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돌: 선돌을 뒤로하고 서강 뚝방길을 걷고 있는 영월강변둘레길 참가자들!

 

 

 

 

 

* 선돌: 낭떨어지를 걷다보면, 불쑥 고개를 내민 선돌이 보인다.

 

 

 

*** 영월강변둘레길

일시: 2014년 5월 17일 토요일

참가인원: 곽작가 외 9명(집밥에서 모객)

이동거리: 약 12km

이동시간: 약 5시간(청령포 관람 포함)

 

 

때이른 더위와 잡풀로 우거진 등산로 때문에 무척 고된 트레킹이었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답니다. 

역시 트레킹은 각 계절마다의 맛이 다르더군요. 5월이었지만 초여름의 운치가 감돌아서 그랬는지 이번 트레킹은

여름트레킹과 같은 비주얼이 포착되었답니다. 불과 50여일 전에 행한 1차 트레킹 때는 녹음이 별로 없었고 황량함감

마저 들 정도였는데 말이죠. 그래서 선돌에서부터 서강뚝방길까지 내려오는 등산로가 잡풀로 사라졌다는...

그래서 무척 난감했다는...ㅋㅋㅋ

영월강변둘레길 2차 트레킹에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서강 뚝방길: 서강 뚝방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날짜상으로는 5월 17일이었지만, 날씨는 한 여름 날씨였다.  

 

 

 

 

* 영월강변둘레길: 지난 3월 때와는 비주얼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녹음이 짙어졌다.

 

 

 

 

*  방절산: 방절산에 올라가 동강과 서강이 합수되어, 남한강을 이루고 있는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 참가자들.

 

 

 

 

* 청령포역: 청령포터널을 지나 청령포역 방면으로 향해가고 있는 참가자들.

 

 

 

* 영월강변둘레길의 5월!

 

 

 











[앵콜 9차] <영월> 5월에 떠나는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

영월강변둘레길은 지난 3월 22일에, 이미 한 번 트레킹을 한 곳입니다. 그때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했지만 무척 즐거웠었지요. 참가 하신 분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고요. 저는 그것을 아이템 삼아 한 온라인 신문에 '영월 여행기'를 기고하기도 했었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도 있었습니다. 당시 시간 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코스를 단축해야 했

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코스를 완주해 보려고요. 잡풀이 많이 자랐을 거 같아서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그래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사실 앵콜도 많이 들어왔었고요~

트레일(trail:오솔길)이 아무리 험하다고 해도 우리를 막을 수는 없겠죠!!!~ㅋ


잠깐! 5시간이나 이동을 하고, 거리도 만만치 않은데... 그럼 아주 빡세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제 트레킹스타일이 좀 느긋하게 걷자입니다. 무슨 속도 경쟁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빨리가서 무엇하겠습니까? 중간에 새소리도 듣고, 사진도 찍고, 간식도 먹고 해야 제 맛이죠! 즐기려고 트레킹 하는 거잖아요~^^;


아래 사항은 제가 3월 22일 트레킹 때 작성했던 초대장입니다. 그것을  좀 수정해서 재작성하였습니다. 그때보다 10분 정도 일찍 만납니다. 또 참가비도 올랐네요-_-; 



* 이동 중에 간간이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이 있을 예정입니다. 사진 촬영에 거부감을 느끼시는 분들은 모자나 선그라스  등을 준비하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마스크 추천이요!!!ㅋ 



*** 




*주의: 아래 미션에도 공지되어 있듯이 이 모임은 서울에서 만나, 해당지역인 영월로 이동하는 것이 아닙니다. 강원도 영월 현지에서 직접 만나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행한, 기존의 집밥 모임과는 많이 다를 겁니다. 그래서 당황하실 분들도 있을 듯요...

듣도 보도 못한 역사트레킹 마스터라는 사람만 믿고 영월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어야 하나?

하는 의문을 가지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믿어보시라고 말씀드립니다. 나름대로 저도 

아웃도어 바닥에서 열심히 굴러봤답니다. 

한편 저는 말만 master지, 회원분들의 slave랍니다!ㅋ 영월로 당일치기 봄소풍 간다고 생각하시고 우리 재미있게 놀아보자고요! 아주 멋진 절경에 취해보자고요!





트레킹을 하다보면 이 길이 알려지지 않았으면 하는 곳이 있습니다. 
나만 알고, 나만 즐겼으면 하는 곳이 생기는 것이죠. 

한마디로 그런 길들은 절경 중에 절경입니다. 
정말 아름다워서 누가 오지 않았으면 하는 그런 곳이죠.

 

강원도 영월에 그런 곳이 있습니다. 
서강을 끼고 걷는 코스인, <영월강변둘레길>이 바로 그곳입니다. 

영월에는 유명한 동강 말고도 서강이라는 강이 흐릅니다. 
물론 서강이 동강보다는 경치가 덜합니다. 

하지만 워낙 동강의 경치가 빼어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동강의 위세에 서강이 좀 눌렸을 뿐이지 서강 주변도 정말 비경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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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이 알고 있는 그런 곳을 여러분들과 함께 걷고 싶어서 이렇게 공지글을 올려봅니다.

이 코스에는 유명한 선돌과 청령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곳들은 예능프로인 <1박 2일>에서도 탐방을 했던 곳이죠..


선돌, 청령포, 청령포 기차역 그리고 서강....

이 곳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지만 딱 이 기간 외에는 쉽게 접근을 할 수가 없답니다.

겨울에는 폭설로 인해 접근할 수 없고, 여름에는 잡풀이 우거져 등산로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소중한 곳이기도 합니다. 접근하기 쉽지 않아서 더 애착이 가는 곳이죠. 

사실 이 곳은 제가 직접 개척한 곳입니다. 개척하다가 죽는줄 알았습니다~ㅋ


 하지만 그런만큼 걸림돌도 많네요. 일단 돈이 많이 듭니다. 서울에서 행한 모임은 그저 전철비에

자기 저녁값 정도만 있으면 됐잖아요. 하지만 이번은 왕복 고속버스비에, 회비까지...

서울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오시는 분들은, 적어도 5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갑이 얇은 집밥 식구들에게는 큰 돈 일겁니다. .


돈만 문제인가요? 영월에서 서울로 가는 고속버스도 드문드문 있어서 잘못하면 밤 12시 경에

집에 도달할지도 모른답니다. 막차가 끊겨서 택시를 탈지도 모른다는 뜻이죠.  

통금 시간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곤란하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아름다운 서강을 걷다보면 그런 걸림돌들은 곧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아주 하잖게 느껴지실 겁니다. 

절경에 취하다보면 서울로 올라가기 싫어질지 모릅니다. 그런 만큼 아름다운 곳입니다. 




 

 


 


*** 미션: 영월강변트레킹을 참여하시는 분들은 미션을 한 가지 수행하셔야 합니다.^^;

별 거는 아닙니다.  긴장하지 마세요. 모임 집결지가 서울이 아닌 강원도 영월읍

시외(고속)버스터미널입니다.  영월이라는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마스터)을 만나  

낯선 지역을 트레킹 하는 것입니다. 그럼 미션명은 '낯선'인가요?ㅋ

아참! 집결지가 서울이 아닌 영월읍인 만큼 강원도 원주지역이나 충북 제천 지역의 집밥 식구들도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동서울터미널 ---> https://www.ti21.co.kr/










* 일시: 2014년 5월  17일 토요일  오후 12시 50분


* 집결장소
: 강원도 영월군 고속(시외)버스터미널 ---> 영월 읍내에 있는 곳입니다. 
서울에서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강원도 영월 읍내에서 모이는 것이니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서울에서 영월은 약 2시간 정도 걸립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로 약 2시간 20분 정도 걸리더군요.

* 회비: 1만 5천원 ---> 간식비, 식수, 청령포 입장료, 선돌까지 이동 교통비로 사용됩니다.  마지막에는 택시를 타고 읍내로 다시 진입할 예정입니다. 


* 이동경로: 영월읍내 ▶(버스 이동) 선돌 ▶ 서강 뚝방길 ▶ 청령포 ▶ 방절산 
▶ 청령포 기차터널 ▶ 청령포역(폐역사) ▶ 동강 대교 ▶ 영월역


* 난이도 : 중상   --->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가요? 아닙니다. 예전에 다녀오셨던 분들도 안전하게 잘 다녀오셨답니다.  안전제일!!!

* 이동거리: 약 13km / 약 5시간 정도 소요 예상(청령포 관람시간, 쉬는 시간 포함)

* 준비물
: 여분의 옷, 

* 주의점
: 트레킹을 하는 것이니 가급적 편한 복장을 해주세요. 여분의 옷도 준비해주세요. 강변에서 부는 바람이 좀 시릴 듯합니다!

영월읍내에서 버스를 타고 선돌로 이동할 예정이오니 지각 no!


 

 

 

 

 

 

 

 

영월강변 걸으며 '소셜다이닝'하다 ___2편

 

 

 

 

 

기묘한 자태의 선돌

영월읍내 ▶(버스 이동) 선돌 ▶ 서강 뚝방길 ▶ 청령포 ▶ 방절산 ▶ 청령포역(폐역사) ▶ 동강 대교 ▶ 영월역

위에서처럼 영월강변둘레길은 선돌에서부터 시작된다. 선돌은 서강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기암괴석이다. 선돌은 그 높이가 70m에 달하는데 그 자태가 오묘하여 예로부터 '신선암'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푸른 서강을 배경삼아 기묘한 자태를 뽐내며 서 있는 선돌은 그 자체만으로도 영월의 명물이다.

그런 기묘한 모습 때문에 선돌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단종 임금도 그들 중에 한 명이었다. 단종 임금의 유배지는 영월의 청령포였는데 그곳을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돌을 지나쳐야 했다. 단종도 기묘한 형상의 선돌을 볼 때만큼은 고된 귀양길에서 오는 피곤함을 잠시 내려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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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 단독여행을 할 때는 이렇게 풍경사진만 찍게 된다. 오른쪽 상단에 있는 것이 선돌이다. 2013년 겨울에 찍은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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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선돌과 서강의 모습에 반한 듯, 한 컷이라도 더 좋은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카메라 각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번 방문했던 선돌이었지만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서 열심히 셔터를 눌러댔다.

즐거웠던 순간도 잠시. 이제 난이도 상(上)에 해당되는 구간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그 구간은 등산로가 무척 험하다. 경사도가 상당히 심하고, 심지어 낭떠러지를 스쳐지나가야 하는 구간도 있다. 그래서 마스터인 필자는 무척 고민이 많았다.

'이거 발 잘못 디뎌서 누구 하나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거 아니야? 그러면 완전 끝장인데...!'

하지만 참가자분들의 트레킹 실력이 출중해서 그랬는지 모두 다 무사히 그 구간을 통과했다. 그런 모습에 감동을 했고, 필자는 참가자 분들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나만의 '비밀화원' 같은, 환상의 뷰 포인트로 안내한 것이다. 그 뷰 포인트에서도 셔터 소리는 요란하게 들렸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쓸쓸하게 홀로 셔터를 누르던 곳에서 '집밥 식구'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고, 간식을 먹었더니 미묘한 감정이 스며들었다. 나만이 알고 있는 '비밀의 화원'을 공개했지만 아쉬움이 앞서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뿌듯함이 밀려왔던 것이다. 이래서 공유를 하는 것인가? 공유를 하다 보면 덧셈이 되어 긍정적인 결과물이 생산될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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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의 화원 날씨 좋고, 배경 좋고, 사람들은 더 좋고. 뒤로 흐르는 강이 서강이다. 오른쪽 상단 부분이 선돌이다. 환상의 뷰포인트에 올라서니 그 자체가 작품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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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의 한이 서린 청령포

5km 정도에 달하는 서강 뚝방길을 걸은 후 우리는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에 도착하게 됐다. 청령포는 3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배후면에는 가파른 육륙봉이 놓여 있어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그래서 청령포는 지금도 배가 없으면 도달할 수 없는 곳이다.

단종은 청령포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했다. 계유정난 발생 3년 후인 1456년 6월, 단종 복위 계획은 사전에 발각되고, 주도자들이었던 사육신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어두운 그림자는 단종에게도 드리워지게 된다. 한명회, 권람 같은 일파들이 단종을 가만히 놔두었겠는가? 엄청나게 단종을 몰아붙였고, 결국에는 노산군으로 강봉시켜 영월 땅으로 유배를 보냈던 것이다. 그때가 1457년 6월이었다.

졸지에 노산군으로 강봉된 단종은 청령포에 왔다 그해 여름 홍수를 피해 영월 읍내에 있는 관풍헌으로 옮겨 갔다. 그러다 그해 10월 하순에 관풍헌에서 숙부인 세조에 의해 사사됐다. 단종의 짧았던 생애와 4개월 남짓한 영월 유배기간을 되새기며 필자는 이런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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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령포 청령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참가자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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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회가 없었다면 수양대군이 정권을 틀어잡은 계유정난도 없었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수양대군은 정권을 잡았고, 한명회도 부귀영화를 누리게 됩니다. 하지만 시간은 흘렀고 우리는 단종 대왕의 뜻을 기리는 곳에 왔습니다."

계유정난 당시는 한명회가 승리자였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단종의 자취를 따라가지 한명회를 따라가지 않는다. 해방공간에서는 이승만이 승리자였을지 모르지만 요즘 사람들이 김구 선생의 자취를 따라 마곡사를 트레킹을 하는 것처럼.

 

 



함께 걷기 위하여 떠나는 단독여행

동강과 서강이 합수되어 남한강을 이루는 곳을 조망할 수 있는 방절산 탐방을 끝으로 영월강변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다. 서울로 돌아가는 고속버스 시간 때문에 조금 일찍 마무리한 것이다.

영월 서부시장에서 순대국밥을 먹으며 트레킹 팀은 소셜 다이닝을 하였다.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끊임없이 수다를 떨며 트레킹을 했지만 풀어놓을 이야기보따리가 한 가득이었던 것 같았다. 트레킹을 한 후 여럿이서 같이 저녁을 먹으니 더 맛있었다. 소화도 더 잘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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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 홀로 단독여행을 했을 때는 이렇게 자전거가 필자를 대신한다. 2013년 여름에 찍은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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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뚝방길 참가자들이 봄소풍을 하듯 자유롭게 길을 걷고 있다. 뚝방길이 북적북적 해졌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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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앞으로도 계속 단독여행을 할 생각이다. 역사트레킹 코스를 개척하려면 끊임없이 단독여행을 해야 한다. 혼자서 계속 사진을 찍어야 하고, 혼자서 쓸쓸하게 계속 두유에 콘플레이크를 말아 먹어야 한다.

하지만 그 단독여행이 끝이 아니다. '따로 또 같이'라고, 그렇게 단독여행으로 오갔던 곳을 언젠가는 선남선녀들과 함께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도움말

1. 영월강변둘레길 코스: 영월읍내 ▶(버스 이동) 선돌 ▶ 서강 뚝방길 ▶ 청령포 ▶ 방절산 ▶ 청령포역(폐역사) ▶ 동강 대교 ▶ 영월역

2. 이동거리: 약 13km / 소요시간: 약 4시간

3. 교통편: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까지는 고속버스로 2시간 남짓 정도 소요됨.

4. 현지이동: 영월읍내에서 시작점인 선돌까지는 약 6km 정도 떨어짐. 읍내에서 선돌까지 시골버스로 이동. 선돌이 읍내에서 가까운 터라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도 크게 부담이 있지는 않음.

5. 이용불가 계절: 겨울철과 여름철. 겨울에는 적설량 때문에 이용불가. 단 동계 장구들을 갖추면 이용 가능함. 여름에는 수풀이 우거져 등산로가 사라짐. 또한 서강의 범람이 우려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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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절산의 겨울 이 곳에 올라서면 서강과 동강이 합수되어 남한강을 이루는 곳을 조망할 수 있다. 2013년 겨울에 촬영한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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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절산 홀로 와서 사진을 찍었던 방절산도 이렇게 북적북적 해졌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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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강변 걸으며 '소셜다이닝'하다

 

'집밥' 식구들과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을 다녀와서

 

14.03.27 10:51  /  최종 업데이트 14.03.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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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령포 가는 길 산보를 하듯, <역사트레킹> 참가자들이 즐겁게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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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강 필자의 '비밀화원'이었던 환상의 뷰포인트다. 여러명이서 같이 동행을 하니 이렇게 사진 찍어줄 사람도 생겼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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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행의 장점은 무엇일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뜻대로 여행을 하는 것이 단독여행의 장점일 것이다. 느긋하게 아름다운 풍광 속을 거닐다 보면 콧노래도 자연스럽게 입가에 울려 퍼진다.


그럼 단독여행의 단점은? 그 콧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토록 아름다운 풍광 속에 서 있지만 내 노래를 들어줄 사람도, 내 사진을 찍어줄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누구는 이렇게 훈수를 두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찍어달라고 하면 되잖아. 뭐가 그리 어려워?"

한국 사회에서 풍광이 수려하다는 것은 개발의 손길에서 벗어났다는 걸 의미한다. 인적이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다. 인적이 거의 없으니 사진 찍어줄 사람도 없다. 오히려 인적을 찾는 것보다 고라니나 물떼새 같은 야생동물들을 찾는 게 훨씬 더 빠를지 모른다.

그렇게 풍광이 수려한 곳을 다녀온 후, 사진기를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발견된다. 사진에 필자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낭이나 자전거가 필자를 대신할 때가 훨씬 더 많다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햇빛에 길게 늘어진 그림자가 대신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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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선돌 전망대에 올라 한 컷.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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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식구들과 함께 떠난 '영월강변둘레길'


3월 22일 토요일. 봄바람이 살랑거리던 강원도 영월군의 선돌 앞에 여러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필자는 그들을 향해 이런 말을 전했다.

"영월까지 와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에 보이는 게 선돌이고, 그 뒤로는 서강이 흐르고 있어요.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우리는 그 서강길을 따라 트레킹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일명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날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에 참여를 했던 분들은 소셜다이닝 모임인 '집밥'을 통해 알게 된 분들이었다.

집밥? 외식을 하지 않고 집에서 밥 해먹는, 그 집밥? 아니다. 파편화된 사회에서 외롭게 끼니를 때워야 했던 1인 가구들이나 자취생들이, 같이 모여 식사를 하자는 의미에서 모임을 꾸렸는데 그 이름을 '집밥'이라고 네이밍을 한 것이다.

'소셜다이닝'이라는 말처럼 '집밥'에서는 음식을 테마로 많은 모임들이 생성됐다. 하지만 식사 모임 이외에도 각기 다른 테마를 가진 모임들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필자도 역사트레킹이란 테마를 들고 '집밥'에서 모임을 개설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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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아슬아슬한 낭떠러지에 올라 선돌과 서강을 바라보고 있는 참가자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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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은 했지만 고민부터 앞섰다. 서울이 아닌 강원도 영월에서 진행해야 하는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하는 트레킹이야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지만 강원도 영월에서 하는 트레킹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다. 더군다나 영월강변둘레길은 필자가 직접 개척한 길이다. 이 길에 대한 인터넷 정보도 필자가 생산한 것 밖에 없다. 이 길을 이끌 수 있는 사람도 오직 필자뿐이다.


'듣도 보도 못한 역사트레킹 마스터라는 사람만 믿고 영월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을 사람이 있을까? 또 영월강변둘레길을 뭐라고 설명하지?'

'장고 끝에 악수 둔다'고 무슨 일이든 너무 많이 고민을 하면 안 된다. 돌파할 때는 돌파를 해야 한다. 그래서, 그냥 '여럿이서 맛있게 식사를 하듯 영월 서강에서 재밌게 봄 소풍을 즐기자'라는 멘트를 남겨놓고 지켜보기로 했다. 기다리다 보면 좋은 소식이 있겠지.

그렇게 기다리다 보니 정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대박(?)이 난 것이다. 모집마감이 됐다. 그렇게 많은 분들이 지원을 해주어서 재미나게 봄 소풍을 떠날 수 있게 됐다. 필자 혼자 쓸쓸하게 걸었던 서강길, 그 서강길이 북적북적해진 것이다. 

 

 

 

 

 

 

* 집밥: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 참가자들이 즐겁게 길을 나서고 있다.

 

 

 

 

 

* 서강: 필자의 '비밀화원'이었던 환상의 뷰포인트다. 여러명이서 같이 동행을 하니 이렇게 사진 찍어줄 사람도 생겼다.  

 

 

 

 

 

* 지난 3월 22일 토요일에 행한 <영월강변둘레길> 역사트레킹에 대한 사진 후기입니다.

이날은 총 9명의 인원이 함께 했답니다. 날씨가 좋아 무척 재미있게 진행이 됐답니다.

마치 봄소풍을 나온 것처럼 참가자들의 입가에 미소가 가득했답니다.

 

 

 

 

 

 

 

 

 

*선돌: 선돌 바로 옆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참가자들. 왼쪽으로는 천길 낭떠러지다.

 

 

 

 

* 서강: 날씨도 좋고, 배경도 좋고, 사람들은 더 좋고. 뒤로 흐르는 강이 서강이다. 오른쪽 상단 부분이 선돌이다.

 

 

 

 

 

* 선돌구간: 선돌에서 서강뚝방길까지의 구간은 급경사 구간이다. 이동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다.

 

 

 

 

* 선돌: 아슬아슬한 낭떠러지에 올라 선돌과 서강을 바라보고 있는 참가자들.

 

 

 

 

* 청령포: 청령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참가자들.

 

 

 

 

* 방절산: 방절산에 올라 영월시내를 바라보고 있는 참가자들.

 

 

 

 

 

* 선돌: 선돌 전망대에 올라 한 컷

 

 

 

 

* 서강 뚝방길: 서강뚝방길부터는 길이 좋다.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길을 걷고 있다.

 

 

 

 

* 서강: 환상의 뷰포인트에서 한 컷.

 

 

 

* 청령포 가는 길: 봄 소풍을 온 듯 참가자들이 즐겁게 트레킹을 하고 있다.

 

 

 

 

* 서강: 홀로 단독여행을 했을 때는 이렇게 자전거가 필자를 대신한다. 2013년 여름에 찍은 사진이다.

 

 

 

* 서강: 환상의 뷰포인트라지만 단독여행을 할 때는 이렇게 풍경사진만 찍게 된다. 

절경을 공유하니 즐거움은 더더욱 커졌던 것 같다. 2013년 겨울에 찍은 사진이다.  

 

 

 

 

 

 

 

 

 

 

 

 

 

 

# 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선돌

다음 목적지는 선돌이었다. 선돌은 서강 강변에 우뚝 솟은 기암괴석이다. 선돌은 그 자태가 오묘하여 예로부터 '신선암'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런 기묘한 모습 때문에 선돌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예전에는 전망대에 올라 선돌에서 서강을 내려다 봤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래쪽에서 선돌을 올려다 볼 생각으로 수풀을 헤집고 나갔다. 선돌 옆으로는 서강이 동강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인적이 거의 없었다. 사람이 없으면 길도 사라지는 걸까? 선돌로 가는 길은 만만치가 않았다. 잡초가 무성하여 길을 잡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그렇게 어렵게 도착한 보람이 있었다.

"이야 정말 멋지군! 위에서 볼 때랑은 또 완전 다르네. 봐봐 안 왔으면 후회할 뻔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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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여름날의 선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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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여름날의 선돌. 화면 중앙에 있는 것이 선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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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선돌의 겨울. 서강이 꽁꽁 얼어 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이 선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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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서 선돌을 내려 볼 때하고는 또다른 맛이었다. 큰 기암괴석이 눈 앞에 떡 하고 서 있으니, 그  모습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한편 전에는 서강이 꽁꽁 언 겨울 풍경을 내려다 봤는데 이제는 푸른 강물과 조화를 이룬 선돌을 보게 됐다. 그것도 역시 색다른 맛이었다.  

청령포 터널이 숨어(?)있는 방절산 탐방으로 영월에서의 일정은 마무리가 됐다. 방절산은 청령포 선착장 뒤편에 있는 작은 야산인데 이곳에 올라서면 청령포 일대는 물론 영월읍내도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또한 멀리 동강과 서강이 합수되어 남한강을 이루는 곳도 보인다. 이 곳 역시 계절마다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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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령포 기차터널 청령포 기차터널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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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령포 기차터널 청령포 기차터널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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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방절산 탐방까지 마치니 3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며칠 더 영월에 머물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베이스캠프를 해체해야 했다. 갈 길이 구만리였기 때문이다. 애초에 예상했던 이동거리는 진작 파기했다. 일정 정도 감안을 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속도가 너무 안 나왔다. 장거리 자전거여행만 5년째인데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속도가 안 나오는 만큼, 또 나름대로의 재미도 있지 않던가? 그러고 보면 여행이나 인생살이나 비슷한 거 같다.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지만 예상외의 것에서 재미와 위안을 삼을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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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절산 방절산의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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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절산 방절산의 겨울. 영월읍내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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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돌: 선돌의 겨울 

 

 

 

 

 *선돌 일대: 서강이 꽁꽁 얼어 있다.

 

 

 

 

* 코스명: 영월강변둘레길

 

* 이동경로:  선돌 ▶ 서강 청령포 방절산(야산) ▶ 청령포역(무인역사) 동강대교 영월역

 

* 역사유적

1. 선돌: 선돌 및 세계의 거석문화에 대한 설명. 선돌과 단종 대왕과의 인연 

2. 청령포: 청령포의 지리적 특성 설명. 감입곡류천의 설명. 단종대왕의 유배 및 당시 조선의 상황.

3. 청령포역: 강원도, 충북, 경북 지역의 철도에 대한 설명. 

 

* 특징: 영월의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끽하고 싶을 때. 또 강변트레킹을 하고 싶을 때 걸으면 좋은 길임.

 

* 이동거: 약 13km
 

 

* 예상 소요시간: 약 4시간(청령포 방문 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

 

* 난이도: 중 ---> 그리 어려운 길은 아니나, 중간에 산길이 있음.

 

* 방향찾기(표식물): 선돌 - 청령포 구간만 있음. 이 구간은 <단종유배길>과 겹치는 구간임. 그 외에는 길을 찾아가야 함. 방절산 구간에서 길을 헤맬 수 있음. 가급적 마스터나 인도자와 함께하면 좋음.

 

* 이용불가 계절: 겨울철. 영월도 강원도 지역이라 겨울에 적설량이 많음. 그래서 가급적이면 겨울철에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음. 단 겨울산행 장비를 갖추면 트레킹이 가능함.

 

* 특이사항: 이 길은 영월 서강을 끼고 가는 길임. 영월은 워낙 동강이 유명한 터라 이 서강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만큼 이 길은 느긋하게 걸을 수 있음.

 

* 교통편:

1. 고속버스: 서울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까지는 2시간 남짓 정도 소요됨.

2. 영월읍내에서 시작점인 선돌까지는 약 4km 정도 떨어짐. 읍내에서 선돌까지 시골버스로 이동.

선돌이 읍내에서 가까운 터라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도 크게 부담이 있지는 않음.

 

* 후기: 여기를 ---> 클릭 

 

 

 

 

 

* 서강  

 

 

 * 청령포

 

 

 

 * 터널: 저 터널에서 나온 열차가 청령포역을 지나간다.

 

 

 

 * 영월읍 동강대교

 

 

 * 서강일대

 

 

 

 * 태화산: 영월읍에서 본 태화산

 

 

 

*영월강변둘레길 지도

 

 

 

 

 

 

▲ 청령포와 청령포 나룻터: 단종이 겨울철에 유배를 왔으면 저 얼음을 넘어서 다시 한양땅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단종은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고보면 단종의 유배기간도 자신의 운명처럼 무척 짧았던 셈이다.

 

 

 

 

▲ 청령포 터널 청령포에서 방절산(야산)을 넘어가면 청령포역이라고 간이역이 나온다. 그 길 중간에 저 터널이 있었다.

산 중간에 배꼽처럼 뚫린 터널 속으로 기차가 오가는 모습이 무척 흥미로웠다.

 

 

 

 

 

# 걷기 열풍의 빛과 그림자

행정도 유행을 타는 걸까. 제주 올레길의 인기를 벤치마킹한 길들이 최근 몇 년 사이에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필자는 그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쟁적으로 만들어 놓은 트레킹 코스들을 많이 탐방해봤다. 물론 좋은 길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도보여행길이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부실한 곳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화장실이나 안내판 같은 기본적인 편의 시설 부족은 둘째 치고, 자동차들이 쌩쌩 다니는 도로를 횡단해야 다음 코스로 진행할 수 있는 도보여행길도 여러 곳 만날 수 있었다.

다른 형식의 여행도 마찬가지겠지만 도보여행의 기본 덕목은 안전이다. 목숨을 내놓고 길을 걷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도보여행은 비교적 아웃도어에서 소외되었던 이동권 약자들이 더 많이 선호하는 여행이 아니던가. 남성보다는 여성, 젊은층보다는 장년·노년층이 선호하는 아웃도어 방식이 걷기 여행이라면, 그에 걸맞은 안전시설과 편의시설들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기승전결이 잘 맞아떨어지는 트레킹 코스가 많지 않은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는 이 지면에서 '단종 유배길'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길을 기반이 확실히 잡힌 도보여행 코스에 빗대서 비판을 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영월군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기왕 좋은 길을 만들었으면 적극적으로 홍보도 하고, 편의 시설도 갖추어서 도보꾼들의 발걸음을 불러들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동차 없이도 영월 지역에서 부담 없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버스편 증편 등 제반 시설 확충에 힘써 달라는 말이다.

 

 

 

 

 

 

* 빨간다리: 영월읍에서 청령포 나룻터까지는 약 2Km 정도 걸린다. 얼마전 청령포 입구쪽에 저류지 공사가 있었다.

저류지에는 각종 운동시설이 들어섰는데, 난 개인적으로 저 빨간다리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동강 철로길: 동강 위로 철로길이 놓여 있었다. 이 철로길은 영월역과 청령포역(무인역, 기차 정차 안 함) 사이에 놓여 있었다.

뒤쪽으로 우뚝 솟아 있는 산은 태화산이다. 상당히 멋진 산이라는데...

 

 

 

 

 

 

# 단종이 겨울에 유배를 왔었다면 저 얼음을 넘어 한양으로 갈 수 있지 않았을까?



어느덧 단종의 유배지였던 청령포에 도달하게 됐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배후면에는 가파른 산이 놓여 있는 곳이라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린다. 그래서 청령포는 배가 없으면 도달할 수 없는 곳이었다. 지난 가을에 방문했을 때는 필자도 배를 타고 청령포에 입장했다. 

다시 영월을 방문했던 1월 중순께에는 '얼음 트레킹'이라는 말에 걸맞게 청령포 앞을 흐르는 서강이 얼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얼음 위를 걸어가 청령포에 도달할 수 있었다. 배가 오갔던 서강 강물이 강추위로 꽁꽁 언 모습도 인상적이었지만, 미끄러지듯 그 얼음 위로 청령포를 오가는 방문객들의 모습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단종은 청령포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했다. 1457년 6월 하순에 청령포에 왔다 그해 여름 홍수를 피해 영월 읍내에 있는 관풍헌으로 옮겨 갔고, 그해 10월 하순에 관풍헌에서 숙부인 세조에 의해 사사됐다. 그러고 보면 단종의 유배기간도 자신의 운명처럼 짧았던 셈이다. 얼음 위에서 미끄럼을 타고 관풍헌을 오가는 탐방객들을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종이 겨울에 유배를 왔으면 저 얼음을 넘어서 다시 한양 땅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

태백산에서는 산신령으로 만났던 단종 임금을 영월 얼음 트레킹을 통해 다시 만났던 것은 뜻 깊은 일이었다. 그 외에도 필자는 청령포를 넘어가는 방절산(야산)과 동강 철로길을 탐방했다. 방절산에는 청령포역이라고 지금은 기차가 정차하지 않는 작은 간이역이 있는데 그곳도 탐방하고 왔다.

약 12km 정도 되는 비교적 짧은 트레킹이었지만 겨울철에 하는 아웃도어라 만만치는 않았다. 눈 속에 발이 파묻히기도 했고, 얼음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도 여러 번 찧었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이 있었기에 영월 얼음 트레킹이 소중하게 다가왔다.

 

 


 

▲ 동강대교: 현재 영월군에서는 '영월 동강 겨울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1월 11일부터 시작된 축제는 2월 3일까지 계속 된다고 한다.

필자가 영월을 방문했을 때는 축제 준비로 동강 일대가 분주했었다. 한편 사진에 나온 동강 대교는 영월의 또다른 자랑 거리이다.

확 트인 동강 둔치와 그 주변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이 동강대교와 어우러진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 서강: 서강 뚝방길은 단종유배길 11코스다. 단종유배길의 종점은 청령포가 된다.

 

 

 

 

▲ 서강 고라니길: 서강은 동강에 비해 개발이 덜 된 곳이었다. 그래서 고라니들이 뛰어놀 만큼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겨울철을 맞아 고라니들이 먹이가 없어서 마을로 내려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동네 개들이 고라니들을 보고 안 짖는 걸 보니, 딱히 그런 것도 아닌 것 같았다. 차라리 필자를 보고 엄청나게 짖어 댔다.

 

 

 

 

 

 

# 저 고라니를 잡아다 루돌프를 시켜볼까?

 


그 길이 동물 전용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그 길을 걷는 사람은 필자 혼자뿐이라는 사실이었다. 그런 필자의 모습이 무척 신기했는지 고라니 녀석 하나가 계속 내 주위를 서성이고 있었다. 일반적인 고라니들은 겁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독 그 녀석은 겁도 없이 내 주위를 계속 맴돌고 있었다. 마치 원거리 경호를 하듯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내 앞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가 고라니 녀석의 '원거리 경호'를 받으며 길을 걸었던 곳은 영월읍 방절리 일대 뚝방길이었다. 몇 해 전 서강 일대에는 홍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제방 공사를 했는데, 그 위로 길을 닦았다. 그 길을 필자는 홀로 호젓하게 걸었던 것이다.

필자가 영월을 방문했을 때는 동장군이 위세를 부렸던 1월 중순이었다. 그래서 서강의 물길은 꽁꽁 얼어 있었다. 강 옆으로 펼쳐진 야트막한 기암괴석들과 농한기의 한적한 농촌 풍경들이 꽁꽁 언 서강의 모습과 함께 어우러지니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가을철 단풍산행이 형형색색의 '비주얼'을 감상하는 재미라면, 겨울 눈꽃 산행은 흰색으로 단일화된 설국(雪國)을 걷는 오묘한 맛이 있다. 그 말에 빗대서 생각해보면, 서강 '얼음트레킹'은 흰 색 물감이 좀 덜 칠해진 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흰색이 덜 채색된 부분에 얼음이 얼어 있다고나 할까. 그런 서강길을 고라니와 함께 걷고 있자니 엉뚱한 상상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저 고라니를 잡아다 루돌프를 시켜봐? 그럼 내가 산타클로스가 되는 건가?'

 

 

 

 

 


* 방절산(야산): 방절산에는 청령포역이 있다. 예전에는 청령포역에서 하차 한 후 걸어서 청령포 나룻터까지 갔다고 했는데,

지금의 청령포역은 기차가 서지 않는 무인역사다. 이 사진은 방절산 정상 부근에 올라 영월읍 지역과 함께 동강철로길을 찍은 것이다. 

 

 

 

 

# 동네 주민도 모르는 '단종 유배길'

한편, 전국에 불어 닥친 걷기 열풍은 서강 뚝방길에도 영향을 미쳤다. 필자가 걸었던 길이 바로 단종 유배길 11코스였기 때문이다. '단종 유배길'은 영월군에서 단종의 유배 행선지를 모티프로 삼아 트레킹 코스로 개척된 도보여행길이다. 유배라는 테마를 중심에 둔 트레킹 길은 여러 개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강진군의 '정약용 남도 유배길'과 경남 남해군의 '남해 바래길'이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다. '남해 바래길'은 <구운몽>으로 유명한 서포 김만중과 관련된 길인데, 그중 3코스가 서포의 유배지였던 벽련 마을을 통과한다.   

조선시대 중앙정치에서 밀려난 인물들이 눈물을 머금고 걸어야 했던 비운의 유배길이, 오늘날에는 '스토리'가 있는 도보여행길로 각광을 받고 있다는 건 참 역설적인 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그렇게 인물을 중심에 놓은 길이 풍광을 앞세운 길보다 역사 공부에 더 효율적이라는 사실. 여행 전후로 해당 역사인물의 삶의 궤적과 당시의 시대상들에 대한 자료를 찾아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트레킹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으니 1석 2조가 되는 셈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단종 유배길'은 걷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단종 유배길'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단종 유배길'은 전체 구간이 개통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지난해 9월). 하지만 '단종 유배길'은 현지 주민들이 길 개통에 대한 존재 자체를 모를 정도로 전혀 홍보가 안 된 상태였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인 영월군 누리집에도 '단종 유배길'에 대한 상세한 안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단종유배길'에는 화장실이나 벤치·식수대와 같은 기본적인 편의 시설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 청령포역: 청령포역은 기차가 서지 않는 무인역사다. 2005년 경에 무인 역사가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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