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목요일. 여행1일차

 

이날은 부처님오신날이었다. 부처님의 자비가 만방에 퍼지던 이날, 난 속초로 떠나는 심야버스에 몸을 실었다. 사진에서도 보이듯 난 야간에 속초 해수욕장 일대를 배회했다.

 

올 봄은 이상하리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렇다고 아예 나쁜 일들만 생긴 것도 아니었다. 어려운 와중에 성북50플러스에서 강의를 할 수 있었다. 또 간간이 마이리얼트립을 통해서도 트레킹을 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아할 정도로 만족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의무감으로 하고, 그렇게 시간을 떼운다는 느낌이었다.

 

거의 똑같은 강의 준비, 토씨 하나 정도가 다른 비스무리한 해설 등등... 매너리즘이라고 해야 하나? 강의가 그러니 생활 자체도 재미가 없지! 꼭 코로나 때문만도 아니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울증이었던 것 같다. 하여간 진이 빠질 정도로 당시 내 머리는 엉켜있었다. 이러다가는 숨이 넘어갈 거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그렇게 굴복할 수는 없는 법! 인생의 파도가 칠 때는 진짜 파도를 보러가야 한다. 그래서 심야 버스를 타고 속초 해수욕장으로 달려왔던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항상 짊어지고 다니는 낡은 배낭을 메고서...

 

그렇게 나의 강원도 여행이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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