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돌: 선돌의 겨울 

 

 

 

 

 *선돌 일대: 서강이 꽁꽁 얼어 있다.

 

 

 

 

* 코스명: 영월강변둘레길

 

* 이동경로:  선돌 ▶ 서강 청령포 방절산(야산) ▶ 청령포역(무인역사) 동강대교 영월역

 

* 역사유적

1. 선돌: 선돌 및 세계의 거석문화에 대한 설명. 선돌과 단종 대왕과의 인연 

2. 청령포: 청령포의 지리적 특성 설명. 감입곡류천의 설명. 단종대왕의 유배 및 당시 조선의 상황.

3. 청령포역: 강원도, 충북, 경북 지역의 철도에 대한 설명. 

 

* 특징: 영월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하고 싶을 때. 또 강변트레킹을 하고 싶을 때 걸으면 좋은 길임.

 

* 이동거: 약 13km
 

 

* 예상 소요시간: 약 4시간(청령포 방문 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난이도: 중 --->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나, 중간에 산길이 있음.

 

* 방향찾기(표식물): 선돌 - 청령포 구간만 있음. 이 구간은 <단종유배길>과 겹치는 구간임. 그 외에는 길을 찾아가야 함. 방절산 구간에서 길을 헤맬 수 있음. 가급적 마스터나 인도자와 함께하면 좋음.

 

* 이용불가 계절: 겨울철. 영월도 강원도 지역이라 겨울에 적설량이 많음. 그래서 가급적이면 겨울철에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음. 단 겨울산행 장비를 갖추면 트레킹이 가능함.

 

* 특이사항: 이 길은 영월 서강을 끼고 가는 길임. 영월은 워낙 동강이 유명한 터라 이 서강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이 길은 느긋하게 걸을 수 있음.

 

* 교통편:

1. 고속버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까지는 2시간 남짓 정도 소요됨.

2. 영월읍내에서 시작점인 선돌까지는 약 4km 정도 떨어짐. 읍내에서 선돌까지 시골버스로 이동.

선돌이 읍내에서 가까운 터라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도 크게 부담이 있지는 않음.

 

* 후기: 여기를 ---> 클릭 

 

 

 

 

 

* 서강  

 

 

 * 청령포

 

 

 

 * 터널: 저 터널에서 나온 열차가 청령포역을 지나간다.

 

 

 

 * 영월읍 동강대교

 

 

 * 서강일대

 

 

 

 * 태화산: 영월읍에서 본 태화산

 

 

 

*영월강변둘레길 지도

 

 

 

 

 

 

 

 

 

 

 

남도답사 1번지, '강진군' 사용법을 소개합니다___2편

 

 

---> 전편에 이어서

 

 

 

# 월출산과 강진 녹차밭

전남 영암과 강진 사이에 걸쳐 있는 월출산(月出山, 809m)은 예로부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산이다. 남도의 평야지대에 불쑥 솟아 있는 이 돌 산은 그 모습이 기이하게 생겼다.

예전 자전거여행을 할 때 영암의 외곽 지역을 주행한 적이 있었다. 길을 잘못 들어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고 이동을 했을 때다. 한적해서 그랬는지 차들은 그곳을 '아우토반'처럼 질주했다. 필자도 이에 질세라 열심히 페달을 굴렸다. 내리막길이라 속도가 상당했는데 그 옆으로 월출산이 병풍처럼 서 있던 모습이 아직까지도 눈에 선하다.

산 주변의 해발고도가 낮았던 터라 월출산의 모습은 더더욱 두드러졌던 것이다. 땅에서 불쑥 튀어 나온 듯한 돌산을 옆으로 끼고 빠른 속도로 주행할 때의 그 쾌감이란! 하지만 그런 쾌감도 적당히 즐겨야 한다.

"허어, 이러시다 큰 사고 납니다. 여기 자동차 전용이에요. 그러다 딱지 뗄 수도 있어요."

경찰 아저씨한테 이런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까. 다행히 그때 필자는 딱지를 안 뗐다.

그처럼 기이한 형상을 한 월출산은 많은 문인들의 음유의 대상이었다. 월출산을 노래한 이중에는 매월당 김시습도 포함되어 있다.

'남쪽 고을의 한 그림 가운데 산이 있으니, 달은 청천에서 뜨지 않고 이 산간에 오르더라.'

천재 시인답게 월출산의 모습을 제대로 간파하는 시문을 남겼던 것이다. 매월당의 시처럼 월출산은 달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산이다. 다산 선생도 마찬가지였다. 유배시절 다산 선생은 월출산 옥판봉 일대를 오르셨는데 그 풍광에 크게 심취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제자로 하여금 옥판봉 일대의 모습을 화첩으로 그리게 하셨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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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다원 월출산과 어우러진 녹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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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남사지 석탑 강진다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월남사지 터가 있다. 그 곳에 서 있는 월남사지 석탑. 백제계 양식의 석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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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판봉이 보이는 곳에는 강진 다원이라는 큰 녹차밭이 있다. 옥판봉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드넓게 펼쳐진 강진 다원은 보성 녹차밭과는 또 다른 멋이 있다. 녹색의 녹차밭과 돌산인 월출산의 모습이 서로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월출산 일대는 예로부터 차 재배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일조량, 일교차 등이 차를 재배하기에 최적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산 선생은 월출산에서 나온 차 맛이 으뜸이라고 평가 했을 정도로 이곳에서 자란 차를 좋아하셨다고 한다.

강진 다원 양 옆으로 자리 잡은 백운동과 그 숲길, 월남사지터에 있는 월남사 3층 석탑도 빼놓을 수 없는 탐방 명소이다. 이런 명소들은 삼남길 8코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 다산초당

강진과 관련된 여행기에 다산초당이 빠지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다산초당과 관련된 기사는 많이 게재가 됐기에 여기서는 간략하게 소개한다.

강진군 도암면 만덕산 중턱에 자리 잡은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유배지였다. 다산 선생은 무려 18년 동안이나 유배생활을 하셨는데 그중 후반부 10년 정도를 다산초당에서 기거하시며 집필과 후학양성에 매진하셨다.

현재의 다산초당은 한옥이다. 초당이라 하면 초가집이어야 할 텐데 그렇지가 않은 것이다. 아무래도 현재의 다산초당을 복원하면서, 보다 위엄을 살리기 위해 초가가 아닌 한옥집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다산초당은 만덕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기에 주변이 다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숲길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초당 위쪽인 만덕산 중턱 부근에는 천년고찰인 백련사가 자리 잡고 있는데 다산 선생께서는 백련사 스님들과도 활발하게 교유하셨기에 그 길을 자주 걸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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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련사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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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다산 선생은 차를 즐기셨고, 월출산도 탐방하시고, 백련사의 승려들과도 교유하셨던 풍유객이었던 것 같다. 자료를 찾아보니 다산 선생은 유배시절을 수도승처럼 보내시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산초당 시절에는 살림을 도맡아 했던 과수댁을 들였고, 그 과수댁과의 사이에 딸도 하나 있었다고 한다.

어찌보면 다산 선생은 험난한 유배시절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 극복했던 것이 아닐까? 유배지를 창살 없는 감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거대한 도서관으로 만들고, 그 일대를 큰 정원처럼 산책을 하셨던 것이 아닐까?

남도답사 1번지 강진군 사용기는 여기까지다. 사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곳들을 여러번 탐방했었다. 자전거여행 중에 들르기도 했었고, 삼남길 개척 작업을 할 때도 방문했었다. 또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여행기로 작성하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이 여행기는 예전 남도이야기의'재탕'인 셈이다.

하지만 필자는 계속 '재탕'을 할지 모른다. 앞으로도 계속 남도로 트레킹을 떠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무궁무진한 이야기 창고와도 같은 남도! 그런 남도에서는 뿌리는 같지만 다른 꽃을 피우는 이야기들이 만발한다. 이렇게 스토리텔링이 넘쳐나는 남도는 필자에게 소중한 이야기 창고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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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산초당 가는 길 다산유물전시관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숲길. 길 자체가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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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

*이진성터
1. 이진성터는 삼남길 3코스에 있음.
2. 삼남길 3코스: 약 10km【서홍마을 → 이진성터(이진우물) → 남창리숲길 → 차경마을】
3. 강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경마을까지 가는 버스를 이용함. 차경마을에서 역순으로 이동하는 방식도 좋음. 차경마을은 해남군 북평면 면사무소와 인접해 있음.

* 강진 다원
1. 강진다원은 삼남길 8코스에 있음.
2. 삼남길 8코스: 약 14km【달마지마을 → 월하마을회관 → 강진 다원(백운동) → 월남사지3층탑 → 누릿재 → 천황사입구(전남 영암군)】
3. 강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월남사지행 버스를 이용함. 하루 6편 운행.

* 다산초당
1. 다산초당은 삼남길 6코스에 있음.
2. 삼남길 6코스: 약 12km【다산수련원 → 다산초당 → 백련사 → 춘곡마을 → 기룡마을앞 도로 → 초동마을회관 → 영랑생가】
3. 강진시외버스터미널 다산초당행 버스를 이용함. 하루 6편 운행.

 

 

 

 

 

 * 속초 해수욕장

 

 

 * 외옹치에서 본 속초해수욕장

 

 

 

 

 

* 코스명속초해변길(일명 속초해변트레킹)

 

* 이동경로
: 시외버스터미널 ▶ 속초관광수산시장(입구) ▶ 아바이마을 ▶ 속초해수욕장 ▶ 외옹치 ▶ 대포항

 

* 역사유적: 
아바이마을(갯배), 외옹치, 대포항

1. 아바이마을: 한반도의 분단 및 한국전쟁에 대한 이야기 소개.

2. 외옹치: 외옹치의 내력에 대한 소개.

3. 대포항: 속초 전반에 대한 소개. 동해의 어업 등 소개

 

* 특징: 바다를 보고 싶을 때, 혹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트레킹을 하고 싶을 때 추천함.

 

* 이동거리
약 8km

 

* 예상 소요시간: 3시간(휴식 및 간식시간 포함)

 

* 난이도: 하 ---> 초보자 가능함

 

* 방향찾기(표식물): 표지판이나 표식물이 따로 있지는 않음. 하지만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갯배(아바이마을) 타는 곳까지만 가면, 그 이후부터는 길 찾기가 수월함.

 

* 이용불가 계절: 없음. 산길이 아니므로 겨울철에도 이용 가능함.

 

* 특이사항: 속초해변트레킹은 산길을 걷는 게 아님. 통상적인 트레킹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음. 하지만 서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당일치기로 바다를 보면서 도보여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음.  

 

* 교통편:

1. 서울 동서울터미널 기준으로 속초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속초에는 고속버스터미널도 있는데 그 곳은 속초해수욕장 입구 부근에 있다.
2. 대포항에서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7번 국도쪽 나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돌아올 수 있다. 버스 노선이 많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3. 춘천에서 속초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춘천 같은 강원도 서부 내륙지역도 속초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럽지가 않다.

 

* 후기:  여기를 ---> 클릭

 

 

 

 

 

 

 * 설악대교

 

 

 *갯배

 

 

* 외옹치 

 

 

 *외옹치

 

 

 *외옹치의 야경

 

 

 * 속초해변길(속초해변트레킹) 지도

 

 

 

 

 

 

 

 

 

 

 

 

남도답사 1번지, '강진군' 사용법을 소개합니다___1편

빼어난 갈대밭 코스, 빠질 수 없는 다산초당 등...남도의 매력

13.12.06 14:16l최종 업데이트 13.12.06 17:5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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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항 이진성터 위쪽 언덕배기에서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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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로 향하는 길은 언제나 즐겁다. 산, 들, 바다가 서로 어우러진, 그런 아기자기한 남도의 풍광들을 벗 삼아 길을 걷다보면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그렇게 걷다가 허기가 지면 푸짐한 남도 음식으로 배를 채울 수도 있다. 자, 그럼 아기자기한 풍광 속에서 즐겁게 트레킹을 할 수 있는 남도로 떠나보자!

필자가 찾은 곳은 전남 강진군이다. '남도 답사 1번지'라고 불리는 강진군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18년 동안 유배생활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다산 선생은 만덕산 기슭에다 다산초당을 짓고 그곳에서 집필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강진에서 무려 20년 가까이나 생활 하셨던 만큼 강진 곳곳에는 다산 선생의 자취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그런 자취를 따라서 강진을 찾는 이들도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까지 들 정도다.

'정약용 선생이 강진을 먹여 살리고 있다!'

 



# 정약용과 강진

물론 비약이 심한 말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손가락질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산 선생이 강진에 유배를 오지 않았다면, 강진이 '남도답사 1번지'라는 수식어를 부여받을 수 있었을까? 만약 다산의 자취가 없었다면, 굳이 강진으로 답사 여행을 떠날 필요가 있을까? 한편 다산 선생의 생가가 경기도 남양주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많은 반면, 그의 유배지가 강진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드물다는 것도 필자의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여행기의 거점은 강진군 버스터미널이다. 강진군은 해남, 장흥, 영암과 인접해 있어 남도여행에 중심축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강진터미널에서는 인근지역으로 연결되는 시골버스들이 꽤 많은 편에 속한다. 위에서 언급한 주변지역 뿐 아니라 완도군에 있는 약산면(조약도) 당목항까지도 연결된다. 당목항까지 가는 버스는 남도 섬 여행 버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그만큼 아름다운 다도해 해상을 시원하게 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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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항 이진항은 작고 아담한 포구다. 앞에 보이는 섬은 완도군의 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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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북평면에 있는 이진성터도 강진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하여 도착했다. 북평면은 완도대교가 있기 때문에 완도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이곳을 거쳐야 한다. 북평면 면사무소가 있는 곳에서 이진성터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현재 이진성터는 삼남길 전남구간 3코스(해들길)에 놓여 있다.

 


# 삼남대로의 내륙 종착점, 해남 이진성

여기서 잠깐 삼남길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해보겠다. 삼남길은 옛 삼남대로를 계승한 길로 도보여행을 하기에 적합한 트레일(trail: 오솔길, 소로길)이다. 특히 전남구간(14개 코스, 228km)은 남도를 종단하기에 코스 하나하나가 다 명품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 삼남대로는 한양 숭례문에서 시작하여 제주도까지 연결되었던 길이다. 그 길을 따라 관헌들은 부임지로 말을 몰았고, 보부상들은 장마당으로 발걸음을 분주히 옮겼다. 정약용·정약전 형제가 눈물을 흘리며 유배지로 향했던 길도 바로 옛 삼남대로였고, 권좌에서 쫓겨난 광해군이 제주도로 유배를 갈 때 걸었던 길도 삼남대로였다. 그렇듯 삼남대로는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곳이었다. 한마디로 삼남대로는 그 자체가 역사의 현장이었던 셈이다.

이진성은 옛 삼남대로의 내륙 종착지였다. 이진성은 삼포왜란과 임진왜란 이후 그 전략적 가치가 높아져 숙종 임금 시기에 수군만호부가 개설된 곳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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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능선 이진항에서 바라본 해남의 공룡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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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은 종점이자 시작점이기도 했다. 해남에서 제주도로 가는 관선의 출항지가 이곳 이진항이었던 것이다. 지금도 이곳에는 작은 포구가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이 항구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배가 입·출항을 했다.

그래서 아직도 이 항구 곳곳에는 제주도에서 실어온 돌(현무암)들이 널려있다. 이 현무암들은 제주도에서 군마를 실어올 때 균형축 역할을 했던 돌들이다. 항해에 익숙지 않은 말들이 선내에서 요동을 치면 자칫 배가 전복될 수 있기에 일부러 돌을 실어 배의 총중량을 늘렸던 셈이다. 역할을 다한 돌들은 이진항에 버려졌고 그 자리에는 남도의 곡식들이 선적됐다.

앞서 언급한 북평면 면사무소 일대는 조선시대 남창이라는 창고가 있던 자리다. 남창은 제주도에서 수취한 공물들을 모아두었던 곳인데 이진성과는 불과 1km 남짓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한마디로 이진성과 남창은 한 테두리로 묶일 수 있는 것이다.

역사적인 의미 외에도 이곳은 빼어난 갈대밭 트레킹 코스를 자랑한다. 가을 억새밭 산행과는 다른 느낌의 갯벌 갈대밭 트레킹을 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이다. 갈대밭을 따라 걷다보면, 오른쪽으로는 바다 너머 완도 본섬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유명한 해남의 공룡능선을 보며 느긋하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 바다, 산, 섬 그리고 갈대가 어우러진 풍광은 도보여행자들의 마음속을 시원하게 적셔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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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동 백운동 정원은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정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다산 선생은 월출산을 탐방하면서 백운동에서 며칠을 머무셨다. 한마디로 백운동을 베이스캠프 삼으셨던 것이다. 백운동의 숲에 감탄하셨던 다산 선생은 13편의 시를 지었고, 제자였던 초의선사에게 백운동 일대를 그림으로 그리게 하셨다. 그렇게 작성된 화첩이 지난 2001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백운첩이라는 이름으로. 초가집 위로 단풍이 곱게 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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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샛강생태공원: 여의도의 숨어 있는 진주 샛강생태공원.

 

 

 

 

 

 

 

 

* 코스명: 여의도샛강길

 

 

* 이동경로: 당산역 ▶ 선유도 ▶ 샛강(여의도) ▶ 한강대교 ▶ 한강텃밭

 

* 역사유적: 선유도, 절두산 성지, 한강대교, 한강철교, 양화대교

1. 선유도(선유봉): 근대화 이전 시기의 한강 하구에 대한 설명. 선유도의 불운의 역사 설명.

2. 절두산(잠두봉): 선유봉과 잠두봉을 엮어서 설명. 절두산 성지에 대한 이야기 설명.

3. 한강대교, 한강철교, 양화대교: 각 다리에 얽혀 있는 이야기 설명.

4. 그 외: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한강 텃밭

 

 

* 이동거리: 약 8.5km

 

 

* 예상 소요시간: 약 3시간(쉬는 시간 포함 등)

 

 

* 난이도: 하 ---> 초보자 가능

 

 

* 방향찾기: 표지판 있음. 한강, 여의도에 위치한 길이라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음.

 

 

* 이용불가 계절: 없음. 4계절 이용 가능함.

 

 

* 특이사항: 당산역에서 샛강생태공원으로 이동할 때 자전거를 조심해야 함.

 

 

* 교통편: 서울 지하철 2호선 당산역을 이용. 트레킹을 마친후에는 한강대교 근처에 있는

        지하철 9호선 노들역을 이용할 수 있음.

 

 

 

 

 

 

 

 

 

 

* 여의도 샛강길: 여의도 샛강 트레킹 코스 지도.

 

 

 

 

 

 

 

 

* 절두산 성지: 절두산은 직접 가지 않고, 양화대교에서 구두로 설명한다.

 

 

 

 

 

 

 

* 양화대교: 선유도에서 바라본 양화대교

 

 

 

 

 

 

 

 

* 샛강생태공원: 생태공원에는 저렇게 흙길이 있다.

 

 

 

 

 

 

여의도샛강 역사트레킹 후기 보러 가기

 

---> 클릭

 

 

 

 

 

 

 

* 백련사: 백련사에서 바라본 강진만

 

 

 

 

 

 

* 천일각: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 위쪽에 있다. 다산 선생 유배시절에는 없었던 것인데 선생의 뜻을 기려 후대에 세운 것이다.

 

 

 

 

 

* 다산초당 가는 길: 다산유물전시관에서 다산초당으로 가는 숲길. 길 자체가 매력적이다.

 

 

 

 

*백운동: 백운동 정원은 담양 소쇄원, 보길도 부용정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정원으로 불린다. 다산 선생은 월출산을 탐방하면서 백운동에서 며칠을 머무셨다. 한마디로 백운동을 베이스캠프 삼으셨던 것이다. 백운동의 숲에 감탄하셨던 다산 선생은 13편의 시를 지었고, 제자였던 초의선사에게 백운동 일대를 그림으로 그리게 하셨다. 그렇게 작성된 화첩이 지난 2001년에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다. 백운첩이라는 이름으로. 초가집 위로 단풍이 곱게 든 모습이 인상적이다.  

 

 

 

 

 

 

* 강진다원: 월출산과 어우러진 녹차밭.

 

 

 

 

 

*월남사지 석탑: 강진다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월남사지 터가 있다. 그 곳에 서 있는 월남사지 석탑. 백제계 양식의 석탑이다.

 

 

 

 

 

 

 

* 이진항: 이진항은 작고 아담한 포구다. 앞에 보이는 섬은 완도군의 달도다.

 

 

 

 

 

* 이진항: 이진성터 위쪽 언덕배기에서 찍은 사진이다.

 

 

 

 

 

* 공룡능선: 이진항에서 바라본 해남의 공룡능선

 

 

 

 

 

 

 

 

 

 

 

 

 

 

---> 1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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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도 속초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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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해수욕장과 조도

아바이마을을 빠져나오는 곳에서부터 본격적인 해변 트레킹이 시작된다. 거기서부터가 속초 제일의 명소라고 불리는 속초해수욕장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속초 해수욕장은 황토빛 모래사장이 인상적인 곳이다. 약 1km 정도에, 질 좋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고 새들의 낙원이라고 불리는 조도(鳥島)가 두둥실 푸른 동해바다에 떠있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더구나 바다 반대편에는 우뚝 솟은 설악산이 내려다보고 있어 여느 바닷가 해우욕장과는 다른 운치를 자아낸다.

사실 속초해수욕장의 모래사장은 그렇게 넓은 편이 아니다. 느릿느릿 걸어도 30~40분 정도면 끝부분까지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해운대나 경포대 같은 '광대역' 백사장에 익숙한 분들에게는 성이 안 찰 수도 있다. 하지만 광대역보다는 아기자기함을, 더불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속초해수욕장에 더 높은 점수를 줄지도 모른다.

속초해수욕장의 끝자락에는 외옹치라는 작은 언덕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속초해수욕장 일대와 속초 중심부를 조망해 볼 수 있다. 푸른 동해바다의 물결과 황토빛 모래사장이 서로 서로의 배경색이 된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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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옹치 외옹치는 해안가로 툭 튀어나온 형상을 하고 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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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옹치와 마도로스 리

속초해수욕장에서 외옹치를 바라다보면 마치 어떤 산 하나가 바닷가를 향해 뛰어들려는 형상이다. 평평한 해안가가 계속 이어지다 외옹치 부근에서 무언가가 불쑥 튀어 나온 모습이라는 것이다. 외옹치(外瓮峙)라는 명칭도 바깥(外)으로 튀어 나온 항아리(瓮) 같은 언덕(峙)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외옹치에는 짧기는 했지만 숲길도 있었다. 속초시 지형도를 보면, 설악산 대청봉에서 동쪽 방면으로 내려온 줄기는 주봉산을 타고 내려오다 바다를 앞에 두고 외옹치가 된다. 즉 외옹치에서는 동해바다와 설악산이 서로 만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지형적인 특색 때문인지 외옹치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군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 된 것이다. 사실 외옹치 해변은 2005년 전까지만 해도 군사용 철책이 들어서서 출입이 금지된 곳이었다. 한편 같은 해에 동쪽에 주둔하고 있었던 군부대도 철수하게 되어 지금의 외옹치의 모습이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외옹치 일대에는 해안 방어를 위해 군 초소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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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옹치 외옹치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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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군사시설은 조선시대에도 있었다. 외옹치의 안쪽은 덕산이라고 불렸는데 그 곳에 봉수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덕산 봉수대는 북쪽으로는 간성 남쪽으로는 지금의 양양으로 봉화를 연결해주는 곳이었다. 그렇게 오솔길을 타고 가다보면 '마도로스 리' 선생이 살고 있는 집이 나온다. 그 마도로스 선생 뒤편으로는 외옹치항이 있다.

마도로스 선생은 홍게잡이 어선을 타는 분인데 한 번 출항할 때마다 일 주일 정도는 해상에서 보낸다고 한다. 홍게는 심해 1000미터 부근에서 서식하는 터라 어획하기가 무척 까다롭다. 또 한 번 조업에 나서면 하루 20시간 이상 작업을 해야 할 정도로 노동 강도가 무척 세다. 오죽하면 홍게 잡이가 극한직업으로까지 분류될 정도일까! 실제로 '마도로스 리' 선생은 극한 직업을 소개하는 TV 프로그램에 여러번 출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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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도로스 LEE 외옹치와 대포항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 힘들다는 홍게 잡이 배를 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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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아담한 외옹치항

외옹치에서 오랫동안 거주했다는 마도로스 선생은 사람이 좋아서 그런지 자신의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따뜻한 차 대접을 아끼지 않는 분이다. 외옹치 숲길에서 빠져나오는 길에 집이 있는데 외옹치항으로 길을 잡으려면 반드시 마도로스 선생의 집을 지나쳐야 한다. 그렇게 필자도 차를 대접받았는데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외옹치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현재 외옹치 마을은 바닷가 쪽이 아닌 도로와 인접한 곳에 밀집되어 있었다. 어촌 마을이라면 조금이라도 바닷가와 가까운 곳에 집을 지어야 이치에 맞을 텐데 그렇지가 않다는 뜻이다. 그 이유는 1984년에 있었던 수해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1984년에 있은 수해로 인해 산사태가 나서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다. 그 이후 마을은 보다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하여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당시 수해는 외옹치 마을의 어로 활동에도 큰 변화를 주었다. 1984년 이전에는 '뗀마'라고 불리던 무동력선을 타고 문어를 잡는 재래식 어로 작업을 많이 했다. 하지만 수해복구와 함께 항구도 현대식으로 탈바꿈했고, 무동력선도 동력선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재래식 어로 활동도 자취를 감추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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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옹치항의 야경 철책선 위로 불빛이 비취고 그 반대편에는 보름달이 떠올랐다. 동해바다와 어루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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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외옹치항에는 어선들이 입출입을 하지 않는다. 외옹치항을 입출입하는 어선들은 항구 앞에 꾸려진 난전 식당들에 싱싱한 수산물을 공급했는데 그만 그 식당들이 올 겨울에 화재로 다 소실됐기 때문이다. 약 10채에 달하던 외옹치 난전들이 싹 다 소실될 정도로 큰 화재였다고 한다. 수산물의 판로가 없으니 항구에 배들은 인근 지역으로 옮겨 갔다고 한다.

1984년에 있은 큰 수해를 극복했던 외옹치이기에 이번에도 그런 곤경을 잘 극복할 것이다. 실제로 화마의 상처가 깊던 식당가는 올 겨울 재개장을 앞두고 한창 공사중에 있었다. 이제 조금만 기다리면 고깃배가 직접 잡아온 싱싱한 수산물을 바로 맛볼 수 있는 외옹치 난전이 다시 개장할 것이다. 그러면 작고 아담한 외옹치 항구는 예전처럼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다.

# 유명한 대포항 수산시장

외옹치에서 유명한 대포항까지는 약 1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실제로 행정구역 상 외옹치는 대포동에 속한다. 대포항은 어시장이 잘 발달되어 속초 최고의 항구로 손꼽힌다. 최근에 현대화 공사가 끝나 대포항은 항구와 어시장이 확 바뀌었다. 싱싱한 횟감이 즐비한 어시장과 말끔하게 정비된 접안 시설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구경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해안트레킹에서 어시장탐방 트레킹으로 변형이 되는 것이다.

대포항 일대를 다 걸어보려면 1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항구와 어시장은 큰 규모를 자랑한다. 깔끔하게 단장된 식당들에는 싱싱한 수산물들을 맛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북적인다. 이렇듯 작고 아담한 외옹치 항구와 큰 규모의 대포항이 공존하는 곳이 바로 속초해변트레킹의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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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포항 오토바이 오징어. 오토바이에 걸려 있는 오징어의 모습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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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항과 어시장 탐방을 마치면 약 8km에 달하는 속초해변트레킹이 종료가 된다. 사실 8km는 트레킹을 하기에는 짧은 거리이다. 2시간 정도면 완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시간 만에 속초해변트레킹을 마무리 짓기는 힘들 것이다. 멋진 풍광과 함께 힘차게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취하다보면 자꾸 발걸음이 멈춰지기 때문이다.

그런 아름다운 광경 앞에서 도보 여행객의 상처와 시름은 어느 순간 동해바다에 실려 멀리멀리 사라졌을지 모른다. 물론 도시로 돌아와 일상에 찌들면 그 상처와 시름들이 다시 몰려올 수도 있겠지. 그럼 그때마다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을 되새겨 보는 것이다. 설악산의 상록수, 외옹치를 감싸는 푸른 동해바다...

아직 후배는 속초행 고속버스에 오르지 않았다고 한다. 은근히 필자와 함께 가길 원하는 것 같다. 기회가 닿는다면 함께 가도 좋을 것이다. 그럼 속초해변 역사트레킹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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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해변트레킹 코스 빨간색으로 그려진 부분으로 이동한다. 이동거리는 약 8km 정도다.


● 도움말
1. 서울 동서울터미널 기준으로 속초 시외버스터미널까지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속초에는 고속버스터미널도 있는데 그 곳은 속초해수욕장 입구 부근에 있다.

2. 대포항에서 트레킹을 마친 후에는 7번 국도쪽 나와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돌아올 수 있다. 버스 노선이 많기 때문에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3. 춘천에서 속초까지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춘천 같은 강원도 서부 내륙지역도 속초까지 가는 것이 부담스럽지가 않다.

 

 

 

 

 

 

 

 

 

 

 

 

 

 

추울수록 동해바다로 1편

동해바다와 함께 하는 속초해변 트레킹

13.11.29 11:32l최종 업데이트 13.11.29 11:3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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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해수욕장 황토빛 모래사장과 푸른 동해바다가 서로의 배경색이 되어 주는 모습이 장관이다. 외옹치에서 바라본 속초해수욕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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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추운 날에 웬 동해 바다?"

"겨울 바다가 운치도 있잖아요. 좀 답답한 것도 있고 해서..."
"난 바다보다는 트레킹 쪽인데..."
"알아요. 그러니까 파도 소리 들으면서 트레킹도 하는 곳, 그런 곳 좀 알려주세요."

이 친구 많이 답답하기는 했나 보다. 이 엄동설한 같은 추위에 겨울바다를 보고 싶다니! 더군다나 파도소리를 들으며 트레킹을 2시간 정도 하고 싶다고 하는데... 그러다 감기 걸리기 딱 십상이지. 하지만 요즘 같은 때 이른 겨울 추위도 이 친구의 동해 바다행을 막을 수는 없어 보였다. 이제 곧 연말이 다가오는데 이루어 놓은 것이 없이 또 한 해를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동해바다로 도망(?)치게 한 듯싶었다.

 

 

 

 



# 동해바다가 보이는 속초로 가자!

며칠 전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의 대화 내용이다. 후배도 필자도 삶의 무게 앞에 속절없이 늙어 갔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명제를 거역할 수 없다는 걸, 뼈 속 깊숙이 깨달았을 때였을 것이다. 그 때부터 쉽게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동경이 생겨났다. 산, 바다, 강, 상록수 등등... 너무나 쉽게 변해버리는 것들로 인해 받은 상처를 그런 자연물들로 닦아냈던 것 같다. 한마디로 치유를 했던 것이다.

겨울바다가 보고 싶다는 후배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알고 있는 최적의 해안가 트레킹 코스를 알려주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알려준 곳이 바로 강원도 속초시의 속초해변트레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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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옹치 외옹치에는 약간의 경작지가 존재한다. 두 노부부가 경작하는 이 고구마밭은 가을걷이가 끝났다. 고구마밭을 넘어 펼쳐진 속초해수욕장의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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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춘천간 고속도로의 개통, 미시령터널의 개통 등으로 이제 속초는 서울에서 2시간 정도면 충분히 도착할 수 있는 해안 도시가 되었다. 속초시 관광안내 책자에는 '1시간 40분'이라고 적혀 있다. 그만큼 강원도 해안 도시로의 접근은 용이해졌다. 너무 서울 중심적인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속초나 강릉 같은 도시들은 서울의 근교 바닷가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도보여행을 할 수 있는 속초해변트레킹의 시작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부터 시작된다.

시외버스터미널→ 속초관광수산시장(입구)→ 아바이마을→ 속초해수욕장→ 외옹치→ 대포항

속초해변트레킹은 이런 곳들을 통과하는데 거리는 약 8km 정도 되며,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약 3시간 정도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시내를 중심으로 속초는 남쪽과 북쪽으로 나눌 수 있는데 속초해변트레킹은 속초시 남쪽에서 이루어진다.

 

 

 

 


# 아바이마을과 갯배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유명한 속초관광수산시장으로 방향을 잡고 가면 아바이 마을이 있는 청호동이 나온다. 아바이 마을은 1·4 후퇴 때 남하했다가 영영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피난민들이 정착한 곳이다. 정착 초기에 함경도 사람들, 특히 노년층이 많았는데 함경도 방언으로 '아바이'가 할아버지란 뜻이기에 아바이 마을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게 됐다고 한다.

속초는 38선 이북에 있던 지역으로 한국전쟁 이전에는 북한 쪽에 속해 있었다. 휴전이 됐을 때, '동쪽의 38선'은 북상했다. 그러나 '서쪽의 38선'은 하강을 하고 말았다. 그래서 38선 이북이었던 속초는 현재 서울에서 고속버스로 2시간이지만, 38선 이남이었던 개성은 아무나 마음대로 갈 수 없는 곳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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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로 설악대교 밑으로 새롭게 난 수로. 예전에는 이 곳이 바게트 빵처럼 길게 늘어진 육지였다. 하지만 그 곳에다 새롭게 수로를 냈다. 그래서 이 수로가 개통되기 전에 사진과 현재의 모습과는 차이가 난다. 설악대교 넘어로 보이는 산은 설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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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대교 수로가 생기기 전에 모습이다. 가운데 있는 다리가 설악대교이고 다리 위, 아래로 있는 동네가 아바이마을이 있는 청호동이다. 수로가 생기기 전에는 사진에서처럼 아바이마을에도 모래사장이 있었다. 수로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포털에 있는 위성 사진은 옛날 모습을 담고 있다. 빨리 업데이트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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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실향민들은 조금이라도 고향에 가까운 곳에다 삶의 터전을 잡았던 것이다. 함경도 도민들이 집단으로 생활을 하다 보니 그곳에는 전통적인 속초지역의 문화와는 다른 음식문화와 언어문화가 자리잡게 됐다. 그런 음식문화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바이순대와 오징어순대다.

동네 떡볶이집에서 파는 일반적인 순대는 돼지 창자 속에 당면을 넣지만 아바이순대는 찹쌀과 선지 등을 넣어 독특한 맛을 낸다. 오징어순대도 마찬가지다. 옛날부터 강원도를 비롯한 동해안 지역에서는 돼지가 귀해 오징어를 이용하여 순대를 만들어왔다. 그런 방식의 오징어순대가 아바이마을에서는 함경도식으로 변형이 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의 입가에는 군침이 흐르고 있다. 아바이마을에서 맛 본 오징어순대가 입가에 맴돌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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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갯배 배 삯이 200원인 갯배. 시내 중심부와 아바이 마을을 연결해주던 갯배는 이제 속초의 또다른 명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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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이마을이 있는 청호동은 트레킹을 하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다. 그냥 동네 주택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속초에 가면 한 번쯤은 꼭 가볼 곳인데다 청호동과 중앙동을 이어주는 설악대교에서 바라보는 속초 시내의 모습이 장관이기에 속초해변트레킹 코스에 포함시켰다.

한편 아바이마을에는 '갯배'라는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갯배는 중앙동과 아바이 마을이 있는 청호동을 이어주는 무동력 선을 말한다. 양쪽 선착장에 걸려 있는 밧줄을 끌어 당겨 그 힘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아바이마을은 육지 속의 섬과 같은 형상이다. 그래서 이 갯배가 없었다면 5분 정도 걸릴 거리를 30분 정도 돌아가야 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설악대교(2003년 개통)와 금강대교(2013년 7월 임시개통)가 건설되어 이 갯배가 없어도 시내로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전에는 이 갯배가 아바이마을 사람들의 다리 역할을 해주었던 것이다. 한편 이 갯배의 배 삯은 200원이라 부담이 없어 좋다.

 

 

 


 

* 마도로스 LEE: 외옹치와 대포항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 힘들다는 홍게 잡이 배를 탄다고 한다.

 

 

 

 

 

* 속초해변트레킹 코스: 빨간색으로 그려진 부분으로 이동한다.

 

 

 

 

*갯배: 배 삯이 200원인 갯배. 시내 중심부와 아바이 마을을 연결해주던 갯배는 이제 속초의 또다른 명물이 되었다.

 

 

 

 

 

* 조도: 속초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조도.

 

 

 

* 외옹치항의 야경: 철책선 위로 불빛이 비취고 그 반대편에는 보름달이 떠올랐다. 동해바다와 어루어진 모습이 인상적이다.

 

 

 

 

* 수로: 설악대교 밑으로 새롭게 난 수로. 예전에는 이 곳이 바게트 빵처럼 길게 늘어진 육지였으나 작년에 새롭게 수로를 개통했다. 그래서 이 수로가 개통되기 전에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보면 차이가 있다. 설악대교 양편으로는 유명한 아바이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설악대교 넘어로 보이는 산은 설악산이다.

 

 

 

* 외옹치: 외옹치는 해안가로 툭 튀어나온 형상을 하고 있다.

 

 

 

*속초해수욕장: 외옹치에서 바라본 속초해수욕장. 황토빛 모래사장과 푸른 동해바다가 서로의 배경색이 되어 주어 더 아름다워 보인다.

 

 

 

* 속초해수욕장

 

 

 

*대포항: 오토바이 오징어. 오토바이에 걸려 있는 오징어의 모습이 흥미롭다.

 

 

 

* 외옹치: 외옹치를 배경으로 촬영을 하는 모습.

 

 

 

* 설악대교: 수로가 생기기 전에 모습이다. 가운데 있는 다리가 설악대교이고 다리 위, 아래로 있는 동네가 아바이마을이 있는 청호동이다.  수로가 생기기 전에는 사진에서처럼 아바이마을에도 모래사장이 있었다. 수로가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포털에 있는 위성 사진은 옛날 모습을 담고 있다. 빨리 업데이트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전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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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목사님 필자 같은 가난한 여행객에게 따뜻함을 선사해 주신 분이다. 사진에 나온 녀석들은 전 목사님을 큰 아버지라고 부른다. 보라색 옷을 입은 꼬마 숙녀는 내게 '모르는 아저씨한테 함부러 이름 알려주는 거 아니에요'라며 도도함을 드러냈었다. 하지만 사진을 찍자고 하니 저렇게 활달한 포즈를 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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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사님은 센스쟁이

여러번 공을 치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곳은 춘천시 동산면 조양리라는 곳이었다. 이곳 마을회관 앞쪽에 공간이 있어 그곳에다 텐트를 치려는데 걸림돌이 하나 있었다. 그 공간 바로 앞이 이면 도로였던 것이다. 텐트가 도로 바로 옆에 설치되는 형상이었다. 그런 난감한 상황이 전 목사님의 배려로 한 방에 해결됐다. 목사님은 센스쟁이!

그렇게 하여 여행 첫째 날은 무사히 넘길 수가 있었다. 야음을 틈타(?) 전 목사님의 교회 앞마당에서 시원하게 샤워를 했다. 대충 콘플레이크로 저녁을 떼운 후, 시계를 보니 자정이 가까운 시각이었다. 그곳에서 이장님 같은 목사님을 뵙지 못했다면 영락없이 날 밤을 지새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다음날.

전 목사님이 티타임이나 갖자며 교회로 초대를 해주셨다. 전날 들이닥쳤던 도보 순례단은 이미 떠나고 없던 터였다.

"작년 겨울인가, 그때도 학생들이 우리 교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간 적이 있어요."
"그때도 도보여행자들이었어요?"
"그랬어요. 대학생 두 명이서 도보 여행을 하는데 우리 교회로 왔더라고요. 겨울이라 해는 빨리 졌고, 갈 곳은 없고 했는데 마침 교회가 있어서 그냥 무작정 들어왔대요."
"그 친구들도 무척 준비가 안 된 상태였나 보네요."
"그랬던 것 같아요."
"아무리 그래도 아무나 막 다 받아주실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어쩌겠어요. 날씨는 춥고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는데... 또 1층은 공간이 넓어서 여러 명이 와도 다 잘 수 있어요."

아침에 기상해서 주위를 살펴봤는데 그곳 근처는 논과 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지도를 보니 동산면은 춘천시에 속했지만 지리적으로는 홍천군에 더 가까웠다. '되도록이면 춘천 도심지에서 멀리 벗어나보자'라는 첫날 계획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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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통 춘천시도 시가지만 벗어나면 전원의 풍경이 펼쳐진다. 홍천군과의 경계 지역에서 찍은 벌통들이다. 원거리에서 찍어 화질이 선명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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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사이 '전두환 코드'

"목사님. 그런데 걸려 있는 사진들을 보니까 젊은 시절에 유학을 다녀오셨나 봐요."
"맞아요. 젊었을 때 독일에 좀 있었어요."

1980년대 목사님 내외분은 슈투트가르트에서 오랫동안 유학을 하셨다. 목사님은 신학, 부인은 성악을 공부하셨다고 한다.

"그때는 참 답답하고 징글징글 했지."
"뭐가요?"

그때 사모님께서 필자에게 빵을 건네주시며 말씀하셨다.

"전두환 때요. 요즘 젊은이들은 그걸 아나 모르겠네."
"이분은 알 거 같은데. 87년에 선거가 그렇게 끝나고 나니까 독일 친구들도 이상하게 이야기를 했었지."
"하여간 그 꼴 보기 싫어서... 아니 내가 손님 앞에 두고 쓸데없는 말을 한 건 아닌지 모르겠네..."
"사모님 괜찮습니다. 저는 여행중에 만난 분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해요. 또 그런 걸 여행기로 쓰기도 하고요."

젊은 시절 '외국물'을 드셔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목사님 내외분은 환갑 언저리에 연배가 놓여있었음에도 필자에게 고리타분한 '설교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그런 편안한 분위기가 좋아서 그랬는지 아니면 커피가 맛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연거푸 커피 리필을 요청했다. 주는 거 없이 받기만 하는 게 '거시기'해서 필자는 썰렁한 농담을 하나 띄었다.

"이 빵이랑 커피 그 분한테 갖다 줄까 봐요. 29만 원 밖에 없다니까 얼마나 배고프겠어요."

필자는 전 목사께서 어떤 방식으로 교회 사역을 하는지 잘 모르고 묻지도 않았다. 더불어 그 분의 정치적, 사회적 견해가 어느쪽에 맞춰져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 역시 알 필요가 없는 사안이다. 하지만 목사님 내외분과 나는 전두환에 대한 '코드'가 정확히 일치하였기에 서로 느긋하게 환담을 나눌 수 있었다. 당시 뉴스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이런 맛에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판 모르는 분들과 차를 마시며, 또는 술잔을 기울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울 수 있다는 것. 그게 여행의 또다른 매력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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