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는 남도 출신이었지만 음식 솜씨가 별로다. 아들인 내가 생각해도 우리 어머니의 음식은 특출한 것이 없다. 맛깔 나는 식도락과는 거리가 먼, 그저 삼시 세끼를 때우는 식으로 음식을 만드셨다.

어쩌면 우리 어머니는 음식을 배울 시간이 없었을지 모른다. 전남 진도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들로 갯가로 쉴 새 없이 일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사람 먹을 것도 없는 마당에 산해진미를 만드는 레시피가 무슨 소용이 있었겠는가!

어머니는 평생을 일만 하시는 것 같다. 칠순이 훨씬 넘은 요즘에도 일을 하신다. 그렇게 계속 일만 하셔서 그랬는지 항상 밥상은 단출했었다. ‘남도밥상’처럼 밥상이 풍성했으면 했지만 사정을 뻔히 아는 만큼 군말 없이 숟가락을 들어야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좋아하는 ‘엄마표 음식’이 있었다. 된장국이었다. 누런 국물에 흰 두부가 둥둥 떠다니고, 잘게 썰린 버섯이 있는 된장국은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워낙 밥상이 단출해서 그랬는지 어떨 때는 밥과 된장국과 김치, 딱 3개만 밥상에 오른 적도 있었다. 그렇게 단출한 식단으로도 배를 채웠던 내가 군대를 가게 됐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입대했던 20여 년 전에도 군대에서는 주는 대로 먹어야 했다. 자신의 입맛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군대 짬밥에 내 입맛을 맞춰야했다. 사실 돌아서면 배고픈 곳이 군대인데 음식을 가리고 말고 할 것이 어디 있겠나!

그렇게 나도 짠밥을 먹어갔다. 그러다보니 군대 음식 중에서도 나름대로 괜찮다 싶은 음식도 생기게 됐다. 그중 하나가 바로 된장국이었다. 사회 있을 때 엄마표 된장국을 좋아해서 그랬는지 군대표 된장국도 먹을 만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된장국을 ‘똥국’이라고 표현했던 고참들도 있었다. 군대생활에서 오는 염증을 그런 식으로 표출한 것이다. 박격포를 ‘똥포’, 기관총을 ‘똥총’ 등등...

아무리 그래도 ‘똥국’이라니! 똥국을 맛있게 먹었던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게 ‘똥국’이라고 놀림을 받았던 군대표 된장국도 잘 먹고 잘 소화시켰다. 그러다보니 별 탈 없이 군대를 전역할 수 있게 되었다. 군대생활을 잘 했던 사람이 사회생활도 잘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군대에서 음식 안 가리는 사람이 사회에서도 음식을 안 가리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어쨌든 다시 엄마표 된장국을 먹게 됐고, 내가 다시 사회로 돌아왔음을 실감하게 됐다.

작년에 약 두 달 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다 온 적이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걷고 유럽의 주요 관광지도 탐방을 했었다. 워낙 음식을 가리지 않고, 서양 음식도 좋아하는 터라 처음 얼마간은 문제가 별로 없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조리를 해 먹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니 은근히 한식에 대한 그리움이 쌓여갔다. 김치와 라면은 현지 한인마트에서 구매를 할 수 있으니 그렇게 큰 갈증이 없었다. 또한 고추장 같은 매운 음식도 크게 그립지는 않았다. 정말 그리운 것은 구수한 된장국 혹은 된장찌개였다.

누런 국물에 흰 두부가 둥둥 떠다니고, 잘게 썰린 버섯이 있는 된장국! 귀국하자마자 집으로 달려와 엄마표 된장국을 먹었다. 그제야 한국으로 돌아온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군대시절도 그렇고 해외여행 때도 그렇고, 엄마표 된장국을 먹을 수 있다는 건 내가 제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게 귀한 엄마표 음식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 자신도 있는 것이다.

*** 이 글은 2020 한식공모전에 응모한 글임.

 

글쓰기 플랫폼 중에 브런치라는 곳이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에서 만든 플랫폼이죠. 비교적 글을 작성, 편집하기가 편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그곳에서 글을 쓰시더군요.

 

브런치에 글을 쓰려면 별도의 심사도 받아야합니다. 뭐 그리 어려운 건 아니지만... 일반 블로그를 개설할 때를 생각해보십시오. 블로그는 아무나 다 개설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카카오측에서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을 아예 '작가'라는 명칭으로 불러줍니다. 좀 오버라고 생각도 들지만... 어쨌든 그렇게 대우를 해주니 그곳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기분이 좋을 수밖에요.

 

저도 그곳에서 꽤 많은 글을 발행했습니다. 물론 중복되는 글도 있고, 같잖은 글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브런치에 올리는 글은 좀 정제된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브런치말고도 블로그를 두 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하나, 네이버에 하나. 솔직히 블로그를 더 오래했습니다. 자료의 양도 블로그쪽이 훨씬 더 많지요. 하지만 브런치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답니다.

 

블로그에는 광고들이 너무 많이 넘쳐나거든요. 정신이 없을 정도죠. 브런치에는 그런 광고성 글들이 걸러져서 좋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에 맞춰 좀 더 손이 간 글들을 발행했지요.

 

가입한 시기도 오래됐고, 글 발행 편수도 꽤 있다보니... 제 글을 읽는 구독자가 천 명이 넘었더군요.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1009명입니다.

 

그런데 검색을 해보니 브런치 구독자가 1000명을 넘기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네요. 대단한 일은 아니겠으나 그렇다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대충 6년 만에 천 명을 넘긴 것 같습니다.

 

어찌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타이틀을 얻게 됐네요. 뭐 레벨업 된 건가요? 이제 구독자 만 명 찍으로 가야되나요? ㅋ

 

 




예전에 작성했던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원고를 재작성 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다짐한 것 중에 하나가 원고 재작성 및 마무리였었다. 책 출판은 둘째치고... 원고가 미완성으로 있다보니 뒤가 계속 캥기는 것이다.

기존에는 총 16편을 작성했다. 16편이면 적은 편수는 아니지만 좀 두서가 없다고 해야 하나? 잡다한 게 섞여서 순도가 좀 낮은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트레킹이라는 주제에 더 집중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 각오를 다지며 2월 11일 국내에 복귀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더 창궐을 했다. 덕분에 원고를 쓸 시간은 아주 많아졌다. 정확히는 재작성인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은 작업이다.

이전과는 달리 원고에 참고용 지도를 그려넣고 있다. 트레킹 글을 작성하는데 지도를 안 넣으니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이들어서였다. 마치 온라인 여행기사에 관련 사진이 하나도 없는 그런 느낌?ㅋ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보시다시피 지도를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원고 작성하는 시간보다 지도 그리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지도 작성 공정은 이렇다.

1. 연필로 초안 잡기

2. 스캔

3. 스캔본에 채색하기 -> 다이소에서 구매한 3천원 짜리 색연필로 채색!ㅋ

4. 스캔

5. 이름붙이기 -> 그림 도구 상자를 이용

이러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정도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지도를 그리면서도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거렸다.

- 그림도 못 그리면서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

- 누가 저 지도를 보고 그대로 따라가겠냐.

- 디자이너한테 외주를 주는게 훨씬 더 낫지 않어.

- 이지드로잉 같은 그림그리기 타블릿을 구매하는 건 어때?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도 연필로 그리고, 채색을 하고 그랬다. 원고 작성하는데 1시간이 소요된다면 지도 그리는데는 5시간이 걸렸다. 미련해도 이렇게 미련할수가!

그런데 이걸 어쩌나, 그리다보니 재밌는거다. 초딩들이 그린 것처럼 결과물의 퀄리티가 높지는 않지만

이거 그리다보니 은근히 재밌는거다. 중독성이 있단 말야. 나중에 내가 그린 지도들이 디자이너들의 작업물로 대체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내가 그린 지도가 내 원고에 찰떡궁합인 것이다.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참 독특한 중독에 빠지는 요즘이다. ^^;

















현재 시각 새벽 2시 30분 경. 

이제 몇 시간 후면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탐방한다. 이후로는 버스 여행도 하고.

작년에도, 2014년에도 다녀왔던 순례길을 또 가는 것이다. 그냥 얌전하게 순례길을
걸을 것이지... 그때 왜 자전거 타는 순례객들에게 시선을 빼앗겨서...ㅋ

2010년도 전후로 해서 자전거여행을 참 많이다녔었다. 국토종단 4회, 국토횡단 2회.
여름만 되면 고물자전거 끌고 그렇게 다녔었다. 장마철에 여행을 시작했으니 비도 엄청맞았다.

자전거만 고물인가? 텐트도 고물이었다. 텐트에 계곡이 생길 정도로 내 장비들은 참으로 열악했다. 5만원 짜리 고물 자전거에 2만원 짜리 텐트, 1만원 짜리 침낭... 돈을 아끼려 밥은 당연히 해 먹었고. 그러다보니 짐은 엄청나게 불었다. 자전거 자체가 무게가 꽤 나가는 철TB에다 이것저것 짐을 때려 넣었더니 약 무게가 약 40킬로 정도가 됐다. 물론 자전거 무게 포함이다. 또 약간의 뻥이 들어가서...ㅋ

그때도 비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비싼 자전거를 타며 전국일주에 나선 라이딩족들도 많이 만났다. 

"꼭 비싸고 좋은 자전거로만 여행을 다니나요? 이런 중고 자전거도 쌩쌩 잘 달립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좀 쪽팔렸다. 여행 중에 만난 대학생들보다도 더 장비가 열악했다. 자격지심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거겠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칭하기에는 당시 내 상황이 좀 애매했다.  그때 내 나이는 이미 서른 중반이 넘은 상태였으니까. 변변한 직업없이, 마땅한 돈벌이도 없이... 그렇게 내 삼십대 중반은 바닥이었다. 뭐 그 이전이라고 잘 나간건 아니었고...ㅋ

그런 바닥 같은 삶에 한줄기 빛 같은 게 있었으니 바로 자전거 타기였다. 텐트를 칠 수만 있다면 공동묘지에서도 잘 잤으니 매년 여름만 되면 페달을 열심히 굴렸던 것이다. 장비빨이 떨어져 좀 쪽팔기는 했지만 페달을 굴릴 때만큼은 그냥 모든게 잊혀졌다. 요즘 숲길 트레킹을 하다보면 가끔 무아지경 비스무리하게 빠지는게 있다. 그런 무아지경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좀 느꼈었던 것 같다.  

엄청난 무게를 싣고 갔으니 언덕길은 당연히 자전거를 끌고 갔다. 사진에 나온 곳은 한계령인데 2012년 백두대간 자전거여행 때 끌고 올라갔었다. 여름이라 제설장비를 모아 둔 곳이 놀고 있었고, 그곳에다 텐트를 쳤었다. 하루밤을 아주 잘 자고 그 다음날 한계령을 찾은 관광객이 찍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원도 인제군 읍내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끌고 약 4시간 만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계령 초입에서 정상부까지. 고갯길에서 자전거를 끌고 갈 때는 몸이 뒤로 밀리기도 한다. 급경한 경사도에 질려서 도로변에 그냥 자전거랑 같이 털썩 넘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정상부에 오르면!!! 엄청난 쾌감이든다. 등산할 때 정상을 찍는 맛과는 다르다. 정말 그 쾌감은 짜릿할 정도다. 그런 맛이 내 삼십대 중반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 같다. 몸을 혹사시켜서 얻는 그런 맛? 혹시 변태?ㅋ

산티아고 순례길은 지형이 완경사라서 자전거를 끌고 갈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다. 몇 군데가 있기는 한데... 한계령도 가고 지리산 관통도로(노고단)도 가 본 적이 있기에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 오는 거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 

지금도 살림살이가 넉넉하지가 않다. 통장은 '텅'장이 되려고 준비중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10년 전 보다는 확실히 더 낫다. '강사'님이라는 호칭도 듣고 있고, 나만 잘하면 꾸준히 강의도 할 수 있으니까. 많이는 못 벌어도 나 혼자 묵을 거는 마련할 수 있다. 

자전거여행이든 트레킹이든, 아니면 배낭여행이든. 안전하게 행해야 한다. 이번 여행도 안전하게 잘 하고 와야겠다. 

좋은 기운 팍팍 받고, 2020년에는 더욱더 활기차게 생활해야겠다! 아자아자 파이팅!
 






속옷*3

양말*5

수건*2

자켓*2

침낭

잠옷세트

구급약통

태블릿pc

세면도구

헤드랜턴

필기도구

충전기

여권

버스 출력증

건전지

슬리퍼

판초우의

보조배낭

보조배터리

카메라 충전기

...

짐작을 하실 것이다. 이 목록들은 장거리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물품들이 포함된다.

공기펌프

앞, 뒤 흙받이

따릉이

후면반사등

뒷안장용 로프

렌치 15mm

바구니

그렇다. 이것들은 자전거여행용 물품들이다. 스페인_포르투갈 자전거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작년 이맘때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로 분주했다면 지금은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저 물품들을 언제 다 정리하고, 언제 다 패킹을 할 것인가! 여행은 준비할 때가 더 설렌다는데...

난 준비할 생각에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더군다나 자전거여행이면 준비할 것들이 훨씬 더

늘어난다.

또 그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에 갈 생각을 하니... 항공권 철회하고 싶다...ㅋ

이번 자전거여행은 산티아고순례길을 자전거로 완주한 후 포르투갈로 넘아가는 여정으로 삼았다.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

뭐 이렇게 3개국의 국경을 자전거로 넘을 거 같다. 여행 일정은 50일이 넘게 잡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끝낸 후에는 버스여행으로 바꿀 예정이다. 마지막 여행지는 이탈리아 로마다.

아무리 짠내 투어를 한다고 하더라도 꽤 많은 여행 경비가 필요한 건 당연지사다. 음식을 직접 해먹고

싸구려 숙소에서 잠을 청한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솔직히 뻔한 호주머니 사정상 이런 짠내 투어도 내게는 사치다.

56일 짜리 여행을 항공권 포함해서 4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갔다온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대학생들이 자유여행을 떠날 때 일일 경비를 10만원 정도로 책정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대학생 자유여행 계산법으로 따져도 560만원이 필요하고, 거기에 항공권까지 더해지면... 하여간 난 자유여행 혹은 배낭여행을 하는 대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죽이되든 밥이되든 떠나야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여행은 많이 망설여졌다. 유럽만 4번째고, 특히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산티아고순례길도 걸었고 스페인 포르투갈도 버스 여행을 했는데 말이다. 도보여행이 아닌 자전거여행이라서 그런가? 그건 아닌 거 같다. 내가 자전거여행을 안 해 본 것도 아니니까... 결정 장애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여행에는 결정 장애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ㅋ

하여간 잘 준비해서 잘 다녀와야 할 거 같다. 여행 기간이 긴만큼 준비물이 많다!

그나저나 자전거 여행이라면서 준비 물품에 자전거가 빠지지 않았냐구요?

자전거는 현지에 가서 사려고요!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가느니 현지에서 구매하는게 더 낫더라고요. 대신 일부 부품은 국내에서 사서 가져가려고요.

뭐 중고자전거로 열심히 국토종단, 국토횡단도 해봤으니까 그냥 굴러가는 것만 타고 가도 됩니다요~^^



















2019년 11월 27일에 행한 진관사 역사트레킹에서...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 북한산 둘레길 서편을 쭈욱~
따라 걷는길. 이곳은 내시와 상궁들의 묘역이 많다.
그래서인지 버려진 석물들도 많다. 

쌍으로 서 있어야 할 문인석이지만... 저 문인석은 홀로
외롭게 서 있었다. 대신 내가 저 옆에 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 순간을 수강생분이 찍어주셨다. 
너무 잘 찍어주셔서 올해의 포토인감?ㅋ






예전부터도 그랬지만 요즘 들어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생각!

그림을 정말 잘 그리고 싶다!

그래서인지 그림이나 디자인 잘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부럽다. 
예전에 박재동 화백님이 내 캐리커처를 그려준 일이 있었다. 

박 화백님은 터치 몇 번으로 캐리커처를 완성하시더라~ 
난 수 백 번 그렸다 지웠다... 지우개를 몇 개 날려 먹은 후에야 겨우 얼굴 모양이 나오던데...ㅋ

인왕산 역사트레킹 지도를 그려봤다. 연필로 그리고 색칠하고, 거기에 컴퓨터 작업까지 하다보니
한 3일은 걸린 거 같다. 차라리 3일 동안 글을 썼으면 수 십 페이지를 작성했을텐데. ^^

3일 동안 투자를 했는데 어째 초딩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내 드로잉 레벨은 딱
초딩 수준인 거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계속 그릴 수밖에. 
저 지도를 누가 그려주지도 않고, 그려준다고 해도 돈이 무지 많이 들거다. 

트레킹 관련 글에 지도가 빠지면 얼마나 휑하던가! 그런 휑한 글을 지도가 일정 부분 채워줄 수 있다. 
물론 내가 그린 지도는 초딩 레벨이라 많이는 못 채워줄 거다...^^
















* 금오도 비렁길







* 8월 25일 일요일 7일째 맑음

1. 통영 -> 진주 -> 순천 -> 여수 이동함. 이날은 순수하게 이동일이었음. 
2. 여수여객선터미널 인근에서 숙박함.




* 8월 26일 월요일 8일째 맑음

1. 여수 금오도 비렁길 트레킹을 행함. 금오도는 울릉도가 연상되는 곳이었음. '비렁'이라는 말은 이곳 사투리로 '벼랑'이라고 함. 벼랑길을 걷는 맛이 참으로 좋은 곳이었음. 섬트레킹으로는 제격인 곳!

2. 비렁길 1코스는 함구미항에서부터 시작됨. 함구미항과 여수여객터미널을 잇는 배편은 하루에 세 편 밖에 없지만 비렁길을 걷기 위해서는 '여수여객터미널-함구미행' 배편을 타는게 훨씬 나음. 함구미항 반대편인 여천항에서 돌산도로 들어가는 배편은 많이 있음. 그러나 비렁길 1코스 초입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에 함구미행 배편을 타는게 좋음.

3. 여수 -> 광주 -> 전주 이동함.

 




* 비렁길






* 여수







* 8월 27일 화요일 9일째 / 비 온 후 갬

1. 전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에 있는 콩나물국밥집에서 식사를 했음. 콩나물국밥이 참 맛있었다.
2. 전주한옥마을 인근에 있는 경기전, 전동성당, 풍남문 탐방. 평일이고 간간이 비가 내렸지만 전주한옥마을은 많은 이들이 오가고 있었다.
한옥마을이 전주를 먹여살리고 있남? ^^
3. 9일간의 남도여행 종료. 서울로 상경함.








* 전주 전동성당






* 경기전






* 경기전 













* 통도사 가는길 







* 8월 22일 목요일 5일째 비 온 후 갬


1. 양산 통도사 탐방언양읍에서 통도사는 무척 가까웠음약 5km. 그렇다면 언양읍은 반구대 탐방과 통도사 탐방을 위한 전진기지?

2. 비가 와서 그런지 통도사 옆으로 흐르는 양산천이 시원하게 물줄기를 뿜고 있었다삼보 사찰이라서 그런지 통도사는

역시 의리의리했다장엄하고 볼거리가 많기는 했지만 고즈넉한 멋은 별로 없었다사람도 많고.

3. 부산광역시 기장군으로 이동함통도사신평터미널에서 부산 노포종합버스터미널까지 좌석버스가 다님저렴하게 이동했음.






* 통도사





* 통도사 대웅보전: 통도사 대웅전에는 '금강계단'이라는 현판도 달려있다. 금강계단은 부처님의 사리가 모셔져 있는 곳이다. 






* 8월 23일 금요일 5일째 맑음


1. 이름도 독특한 대변항에서 부산 갈맷길 걷기를 시작함바다를 끼고 걷는 갈맷길이 매력적이긴 했지만 영덕보다는 덜한 듯함.

2. 유명한 해동용궁사를 탐방함바닷가 옆에 자리잡고 있는 해동용궁사는 무척 아름다운 곳이었다하지만 관광객이 너무 많더라무슨 돗떼기 시장같더라.

3. 경남 거제시로 이동함.







* 부산 갈맷길: 부산 갈맷길에 있는 대변항






* 8월 24일 토요일 6일째 / 맑음


1. 거제에서 통영으로 이동함.

2. 통영여객터미널에서 한산도행 배를 타고 한산도에 입도함. 제승당항에 내렸음. 제승당은 한산도 삼도수군통제영에 자리잡고 있다.

3. 통영은 섬여행을 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4. 한산도 제승당항 인근 정자에서 또 캠핑을 했다. 얏호! 섬에서 하는 캠핑이라니!

 





* 통영: 한산도 가는 길





* 충무사: 제승당 안쪽에 위치한 이 충무공을 기리는 사당





* 거북선 등대: 한산도 앞바다에 있는 거북선 등대










* 영덕 대게 조형물






* 2019년 8월 19일~ 8월 27일 9일간의 남도여행기

* 본 여행기는 2019년 8월 19일~ 8월 27일 9일간에 걸쳐 행해진 남도여행기다. 예전에는 자전거로 남도를 돌아봤다면 이번 여행에서는 시외버스를 많이 이용하였다. 그래서 외형적으로 봤을 때는 국내 배낭여행을 행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올 여름(2019년)에 발병된 왼쪽 다리 햄스트링(정확히는 햄스트링 건염) 이상으로 장거리 도보여행을 행하기에는 무리가 많았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택한 것이 '시외버스+도보여행'이었다. 그러다보니 배낭여행 형식이 된 것이다. 

이번 여행은 재미났다. 오랜만에 남도여행을 해서 그런지 설래기도 했다. 바다를 끼고 걷다보니 시원한 맛도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불안감이 꼬리표처럼 계속해서 따라붙었다. 

'햄스트링이 다시 올라오면 어쩔거야?'

다리로 먹고 살아서 그럴까? 다리에 이상이 생기니 공포감까지 들 정도였다. 

건강이 최고다!

이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그런 이야기를 여기에 기록한다. 별 내용은 없다. 하지만 여행의 기록은 필요하다. 그 자체가 나의 역사가 될테니...
 


* 8월 19일 일요일: 1일째 / 저녁에 비 내림

1. 동대구역을 거쳐 경북 포항 도착. 포항 호미곶 탐방




* 호미곶 조형물








* 8월 20일 화요일: 2일째 / 맑음

1. 경북 영덕 강구항 탐방, 블루로드 트레킹.
2. 영덕 해맞이 축구장 인근 정자에서 캠핑. 오랜만에 행하는 캠핑이라 재미났음.
3. 커다란 풍력발전기 인근에 텐트를 쳐서 그런가? 발전기가 돌면서 내는 소음을 고스란히 듣고 잤음. 웅웅웅~~. 한 밤중에 들으니 무슨 귀신 소리같았음... 무언가 외로움을 뼈져리게 느끼고 있는...? ^^;
4. 영덕 해맞이공원 인근에 있는 창포말 등대가 인상적이었음. 등대보다는 그곳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가 좋았고, 매점에서 틀어주는 7080 노래가 좋았음. 파도가 철썩이는 바다를 보면서 감미로운 음악을 들으니 그곳에서 발걸음을 못 떼겠더라. 오랜만에 감상에 젖어보았음. 싸구려 커피 한 잔을 들고 있어도 멋이 날 정도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었음.





* 영덕의 푸른 바다





* 캠핑







*  8월 21일 수요일: 3일째 / 저녁부터 비 옴

1. 영덕 강구터미널에서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으로 이동함.
2. 언양읍에서 반구대까지 버스가 있다기에 바로 이동했음. 시내버스가 있긴 있었는데 '반구대 입구'였음. 언양읍에서 '반구대 입구'까지는 약 5km였고, '반구대입구'에서 반구대까지는 약 3km정도였음. 3km 정도를 열심히 걸어갔음.
3. 내가 눈이 나빠서 그런지 반구대에 그려진 암각화가 눈에 잘 띄지 않았음.
4. DB 자동차보험 아저씨가 언양읍까지 픽업을 해주셔서 감사히 잘 타고 왔음. 비도 내리고 그랬는데...





*반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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