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인석: 방치된 문인석들을 모아놓았음.

 

 

 

 

 

 

 

4월 27일 화요일.

 

성북50플러스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여섯번째 강의가 실시된 날이다. 6강은 삼천사 역사트레킹이다.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2번 출구에서 집합한 후 실시한다. 그런데 아침부터 좀 소동이 있었다. 가보니 2번 출구가 공사중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현장에서의 일은 항상 변수가 발생한다. 그런 돌발상황을 항상 지니고 다닌다고 생각해야 속이 편하다. 그게 현장의 특성이니까...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구파발역 바로 옆에 있는 이말산부터 탐방하는데 이동순서는 다음과 같다.

 

이말산 -> 진관사 입구 -> 은행나무숲 -> 삼천사

 

이말산은 야트막한 산으로 이곳에는 내시와 상궁들의 무덤들이 아주 많다. 후손이 없다보니 무덤들은 방치되고, 훼손됐다. 서울 강북에 있는 초안산 내시분묘군과 딱 판박이다. 어떤 문인석은 머리가 잘려나가기도 했다. 초안산에 있는 문인석처럼 말이다. 여기서 '이말'은 재스민을 뜻한다. 그러니까 이말산은 재스민산이라는 뜻이다.

 

그런 이말산에서 트레킹팀은 인간의 유한성에 대해서 곱씹어보았다. 그리고는 지금 여기, 이 순간에 충실하기로 했다. 

카르페디엠!!!

 

661년도에 창건된 삼천사는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는 곳이다. 정교함이 돋보이는 고려시대 초기 마애불을 보려고 삼천사에 갔더니만... 무슨 행사를 하는지 경내가 좀 들썩들썩 거렸다. 무슨 탄신제를 한다고 하던데... 삼천사는 이웃한 진관사와 달리 좀 한적한 맛이 있는 곳인데 그날 갔을 때는 아주 들썩들썩거렸다.

마애불도 건성으로 알현하고 서둘러 삼천사계곡 쪽으로 빠져나와야 했다.

 

그래도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잘 종료가 됐다. 현장 상황이라는게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거잖아. 그게 바로 현장일의 묘미 아니겠는가!^^

 

 

 

 

 

 

 

* 삼천사

 

 

 

 

 

 

 

 

* 트레킹팀

 

 

 

 

 

 

 

 

* 트레킹팀

 

 

 

 

 

 

*** 삼천사 역사트레킹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brunch.co.kr/@historytrekking/208

 

20화 막걸리를 못 마시게 해서 그런가?

<함께 걷는 역사트레킹 19편> 삼천사 역사트레킹 | 역사트레킹 리딩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불만 섞인 지적을 받게 된다.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필자에게 쏟아내는 욕구들도 다양했던

brunch.co.kr

 

 

 

 

 

 

 

* 문인석

 

 

 

 

역사트레킹을 행하다보면 무덤도 많이 탐방한다. 왕이 모셔진 왕릉, 세자 혹은 세자빈이 잠들어 있는 원, 사적으로 지정된 사대부들의 묘.

 

그런 무덤들은 후손들이 부지런해서인지 아니면 사료적 가치가 뛰어나서인지 아무튼 잘 관리되어 있다. 왕릉의 숲길은 어떤가? 왕릉이 아니라 숲길을 걸으려고 일부러 티켓팅을 할 정도다.

 

4월 19일 월요일. 내시묘역이라 불리는 초안산을 탐방했다. 서대문 안산 말고 강북에 있는 초안산. 이곳은 궁인들과 상민들의 묘가 무려 천 여기에 달했다. 지형이 야트막하고 도성에서 가깝기에 그랬던 것이다. 초안산의 묘들은 서남쪽 방면으로 향한 것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그 방향에 궁궐이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궁인들은 죽어서도 궁궐을 향해 마음을 두고 있나보다.

 

후손이 없는 주인을 잃은 묘라서 그런가? 초안산의 분묘들은 훼손되고 방치됐다. 이런 모습들은 또다른 내시묘역이라고도 불리는 이말산 일대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 이말산은 북한산 서쪽편의 작은산으로 무덤을 쓰기에 적당한 곳이다.

 

초안산 곳곳에 파손된 석물들이 방치되어 있다. 특히 목이 잘린 문인상을 여럿 목격했다. 어떤 것은 무언가로 내리친 것처럼 절단면이 비교적 예리하게 잘려있었다. 진짜 누군가 일부러 손상을 시켰다면 그건 명백한 범죄 행위다. 현행법으로 문화관리법 위반이다. 저승법으로는 천벌을 받을지 모른다.

 

차라리 집에 가져가지 왜 자르나!

 

앞서 언급한 이말산에도 버려지고 훼손된 석물들이 아주 많다. 그곳에도 예리하게 절단된 석물들이 꽤 많이 목격된다. 특히 문인석과 동자석의 훼손이 심했다. 도대체 목을 왜 자르나? 그것을 보니 갑자기 목잘린 단군상이 생각나더라.

 

 

 

 

 

 

* 석물: 상석, 비좌, 문인석. 얼핏봐도 오른쪽 문인석의 목 부분이 이상해보인다.

 

 

 

 

 

 

* 문인석: 왼쪽 문인석인데 어깨 부분이 실리콘으로 발라졌다. 실리콘을 바른 위쪽으로 잘려 나간 파편들이 보인다.

 

 

 

 

 

 

필자가 오버하며 생각한다고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어떤 무덤가를 가보니 명확해졌다. 그 무덤에는 상석, 비석, 문인석 한쌍이 있었다. 문인석 한 쌍은 둘 다 머리가 잘렸는데 나중에 실리콘으로 발랐는지 목 부분이 지저분하게 접착되어 있었다.

 

그래서 상석과 비석 부분을 살펴보았다. 문인석과 같은 시기에 만들어진 상석과 비석은 방치된 거 말고는 딱히 눈에 띄는 훼손은 없었다. 정확히는 비석은 비좌, 즉 받침대만 있었다. 하지만 그 비좌는 전혀 손상되지 않았다. 참고로 상석은 상돌이라고도 불리는데 네모나게 생긴 상이다. 돌로 만든 제사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문인석의 목 뒷부분을 살펴봤는데 무엇에 찢겨 나간 듯 큰 파편 조각이 잘려나갔다. 약하다는 석회암도 그렇게는 안 잘려나가겠다. 화강암으로 만든 동자석이 그렇게 약하다고 할 수 있나. 타인 무덤의 석물을 함부러 건들이지 마라. 그 석물들은 망자에게 속한 것들이니까...

 

버려진 무덤가를 탐방하다 보면 죽음에 대해서 곱씹어 보게 된다. 왕릉처럼 잘 관리되어 후세에게도 자주 회자되는 무덤들이 있는가 하면 죽어서까지도 버려지고 잊혀진 묘들도 있다.

 

평소 문인석을 듬직해 해서 그런가 목 잘린 문인석을 바라보고 있으니 정말 씁쓸하다. 하지만 어떤 문인석은 봉분이 다 사라져 자신의 임무도 끝났지만 아직까지도 꿋꿋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새로운 임무까지 부여받은 듯싶었다. 누군가가 복을 빌며 복 쌀알을 올려놨으니까. 그 문인석 얼굴을 보니 아주 해맑은게 복스러운 얼굴이었다. 누구라도 그 앞에서 서면 미소를 지을 것이다. 그 문인석의 새로운 임무처럼 세상의 복밭에 결실이 많이많이 맺었으면 좋겠다.

 

 

 

 

 

 

 

 

* 초안산 숲길

 

 

 

 

 

 

 

 

* 문인석: 목이 잘렸다. 내 무덤의 문인석도 아닌데... 마음이 아프다.

 

 

 

 

 

 

 

 

 

 

 

* 문인석: 후더분한 표정이 마음에 드는 문인석.

 

 

 

 

 

 

 

 

 

* 문인석: 복 쌀알이 올려져 있다. 세상의 복밭에 좋은 결실이 많이 맺어졌으면...

 

 

 

 

 

 

 

 

 

 

 

* 문인석: 이스턴섬의 모아이 석상 부럽지 않은 문인석들. 초안산 비석골 근린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2019년 11월 27일에 행한 진관사 역사트레킹에서...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 북한산 둘레길 서편을 쭈욱~
따라 걷는길. 이곳은 내시와 상궁들의 묘역이 많다.
그래서인지 버려진 석물들도 많다. 

쌍으로 서 있어야 할 문인석이지만... 저 문인석은 홀로
외롭게 서 있었다. 대신 내가 저 옆에 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 순간을 수강생분이 찍어주셨다. 
너무 잘 찍어주셔서 올해의 포토인감?ㅋ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