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성 금성산 조문국 고분군

 

 

 

 

 

 

2021년 8월 12일.

 

경북 의성군 여행은 계속됐다. 의성군은 삼한시대의 소국인 조문국(召文國)이 있던 곳이다. 조문국? 좀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이전에 포스팅한 탑리 오층석탑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유적지가 있어서 바로 가보았다. 탑리 오층석탑과 조문국 유적지는 같은 금성면 소재지에 있는데 자동차로 5분 정도면 닿을 수 있다. 필자는 뚜벅이라 그냥 걸어갔다.ㅋ

 

소문국이라고도 불리는 조문국은 금성면을 중심지로 삼았던 삼한시대의 소국이었다. 신라 벌휴이사금 2년( 185년)에 정복되는데 현재 조문국 왕족들의 무덤들이 금성면 일대에 군집해있다. 참고로 '이사금'은 초기 신라의 왕 칭호이다. 그 이후에 나타나는 '마립간'도 왕 칭호다.

 

조문국 왕족들의 무덤을 두고 '의성 금성산 고분군'이라고 칭한다. 이곳에는 경주에서 볼법한 큰 고분들이 16개나 자리잡고 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고분은 높이가 8미터, 동서 길이가 40미터가 넘기도 한다. 금성산 고분군 말고도 의성 지역에는 큰 고분들이 더 있다고 하니 고대시대의 의성 지역의 위상이 어떠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을 거 같다.

 

의성 금성산 고분군 중심에는 경덕왕릉이 있다. 신라 경덕왕? 경덕왕(景德王)은 신라시대의 제 35대(742~765) 왕으로 유교 통치체제를 강화한 인물이다. 그럼 진짜 신라 경덕왕의 능이 조문국 고분군에 있는 것인가?

 

 

 

 

 

* 의성 조문국 경덕왕릉

 

 

 

 

 

 

아니다. 신라 경덕왕의 능은 경주 남산 인근인 경주시 내남면에 위치해 있다. 신라의 왕이 굳이 경주가 아닌 의성에 묻힐 이유가 없지 않은가. 참고로 신라 경덕왕은 관제개편을 통해 당시 발호하던 귀족세력들을 억누르고 왕권강화를 행한 인물이다.

 

그럼 의성 금성산 고분군에 있는 경덕왕릉(景德王)은 누구의 능인가? 말 그대로 조문국의 경덕왕이 잠든 무덤이다. 정확히는 조문국의 경덕왕으로 추정되는 능이다. 그러고보면 조문국 경덕왕(景德王)이나 신라 경덕왕(景德王)이나 한자까지 똑같다. 그러니 헤깔리지...ㅋ

 

금성산 고분군에 있는 경덕왕릉은 왕릉치고는 무척이나 소박하다. 조선시대 권세가들의 무덤 정도로 꾸며졌다. 금성산 고분군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걷기에 좋은 곳이다. 데이트 코스로도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실제로 애정 표현을 과하게 하던 젊은 커플과 필자의 동선이 겹쳐져서 꽤나 애를 먹기도 했다. 어찌보면 이곳도 공동묘지인데 이런 곳에서 애정행각을 벌인다? 그러고보면 자신이 서 있는 공간도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그곳이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는 듯싶다.

 

예전 왕릉 답사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었다. 소나무 숲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왕릉을 가면 세상의 번뇌가 싹 다 씻겨내려갔다. 그래서 한 때는 왕릉에 방점을 찍고 답사를 다닌 적이 있었다.

 

죽은자들의 공간에서 산 자들이 만끽하는 휴식과 명상. 그런 휴식과 명상은 다른 곳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

 

 

 

 

 

* 금성산 조문국 고분군

 

 

 

 

  

* 금성산 조문국 고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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