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산탑곡마애불상군: 바위의 동쪽편이다. 사진 왼쪽에 삼층석탑이 보인다.

 

 

 

<경주> 득템한 느낌이야! 이런 사진을 찍다니!

- 계림숲부터 남산 마애불까지 걷고, 찍고

 

 

* 2022년 12월에 경주를 다녀왔습니다. 그중 12월 21일에 행한 경주 여행을 약식으로 스케치한 기행문입니다.

이번 경주 여행의 중심축은 황리단길과 첨성대였다. 아침에 황리단과 첨성대를 보고 출근(?)했다 저녁에 다시 황리단과 첨성대를 찍고 퇴근(?)하는 식이었다. 그러고보니 황리단길만 거의 왕복 4회 정도 한 거 같다. 누가보면 경주 시민인 줄 알겠다.

이날은 경주여행의 마지막날로 계림숲을 시작으로 월정교를 넘어 경주 남산 일대를 탐방지로 삼았다. 구체적인 코스는 이렇다.

계림숲 -> 경주향교 -> 월정교 -> 상서장 ->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 -> 남산탑곡마애불상군 -> 국립경주박물관

얼핏보면 상당한 거리를 이동했다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계림숲, 월정교, 경주향교는 하나로 묶일만큼 서로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있다. 계림숲은 신라 건국초기부터 조성된 숲으로 경주 김씨의 시조 김일지의 탄생 설화를 품고 있는 유서깊은 숲이다. 그러고보니 거의 조성된지 거의 이천년 정도된 숲이다. 그래서일까, 계림숲에 입장할 때의 느낌이 무언가 달랐다.

 

 

* 계림숲

 

 

 

* 월정교

 

 

 

월정교는 경주 중심부와 남산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남천 위에 놓여진 다리이다. 경덕왕 19년(760년)에 만들어졌는데 지금의 다리는 2009년에 복원을 한 것이다. 거대한 누각식으로 만든 월정교는 야경이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첨성대와 함께 야경투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고운 최치원의 숨결이 살아있는 상서장을 탐방한 후 드디어 경주 남산에 들어섰다. 최치원은 신라말 3최라 불릴 정도로 천재적인 인물이었다. 12살에 당나라로 유학을 갔고 그곳에서 18살에 과거시험 합격하게 된다. 이후 29살까지 당나라에서 관직 생활을 하다 고국인 신라로 돌아오게 된다.

최치원은 6두품이었다. 금의환향을 했지만 그의 신분적 한계는 명백했다. 당시 신라는 지방 호족세력들의 발호로 망국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때 최치원은 진성여왕에게 시무 10조를 올려 당시의 폐단을 바로 잡고자 했다. 하지만 진골 출신들의 견제로 인해 그의 의견은 묵살된다. 이후 그는 야인이 되어 세상을 등지게 된다.

그 시무 10조를 작성했던 곳이 바로 상서장이었다. 상서장의 앞쪽에는 고운대라는 바위가 있는데 최치원의 호를 따서 이름을 지은 바위다. 최치원은 고운대에 올라 왕성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 고운대: 상서장 입구 옆쪽에 있다.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과 남산탑곡마애불상군을 탐방할 차례다. 경주 남산은 불국토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불교 유적들을 품고 있는 곳이다.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은 큰 바위에 인공적으로 감실을 파고 그곳에 부처상을 조각을 했다. 할매부처, 감실부처라고도 불린다. 감실은 불상이나 신위 등을 모시는 공간을 말한다.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은 높이가 1미터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신라 불교의 초기 유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는 단단한 화강암이 많은 지역이라 바위에 무언가를 새기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에 비해 유럽의 조각가들은 좀 수월했을 것이다. 왜? 그 지역은 화강암보다는 좀 무른 석회암 재질이 많으니까!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을 뒤로 하고 호젓한 산길을 따라 내려갔더니 차도가 나왔다. 그 길 위에 표지판이 있었고, 그 표지를 따라 남산탑곡마애불상군을 탐방하러 갔다. 남산탑곡마애불상군은 옥룡암이라는 사찰 위쪽에 자리잡고 있다.

 

 

*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

 

 

 

* 남산탑곡마애불상군

 

 

 

'마애불상군'이라는 명칭처럼 수많은 조각들이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통상적으로 마애불은 부처님 한 분을 조각하거나 좌우 협시불을 더 조각하는게 일반적이다. 한마디로 많아야 세 분 정도를 새긴다는 것이다. 하지만 탑곡마애불상군은 바위에 다양하게 새겨 넣었다. 바위를 동서남북으로 잘 활용하여 각 면마다 불교 문물을 새겨 넣은 것이다.

부처님 형상은 물론 탑과 괴수들도 보인다. 탑? 그렇다. 바위에 탑도 새겨져 있다. 9층과 7층, 두 개나 새겨져 있다. 바위에 새겨져 있으니 마애탑인 것이다. 바위에 탑을 새길 수 있냐고 물으실 수도 있는데... 바위에 종을 새긴 경우도 있다. 그건 마애종이다. 서울 관악산 옆에 삼성산이라고 있는데 그곳에 마애종이 있다. 김중업 건축박물관 인근에 있다.

바위를 동서남북으로 활용을 해서 그런지 남산탑곡마애불상군은 사면불이라고도 불린다. 삼층석탑이 있는 곳이 남쪽인데 오른쪽의 계단을 따라 올라갈 수 있다. 북쪽, 동쪽, 서쪽의 조각상들은 올려봐야 하는데 남쪽의 조각상들은 올려보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게 다른 점이다.

동서남북을 돌면서 엄청나게 사진을 많이 찍었다. 이날 아침에 눈과 비가 섞여왔는데 그 여파로 남산 일대는 물안개가 머금고 있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신령스러운 느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귀한 문화재를 보고 있는데 물안개까지 살짝 끼다니...!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 남산불곡마애여래좌상: 배낭이 대신 인증을 해주고 있다. 부처님을 모신 마애불이 있다하여 이 일대 골짜기는 '불곡'이라고 부른다.

 

 

 

* 남산탑곡마애불상군: 바위 북쪽이다. 여기에 탑이 그려져 있다. 탑이 그려진 바위가 있다하여 이 일대 골짜기는 '탑곡'이라고 불린다.

 

 

 

* 남산탑곡마애불상군: 바위의 남쪽면이다. 이 불상군 앞쪽에는 족구장만한 공간이 있고, 한쪽편에 삼층석탑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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