게 설명을 잘 했는지 모르겠네요. 하여간 이렇게 제 강습하는 모습을 찍어주신 참가자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런 재미 때문에 제가 역사트레킹을 계속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사람들과의 만남,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뭐 그런 것들 때문에요. 























 












4월 16일 일요일.


오랜만에 소셜다이닝 <집밥>에서 모객을 해서 역사트레킹을 떠났답니다.

<집밥>에는 청년들이 많이 방문하기에 저도 간만에 청년들과 함께 트레킹을 했답니다.

주로 장년층들과 함께 발걸음을 같이 해왔던 터라 이번 모임은 좀 설레기도 했었답니다.


아참!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트레킹을 했을 때는 청년층과 좀 했었지요.


어쨌든 저는 청년들이 더 많이 트레킹을 즐겨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힐링이 필요한 세대니까요. 학업에 쫓겨, 취업준비에 쫓겨... 그렇게

사회에 나와서는 업무에 쫓겨... 진짜 발걸음을 멈추고 한 박자 쉼표를 찍어야 할 세대가 바로 이 땅의 청년들이라는 것이죠.











그렇게 힐링에 목마른 청년들과 함께 인왕산선바위 역사트레킹을 행했답니다.

그날 인왕산은 봄꽃이 만발해 있더군요.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자신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일상에 시달려서 그랬는지 참가자들 대다수가 그때까지 꽃구경다운 꽃구경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한테 꽃구경을 시켜줘서 너무 고맙다고 이야기한 참가자들도 있었답니다.


그러고보면 봄꽃 덕분에 인왕산선바위 역사트레킹이 확실히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하여간 참 좋은 트레킹이었습니다. 우리가 꽃길을 걸을 수 있었으니까요.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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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북한산 자락인 이말산이라는 곳을 탐방했습니다.


이말산부터 시작해서 삼천사까지 탐방하고 왔습니다.


그 곳에서 담은 사진들을 몇 장 올려봅니다.


이 코스는 나중에 <삼천사역사트레킹>이라는 이름으로 개설해 볼 생각입니다.


즐감이요~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아차산 역사트레킹에 대한 동영상입니다.

이것도 카드뉴스 형식으로 만들었습니다.









      






서울 낙산에 올라서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서울의 좌청룡을 걷다, 낙산 역사트레킹


17.03.29 14:01 최종 업데이트 17.03.29 14:01
 
곽동운(artpunk)             


    

      

▲ 낙산역사트레킹 성북동 부근을 촬영했다. 성북은 성의 북쪽에 위치해 있다는 뜻이다. 엄밀히 말해 이곳은 한양도성 북악산 구간이다. 하지만 낙산역사트레킹에서는 이 구간을 지나간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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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울에도 좌청룡·우백호가 있다.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이 풍수지리에 의거해 기획된 도시였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래서 좌청룡·우백호가 있고, 남쪽에는 주작, 북쪽에는 현무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일단 우백호는 어디일까? 인왕산이다. 경복궁 옆쪽에 우뚝 서 있는 인왕산이 서울의 우백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 좌청룡은 어디일까? 낙산이다. 혜화동 뒤편에 나지막하게 서 있는 낙산이 바로 서울의 좌청룡인 것이다.



        



▲ 낙산성곽길 흥인지문 옆 쪽에 복원된 성곽길. 흥인지문 옆쪽 구간은 2015년도에 복원됐다. 예전에는 그 자리에 이화여대동대문병원이 들어서있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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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백호의 위세에 눌린 좌청룡

낙산(駱駝)은 높이가 약 125미터로 키가 작은데 산의 형세가 낙타 등처럼 보인다 하여 낙산 또은 낙타산이라고 불린다. 낙산은 인왕산과 동·서로 마주보고 서 있다. 낙산은 좌청룡이기에 우백호인 인왕산과는 필연적으로 '용호상박'을 해야 하는 팔자다. 청룡과 백호의 피할 수 없는 한 판!

'세상을 뒤흔들 세기의 맞대결! 메가톤급 강펀치가 천지를 진동한다. 세상의 모든 이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청룡과 백호의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그 세기의 대결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절대 놓치지 마십시오. 마감 임박~'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는 법이다. 저렇게 프로모션을 띄운다고 해도 결과는 뻔하다. 세기의 대결치고 진짜 '세기의 대결'이 펼쳐진 거 본 적 있는가?

결론적으로 말해 서울의 청룡은 백호에게 게임이 안 된다. 체급부터가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낙산은 해발고도가 125미터로 338미터인 인왕산에 비해 키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낙산(동), 인왕산(서), 남산(남), 북악산(북)을 묶어 내사산으로 칭하는데 그 내사산 중에서 낙산이 가장 작다. 참고로 북악산은 342미터이고, 남산은 270미터이다.

해발고도가 낮으니 낙산은 산세도 그리 웅장하지 못하다. 이에 비해 인왕산은 민낯을 드러낸 것처럼 돌출된 암반면이 소나무들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있다. 300미터급 산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뽐내고 있다. 



        

▲ 성곽길 성벽과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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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백호보다 기량이 딸리는 좌청룡이었기에 그것을 보완해야 했다. 동쪽에 있는 좌청룡은 남자, 장자를 뜻했다. 이에 비해 서쪽에 있는 우백호는 여자, 차자 등을 뜻했다. 적장자 중심의 왕위계승을 중시했던 조선이었기에 좌청룡에 대한 보완은 분명히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무학대사는 인왕산 아래에 궁궐을 짓자고 역설한다. 그리고는 궁궐의 방향을 동쪽인 낙산으로 향하게 하자는 주장을 펼친다. 이것이 인왕산 주산론이다. 하지만 당시의 실권자였던 정도전 세력들은 인왕산 주산론을 반대한다. 궁궐의 방향을 서쪽으로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자신의 주장이 꺾인 무학대사는 이런 말을 남기며 탄식했다고 한다.

"200년 뒤 경복궁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너희들이 알겠느냐!"

200년 뒤에 조일전쟁(임진왜란)이 일어났고, 경복궁은 잿더미로 변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말 무학대사의 예언이 맞았던 것일까?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역사트레킹 참가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무학대사 말대로 인왕산 아래에 경복궁이 들어서면 조일전쟁이 발발하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경복궁이 불타지 않았을까요? 풍수지리는 우리민족 정신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상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너무 경도되지는 말자고요. 조상묘를 잘 쓰는 것보다 자신의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닐까요? 조상묘 아무리 잘 써도 자기가 노력을 안 하면 말짱 도루묵이잖아요!" 



▲ 성벽 모자이크처럼 올려진 성벽돌. 각 시기마다 축조된 성벽돌이 달라 모자이크 같은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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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의 핵심 김효원이 살았던 낙산

낙산은 야트막한 산세 때문에 산책로로 많이 이용되었다. 또한 숲길이 우거져 있어 낙산 인근에는 별장들이 많았다. 인조의 셋째 아들이었던 인평대군이 지은 석양루(夕陽樓)를 비롯하여 18세기에 활약했던 문인 이심원이 지은 일옹정(一翁亭) 등 많은 별채들이 있었다.

명사들도 많이 살았다. 태종의 외손이었던 남이 장군, 우암 송시열이 이곳에 터를 잡았다. 동서분당의 핵심 인물 중 하나였던 김효원도 낙산 기슭에서 살았다. 김효원의 집이 동쪽에 위치한다 하여 그를 따르는 무리들을 동인이라고 불렀다. 이에 비해 서인의 거두 심의겸의 집은 지금의 덕수궁 근처라 한양의 서쪽에 있었다. 그래서 심의겸을 따르는 이들을 서인이라고 불렀다. 

일설에 의하면 단종비 정순왕후(定順王后)도 낙산에 은거해 살았다고 한다. 단종이 강원도 영월 땅으로 유배를 떠나고 난 후, 폐서인이 된 정순왕후는 이 산 아래에 있는 청룡사의 승려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임을 떠나보냈던 정순왕후는 이 산 동쪽에 있는 동망봉에 올라 매일같이 치성을 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 벽화 이화동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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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 정상에 올라서면 속이 다 시원해진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낙산은 서울의 안쪽을 감싸고 있는 내사산 중에 가장 키가 작다. 그래서인지 한양도성 낙산 구간은 인왕산이나 북악산 구간보다 훨씬 더 걷기 편하다. 인왕산이나 북악산 구간에는 간간이 급경사 구간이 있지만 이에 비해 낙산 구간은 시종일관 완만한 경사를 유지하고 있다. 선조들에게는 왜소한 좌청룡이라고 놀림을 받았지만 역설적으로 성곽길을 탐방하는 여행객들에게는 찬사를 받는 것이다.

또한 접근성도 상당히 좋다. 전철역에서 바로 성곽길 트레킹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에서 하차한 후 흥인지문(동대문)을 둘러본 후 성곽길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것이 낙산트레킹의 큰 장점 중에 하나다.

그렇게 성곽길을 타고 올라가다보면 이화동 벽화마을도 만날 수 있다. 벽화마을을 탐방한 후 언덕길을 올라가면 낙산 정상부인 낙산공원에 다다르게 된다. 이 곳에 올라 서면 속이 다 시원해질 정도로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 무언가 꽉 막혀 있던 것들이 확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 낙산 성곽길 한양도성 낙산구간은 경사가 완만하여 걷기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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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한양도성이 어떤 방식으로 내사산을 연결하여 축조되었는지 찬찬히 따져 볼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 손에 다 잡힐 듯 북한산이 아주 가깝게 펼쳐져 있다. 백운대·인수봉·만경대 등의 동북쪽 봉우리들뿐만 아니라 보현봉이나 형제봉 같은 남쪽의 봉우리들까지도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이와 관련하여 필자는 참가자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저 북한산 좀 보세요. 위쪽으로는 살짝 도봉산까지 보이죠? 북한산을 한 눈에 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바라보려면 이 낙산만큼 좋은 곳도 없습니다. 낙산이 키가 작아도 이렇게 참 실하지 않습니까?"

성곽길 낙산 구간이 끝날 무렵에는 동소문이라고 불리는 혜화문을 만나게 된다. 혜화문은 일제에 의해 철거됐다, 199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복원됐다.

낙산 역사트레킹은 북악산 성곽길도 걷는다. 그렇게 성북동 인근 북악산 구간을 걷다 와룡공원을 지나고, 북촌의 위쪽에 자리 잡은 삼청공원에서 종료하게 된다.

이제 완연한 봄이다. 떠나기 좋은 계절이 왔다. 하지만 미세먼지니 황사니 하는 것들이 신경 쓰인다. 그렇다고 우리가 안 떠날 줄 알고! 떠날 사람은 다 떠난다. 그렇다. 이번 주말 서울의 좌청룡인 낙산으로 떠나보자. 맛있는 도시락을 준비해서 낙산 공원에도 올라보고, 걷기 편한 성곽길도 걸어보자. 시원하게 펼쳐진 북한산을 바라보며 인증샷도 찍어보는 것이다. 그렇게 신나게 낙산으로 봄소풍을 떠나보는 것이다.




▲ 혜화문 사진 중앙부 상단에 있는 헤화문. 일제에 의해 철거된 후 1994년에 복원됐다. 원래는 사진 하단에 보이는 도로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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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곽: 성곽면이 잘려 있다. 도심지의 확장 및 사유지의 확장으로 인해 한양도성 평지 구간은 훼손이 심한 구간이 있다.





◆ 트레킹 참고 사항


1. 교통편: 지하철 1,4호선 동대문역 6번 출구 하차
2. 세부코스: 흥인지문 ▶ 이화동벽화마을 ▶ 낙산공원 ▶ 혜화문 ▶ 와룡공원 ▶ 삼청공원(북촌)
3. 이동거리: 약 8km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http://cafe.naver.com/trekkingmaster










남양주정약용 역사트레킹에 대한 소개 동영상입니다.

제가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

남양주 트레킹에 대한 개략적인 장면들을 카드뉴스 형식의 동영상으로 풀어봤습니다.












선바위 앞 기도, "역사트레킹 잘 되게 해주세요!"

역사트레킹 카페를 오픈하며


17.03.20 13:56   최종 업데이트 17.03.20 13:57





             


    

        
▲ 선바위 기도발이 잘 받기로 유명한 인왕산 선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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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 인생!"

필자가 역사트레킹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격언이다. 예를 들어보자. 필자는 트레킹 코스(물리적으로)를 잡을 때 50대 여성들의 수준에 맞춰 기획을 했었다. 너무 힘들지 않으면서 적당히 운동이 되는 지형을 타고 가자는 게 목표였기 때문이다. 물론 역사트레킹이니까 코스에 문화재가 있어야 하는 건 당연한 거고.

그렇게 하면 젊은층들(특히 여성들)이 무리 없이 참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필자는 처음 트레킹의 주 타깃을 20~30대로 잡았었다. 그들이 답답한 일상을 박차고 나오길 바랐었다. 질풍노도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그들이기에 가장 힐링이 필요한 세대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 선바위 선바위의 뒷모습이다. 사진 상단에 서울성곽이 늘어선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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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멘트가 아재개그로 변하다

하지만 보기 좋게 예상은 빗나갔다. 필자와 함께 보폭을 가장 많이 맞춘 사람들은 50~60대였다. 그 중에서도 여성분들이 압도적이었다. 그렇게 상황이 바뀌다보니 강의 준비도 변화가 있게 됐다. 젊은 세대들을 위해 준비했던 맞춤형 멘트는 사라지고, 어느새 내 입에서는 '아재개그'가 튀어나왔던 것이다. 그나마 웃기기라도 했으면 다행이었지...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보자. 서울 인왕산 서쪽을 가보면 일명 '스님바위'라고도 불리는 선바위가 있다. 거대한 바위 두 개가 나란히 서 있는 선바위는 멀리서보면 스님이 승복을 입은 형상으로 보인다. 그렇게 특이한 형상을 해서 그런지, 선바위는 '기도빨'이 잘 받는 명소로 알려졌다. 그런 선바위를 젊은층들과 함께 탐방을 했을 때, 필자는 이렇게 맞춤형 멘트를 날렸다.

"자 여기는 우리나라에서 기도발이 잘 받는 곳 중에 한 곳입니다. 자신의 취업활동과 연예사업이 좀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세요!"

하지만 중장년층들과 함께 탐방을 했을 때는 '아재개그'를 녹여 멘트를 날려야 했다.

"여기 선바위는 예전부터 아이를 갖기 원하는 이들이 정성스럽게 치성을 드렸던 곳입니다. 늦둥이를 원하신다면 시주함에 돈다발을 팍팍 넣으시고, 얼라를 점지해 달라고..."

필자가 저 멘트를 날리면 십중팔구는 이런 식으로 답이 돌아왔다.

"으이구 지금 있는 것들도 속 썩여 죽겠구먼. 늦둥이는 무슨 늦둥이..."

참고로 선바위는 쌍둥이 바위다. 쌍둥이 바위는 다산을 뜻한다. 그래서 늦둥이 이야기를 입에 올렸던 것이다.






 

        

▲ 백불 흰 색의 부처님. 옥천암에 있는 보도각 백불이다.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에서 만날 수 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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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서 배우는 길 위의 인문학

어쨌든 트레킹의 주 타깃이 바뀌다보니 내심 좀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그런 당혹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새로운 타깃으로 등장한 중장년층에게서 새로운 면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트레킹에 대한 열성도가 뛰어났다는 것이다. 수업 태도도 좋았고, 관심도도 높았던 것이다. 호기심도 무척 많으셨다. 그들은 배울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약칭:길인역)' 카페를 개설하게 됐다. 길인역은 그런 호기심들을 담아내는 공간이 되고자 한다. 함께 트레킹을 행하며 세상공부를 해보는 것이다. 답사여행을 통해서 배움을 실천하는 것이다. 책에서 배우는 지식보다 도보여행을 통해서 얻는 지식이 더 와 닿을 수 있으니까. 이보다 더 좋은 평생교육, 성인교육은 또 없을 것이다.

2017년 상반기 역사트레킹은 총 9개 강의가 개설된다. 지난 3월 12일에 첫 번째 강의인 '관악산 역사트레킹'이 무사히 종료됐고, 두 번째 강의인 강원도 '영월서강 역사트레킹'이 3월 26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길인역 강의는 주로 수도권에 행해지지만 멀리가는 코스도 있다. 강원도 영월도 가고, 경남 함양도 갈 예정이다. 또 충남 공주도 간다. 특히 공주 코스는 동학농민전쟁 때 치열한 격전이 벌어졌던 우금티를 탐방할 예정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기대가 무척 크다.

함께 누리는 평생교육이기에 역사트레킹 강의는 무척 자유롭다. 그래서 입학도 졸업도 없다. 시험도 없다. 그저 트레킹에 참여를 해서 즐기면 되는 것이다. 딱히 나이 제한도 없다. 물론 너무 어리거나 너무 연로하면 참여를 못한다. 앞서 주 타깃에 대해서 언급을 했지만 강의가 진행되면, 필자의 입에서는 맞춤형 멘트에서 아재개그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 기중기 남양주 정약용트레킹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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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바위 앞에서 무슨 기도를 올렸나?

사실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카페는 처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전에 한 번 만들었다가 완전히 망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남다른 각오로 임하고 있다. 답사도 더 많이 다니고, 교보재도 철저히 준비할 생각이다.

'기도빨'이 잘 받는 선바위에서 필자도 두 손 모아 기도를 했었다.

"예전에는 말아 먹었지만 이번에는 잘 하고 싶습니다. 패자도 부활할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역사트레킹, 평생교육으로 매력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로또를 맞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었다. 하지만 필자는 더 이상 로또 기도를 올리지 않는다. 이제는 역사트레킹이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우리의 인생이 아닌가. 그러니 기도 제목도 바뀔 수 있는 거다. 중요한 건 기도하는 만큼 더 열심히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노력도 안 했는데 기도한다고 하늘에서 무언가가 뚝 하고 떨어지지는 않으니까.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카페

http://cafe.naver.com/trekkingmaster 







 









지난 3월 12일 일요일에 행한 관악산 역사트레킹에 대한 후기입니다.


총 9강에 걸쳐 기획된 2017년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의 첫 번째 강의가 관악산에서 열렸습니다.


그렇습니다. 관악산 역사트레킹이 진행된 것입니다.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길인역)은 트레킹을 하며


역사를 배우자는 의미로 개설된 평생교육 카페입니다. 명소를 다니며 트레킹도 하고, 역사와 문화도 배우면


좋잖아요. 요즘처럼 인생 2막, 3막을 준비하는 시대라면 길인역 같은 프로그램은 더욱더 가치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그동안 동장군이 얼마나 얄미우셨습니까? 엉덩이가 들썩들썩 거리는데 그 넘의 동장군이란 넘이 우리의 발목을 붙잡고... 그렇게 동장군을 몰아내는 봄기운이 관악산에도 찾아왔습니다. 그 기운을 맞으며 트레킹팀은 관악산을 누볐답니다.


웃고, 즐기고, 이야기하고... 맛나는 거 나눠 먹고.


사진을 보십시오. 얼굴에 모두 다 봄을 품고 있잖아요! 정말 멋지십니다!


길인역 트레킹팀은 강감찬 장군의 생가지인 낙성대, 그 분의 뜻을 기리는 안국사를 탐방했습니다. 그리고 서울대를 거쳐 가톨릭 성지가 있는 삼성산 성지도 답사를 했답니다.


아직 봄꽃들이 머리를 내밀지 않아 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곧 지천으로 봄꽃들을 만나게 될 테지요. 그때 다시 한 번 관악산을 탐방했으면 좋겠다고 이구동성으로 입을 모았답니다.


하여간 오랜만에 행하는 트레킹이라 정말 즐거웠답니다. 다음에는 더 즐겁고, 더 알차게 트레킹을 해보자고요! 






*** 참고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은 계속됩니다. 참여를 원하시는 분은 길인역 카페를 방문해주세요!



http://cafe.naver.com/trekkingmaster








 

 






 





 
















 

사진을 보니 다 예술이네요... ^^


봄을 품고 있는 모습들이 다 좋아보입니다. 그런데 제 얼굴은 봄이 아니라 붕 떠보이네요. 그날 잠을 못 자서 그런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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