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정렴치: 태풍 무위파의 영향으로 당시 지리산은 폭우와 함께 강한 돌풍이 불었음. 워낙 강한 바람이 부니 자전거가 넘어갈 정도였음.

 

 

 

 

여행기간 총 35일. 이동거리 약 1300km.

서울에서 해남 땅끝을 찍고 전남 진도군으로 방향을 틀어 그 곳에서 마친 여행.

 

서울에서 계속 남진을 하다 일부러 찾은 백두대간... 그 백두대간에 우뚝하게

솟아 있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나는 왜 한 짐 가득한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 올랐는가?

애초 계획했던 순수 도보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꺼리낌을 타파하려고?

도보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차피 고바위 길이면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니... 자연스럽게 도보여행 형식이 되겠지.

그래서 해발고도가 높은 전북 진안, 임실, 남원으로 코스를 잡았잖아.

 

또한 정말 그런... 내 안의 존재하는 약간의 건방을 지리산에서 표출하려고?

그간 아웃도어 좀 해봤다는 자신감을 지리산에서 떨쳐보려고? 

 

그러다 결국 지리산에서 태풍을 만났지. 건방 떨다 제대로 당한 셈이지.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었어. 역시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었지.

 

그런 만큼 지리산은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어. 소박하지만 큰 가르침이었지.

 

 

건방떨지 말고 굳은 다짐에 실행을 더하라!

 

지리산에서 얻은 가르침과 다짐을 고이 간직해서 하루하루 잘 살자고.

그게 바로 정답 아니겠어!!!

 

 

 

 

* 지리산 성삼재: 저 자전거를 끌고 성삼재를 올랐다. 오직 내 팔과 내 다리를 이용해서 말이다. 그랬으니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다.

무동력으로 지리산 관통도로를, 그것도 약 40kg 정도 되는 짐을 싣은 철TB를 끌고 올라갔으니 말이다. 내가 성삼재에 도착하니 지리산은 전면적으로 입산통제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성삼재 코 앞에 있는 노고단도 오르지 못했다. 하긴 그 폭풍우가 부는데 지리산에 입산이 가능하겠는가? 내가 이렇게 자전거를 끌고 성삼재까지 갔더니 국립공원 직원들도 참 이상하게 보더라. 그 폭풍우 덕택(?)에 내 사진기도 망가졌다. 그래서 지리산 이후로는 전혀 사진을 찍지 못했다. 장거리 여행시에는 무겁더라도 카메라를 두 대 이상 가지고 가는게 현명한 것 같다.

메인과 서브..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 전남 완도군 청산도에서 : 중앙부 하단에 있는 저 자전거를 타고 남도여행을 다녀왔답니다. 짐이 주렁주렁 달려있네요^^;

 

 

 

 

        * 순천만: 순천만은 참 아름다운 곳이더군요. 안 갔으면 무척 후회할 뻔했답니다.

 

 

 

 

 

 

 

기간: 2011년 6월 7일~ 6월 27일

 

코스: 광주광역시 출발 -> 나주시 -> 영암군 -> 해남군 -> 완도군(청산도) -> 강진군 -> 장흥군 -> 보성군 -> 고흥군 -> 순천시 -> 광양시 -> 경남 하동군 -> 진주시 -> 함안군 -> 통합 창원시 -> 김해시 -> 밀양시 -> 경북 청도군 -> 경주시 -> 포항시 -> 영덕군 -> 서울(동서울터미널) : 자전거는 앞바퀴를 분리하여 고속버스에 실었음.

 

여행종류: 자전거 여행

 

총 이동거리: 900Km -> 자전거 속도계에 이동거리 측정 기능이 있음

 

순간 최고속도: 65Km -> 완도군 청산도에서 기록됨. 죽는 줄 알았음. ㅋㅋㅋ

 

일일 최장 이동거리: 80Km

 

 

 

 

* 순천만 옆에 있는 순천 문학관: 제가 요렇게 하고 숙식을 해결했답니다. ㅋㅋㅋ

 

 

 

눈치를 채셨겠지만 제가 다녀온 여행은 1박 2일 같은 통상적인 여행이 아니었습니다. 20일 정도 됐던 여행이었고, 순수하게 자전거로 주행한 여행이었습니다. 제 자전거에 속도계를 달아서 카운팅을 해보았답니다.

 

자전거도 별로 안 좋은데 짐을 40Kg를 달고 주행을 했으니 아주 죽을 맛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예 오르막 길은 그냥 자전거를 질질

끌고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자전거 여행을 하는데, 왜 팔뚝에 근육이 붙었을까요? ㅋㅋㅋ

 

서울에 와서 체크를 해보니 제가 경북 코스를 지날 때는 백두대간의 꼬리 부분을 지났더군요. 한마디로 자전거를 끌고 백두대간을 넘은 셈입니다. 예전에 지인들에게 얼핏 백두대간을 자전거로 한 번 넘어보고 싶다고 흘리듯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 여행에서 그렇게 훌쩍 넘은 셈입니다. 말이 씨가 되는 건가요? 어쨌든 씨가 좋은 싹으로 꽃 피워졌네요!

 

뭐 대충 간파는 하셨겠지만 돈도 별로 들지 않은 여행이었습니다. 제가 별로 돈이 없어서리...ㅋㅋㅋ

사실 카드빚 내서 갔습니다. 다음달 결제 대금이 얼마가 나올지-_-

그러고보면 식수는 거의 받아 마신 것 같군요. 어디서? 정수기에서. 이런 겁니다. 면사무소나 읍사무서에 들어가면 정수기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그냥 드립다 물을 받는 겁니다. ㅋㅋㅋ

면사무소나 읍사무소 탐방을 하다보니 공통적으로 느껴지던게 있더군요. 역시 지역에서도 여성 파워가 느껴지더군요.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것은 역시 우리나라는 아직 인심이 넉넉한 곳이라는 겁니다. 현지분들에게 제가 예의를 갖추고 요구를 하면 왠만한 것은 다 들어주시더군요. 들어주지 못하는 경우에도, 참 미안한 표정을 지으시는게 확 느껴지더군요. 제가 다 민망할 정도로요.

 

 

야간주행 하다가 국도변에서 사고 나서 죽을 뻔한 기억, 급경사를 내려오다 핸들 이상으로 살 떨렸던 기억 등등... 참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의 연속이었지만 그런 기억들이 있었기에 더 유익한 여행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 순천만의 외곽지역

 

 

 

 

 

       *주남저수지: 람사르 총회가 열렸던 통합창원시의 주남저수지

 

 

 

 

   *  지리산과 섬진강의 고장 하동군: 오른쪽 중간에 붉은색은 기차입니다. 경전선이죠. 저거 타면 섬진강을 넘을 수 있답니다.

 경전선은 그냥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것 같더군요.

 

 

 

 

* 경주 경동마을: 최근에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됐죠.

 

 

덧붙임: 본 포스팅은 본 남도여행의 스케치 정도에 불과합니다. 당연하죠. 20일 동안의 여행 동안 제가 찍은 사진만 해도

1000장 가까이 됐으니까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20일 간의 여행을 디테일하게 포스팅해 보고 싶네요. 그때가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요. ㅋ

 

 

 

 

 

 

 

 

 

 

 

저 자전거를 보라.

 

뒷 안장에는 짐이 잔뜩 실려있고, 앞 핸들에는

빨래가 걸려있다. 저게 자전거인가? 아니면 집인가?

 

여행길에서 자전거는 내 집이자, 내 친구였다.

 

짐들이 볼품없고 지저분하게 걸려있지만...

그게 여행중의 내 모습이었다. 자전거도 그 주인을

따라가는 것 같다.

 

이 사진은 2009년 7월 경에 했던 국토종단여행에서

찍은 사진이다. 충남 천안시 풍세면 부근에 있는

풍세천에서 찍었다.

 

 

자전거가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는건가?

 

 

 

 

 

  

 

 

 

 

 

 

 

 

 

 

 

 

 

 

 

 

 

 

 

나같이 단독 여행가에게 사진은 나를 담아내는 하나의 도구일 수 있다. 

최소한 여행할 때는 나의 분신 역할을 해준다고 할 수 있다.

 혼자 떠난 여행이기에 나를 피사체 삼아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없기에...

 

그렇게 찍은 사진들을 모아보면 내가 평소에 마음을 두었던 이미지들이

도출되는 듯싶다.

이 사진은 충남 천안시 광덕면에 위치한 천년 고찰인 광덕사이다.

천안시 광덕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천안 삼거리, 그 교통의 요지인

천안이 아니었다. 높지 않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그런 아름다운 산촌이었다.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좀 마음이 경건해진다. 길이나 도로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냥 드립다 달리고 싶은데... 이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당장 108배라도 올리고 싶다.

 

최소한 이 사진을 보고 있을 때 만큼은 나도 구도자가 되련다.

 

 

 

2009년 7월에 있은 자전거 국토종단여행에서

 

 

 

 

 

 

 

 

 

 

 

 

 

 

 

 

 

 

 

 

 

 

 

 

 

 

 

 

 

 

 

 

 

 

 

 

 

 

 

 

 

 

사람을 순해지게 만드는 옥정호



2010년 6월 23일-여행 5일째

 

 


당시 나는 자전거여행 중이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여정은 목포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이날은 전북 익산을 거쳐 전주, 임실로 이어지는 코스를 택했다. 아름다운 전라북도의 내륙을 탐방할 생각에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올랐다. 아시다시피 전라북도 내륙에는 덕유산, 마이산, 모악산과 같은 이름난 명산들이 많다. 그만큼 경치가 빼어나고 볼거리가 많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도 잠시 뿐이었다. 당시 난 자전거여행 중이었기 때문이다. 앞뒤로 짐을 가득 싣고 가는 터라 자전거 속도는 꽝이었다. 더군다나 전라북도의 내륙은 노령산맥의 영향으로 산악지형이 잘 발달이 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자전거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해야 됐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자전거를 타고 가는 시간보다 끌고 가는 시간이 많았다. 무거운 자전거를 낑낑거리며 산등성이를 넘어가기가 일쑤였다.


사실 전북 내륙 부분은 자전거를 타기에 적당한 코스가 아니다. 통상적으로 서울에서 목포까지 가는 국토종단코스는 전북의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게 가장 일반적이다. 익산에서 김제를 거쳐 부안, 고창지역을 지나가는 것이다. 해안가지역은 고도가 낮을뿐더러 간간이 바다도 볼 수 있어 자전거를 달리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면 난 왜 해안가 코스를 가지 않고 왜 사서 고생을 하며 내륙코스를 택했는가? 사실 난 작년에도 장거리 여행을 했는데 그때는 전북의 해안가코스를 지나갔다. 그래서 이번에는 큰 마음먹고 내륙코스를 여행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또 아는 지인의 조언도 있었다. 임실이나 순창지역에 가면 볼거리가 많다는 조언이었다.

 

도대체 무슨 볼거리가 있기에 임실,순창 코스를 강추한 것일까? 정말 제대로 된 볼거리가 있기는 한걸까? 그 지인의 조언을 반신반의 하면서 난 힘든 여행을 계속했다. 그런데 그렇게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다보니 무언가 ‘Feel' 같은 것이 느껴졌다. 여행을 좀 많이 하신 분들은 그런 느낌을 한두번씩 가져보셨을 것이다. 이 코너를 돌면 무언가 나올 것 같은, 그런 느낌말이다. 이 고개만 넘으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질 것 같은데... 이 고개만...


“와!”

 

 

 


내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산 정상부에 다다르니 큰 호수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호수는 산들로 둘러싸여 넉넉함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 호수는 바로 옥정호였다.

옥정호는 전라북도 임실군 운암면에 위치한 인공호수다. 일제시대에 건립된 다목적 댐에 의해 조성된 옥정호는 전북의 대표적인 농업용수 공급용 저수지로 손꼽히고 있다. 이 부분은 문체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작성한 부분이다. 사실 옥정호를 농업용수 공급용 저수지로만 인식을 한다면 그건 여행을 만끽할 자격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내가 처음 옥정호에서 받은 인상은 소양호 이미지였다. 옥정호가 산에 둘러싸여 있어 춘천의 소양호가 연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소양호와는 좀 다른 면이 많았다. 소양호가 웅장한 이미지라면 옥정호는 아기자기한 이미지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옥정호에는 숨어 있는 비경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가, 옥정호는 국내 사진사들에 의해 출사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기도 하다.

 

 

 

옥정호는 주변을 따라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다고 한다. 순환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부지역을 탐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 길을 걷고 싶었지만 일정 관계상 그만두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옥정호의 풍광을 두고 그냥 가기가 아까워서 옥정호에서 한 숨 자기로 했다. 어차피 다음 여행일정을 위해서라도 체력회복을 해야 했으니까. 옥정호가 한 눈에 펼쳐지는 곳에 자리를 깔고 눈을 감았다. 산들바람이 불어왔고 산새 소리가 들렸다. 여행에서 오는 피로감 때문인지 나는 솔솔 단잠에 빠져들었다. 기분이 너무 좋다.... 호수를 앞에 두고 잠을 청할 수 있다니....

 

 


 

전북 임실이나 옥정호를 그냥 한 번 방문했다고 그 지역에 대해서 다 아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분명히 오버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나는 어쩌면 오버를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최소한 한 가지는 확실히 깨달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씨가 왜 임실 땅을 못 떠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예전에 김용택 시인의 시를 읽으며, 작품 활동을 하려면 출판사들이나 문인단체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에서 활동하는 게 낫지 않나 하는 의문을 해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임실 지역을 방문해보니 왜 시인께서 섬진강을 못 떠나는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나라도 안 떠날 것 같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들을 놔두고 무엇 하러 각박한 서울살이를 하겠는가.


옥정호에서 잠이 깼을 때 난 잠깐 묘한 기분을 느꼈었다. 매일 회색의 콘크리트 건물들만 보다가 몽롱한 상태에서 옥정호를 바라다보니 정말 딴 세상에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런 착각은 이내 곧 사라졌지만 그 여운은 오래 지속되었다. 그렇게 사람을 UP시켜주는 착각이라면 그 속에 빠져드는 것도 그리 나쁜 일은 아닌 것 같다.

 

 

 



여행 5일째 전체평: 옥정호, 섬진강 상류. 나도 이 곳에서 살고 싶다. 이 곳에 오니 사람이 순해지네! ^^;


 

사진설명: 상단의 사진 두 개는 섬진강 상류를 찍은 사진이고, 나머지는 옥정호를 배경으로 한 사진임. 시간상으로는 옥정호-> 섬진강 순으로 이동을 했으나 글을 다이나믹하게 꾸미기 위해 순서를 바꾸어 놓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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