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선사: 본당에서 바라본 북한산의 기암괴석. 늦게 핀 벚꽃과 뒤쪽의 기암괴석이 서로 어루러져 장관을 이룬다.

 

 

 

 

 

 

4월 13일 화요일.

성북50플러스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네번째 강의가 실시된 날이다. 4강 제목은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이다. 탕춘대성? 탕수육을 잘하는 중국집 이름이 아니니 오해 마시라!^^

 

강의 시작 전부터 조금 김이 빠졌었다. 수강생 중, 네 분이나 불참을 한다고 통보를 받았기 때문이다. 강의를 진행하다보면 결석자도 생기고, 조기 퇴근자도 생기기 마련이다. 당연한 거다. 그런데 예전 20명 이상 참가를 했을 때는 서너명이 빠졌어도 그렇게 큰 티가 나지 않았었다. 그때는 은근슬쩍 결석자가 나오기를 바라기도 했었다. 집중력 있게 트레킹을 하려면 20명보다는 15~16명 정도가 더 나았으니까.

 

하지만 코로나 때문에 총 수강생이 9명 밖에 되지 않으니 이번에는 티가 확 났다. 9명도 적은 인원인데 그 중에서 4명이 빠지니 확 줄어든 모양새였다. 다음에도 강의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만약에 다시 50플러스에서 강의를 할 수 있다면 그때는 15명 정원을 꼭 채워서 행하고 싶다. 50플러스 강의의 장점은 들썩들썩이다. 문화센터나 마이리얼트립에서는 느껴지지 않는 들썩들썩함이 50플러스 강의의 매력인 것이다.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은 홍제천에서 시작하는데 이동 순서는 이렇다.

홍지문(오간수문) -> 홍제천 -> 보도각백불 -> 북한산자락길 -> 탕춘대성 암문 -> 금선사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해주는 익성, 즉 날개성이다. 약 4km에 달하는데 서울의 서쪽에 있다하여 서성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인근에 연산군이 노닐었던 탕춘대라는 곳의 이름을 따서 탕춘대성이라는 네이밍을 한 것이다. 홍지문은 그 탕춘대성의 문루였고 오간수문은 홍제천 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 세워진 수문이었다.

 

홍지문과 오간수문을 나온 트레킹팀은 홍제천을 따라 걷다가 흰색 옷을 입은 부처님을 만나게 된다. 일명 보도각 백불이라고 불리는 마애불을 탐방하는 것이다. 고려시대 전기에 제작된 보도각 백불은 채색이 된 마애불이다. 이런 채색이 된 마애불은 쉽게 뵐 수가 없다. 그래서 합장을 하고 기원을 올렸다. 시주쌀 한 톨도 올리지 않았으면서 기원은 아주 구체적으로 올렸다. 그런데 기원이 바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보도각 백불의 영험함을 몸소 체험한 것이다.

 

"여러분 무슨 기원을 올리셨습니까? 저는 기원이 바로 이루어졌습니다! 정말 용합니다. 보도각 백불!"

"아니 도대체 무슨 기도를 올렸기에... 혹시 로또?"

"아니요. 화장실이요. 전에 왔을 때는 화장실이 없어서 탐방할 때 항상 고민이었는데 바로 저기에 공공 화장실이 생겼어요! 정말 용해요!"

 

 

 

 

 

 

 

 

* 보도각백불: 인증샷. 보도각 백불께서 내 기원을 들어주셨다!

 

 

 

 

 

 

 

보도각 백불을 탐방한 후에는 북한산 자락길을 따라 이동을 하는데 이 길은 걷기에는 좋지만 딱 하나 아쉬운 것이 있었다.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여성 참가자가 많은 역사트레킹 프로그램 특성상 항상 그 점이 마음에 걸렸다. 오죽했으면 화장실 문제로 이 코스를 뒷전으로 미뤄둘 생각까지 했으니... 참고로 북한산 자락길은 유명한 북한산 둘레길과는 다른 길이다. 북한산 자락길은 서대문구에서 만든 길이다.

 

하여간 나의 기원은 이루어졌고,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을 이제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기원은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아자아자~

 

정조의 아들 순조와 관련된 설화가 있는 금선사 탐방으로 트레킹은 이어졌다. 전날 비가 많이 와서 금선사 계곡에는 물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는데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그런 시원시원한 모습을 수강생분들도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하여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되었다.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을 행하고 와서 그랬던 걸까? 은근히 짜장면이 땡기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맛있게 짜장면을 묵었다. 트레킹 후에 먹는 음식이 얼마나 맛나던가!^^

 

 

 

 

 

 

 

 

* 홍지문과 오간수문: 각도상 수문 세 개만 나왔다.

 

 

 

 

 

 

 

 

*탕춘대성: 좀 방치됐다. 복원 작업이 필요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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