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흥사: 소나무숲

 

 

 

 

 

* 적멸보궁: 부도탑과 자장굴

 

 

 

 

 

 

2021년 8월 10일

 

충북 제천시 장락사지를 둘러본 후 강원도 영월군으로 넘어왔다. 영월은 예전에 참 많이 탐방을 했던 곳이다. 트레킹 코스를 기획한다고 여기저기 발길을 참 많이도 내디뎠었다. 2013년도에 행한 중부내륙 자전거여행 때는 아예 영월의 주요 포인트를 가로질러 갔었다. 당시 온라인 신문에 자전거여행기를 기고를 했는데 영월편의 제목이 이랬다.

 

- 트레킹으로 왔던 곳, 자전거로 다시왔네!

 

그동안 바빴었나? 약 7년 만에 다시왔다. 무엇하느라 그리 바빴는지... 탐방지는 무릉도원면 사자산에 있는 적멸보궁 법흥사(法興寺)다. 적멸보궁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법당을 말한다.

 

신라의 고승 자장율사는 당나라에서 귀국하면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가지고 들어왔는데 이때가 선덕여왕 12년(643)이었다. 자장율사는 진신사리를 평창 오대산 상원사, 정선 태백산 정암사, 양산 영축산 통도사, 인제 설악산 봉정암, 영월 사자산 법흥사에 봉안한다. 이를 두고 5대 적멸보궁이라고 부른다.

 

유명해서 그런가? 사람들은 적멸보궁하면 5대 적멸보궁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이외에도 적멸보궁은 더 있다. 대표적인 곳이 김제에 있는 금산사다. 자장율사 이후로도 부처님의 진신사리는 계속 국내로 유입됐다는 말이다. 근래에도 유입되고 있다. 사찰들이 너도나도 적멸보궁을 내세우다보니, 도대체 석가모니의 사리는 얼마나되냐는 의문섞인 물음들도 함께 따라온다.

 

어쨌든 자장율사가 세운 5대 적멸보궁은 우리 불교의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귀한 곳들이다. 한편 자장율사는 경주 황룡사9층목탑 건립을 주도하는 등 신라 불교 진흥에 큰 공헌을 하기도 했다.

 

자장율사가 처음 창건했을 때의 이름은 흥녕사였다. 이후 징효대사 절중이 이곳을 9산 선문 중에 하나인 사자산문의 근본도량으로 삼게 된다. 불교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은 신라 말기에 유행했던 구산선문에 대해서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구산선문은 경전 위주의 교종과는 달리 수행에 중심을 둔 선종의 9개 선문을 말한다. 한마디로 신라 말기에 9개의 선종 문파가 산을 중심으로 세워졌다는 것이다. 사자산문은 사자산에 있다하여 그렇게 불린 것이다.

 

이후 흥녕사는 큰 화재를 당해 약 천 년동안 명백만 이어져왔다. 그러다 1902년에 비구니인 대원각 스님이 중건을 했고 이때 사찰 이름을 법흥사로 개칭하기에 이른다. 그러고보면 법흥사로 불린 기간은 100년 정도인 셈이다.

 

일주문을 지나 주차장에 들어서면 2층 누각으로 된 종루가 보인다. 그 옆쪽으로 안내문을 따라가면 적멸보궁이다. 키가 큰 전나무가 양 옆으로 펼쳐진 전나무 숲길을 따라가서 그런지 기분이 상쾌하다. 그렇게 전나무숲길을 따라 약 500미터 정도 오르면 적멸보궁에 도착한다.

 

법흥사 적멸보궁의 첫 인상은 소박함이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인 적멸보궁은 분명 화려한 건물은 아니었다. 큰 사찰의 전각들보다도 더 아담한 사이즈였다. 하지만 주위의 풍광과 어루러져서 그런지 허전한 느낌이 들지 않았다. 적멸보궁이 가지지 못한 화려함을 주위의 산 속 풍광이 채워주고 있다고나 할까?

 

 

 

 

 

* 법흥사

 

 

 

 

 

 

* 적멸보궁

 

 

 

 

 

 

 

적멸보궁 실내에는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다. 대신 창문을 만들어 건물 뒤편 언덕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 언덕에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신 부도탑이 있기에 불상을 봉안하지 않는 것이다. 그 부도탑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3호인 영월 법흥사 부도이다. 이외에도 언덕에는 토굴도 있다. 자장율사가 수도를 했다고 전해지는 토굴이라 자장굴이라는 명칭도 있다. 지금은 앞쪽에 석축을 올려 사실상 입구가 막혔지만 그 안쪽은 성인 한 명이 가부좌를 틀고 수도하기에 넉넉한 공간이라고 한다.

 

적멸보궁 탐방을 마치고 다시 숲길을 내려가다 이런 생각이들었다.

 

'부처님 사리가 든 탑이면 국보가 되야 하지 않나? 적어도 보물이라도 되야 하잖아? 그런데 도지정 문화재라니... 무언가 좀 안 맞네...'

 

사실 그 부도탑은 어떤 스님의 사리탑이라고 한다. 어느 이름모를 스님의 부도탑이 왜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부도탑으로 알려졌는지 그 시기와 이유는 알려져있지 않다. 사람들은 속은 건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와는 관련이 없는 부도탑을 바라보면서 괜히 합장을 하는 것인가?

 

이와 관련해서 자장율사가 진신사리를 영원토록 보전하기 위해 사자산 어딘가에 숨겨놓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말에 의거하면 사자산은 산 자체가 커다란 부도탑이 되는 것이다.

 

숲길을 내려와서 법흥사의 중심영역을 둘러봤다. 적멸보궁처럼 법흥사 경내도 크지 않다. 하지만 주위 산이 잘 감싼 모습을 하고 있어 보기가 좋았다. 그런데 경내 곳곳이 공사중이라 좀 어수선하기도 했다. 포크레인을 피해서 사진을 찍으려고 꽤나 애를 먹었다.

 

징효대사 절중의 탑비와 부도비까지 둘러본 후 건너편 소나무숲에 가서 법흥사를 전체적으로 다시 둘러봤다. 그렇게 사자산과 사찰 일대를 바라보니, 자장율사가 왜 이곳에 진신사리를 숨겨놓았는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그렇게 법흥사는 밀림의 왕으로 불리는 사자처럼 듬직한 사자산이 품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참에 부처님 진신사리를 찾으러 다시 사자산에 가볼까?^^

 

글을 마치기 전에 법흥사가 있는 무릉도원면에 대해서 잠깐 언급해본다. 무릉도원면의 원래 명칭은 수주면이었다. 주민투표에 의해 2016년 11월 15일부터 무릉도원면으로 개칭을 했다. 2009년 영월군에 있는 서면이 한반도면으로 이름을 바꾼 후 관광객이 늘어난 전례를 따른 듯싶다. 비교적 근래에 변경되서 그런지 아직까지도 <한국민족문화대백과>를 비롯한 몇몇 자료들은 '수주면'으로 기재를 하고 있다.

 

 

 

 

 

 

* 부도탑

 

 

 

 

* 징효대사탑비: 보물 제612호

 

 

 

 

 

 

* 법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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