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4일 화요일.

 

- 우르릉쾅쾅쉐쉐쉐

 

집을 나서려는 순간이었다. 요란한 천둥번개가 내리쳤다. 성북50플러스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일곱번째 강의가 실시된 날인데 날씨가 이걸 어쩌나!

 

7강은 아차산 역사트레킹이다. 이상스럽게 아차산 역사트레킹을 행할 때마다 비가 내렸다. 물론 맑은 날도 있었지만 그래도 비가 온 적이 더 많았다. 그래도 어쩌랴! 비가 와도 강의는 진행되어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트레킹팀이 모였을 때는 빗줄기가 가늘어졌다. 하지만 불순한 날씨 때문에 세 분이나 결석을 하셨다. 이 길을 함께 걸으면 좋았을 것을... 아차산 역사트레킹의 이동순서는 이렇다.

 

아차산생태공원 -> 아차산성 -> 아차산보루군(정상) -> 긴고랑길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트레킹을 하는데는 전혀 무리가 없었다. 아니다.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아차산 코스는 정상부에서 그늘이 없는 개활지를 만난다. 그래서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아야 한다. 하지만 이날은 직사광선 걱정없이 아주 느긋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다른 등산객들도 별로 없었다. 아차산 코스는 서울둘레길 2코스에 속하는데 그 풍광이 아름다워 주중에도 사람들이 아주 많이다닌다. 주말에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 하지만 아침에 비가 와서 그랬는지 인적이 확 끊긴 느낌이었다. 또 평소에는 못보던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비가 온 후라 물안개가 피어났는데 그 광경이 아주 멋있었다.

 

- 우리가 아차산을 전세낸 거 같아요!

 

하행 코스인 긴고랑길에서 누군가 그렇게 말씀을 하셨다. 그렇다. 우리는 아차산을 전세낸 듯 마음껏 아차산을 즐겼다. 비 온 후, 신선함이 가득한 아차산의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긴고랑길에서 그렇게 했는데 나무가 무성한 곳에서 크게 숨을 들이마시니 가슴이 확트이는 느낌이었다.

 

- 이렇게 좋은 곳에서 숨을 크게 쉬니까 우리 몸이 젊어지는 거 같지 않나요? 한 1년쯤 젊어진 거 같아요!

 

 

 

 

 

 

 

 

 

 

 

 

 









이전 포스팅에서 제가 멧돼지와 격렬(?)하게 한판 붙었다고 한 적이 있지요.


에헴~ 사실은 멧돼지를 만나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열심히 도망을 갔다는... ^^;

그렇게 멧돼지 녀석과 조우한 곳을 다시 한 번 탐방하러 갔답니다. 

사실은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멧돼지 녀석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해야 할 일이라면 해야합니다. 또 녀석을 만나면 삼겹살로 구워 먹으면 되는 거고! ^^;

그렇게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알록달록한 빛깔을 발하고 있는 단풍들이 눈에 띄더군요.

"참, 좋다!"

아직까지는 단풍이 짙게 물들지는 않았습니다. 제대로 색감이 실리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하지만 조금 덜 물들었어도 저는 좋더군요. 그렇게 단풍들이 드리워진 숲길을 걷고 있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이 숲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겠구나. 숲길을 떠나면 항상 숲길이 그리웠고 다시 숲길로 들어서려는 생각 뿐이었으니까... 그러고보면 난 숲길 중독자구나!'
    
그렇습니다. 저는 숲길중독자였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깨달았네요.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스스로를 

'커피중독자'라고 칭하기를 여러번 했는데 '숲길중독자'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별로 영양가 없는 '커피중독자'보다는 '숲길중독자'가 훨씬 더 낫지요? 그렇게 저는 멧돼지골에서 귀중한 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답니다. 

저랑 같이 숲길중독자 되실 분 어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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