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예초 앞두고 '말벌' 조심하세요 1편

 

과민증 여부 미리 확인하고, 벌에 쏘이면 즉시 119 연락

 

 

14.08.21 10:06
l최종 업데이트 14.08.22 11:38

 

 

 

 

 

지난 12일, <사단법인 아름다운 도보여행>의 손성일 대장은 잠시나마 '황천길'을 경험했다. 그가 개척한 도보여행길인 삼남길 보수 작업을 하다 말벌에 쏘였던 것이다. 말벌에 쏘였다고 해서 모두가 다 '황천길'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급차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목숨을 잃을 뻔 했을 정도로 그는 위급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겨우 말벌 한 마리 때문에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서게 됐던 것이다.

 

 


 
▲ 말벌집 말벌집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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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증이라 불리는 아나필락시스

살면서 누구나 다 한 번쯤은 벌침에 쏘인 적이 있을 것이다. 야외 활동을 하다 쏘일 수도 있고, 제초 작업을 하다 쏘일 수도 있다. 필자도 트레킹을 하다 여러 번 벌침에 쏘였다. 그렇게 벌침에 쏘였지만 하루 정도 욱신거리다 말았다. 따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상처 부위가 가라앉았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쏘인 부분, 국소 부위에만 이상 증상을 나타낸다. 따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손성일 대장처럼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벌침은 치명적이다. 온 몸이 부어올라 기도가 좁아져 호흡곤란 증세가 발생하고, 더불어 심장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다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부른다. 과민증이라고도 하는 아나필락시스는 벌이나 독개미 같은 곤충뿐만 아니라 땅콩이나 새우 같은 음식물을 통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인구 10만 명당 3~4명 정도다.

 

 

 


 
▲ 산 길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은 통상 산 중에서 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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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즉시 하산

그렇다면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벌침을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손이나 핀셋으로 뽑으면 침낭에 담긴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므로 카드 같은 모서리가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는 것이 좋다. 통상 1분 안에 벌침 속의 독이 체내로 주입되므로 신속하게 손을 써야 한다.  

또한 지체 없이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1분 안에 벌침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위하여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는 구급차 접근이 용이하도록 포장도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 등은 통상 산 속에서 행해지므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말벌에 쏘였을 때의 골든타임은 20분에서 60분 사이이다. 이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다면 생존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그 시간을 놓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환자 옷의 단추나 지퍼 등을 풀어줘야 한다. 이미 환자의 몸은 퉁퉁 부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환자를 똑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환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환자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땅바닥에 드러누우면 호흡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물을 뿌려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게 계속 일깨워야 한다.

 

 

 


 

 

 

여름 산행에 '저체온증'? 준비가 필요하다___2편

안전한 여름 산행, 계곡 트레킹을 즐기려면


 

 

 

 

 

▲ 계곡 경남 거창 수승대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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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자! 에너지를 비축하자!

자신만의 페이스(pace)라는 게 있다. 이런 페이스 조절법의 근원에는 '에너지 30% 비축론'이 자리 잡고 있다. 에너지 30% 비축론이란 산행이나 트레킹 시, 항상 자신의 체내 에너지를 30% 이상 남겨두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제시된 이론이다. 비상 상황이라고 해도 체력이 남아 있으면 훨씬 더 생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산행 중에 자신의 에너지를, 더군다나 30%라는 구체적인 수치를 계량화하여 보유한다는 것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있을 것이다. 사실 필자도 아직까지 에너지 30% 비축론을 제대로 체화 시키지 못했다. 어쩌면 탈진하지 않고 안전하게 산행을 종료하다면, 에너지 30% 비축론 같은 '스포츠 의학'은 언급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 적정 에너지를 유지하며 안전하게 산행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자주 먹어주라는 것이다. 등산, 그것도 여름 등산은 에너지 소모가 엄청난 아웃도어 활동이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등산 시에 취식을 많이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산에서는 적당히 먹고, 하산해서 배불리 먹겠다는 심산이다. 이런 방식은 좋지 않다. 산에서는 잘 먹고, 하산해서는 덜 먹어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고, 운동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그럼 여름 산행 시의 행동식은 무엇이 좋을까? 평상시의 산행에서는 초콜릿이나 김밥 같은 것들을 많이 드실 것이다. 그런데 여름에는 초콜릿은 녹기 쉽고, 김밥은 상하기 쉽다. 여름 산행에는 초콜릿보다는 영양바가 더 낫다. 녹지 않기 때문이다. 단 시간에 취식한다면 김밥을 드시는 것도 상관없지만 식중독이 염려된다면 드시지 않는 것이 좋다. 아쉬운 대로 곡물로 만든 쿠키 같은 것들로 탄수화물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도 있다.

한편 맥주 안주로 쓰이는 아몬드, 건포도, 호두 등도 훌륭한 행동식이다. 보관이 간편한데다 영양가도 높아 행동식으로 '딱'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드시다 맥주 생각이 간절해질지 모른다. 아무리 시원한 맥주가 눈앞에 아른거려도 음주는 하지 마시라. 산행 사고의 대부분은 음주와 관련이 있다.

 

 

 

 

 

 

▲ 계곡 충남 서산 용현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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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저체온증? 여름 산행의 준비물들

여름 산행에도 저체온증을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 겨울 산행도 아닌 여름 산행에 저체온증을 유의해야 한다니. 하지만 진짜 저체온증에 대비를 해야 한다. 여름 산행은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이다. 땀을 뻘뻘 흘리면 옷은 젖어 버리고, 거기다 해까지 지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불상사를 막으려면 여벌의 옷을 준비해야 한다. 비상용으로 바람막이 재킷을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은 대비책이다.

산행 중에 갑자기 소나기를 만나지 않더라도 여름 산행은 물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계곡길을 걷다 웅덩이에 빠져 옷이 젖을 수도 있고, 나뭇잎에 고인 빗속이 우두둑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질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중요한 물건들이 물에 젖어 난감해질 수 있다. 그런 일들을 방지하려면 중요한 물건들은 지퍼팩에 담아두는 것이 좋다. 일반 비닐봉지보다는 지퍼팩이 방수력이 더 좋고 보관하기에도 용이하다.

필자는 장거리 여행 중에 지퍼팩을 사용하지 않고, 바지 뒷주머니에다 지갑을 넣고 다니다가 지갑 안에 있던 지폐를 못 쓸 뻔한 적이 있었다. 땀을 많이 흘려 지갑 안으로 땀이 스며든 데다 물구덩이에 빠지기까지 하니 지갑 안에 지폐들이 다 젖어 버렸던 것이다. 은행에서 다른 지폐로 교환을 해주었기 망정이지 굶으면서 여행을 할 뻔 했었다. 지갑에 돈도 별로 없었지만 가슴이 철렁한 경험이었다.

여름 산행은 봄이나 가을 산행과는 또 다른 맛이 있다. 울창하게 우거진 숲들과 풍부한 유량을 자랑하는 계곡이 있기 때문이다. 바위에 걸터앉아 계곡물에 발을 담고 있자면 산행에서 온 피로는 어느덧 물을 타고 가는 꽃잎처럼 저 멀리로 사라질 것이다.

이렇게 시원하게 계곡물에 몸을 담글 수 있을 때가 언제겠는가? 여름 아니면 담글 수가 없다. 그래서 여름 산행, 특히 계곡트레킹은 그런 맛이 있기에 즐거운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신선 놀음 같은 여름 산행을 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대비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등산 고수들이 겨울 산행보다 여름 산행을 더 어렵다고 말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던 것이다.

 

 

 

 

 

 

여름 산행에 '저체온증'? 준비가 필요하다___1편

 

 

안전한 여름 산행, 계곡 트레킹을 즐기려면

 

14.07.21 10:02l최종 업데이트 14.07.21 11:06l

 

 

 

 

 

 

 

 

 

 
▲ 계곡 지리산 뱀사골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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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곧 있으면 휴가철이다. 여름이면 해수욕장에 가서 해수욕도 하고, 선탠도 즐기는 것이 제격이다. 하지만 한여름에도 무거운 배낭을 둘러메고, 땀을 뻘뻘 흘리며 산을 찾는 사람들도 많다. 왜? 계곡이 있으니까!


시원한 계곡 바위에 걸쳐 앉아 탁족을 즐기다 보면 타는 듯한 더위도 말끔히 싹 씻겨 내려갈 것이다. 그러다 보면 흐르는 계곡물에 꽃잎 하나 떨어뜨리고, 시도 한 수 읊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여름 산행, 혹은 계곡 트레킹을 신선놀음 하듯 즐겁게 즐기려면 몇 가지 준비해야 할 것들이 있다.

 



 

시원하게 신는 아쿠아 슈즈


여름 산행, 그 중에서도 계곡 트레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트레킹 아쿠아(aqua) 슈즈의 구매 유무다. 트레킹 아쿠아 슈즈는 트레킹화의 외형을 갖추고 있지만 샌들의 기능도 있어 물 빠짐이 잘되는 아웃도어 신발을 말한다.

계곡의 한 장소에서만 머물면서 물놀이를 하는 계곡 야영객이면 그냥 일반 샌들만 가지고도 충분할 것이다. 장시간 계곡길을 걷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곡 트레킹을 하는 도보여행자라면 통상적인 신발의 외형을 가진 아쿠아 슈즈를 착용해야 한다.

아쿠아 슈즈는 신발의 틀을 가지고 있기에 발을 보호하지만 샌들은 그렇지가 못하기 때문이다. 아쿠아 슈즈는 통풍이 잘되기 때문에 무좀이나 습진 때문에 여름이 괴로운 등산객들의 근심을 덜어줄 수도 있다.

맨발로 아쿠아 슈즈를 신지 말자. 폼이 나지 않더라도 꼭 두꺼운 등산 양말을 신자. 울퉁불퉁한 계곡길을 몇 시간씩 계속 걸어야 하는데 맨발로 이동한다면 발이 무척 아플 것이다. 대개의 아쿠아 슈즈는 일반 트레킹화보다는 밑창의 두께가 얇다.

 

 

 

 

 

 

 

▲ 계곡 경기도 가평 명지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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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아웃도어의 시작과 끝

 


필자는 산행 대회에 여러 번 참여했다. 그런데 몇몇 산행 대회에서 좀 의아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준비 운동을 하지 않고 바로 산행에 나선 점이 바로 그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있긴 했지만 스트레칭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이 쉽게 납득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 스트레칭은 아웃도어 활동의 기본이다. 적절한 스트레칭은 산행이나 트레킹의 질을 높여줄 수 있다. 덥다고, 혹은 춥다고 생략해서는 안 된다.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10~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해주자.

시간과 장소가 마땅치 않다고 하면 약식으로라도 해주자. 이때 하체만 하지 말고 상체까지 골고루 해주어야 한다. 산행에서는 바위를 타거나 로프를 잡는 등, 상체 근육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산행이 종료된 후에도 스트레칭을 잊지 말자. 준비 운동이 중요한 만큼 마무리 운동도 중요하다. 준비 운동은 충실히 해도 마무리 운동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의미로 마무리 스트레칭도 해보자.

 

 

 

 

 

 

 

 

 

 

 

 

 

◆ 2014 브라질 월드컵: 아메리카 대륙에서 실시되는 월드컵은 아메리카 국가들이 우승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우승한 독일 대표팀. 피파 공식 홈페이지 사진 캡처.

 

 

 

 

 

공격, 수비, 압박... 세 박자가 딱 맞아 떨어진 전차군단 독일!

 

징크스를 깨고 아메리카 대륙에서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올리다! 

 

 

 

 

드디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종료가 됐습니다. 24년 만에 독일이 우승을 했네요. 1990년에는 통일 전이라 서독(west germany)으로 출전했으니, 어찌보면 독일(germany)로는 처음 우승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뭐 그건 중요한 게 아니니...

 

팀으로서의 독일은 정말 탄탄했습니다. 이탈리아, 스페인, 잉글랜드와 같은 유럽의 강호들은 조별리그에서 하나 둘씩 귀국 보따리를 꾸렸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하는 월드컵은 아메리카 팀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콜롬비아나 코스타리카의 분전이 이를 증명했으니까요. 또 이런 말도 있지 않습니까? 아메리카 대륙에서 하는 월드컵은 아메리카 대륙 국가가 트로피를 가져간다는 징크스.

 

하지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그런 징크스는 보기 좋게 깨졌습니다. 유럽팀인 독일이 우승을 했으니까요!

 

 

 


◆ 2014 브라질 월드컵: 트로피를 든 마리오 괴체. 결승골의 주인공. 피파 공식 홈페이지 사진 캡처.

 

 

팀으로서의 독일은 대단했습니다. 탄탄한 수비력은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 저리가라 할 정도였습니다. 총 실점이 겨우 5실점이었습니다. 조별리그 3실점, 토너먼트 2실점. 수비가 탄탄하고, 미드필드 진이 유기적이고, 공격력이 막강한... 공격, 수비, 압박 세 박자가 골고루 갖추어진 팀이었습니다. 운이 좋아서 브라질을 7대 1로 대파한 것이 아니었던 셈이죠. 브라질에게 7골을 때려 넣을 수 있는 팀이 독일이외에 또 있을까요? 아무리 그날 경기에 네이마르와 티아구 실바가 결장을 했다고 하더라도 브라질의 나머지 멤버들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아닙니까?

 

독일 축구가 부럽습니다. 세 박자가 착 들어 맞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전차군단이 무척 부럽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언제 그런 팀으로 거듭날까요? 세 박자가 착 들어 맞어 16강을 넘어 8강까지 가는 한국 월드컵 대표팀을 기대해봅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그런 모습을 봤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독일대표팀과 독일 메르켈 총리.  피파 공식 홈페이지 사진 캡처.

 

 

 

 

 

 

 

 

<가는 곳마다 추억꾸러미 보는 것마다 이야기꽃> 이라는 긴 제목의 전남여행 가이드북이 발간되었다. 이 책자는 올 3월에 발간된 터라 아주 따끈따근하다~ <가는 곳마다 추억꾸러미 보는 것마다 이야기꽃>이라는 제목에 나와 있듯이, 이 책은 해당 여행지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중심에 놓고 여행정보를 첨가하는 식으로 작성되었다. 여행정보 전달이 우선시되던 기존의 가이드북하고는 방향성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동부권, 중남부권 등... 전남지역을 권역별로 나누었는데 해당 꼭지마다 다른 필진들이 기용되어 여행에세이를 작성하였다. 물론 필자인 곽작가도 이 작업에 참여를 하였다. 필자가 참여를 했으니 이런 리뷰를 작성하는 것이다....ㅋ

필자가 여행한 곳은 강진이었고, 글 제목은 <삼남길 따라 가는 남도 역사트레킹>이다.

 

기성 여행작가와 여행기자들이 필진으로 참여를 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이 가이드북의 완성도는 높았다. 책자든, 신문기사든 여행과 관련된 글은 그것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고, 배낭을 꾸리게 해야 한다. 글이 좋든 사진이 좋든 독자에게 해당 지역을 가보게 할만큼 충동질시켜야 한다. 그렇지 않은 여행기는 여행기로서 낙제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자에 기고한 필진들의 글과 사진은 퀄리티가 확실히 높았다. 필자도 다른 작가들의 글을 보고 배낭을 만지막거렸으니까...

 

 

 

 

 

 

그런데 한가지!

 

이렇게 공동필진으로 기획된 책은 각 필진의 필력 때문에 밸런스가 상이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한마디로 잘 쓰는 사람은 잘 쓰고, 못 쓰는 사람들은 못 써서 책 전체의 균질성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이 책의 완성도가 높다고 하더니, 지금은 밸런스가 깨졌다고? 한 입 가지고 두 말 한다고 필자에게 질책을 가하지는 마시라!

전체적으로 좋다고 했지, 모두다 좋다고 하지는 않았으니까... 기성작가라고 하는데 기본적인 문장력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 분의 글들이 몇 편 보여서 그랬다. 기본적인 팩트도 어긋난 부분이 있어서 지적하는 것이다. 상당히 치명적인 팩트의 오류라 그냥 넘기기에는 거시기 하더라...

 

어떻게 보면 여행작가라는 직업은 진입장벽이 거의 없는 직업이다. 여행블로그를 하다가, 어디 오지 여행을 하다가 책을 내고 언론에 등장하면, 그 사람이 바로 여행작가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행작가 판은 지금도 계속해서 신규 인원들이 진입을 하고 있다. 물론 그만큼 빠져나가는 사람도 아주 많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뭘 내세울 게 있어서 여행작가니, 여행프리랜서니 하고 다니겠는가? 겨우 무동력 여행으로 몇 천 킬로미터 찍은 거, 역사트레킹을 리딩하는 거... 뭐 그런 것들이다. 얼핏보면 좀 어려운 일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그렇게 대단한 일도 아니다.

       

이렇게 진입장벽이 거의 없거나 낮다보니 필력이 의심되는 분들의 여행기도 간간이 접하게 된다. 또한 기본적인 팩트가 어긋나는 글도 마주하게 된다. 그런 분들의 글을 읽다보면 이런 생각이든다.

 

"여행작가 지망생들아! 너무 쫄지 마라. 이런 사람들도 여행작가라고 여행기를 생산해낸다! 너희들도 할 수 있어! 파이팅! 나도 파이팅!"

 

ㅋㅋㅋ

 

글이 길어졌다. 그럼 필자가 작성한 <삼남길 따라 가는 남도 역사트레킹>은 어떤 평가를 받았나? 문장력이 제대로 갖추어졌고, 기본 팩트가 일치하는가? 문장력은 모르겠는데, 기본 팩트는 일치한다. 필자는 왠만하면 크로스체킹을 통해 서너번 이상 오류 감시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각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여행 공모전을 시행한다. 그런데 문제는 그 결과물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측면들이 있다. 공모전들이 휘발성으로 사라진다는 것이다. 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는 곳마다 추억꾸러미 보는 것마다 이야기꽃>은 잘 활용되어 결과물의 '자기복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휴대하기 편하기 만들어진 이 책자를 가지고 남도 땅을 여행하고, 그 여행이야기가 더욱더 많이 퍼지는 식으로 '자기복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계인인가요? 아닙니다. 저것은 넋전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죽은 자의 넋을 담은 종이 인형입니다.

그럼 저 넋전들에는 어떤 죽은이들의 혼이 스며 들어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아래 현수막 문구에도 나와 있듯이

119년 전, 충남 공주 우금티 전투에서 유명을 달리한 동학 농민군들의 넋이 담겨져 있답니다.

10월 27일 우금티 고개에서 개최된 <2013년 우금티 추모제례 역사축제>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 거창귀농학교: 거창귀농학교를 배경으로 한 컷

 

 

 

 


 

* 앤젤리: 홍콩에서 온 앤젤리. 귀농학교 황토방을 혼자 차지하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안녕하세요?emoticon

저는 자칭 거창귀농학교의 미디어 담당인 곽작가라고 합니다.

가을비 치고는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9월 14일 오전에,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있어 이렇게 홈페이지에 글을 남겨봅니다.

우프코리아라를 통해 홍콩에서 온 젊은 처자가 거창귀농학교에
약 4일간 머무르고 갔기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보려고 합니다.

아참 우프가 무엇이냐고 반문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우프(WWOOF: Willing Workers on Organic Farms) 는 세계 각국의
유기농 농가들이 가입되어 있는 전세계적인 모임입니다.

한국 유기농 농가나 서구의 유기농 농가나 일손이 딸리기는 매 한가지입니다.
사람의 손발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지요. 그런 부분을 우프가 채워주는 것입니다.
우프 지원자들은 4~6시간 정도의 노동력을 투여하고, 그에 대한 댓가로
농가들은 지원자들에게 숙소와 식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노동의 댓가로 임금을 받는 워킹홀리데이하고는 다른게 우프는 원칙적으로
임금을 받지 못한답니다.  뭐 일을 잘한다면 농장주가 차비 같은 거마금 정도는 주지 않을까요???ㅋ

지금까지 많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거창귀농학교를 다녀갔답니다.
우프를 통해서요. 가까운 아시아 뿐아니라 미국에서 온 친구들도 있었고,
심지어 동유럽인 불가리아에서 온 친구들도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 친구들은 우프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싶어하더군요.
지금 소개하는 앤젤리도 한국의 문화와 농촌에 대한 관심 때문에
한국에 왔고, 이곳 거창 귀농학교까지 찾아 왔다고 하더군요.



* 앤젤리: 귀농학교에 와서 앤젤리는 다양한 농촌 체험을 하고 갔답니다. 효소 담기 작업, 풀베기 작업 등을 잘 해주더군요.



* 사과작업: 앤젤리가 귀농학교를 방문했을 때는 한참 홍로 사과 수확 작업으로 바쁠 때였습니다.
한편 앤젤리는 고제 사과가 맛있다고 '아삭아삭' 거리며 맛있게 잘 먹더군요



 


더불어 거창귀농학교와 관련된 소식이 하나 더 있어 이 자리에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추석을 코 앞에 앞 둔 9월 14일 오전 9시,
거창귀농학교에서는 경사스러운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모둠반 14기 수료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곳 거창군 고제면은
홍로 사과로 유명한 고장입니다. 홍로는 붉은 빛깔이
일품인 품종으로 추석 차례상에 올려 지는 좋은 사과입니다.

그 홍로를 추석을 앞두고 수확하는 터라 9월 초순이 되면
고제면은 전체가 정신이 없을 정도가 됩니다.
오죽하면 '전쟁'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렇게 바쁠 시기에 모집된 기수라서 그런지
14기분들은 매일같이 사과농장에 출근(?)을 해야 했습니다.
사과를 따고, 선별을 하고, 포장을 하고...

이번 기수들은 이론적인 면보다는 과수 농가에서 실전 경험을
쌓고 수료를 한 셈입니다. 한마디로 현장 교육을 제대로 수행한 셈입니다.

이번 모둠반 14기는 총6명이 입교하여 아무러 사고 없이 6명 전부가
수료를 했답니다. 이제는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가셔서 구체적인 귀농에 대한
설계도를 그리실 겁니다. 그 설계도가 잘 그려져서 성공적인 귀농, 귀촌을
이루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안녕하세요? 곽작가입니다.

더운 여름, 어떻게들 보내시고 계시나요? 열대야 때문에 잠도 들기 어려운 이 시기! 저도 무척 괴로웠답니다. 왜? 여름 정기 투어가 계속 미뤄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작년 같았으면 벌써 여행을 다녀와서 뒷마무리 작업 중이었을 텐데... 그렇게 해야 할 일을 못했더니 몸에 좀이 쑤시더군요. 역시 계획한 일은 해야 하는게 순리인 것 같습니다.

 

 

 

이 포스팅이 발행될 시점에 저는 춘천행 ITX를 타고 있을 겁니다. 작년 백두대간자전거여행에 이어 올해 여행의 시작점도 춘천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은 춘천에서 시작하여 계속 남진을 할 예정입니다. 서부 강원권과 충청북도를 중심으로 이동해 지리산 부근에서 남해바다쪽으로 핸들을 돌릴 예정입니다. 즉, 백두대간과 남해바다 탐방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름도 백두-남해 자전거여행이라고 명칭을 붙였습니다.

 

 

 

대충 헤아려보니 거의 1,500km 정도 이동할 것 같네요. 만만치 않은 거리죠. 그래서 시일도 한 40일 정도 소요될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그래도 가야할 길이라면 가야겠죠! 무사히 여행을 잘 마치고 와서 열심히 후기를 남기겠습니다. 그때까지 건강히 잘 지내시길!

 

 

 

 

ps. 이번 여행에서는 새로운 도보여행길 개척을 위한 사전작업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그 새로운 도보여행길은 남해바닷길입니다. 일명 '남바다'라고 불릴 예정입니다. 전남과 경남, 부산까지 약 400km의 국토횡단 도보여행길을 개척 준비중입니다. 영호남의 화합을 담은 도보여행길을 만드는 것인 만큼 아주 잘 만들어야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일정이 변경되서 14일이 아닌 15일에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8월 15일에 출발하는 셈이니 광복절 기념 자전거여행이 되겠군요!

 

 

 

 

 

 

 

 

 

 

 

 

 

* 충남 서산시 기포리: 마을회관 앞에서 느긋하게 텐트치고 잤는데 한 밤중 폭우가 쏟아져 수해를 겪었다.

그래서 빨래 말리듯 마을회관 난간에 젖은 옷가지와 물품들을 말렸다. 2011년 7월 27일에 찍은 사진이다.

 

 

 

 

모기장에 방수포를 씌운 새로운 보금자리


혹시나 하는 생각에 전북 익산에 있는 대형마트에 들어섰다. 마침 여름시즌 상품을 할인세일 하고 있었다.

"그런 일이 있었구나. 고객님, 많이 당황하셨겠어요."
"그렇죠 뭐."
"그럼 이 제품 한 번 보세요. 가격도 저렴한데다 캠핑용품으로 유명한 OOOO사 제품이에요. 신제품이고요."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가격이...?"
"여름 시즌 특별할인 행사를 해서 20만 원이랍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나는 돌아섰다. 탐나는 제품이었지만 20만 원이라는 돈은 나에게 큰 돈이었기 때문이었다.

'20만 원이면 내가 20일 동안 버틸 수 있는 돈인데...'

하지만 망가진 텐트로는 여행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무언가 수가 필요했다.

'푸하핫! 그렇지.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전북 전주에 도착한 나는 그 길로 'O마트'에 가서 모기장텐트를 구매했다. 모기장 텐트에 방수포를 씌워 사용할 생각이었다. 방수포는 폴대가 부러진 그 텐트에 것을 이용하기로 했다. 그렇게 하니 2만 원에 새로운 보금자리가 탄생했다.

'모기장 텐트는 비가 오면 쥐약이니까 일기예보를 더 잘 들어야겠군. 그리고 웬만하면 팔각정 같은 곳에다 텐트를 치면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거야!'

방수포는 모기장텐트에 맞춰 딱 떨어지지가 않았다. 아랫부분 10cm 정도가 채워지지 않았는데 그 부분은 취약지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 그물망 너머에 각종 벌레들이 들러붙어 있었고, 노상에 덕지덕지 깔린 껌딱지들도 눈에 들어왔다. 그러니 그 비타민 냄새를 맡을 수밖에….

 

 

 

* 충남 홍성 만해기념관: 만해 한용훈 선생 기념관 옆 공원에서 텐를 쳤을 때의 모습. 사진 맨 위쪽  정중앙 부근에 폴대가 부러진 모습이 보인다. 싸구려 텐트를 짊어지고 가야 했던 비애였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도시의 공원에서 야영했을 때는 사람들의 하반신도 관찰되었다. 어느날인가 내 얼굴 바로 앞쪽에 하이힐 신은 여자의 발목이 보여 깜짝 놀라기도 했었다. 하지만 장점도 있었다. 통풍이 잘되어서 아주 시원했기 때문이었다. 구멍이 송송 뚫려 있었으니 그냥 밖에서 침낭을 덮고 자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했을 걸, 괜히 내려앉은 텐트 속에서 허우적거렸네. 하여간 시원하고 좋네. 푸하핫!'

 

새벽의 저주

모기장텐트로 보금자리를 꾸민 나는 마이산이 있는 전북 진안으로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무엇에 홀렸는지 계속 같은 곳을 뱅뱅 돌고 있었다.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서 갔을 때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밤늦게까지 주행을 해야 했다. 이미 시간은 새벽 1시를 넘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나는 야영지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은 조급해졌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고 비가 온다는 예보도 없었다.

'이러다 밤새겠다. 비도 안 온다니까 그냥 텐트 칠 곳이면 그냥 쳐야겠다.'

우여곡절 끝에 어떤 농로길 옆에 텐트 칠 공간은 마련했다. 전북 완주군 부근이었는데, 외곽지역이라 인적이 드물어서 야영을 방해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았다. 늦었지만 맛있게 저녁을 지어먹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며 하늘을 올려보았다. 서산에서 봤던 별보다 더 많은 별들이 촘촘히 밤하늘에 박혀있었다. 장시간 주행으로 몸이 지쳐서 더 그랬을까? 인적이 끊긴 외진 농로길에서 밤하늘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센티멘털해졌다.

'참 별들이 많아 좋네. 어쨌든 오늘은 단잠을 잘 수 있겠어. 푹 자고 내일은 가뿐하게 달려보는 거야!'

한두 시간 정도 곯아 떨어졌을까, 무언가가 내 텐트를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뚝, 뚝, 뚝... 잠결이라 처음에는 그냥 무시했었만 순간 눈이 번쩍 떠졌다. 그렇다. 비였다. 그것도 아주 강력한 폭우였다. 서산에서 맞은 폭우에 못지않은 강력한 비였다. 나는 허둥지둥 거렸지만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휴대폰이나 디카 같은 전자제품을 챙기는 것이 전부였다. 
 

 

 

 

 

 

* 전북 완주: 전주에서 모기장 텐트를 하나 구입한 후, 그 모기장텐트에 위쪽으로 방수포만 씌어서 여행을 계속 이어나갔다. 송송 뚫린 모기장이라 통풍이 잘돼 아주 시원하게 잠을 잘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전북 완주에서 엄청난 물폭탄을 맞았다. 송송 뚫린 모기장이라 물길도 시원스럽게 났다. 그 물길을 보면서 필자는 인생에 대해 근원적인 물음을 던져야 했다.

 

 

 

 

 

조금 지나니 안으로 빗물이 들어왔다. 단순히 텐트에 빗물이 스미는 정도가 아니었다. 내가 누워 있는 침낭 양 옆으로 새롭게 물고가 생겼다. 텐트를 친 곳이 하필이면 기울어져 있어서 농로에 있던 물들이 텐트 안으로 다 들어오는 것이었다. 모기장텐트에 방수포를 씌운 것인데 무엇을 바라겠는가! 나는 그저 양 옆으로 빠르게 흘러가는 물줄기들을 바라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왜 난 이 낯선 동네에서 새벽에 저주를 당하고 있는가? 왜 나는 한 치 앞도 못보고 이 곳에다 텐트를 쳤는가? 왜 나는 스스로의 감에 의해 날씨를 예측하여 이런 낭패를 자초했는가? 왜 인간은 이다지도 어리석은 존재란 말인가?'

폭풍우는 그칠 줄을 몰랐고 천둥번개는 불꽃쇼처럼 하늘을 수놓았다. 그럴수록 인간 존재에 대한 사색은 더욱 더 깊어졌다. 복잡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런 상황에 직면한다면 누구나 다  인간 존재에 대한 사색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무섭지도 않고 시간도 잘 간다.

다음날 아침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쨍쨍했다. '새벽의 저주'가 풀린 것이다. 그 이후에도 비는 계속 내 곁을 따라다녔다. 특히 지리산 성삼재에서는 '무위파'라는 태풍까지 맞아야 했다. 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더 이상의 '새벽의 저주'는 없었다. 한편 그런 재밌는 경험을 했으니 이렇게 캠핑공모전에 응모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 쏟아진 토사: 2011년에도 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렸다. 그래서 저렇게 길 위로 토사가 쏟아져 내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명과 차량 피해가 없었던 것이다.

만약 내가 저 길을 달리고 있을 때 토사가 쏟아졌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충남 서산에서 홍성으로 가는 길에 찍은 사진이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여행은 계획대로 딱딱 안 맞아 떨어진다. 2011년의 제2차 국토종단자전거여행이 '새벽의 저주'에 의해 몸살을 앓았다면, 2012년에 행한 백두대간자전거여행은 마을사람들과 야생동물들의 '습격'으로 몸살을 앓았었다. 왜 너구리가 텐트에 들어와서 내 귀중한 식량을 뺏어 먹는지! 왜 남의 텐트를 발로 뻥뻥 차는지!

그렇다. 그것이 여행이고, 캠핑이다. 틀에 박힌 도시생활과는 다른 경험들 느끼고 싶다면 캠핑을 떠나보시라고 권해드린다. '새벽의 저주'를 느끼며 인생의 존재론에 대한 깊은 사색을 할 수도 있으니 나름 색다른 경험이 아니겠는가?

 

 

 

 

*** 원래는 8월 14일에 2013년 여름정기 투어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정에 생겨서 하루를 미뤄 8월 15일에 떠납니다.

그러고보니 광복절에 여행을 떠나네요!

 

 

 

 

 

 

 

 

 

 

 

 

 

 

 

 

 

 

 

* 지리산: 정렴치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리산에서는 태풍 '무이파'를 만났다.  자전거에 걸린 노란색 깃발이 강풍에 날라갈 것 같다!  사진 촬영 기능이 고장이 나서 동영상에서 찍은 걸 사진으로 뽑아내었다. 그만큼 여러면에서 애로점이 많은 여행이었다. 그나마 무위파 때문에 디카는 완전히 망가져 지리산 이후로는 사진이 남는게 없다. 태풍을 맞으니 디카, 자전거속도계,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가 고장이 났던 것이다. 역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그저 초라한 존재일 뿐!

 

 

 

 

"이거 뭐야? 여기 텐트가 왜있어?"
"왜 그래요? 거기 뭐가 있어요?"

"응. 누가 여기서 야영을 하나봐. 아무튼 깜짝 놀랐네!"

깜짝 놀란 건 오히려 나다. 당신의 오줌 소리에 단잠을 깼기 때문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왜 내 텐트 옆에다 노상방뇨를 하는 것인가? 비타민을 복용했는지 그 남자의 소변 냄새는 참 '거시기'했다. 나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꾹 참아야 했다. 팔자려니 해야지 별 수 있겠는가. 이게 다 돈이 없어서 벌어진 일인데 어쩌겠는가.

누구는 캠핑을 자연 속에서 누리는 '웰빙'이라고 표현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하룻밤 보내기'에 불과했을 뿐이다. 매일 같이 야영지를 물색하는 것이 곤욕이었고 그저 하룻밤을 버티는 것이 최선이었다. 누구는 나에게 이렇게 툭 질문을 내던질지 모른다.

"캠핑장 가면 되잖아. 요즘 캠핑장이 얼마나 싸고 좋은데..."

 

 

 

 

 

 

 

* 순천만: 요즘은 일반 민박보다는 한옥 팬션이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에서 전통 가옥 체험도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저 텐트에 비가 안 세고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 감지덕지였으니까.

 

 

 

 

 

무척 공포스러웠던 새벽의 폭우



2011년 여름. 나는 제2차 국토종단자전거여행을 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여정은 충남을 거쳐 전북, 그리고 지리산으로 이어졌다. 위의 '텐트 노상방뇨' 에피소드도 그때 발생했다.

7월, 장마철 한복판에 행했던 여행이었던 터라 웬만한 비는 맞을 각오를 했다. 하지만 비도 비 나름이다. 수인한계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적당량의 비는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주는 청량제가 되지만 엄청난 폭우는 여행객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더군다나 나처럼 여행 중 매일같이 텐트생활을 해야 하는 자전거여행자들에게, 물폭탄과 같은 폭우는 정말 지긋지긋한 '악귀'와도 같은 존재다. 돈이 없어 싸구려 텐트를 들고 다녀야 했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새벽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나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마치 호러영화에서 핏방울이 주인공 머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은... 그런 엄청난 공포!

그만큼 나의 텐트는 방수가 안 됐고 비가 오는 날, 특히 새벽에 비가 오는 날은 비상이 걸렸다.

'이거 오늘도 좋게 잠자기는 땡이구만!'

이런 상황이니 캠핑장에 간들 달라질 것은 없었다. 캠핑장에서 비를 맞나, 야산 같은 곳에서 비를 맞나 결론은 같았다. 그 다음날은 수해복구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한편 자전거여행이나 장거리도보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생각보다 캠핑장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다. 마음먹은 것처럼 딱딱 안 맞아 떨어진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 수도 있고,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는 게 여행이다. 그래서 장거리 무동력여행을 하실 분들은 공동묘지에서도 잘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떠나시는 게 차라리 속 편하실 것이다.

 

 

 

 

 

 

 * 평택: 평택에서는 저렇게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가 있었다.

 

 

 

 

 

충남 서산에서 맞은 물폭탄

'텐트 노상방뇨' 에피소드도 전북 전주에 있는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늦은 시각까지 야영지를 못 찾다가 한적한 공원이 있기에 눈을 딱 감고 텐트를 쳤던 것이다. 다행히 그날은 비를 안 맞았지만 웬 낯선 남자의 노상방뇨 세례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에피소드는 그렇게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캠핑을 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2011년 여행 당시 나는 충남 서산에서 제대로 물폭탄을 맞았다. 해미읍성을 탐방한 후 기포리라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꾸렸을 때였다. 저녁을 지어먹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많은 별들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가끔 별똥별도 떨어지고.

'이야 별 뜬 거 보니까 비가 안 오겠네. 푸하핫!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겠어!'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겠나? 그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단순히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었다. 거의 2~3시간에 걸쳐 양동이로 쏟아 붓듯이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텐트 안에도 빗물이 흘러 넘쳤고, 그날 밤 나는 뜬 눈으로 지새워야 했다. 자기 전에 봤던 그 초롱초롱한 별들이 정말 미웠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어차피 젖은 옷가지 등은 햇볕에 말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텐트의 위쪽 폴대에 금이 갔다. 예비 폴대도 없던 터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제발 지리산까지만 버텨라. 서울 가면 정말 멋진 텐트로 바꿔주마!'

하지만 그건 나만의 기원이었을 뿐이다. 날이 갈수록 폴대의 금은 더 깊어졌고 텐트의 모양은 점점 더 엉망이 되어 갔다. 원래 삼각형이 되어야 할 텐트가 형태를 잃고 주저앉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날은 지붕 부분이 내 얼굴에 내려 앉아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 마치 비닐로 만든 관 속에 내가 누워 있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은 텐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새로운 텐트를 하나 구매를 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돈이 문제였다. 누구는 방수력이 빵빵한 텐트를 구매하고 싶지 않겠나?

 

 

*** 원래는 8월 14일에 2013년 여름정기 투어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정에 생겨서 하루를 미뤄 8월 15일에 떠납니다.

그러고보니 광복절에 여행을 떠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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