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탄불의 노을: 금각만에서 촬영했다.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마르시안기둥

 

 

 

* 2024년 1월 21일 일요일: 39일차 / 맑음

-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맞는 두번째 날이다. 호텔 조식이 맛있었다. 28유로에 그 정도면 양호한 편이었다. 대신 샤워실이 배수가 잘 안 됐다. 배수구가 좀 높게 있어 발로 쓸어대야 물이 빠져나갔다. 발 세척을 그런 식으로 했다.

- 호텔에서 나와 이스탄불의 명소인 갈라타탑(Galata tower)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동하다 우연히 마르시안기둥(column of Marcian)을 보게 되었다. 서기 450년경에 동로마 황제 마르키아누스를 위해 세워진 기둥이었다. 탐방 첫날부터 귀한 문화유산을 만나다니! 무슨 좋은 일이 있을 거 같다.

- 가다가 또다른 문화유산을 만났다. 콘스탄틴노플 시절에 만들어진 테오도시우스성벽이었다. 동로마제국의 황제인 테오도시우스의 이름을 딴 이 성벽은 서기 413년경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3중으로 만들어진 이 성벽은 콘스탄티노플이 요새의 이미지를 갖게 해주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실제로 테오도시우스성벽은 1453년 투르크의 침공 때까지 한 번도 함락되지 않았다.

- 그렇게 천 년의 세월을 버틴 난공불락이었지만... 지금의 테오도시우스성벽은 흉하게 방치되어 있다. 도시의 확장으로 인해 곳곳이 잘려나갔다. 날씨가 추울 때는 그 앞에서 모닥불도 피우고 있었다. 문화유산에 대한 대접이 완전 꽝~이었다.

- 아타튀르크 다리를 넘어 갈라타탑을 향해갔다. 아타튀르크 다리는 유명한 보스포루스 해협에 위치해 있지는 않고 그 옆에 있는 금각만(Golden horn)이라는 내해에 위치해 있었다. 갈라타탑을 가는 길은 좀 정신이 없었다. 더럽고 정돈이 안된 골목을 지나야 했다. 갈라타탑에 가니 더 정신이 없었다. 사람이 왜그리 많은지! 일요일이라서 그랬나?

- 날씨가 변덕히 심했다. 이슬비도 내리고 무척 쌀쌀했다. 배가 고팠다. 따뜻한 음식이 간절했다. 그래서 갈라타탑 아랫동네, 선착장 부근 식당에 들어갔다. 삐끼로 보이는 호객원이 불을 피우고 있었는데 잠시 그 곁불을 쬐었다. 그게 연이 되어 그 식당으로 들어갔다.

- 그 곁불을 쬐지 말았어야 했다. 바가지를 썼기 때문이다. 음식값으로 총 2,400리라가 나왔다. 음식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서비스도 좋았다. 하지만 2,400리라는 우리돈으로 10만원이 넘는 돈이다. 거기다 팁까지 줬다. 된통 당한 셈이다. 4~5만원 정도면 그래도 이해를 하겠는데...ㅋ

초기 수업료를 비싸게 치른 셈이다. 그 막강한 로마에서도 안 당한 바가지를 이스탄불에서 당할 줄이야! 역시 삐끼가 붙고, 과도하게 친한척 하는 곳은 가지 말아야 한다.

- 이스탄불 교통카드를 구매해서 충전을 했다. 트램이 17리라, 약 750원 정도다. 이스탄불의 대중교통 요금은 꽤 저렴했다. 대신 환승은 되지 않는다. 교통카드 개통 기념으로 트램을 타고 악사라이역 근처에 내려 호텔로 들어갔다.

 

 

 

 

* 테오도시우스성벽: 성문인데 많이 훼손됐다. 기둥의 한쪽이 떨어져 나가 철제빔을 거취시켜놨다.

 

 

 

* 테오도시우스성벽: 십자군의 공격도 끄떡없이 버텨냈던 성벽이지만 도시의 확장으로 인해 곳곳이 훼손되어 버렸다. 방치된 성벽을 보자니 우리 한양도성이 얼마나 정돈이 잘 됐는지 세삼스레 깨닫게 됐다.

 

 

 

 

* 2024년 1월 22일 월요일: 40일차 / 약한비

- 이날은 전부터 보고 싶었던 보스포루스 해협을 보고 왔다. 보스포루스 해협은 말그대로 무척 좁은 바닷길이다. 전에 탐방한 지브롤터 해협이 좁은 곳은 약 16km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하지만 보스포루스 해협은 지브롤터보다 훨씬 더 좁다. 진짜 좁은 곳은 폭이 600미터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 보스포루스 해협을 중심으로 위쪽은 흑해, 아래쪽은 마르마라해가 있다. 흑해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빼앗은 세바스토플이 있고, 그 세바스토플 항에는 러시아의 흑해 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 그런데 튀르키예에는 보스포루스 해협 말고도 좁은 해협이 또 있다. 바로 다르다넬스 해협이다. 다르다넬스 해협도 마르마르해에 있다. 한마디로 마라마라해 위쪽으로 보스포루스 해협, 아래쪽으로는 다르다넬스 해협이 있는 것이다.

- 사실 이날은 교통카드를 찍고 정기선을 탔었다. 정기선은 겨우 10분 정도를 운행했는데 그 정도로 보스포루스 해협 일대는 좁아보였다. 한강보다 좀 더 큰 규모라고나 할까?

-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콘스탄티누스 기둥을 보았다. 트램 선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다. 진짜 이스탄불은 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었다.

 

 

 

* 갈라타탑: 갔더니 외관 공사중이었다. 예전 이 탑에 오르면 이스탄불 시내는 물론, 보스포루스 해협과 금각만 일대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이렇게 중요한 시설이다보니 부침도 많았다. 4차 십자군 전쟁 때는 크게 파괴가 됐었다. 이후 여러번에 걸쳐 개축을 했다. 주로 감시용 타워로 쓰였는데 한때 죄수를 잡아두는 공간으로도 이용됐다고 한다.

 

 

 

* 콘스탄티누스기둥: 트램이 바로 옆으로 운행되고 있었다. 마르시안기둥과는 다른 기둥이다.

 

 

 

* 이스탄불 댕댕이: 이스탄불은 송아지만한 떠돌이 개들이 많다. 느긋하게 한 숨 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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