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8일 목요일.

 

이날은 서대문 안산 벙개트레킹을 행하는 날. 원칙대로 하면 인원수 미달로 아웃됐어야 했지만... 뭐 세상사가 다 원칙대로 되겠습니까!

 

사실 저도 참가자분들과 함께 걷을 때가 참 좋거든요. 그래서 강행을 한 것이죠. 사실 요즘 제대로 활동을 못해서 그랬는지 저도 우울증에 걸렸다는...ㅋ

 

지난주 인왕산 트레킹 때는 햇살이 강해서 좀 애를 먹은게 사실이었죠. 대신 사진은 좀 잘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안산 트레킹 때는 날씨가 흐려 사진은 별로였지요. 대신 걷기에는 더 좋았습니다.

 

이렇게 한 여름에도 해가 구름에 가린 날에는 얼마든지 트레킹이 가능하답니다. 어쨌든 오늘 트레킹팀은 기분 좋게 안산 숲길을 걸었답니다. 아주 재미나게 잘 걷고 커피도 아주 맛나게 잘 마셨답니다.

 

서대문 안산은 키는 작아도 참 실하다고 할까요? 은근히 숲길이 울창합니다. 특히 서쪽편, 봉원사가 자리잡고 있는 서쪽편의 숲길은 왠만한 수목원 저리가라 할 정도지요. 

 

하여간 거리두기에 적합하게 딱 좋은 인원으로 딱 좋을 만큼 걸었습니다. 숲길도 딱 좋았구요~ 아 이 맛에 트레킹 하는 거 같아요. 덕분에 저도 우울증에서 좀 벗어났답니다. ^^

 

 

ps. 아참 여기에 등장하는 트레킹팀은 <역사트레킹 한국학개론> 커뮤니티 팀입니다.

 

 

 

 

 

 

 

 

 

 

 

 

‘파랑새가 정말 있을까?’

 

불혹을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철이 들지 않아서인가? 요즘도 가끔가다 저런 동화 같은 상상을 해본다. 그렇다고 필자만 파랑새를 찾고 있지는 않은 듯싶다. 우리사회가 무한경쟁 속에 놓이다보니 역설적으로 파랑새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더 짙어지고 있는 듯싶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더 많이 입에 오를수록 파랑새도 더 많이 언급될 것이다.

잠깐 정리를 해보자. <파랑새>는 벨기에 출신인 극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Maurice Maeterlinck)가 쓴 동화이다. 주인공인 틸틸과 미틸의 꿈속에 요정 할매가 나타났다. 할매는 자신의 아픈 딸을 위해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달라고 틸틸과 미틸에게 부탁을 했다. 이제까지 치르치르와 미치르로 알고 있었는데 정확히는 틸틸(tyltyl)과 미틸(mytyl)이더라.

틸틸과 미틸은 파랑새를 찾아 여러나라를 돌아다녔다. 하지만 파랑새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들은 지친나머지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런데 그건 꿈이었다. 그 꿈에서 깨어나 집에 있던 새장을 보니 기르던 새가 파랑새였던 것을 깨닫는다. 행복의 상징인 파랑새를 찾아 온갖 고생을 하며 여러나라를 돌아다녔는데 정작 파랑새는 자신의 집에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이제까지 <파랑새>가 안데르센의 작품인 줄 알았다. 여기서 필자의 독서 실력이 확 노출된 셈이다. 그러고 보면 필자의 어렸을 때 친구들 중에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어쨌든 간간이 파랑새를 입에 올리기는 했지만 원작자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냥 단순하게 ‘명작동화=안데르센’이라는 등식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파랑새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자. 대신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를 해본다.

 

 

 

 

 

* 안산자락길: 로고

 

 

 

 

● 경기도 안산? 아니 서대문 안산!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나! 인구 천 만 명이 모여 사는 서울이 거대한 메트로폴리탄이라는 사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하는 사실 하나! 서울에 정말 산이 많다는 사실!

초고층 빌딩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지만 서울 스카이라인의 최고점은 인공물이 아니다. 최고점은 항상 북한산과 관악산이 차지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랬으면 한다. 이렇듯 산은 서울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였다. 현무 역할을 하고 있는 북한산과 주작 역할을 하고 있는 관악산이 두드러졌지만 키가 작은 산들도 자기 나름대로의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소개할 곳은 서대문 안산이다. 이번 편에서는 이동순서에 따라 기술하지 않았다. 그래서 코스 상으로는 맨 뒤쪽에 놓이는 무악재하늘다리가 앞부분에 소개됐다.

문화센터에서 안산역사트레킹 강의 공지를 올렸을 때, 종종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안산 트레킹이요? 서울학개론이라면서 경기도 안산까지 가요?”

“아닙니다. 서대문 안산으로 갑니다. 서대문 안산(鞍山)하고 경기도 안산(安山)은 위치도 다르고 한자도 다릅니다.”

그렇다. 서대문 안산은 ‘안장안(鞍)’ 자를 사용한다. 산이 말 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명칭을 얻은 것이다. 실제로 안산은 완경사를 타고 가다가 정상부근에서 불쑥 튀어나와 있다. 멀리서보면 얼핏 말안장처럼 보인다. 그런 안산의 윤곽을 확인하려면 건너편에 있는 인왕산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

안산은 인왕산과 무악(毋岳)재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그래서인지 안산과 인왕산은 지질구조가 비슷한 점이 많다. 지난 1편에 등장한 인왕산 선바위를 기억하시는가? ‘기도빨이 잘 받는’ 스님바위 말이다. 선바위를 보면 구멍이 뻥뻥 뚫려 있다. 기이한 형태의 그런 구멍들은 풍화혈이라고 부른다. 벌집구조 형태로 작용하는 풍화혈은 화강암이 차별침식을 받았을 때 생성된다. 이 풍화혈은 타포니(taffoni)라고도 불리는데 ‘타포내라’라는 코르시카의 말이 그 어원이다.

“타포니는 프랑스 코르시카에서 나온 말입니다. 코르시카는 나폴레옹의 출생지고요. 하여간 이런 벌집 구조는 쉽게 볼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서울에서 이런 지형을 볼 수 있는게 참 고마운 일이죠.”

 

애꿎은 나폴레옹까지 끌어오면서 타포니 지형을 설명하지만 필자의 전달력이 딸려서 그러는 건지 수강생들의 표정은 ‘뚱’해 있을 때가 많았다. 하지만 서울에서 지질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 몇 군데나 있겠는가? 아무리 수강생들이 하품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야기할 건 이야기해야지.

“인왕산에서 봤던 타포니 지형을 이곳 안산에서도 볼 수 있답니다. 안산에도 해골바위가 있거든요. 구멍이 뻥뻥 뚫리는 타포니 지형이 그런 해골바위를 만들었지요. 인왕산에도 해골바위가 있고, 안산에도 해골바위가 있고...”

 

 

 

 

 

* 무악재하늘다리

 

 

 

 

 

●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생태다리, 무악재하늘다리

그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 안산과 인왕산은 1972년 통일로 확장으로 인해 녹지축이 끊기게 된다. 무악재 위를 달리고 있는 도로가 바로 통일로다. 통일로 이전에는 의주길이었다. 의주길을 따라 명나라와 청나라 사신들이 왔고, 조선의 문무백관들이 중국으로 향했다. 그 길은 매우 중요한 기간 도로였던 셈이다.

그렇게 약 40년 이상 끊겨있던 두 산에 생태다리가 놓였다. 무악재하늘다리가 놓인 것이다. 그 다리가 놓임으로서 두 지역을 오가는 코스가 다양해졌다. 생태다리 하나 때문에 트레킹 코스가 풍부해진 셈이다. 동물들보다 사람들이 더 즐겁게 된 것이다.

한편 무악재는 무학재로도 불린다. 이처럼 한끝의 차이는 왜 나타났을까? ‘무악’이나 ‘무학’이나 똑같아 보이는데. 조선이 개국할 즈음에 천도 예정지로 거론된 곳은 한양, 계룡산, 안산 세 곳이었다. 당시 경기도 관찰사 하륜은 안산 주산론을 펼치며 안산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었다.

만약 하륜의 주장대로 안산을 주산으로 삼았다면 한강의 이용가치는 훨씬 더 커졌을 것이다. 한강을 중심으로 한 경강상인들의 상행위는 더욱더 활발했을 것이다. 그렇게 됐다면 조선이 교조적인 성리학에 묶이지 않고 훨씬 더 개방적인 나라가 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조선은 엄격한 신분제의 나라였고,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 하여 상업활동을 천시하던 사회였다.

 

어쨌든 안산 주산론은 안산의 남쪽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이유로 폐기되고, 무학대사의 의견에 따라 북악산 남쪽이 도읍지로 결정된다. 이런 스토리텔링이 있어서인지 무악재가 무학재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한편 무악재는 말안장 같은 안산 기슭을 따라 넘는 고개라고 하여 길마재라고도 불렸다.

 

 

 

 

 

*메타세쿼이아 숲

 

 

 

 

● 서대문형무소와 다크투어리즘

안산 역사트레킹의 출발점은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처음 일제에 의해 경성감옥(1908년)으로 출발했는데 이후 서대문감옥(1912년), 서대문형무소(1923년)로 개명을 한다. 이름을 바꿨다고 해도 그 기능은 뻔했다. 독립지사들에 대한 탄압과 수감이 그 역할이었던 것이다. 수많은 애국지사들이 조국독립을 외치며 피눈물을 흘렸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었다.

해방 이후에도 서울형무소(1945년), 서울교도소(1961년), 서울구치소(1967년)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감옥의 기능은 계속됐다. 드라마틱한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반영하듯 이곳은 독재정권에 저항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투옥됐던 역사의 현장이었다. 작고한 김근태 의원 같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분들이 바로 그런 분들이었다.

형무소의 담장이 걷어지고 주변지역이 공원화 된 것은 1992년이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포함한 이 일대가 서대문독립공원으로 명명된 것이다. 시설이 잘 정비가 되어서 그런지 서대문독립공원은 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다. 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던 서대문형무소에는 체험학습 나온 초등학생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다. 재개발 문제로 말이 많았던 서대문 옥바라지 골목 일대는 이제 고급아파트가 들어섰다. 현재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일대는 확실히 어두운 색채가 옅어져있다.

어두운 면을 찾아볼 수 없다고 역사의 교훈까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럴 때는 다크투어리즘으로 접근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다크투어리즘은 전쟁이나 학살, 천연재해(쓰나미) 등을 당한 곳을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 다크투어리즘은 아픈 기억을 가진 지역을 탐방함으로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인데, 1990년대 이후 새롭게 등장한 테마 여행의 한 형태다. 아우슈비츠, 체르노빌, 히로시마 같은 곳을 탐방한다면 다크투어리즘 여행을 행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대문 형무소가 다트투어리즘(dark tourism)의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힌다.

다크투어리즘을 확대해보면, 서울도 곳곳이 다 그 탐방지에 속할 수가 있다. 조선총독부가 들어섰던 경복궁, 한국전쟁 중에 폭파가 됐던 한강철교 등등... 서울만 그러겠는가? 다른 곳들도 다크 투어리즘 천지다. 제주 4·3, 5·18 민주화운동, 노근리 학살 등등... 동학농민군이 몰살을 당한 공주 우금티도 다크투어리즘의 최적지일 것이다.

 

 

 

 

 

* 서대문형무소

 

 

 

 

● 나무데크는 이제 그만!

도보여행자들에게 안산은 상당히 인기가 있는 곳이다. 안산자락길이 있기 때문이다. 무장애길이라 하여 유모차나 휠체어도 통행할 수 있다는 게 안산자락길의 특징이다. 나무데크를 사용하여 경사도를 완곡하게 해 이동권 약자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도였다.

그런데 정말 유모차나 휠체어도 부담 없이 다닐 수 있을까? 필자는 수 십 차례에 걸쳐 안산 역사트레킹을 진행했었다. 그런데 안산자락길에서 휠체어나 유모차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아무리 안산(296m)이 키가 낮은 산이라고 해도 산은 산이다. 아무리 무장애길이라고 칭해도 경사도가 있기 마련이다.

‘무장애’라는 말에 부합하기 위해서 그랬는지 안산자락길에는 나무데크가 과도하게 사용됐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텅텅’거리는 소리가 귀를 자극한다. 이동권 약자들이 더 손쉽게 트레킹을 할 수 있다면 참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수단이 나무데크의 과도한 사용이라면 곤란하다. 나무데크도 적재적소의 원칙에 따라 최소한으로 그쳐야한다. 도보여행자들은 흙길을 걸으려고 길을 나서는 것이지 나무데크를 걸으려고 발걸음을 떼는 것이 아니니까.

어쨌든 안산은 경사도가 완만하여 초급자들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2달 과정의 강의가 있을 때, 수강생들의 체력을 알기 위해 테스트 과정이 필요한데 안산은 좋은 테스트장이 되어준다.

● 누구나 로맨티스트가 되는 그 곳!

이제 정상을 향해 가야한다. 안산자락길이 평지처럼 순한 길이었다면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은 좀 험할 수 있다. 이 부근은 암반이 노출되어 있는데 앞서 말한 타포니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조심스럽게 정상을 향해가다 보면 해골바위를 만날 수 있다.

안산 정상에는 동봉과 서봉이 있는데 이곳에는 예전에 봉화가 설치됐던 곳이다. 동봉수대는 평안도 강계에서 시작된 봉수를 받았고, 서봉수대는 평안도 의주에서 시작된 봉수를 받았다. 둘 다 최종목적지는 남산 봉수대였다. 현재는 동봉수대만 복원이 됐다. 서봉수대 자리에는 통신 회사의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안산 봉수대에 올라서면 사대문 안쪽의 모습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인왕산의 성곽길이 선명하게 보이고, 뒤쪽의 북한산의 봉우리들도 파노라마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 인왕산이나 북악산에서 바라보는 광경과는 또 다른 멋이 있는 것이다. 특히 한강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게 안산의 매력인데 동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서울시내, 서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한강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 더욱더 매력적이다.

그렇게 한강쪽을 바라다보면서 왜 경기관찰사였던 하륜이 안산 주산론을 펼쳤는지 생각해보자. 필자는 가끔 수강생들에게 그 숙제를 내줬다. 하지만 그 숙제에 관심 있는 분들은 거의 없었다. 대신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셨다.

“여기 낙조가 장난이 아니겠는데요. 노을 질 때 한강에 유람선이라도 다니면 정말 판타스틱 하겠네요!”

말 그대로다. 안산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정말 일품이다. 낙조가 진후에도 멋있다. 야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낙조와 야경을 본 사람은 누구라도 로맨티스트가 될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내려오면 하늘높이 쭉쭉 뻗어 있는 메타세쿼이아 숲이 트레킹팀을 맞이한다. 서울에서 그렇게 울창한 메타세쿼이아 숲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이렇게 안산역사트레킹은 지루할 틈이 없다. 300미터도 안 되는 작은 산이 이렇게 많은 것들을 안겨줄 수 있다니! 도보여행자로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 안산봉수대

 

 

 

 

● 가장 트레킹하기 좋은 곳은 어디?

“트레킹하기 가장 좋은 곳이 어디에요?”

은근히 많이 저런 질문을 받는다. ‘어디가 여행하기 좋아요?’ 이런 질문도 많이 받는다. 트레킹 강사인 필자에게 저런 질문들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콕 집어 달라는 것이다. 트레킹을 하기에 가장 좋은 곳을 알려달라는 것이다.

전에 생태 공부가 하고 싶어서 숲체험 강의를 수강한 적이 있었다. 숲체험 교실도 현장이 중요하다. 그래서 강사분에게 이렇게 물어보았다.

 

“숲 체험하기 가장 좋은 곳이 어디에요?”

수강생 분들에게 들었던 질문을 필자가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다. 이 질문을 했을 때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좀 놀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트레킹을 하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여러분이 사시는 동네 뒷산이에요.”

필자가 내놓은 대답은 동네 뒷산이었다. 그렇다면 숲체험 강사분의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그 대답을 들었을 때는 더 제 발이 저렸던 것 같다.

“숲 체험을 하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여러분이 사시는 동네 뒷산이에요.”

숲체험을 하려면 창덕궁의 비원이나 수목원 정도는 가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트레킹도 마찬가지다. 산티아고 순례길이 가장 좋은 트레킹 코스일까? 아니다. 바로 발걸음을 뗄 수 있는 동네 뒷산이 가장 좋은 곳이다. 파랑새는 멀리 있지 않다. 가까이에 있다.

그런 면에서 서대문구에 사는 사람들은 참 복 받았다. 안산이 바로 동네 뒷산이니까. 전망, 숲길, 역사 등등... 안산이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다 가지고 있으니까.

 

서대문 사람들은 파랑새를 제대로 기르고 있는 셈이다.

 

 

 

 

 

* 서대문 안산 숲길

 

 

 

 

 

 

 

■ 안산역사트레킹

1. IN: 지하철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

2. OUT: 홍제천

3. 세부코스: 서대문독립공원 ▶해골바위 ▶ 봉수대 ▶메타세쿼이아숲길 ▶ 서대문독립공원(순환형태)

4. 길이: 약 8km

5. 예상소요시간: 약 3시간 30분

 

 

 

 

 

* 안산 역사트레킹 지도: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지도임. 안산 자락길을 그대로 따라가지 않고 변형해서 이동함.

 

 

 









지난 5월 19일 토요일. 

전날까지 계속 날씨가 별로였습니다. 목요일에는 천둥 번개에 장대비까지... 하지만 이날은 아주 날씨가 쨍쨍하더군요. 자외선이 너무 강해 손으로 해를 가릴 정도였습니다. 

사진에 나와있듯이 이날은 오랜만에 젊은 청춘들과 함께 트레킹을 행했답니다. 가톨릭대학교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특강에 제가 초빙된 것입니다. 반복되는 실내 강의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는 야외수업을 해보자는 취지로 기획된 특강이었습니다. 

날씨가 확실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너무 좋아도 탈이더군요. 안산에 사람들이 가득했기 때문이죠. 가뜩이나 주말만 되면 안산자락길은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고심 끝에 애초에 기획했던 노선에서 변경하여 수정 노선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애초 노선으로 가면 그늘이 거의 없고, 사람들로 치일 수 있으니 그렇게 한 것입니다. 변경 노선은 이렇습니다.

무악재생태다리 -> 봉원사 -> 메타세쿼이어숲 -> 전망대 

결론적으로 말하면 코스를 변경한 것은 아주 잘한 결정이었습니다. 일단 그늘이 계속 이어졌고, 지형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안산의 자랑인 봉수대 전망대를 가보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천년고찰인 봉원사를 가본 것으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아웃도어 활동에 눈을 뜨지 않은 20대 청년들이라 그런지 준비가 좀 덜 되어있더군요. 복장이나 장비 같은 것에 대한 준비소홀이 눈에 띄더군요. 하지만 굳이 완벽하게 준비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젊다는게 좋은게 아닙니까! 그런 부족함을 젊음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잖아요!

맛나는 맛집탐방을 끝으로 청춘들과 함께한 안산 역사트레킹은 무사히 잘 종료가 됐습니다. 기회가 닿으면 청춘들과 함께 꾸준히 트레킹을 해보고 싶습니다. 제일 힐링이 필요한 나이대가 20~30대가 아닙니까?











 

희망찬 무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8년 황금 개띠 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저는 어제... 그러고보니 벌써 작년이네요.^^;

 

2017년을 마무리 하는 의미로 다리를 하나 넘었답니다. 무슨 다리냐고요? 인왕산과 안산을 연결하는 무악재하늘다리를 넘었답니다. 무악재하늘다리는 말 그대로 무악재에 놓여 있는 생태다리입니다. 저는 이 생태다리의 완공을 손꼽아 기다렸답니다.

 

뭐 평창올림픽 때문에 강원도민들은 서울-강릉간(경강선) KTX 개통을 기다리시는 분들이 많았을 겁니다. 강원도민들에게 경강선은 숙원사업이었죠. 저한테는 이 무악재하늘다리 개통이 숙원사업이었답니다. 무악재를 지나다니며 '저 다리가 언제 개통되나' 끊임없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죠.

 

무악재하늘다리는 정확히 20171213일에 개통되었습니다. 저는 2017년의 마지막날에 다리를 밟았으니 좀 늦게 온 게 사실입니다. 늦게 당도한 만큼 다리 이곳저곳을 카메라에 열심히 담았답니다. 원거리샷으로도 찍고, 아래쪽에서도 찍고, 안산쪽에서도, 인왕산 쪽에서도...

 

무악재하늘다리가 개통되서 안산-인왕산 트레킹 코스가 훨씬 더 풍성해졌답니다. 반대편으로 넘나들기가 훨씬 더 수월해진터라 두 산을 연계코스로 잡고 트레킹 코스를 기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아예 인왕산과 안산을 하나로 연결해서 걸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생태다리가 놓임으로서 동물들만 좋은 게 아니지요? 인왕산-안산의 동물들보다 사람들이 더 좋아하네요!^^; 이렇게 생태다리 완공을 손꼽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으니, 서오릉 생태다리도 빨리 완공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오릉 생태다리도 정말 기대됩니다!

 

저는 정말 이 무악재하늘다리가 좋습니다. 빨리 봄이 와서 여러분들과 함께 이 다리를 건너보고 싶네요. 또 달라진 인왕산 역사트레킹 코스도 함께 걸어보고 싶네요!

 

아니 봄날이 아니더라도 냉큼 한 번 다녀와 볼까요?^^;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안산 역사트레킹을 행했답니다. 뭐 어린이날이라고 어린이들만 놀라는 법은 없잖아요. 어른들도 놀 수 있지요...ㅋ


이날 트레킹은 소셜다이닝 <집밥>에서 모객을 하여 진행을 했답니다. 그 때가 황금연휴 주간이라 많은 이들이 오지 않았네요. 저 포함해서 4명이 트레킹을 나섰으니까요. 하지만 <집밥>에서 모객을 해서 그런지 청년들과 함께 할 수 있었답니다.


청년들과 함께 트레킹을 한 소중한 시간이었지요. 저는 평소 우리나라 청년들이 트레킹을 많이많이 즐겨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답니다. 취업난에 치이고, 직장 스트레스에 치이고, 결혼 문제에 치이고... 진짜 힐링이 필요한 이들이 바로 청년들이죠. 진짜 트레킹이 간절하게 필요한 이들이 바로 청년들이죠.


그렇게 청년들과 함께 안산 역사트레킹을 행하며 힐링을 누렸답니다. 서울에서는 보기 드문 자작나무 숲과 메타세쿼이어 숲을 걷고, 해먹에 누워 잠시 하늘도 바라보고... 이게 힐링이 아니면 무엇이 힐링이겠습니까? 물론 더불어 전 '깨알 같은 역사 지식'을 설명했답니다.


'깨알 같은 역사 지식 설명'은 제가 말한 게 아니고 참가자 분이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제게 했던 말입니다. ^^;


황금연휴도 지나고, 대통령 선거도 지난 후에 작성한 후기라 좀 늦어졌네요. 좀 빨리빨리 작성을 했어야 했는데요...


오늘 안 좋은 일들이 연거푸 일어나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그날의 사진을 보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느낌입니다. 그날 황사가 있었어도


시계는 좋았거든요. 그래서인지 사진도 잘 나왔네요. 숲길 사진도 잘 찍혔고요. 사진으로나마 저도 힐링합니다!






















 



 







           

   * 안산트레킹: 봉수대를 향해 가는 참가자들.








10월 22일.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행하는 역사트레킹 강의 세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 날은 서대문 안산으로 길을 떠났습니다. 일명 안산역사트레킹을 한 것이죠!


사진에서 보여지듯 이날 날씨가 좋았답니다. 그래서인지 수강생 분들은 마치 가을소풍을 하듯 트레킹을 즐기시더군요.


저도 덕분에 즐겁게 리딩을 했답니다. 저도 가을소풍을 만끽한 셈입니다.  







 

  * 메타세쿼이아 숲: 안산의 자랑인 메타세쿼이어 숲에 들어선 트레킹팀.

      






            

  * 안산트레킹 









 

 *홍제천: 홍제천을 건너고 있는 트레킹팀. 오리인지 거위인지... 하여간 저 녀석들이 우리들을 반겨줬다.​








 

  * 안산트레킹: 메타세쿼이아 숲.










* 서대문 안산: 봉수대 올라가는 길.










펀딩 잘 몰라요, 그냥 트레킹이 좋아서...

다음은 북악산입니다. 안 가면 후회할 겁니다!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프로젝트를 12월 20일까지 진행합니다. 그 프로젝트 연재글을 알맞게 편집·수정하여 오마이뉴스에 기고할 예정입니다. 이번글은 4편입니다. - 기자 말 

- 죄송합니다. 김밥이랑 생수 사느라고 한 10분 정도 늦을 거 같습니다.

 


925일 일요일.

 

나는 서대문 영천시장을 분주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트레킹 참가자, 정확히는 내 후원자들에게 나눠줄 김밥과 생수를 구매하기 위해서였다. 미리 준비한다고 김밥집 검색도 해놨는데 막상 당일이 되니 허둥지둥 댔던 것이다. 먼저 가서 후원자들을 맞았어야 하는데 오히려 그들을 기다리게 하다니! 후원자들과 함께하는 첫 번째 리워드 트레킹부터 발걸음이 꼬였던 것이다.

 

 




 *  안산: 봉수대 가는 길. 뒤로 보이는 산이 인왕산이다.









 

높아진 긴장도 수치

 

사실 이날 리워드 트레킹을 앞두고 나는 좀 긴장을 했었다. 후원자들과 직접 대면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하루 전인 토요일에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트레킹 리딩을 했는데 그 여파가 그날까지 이어졌던 것이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행하는 트레킹 강의도 그날이 처음 시작하는 날이었다. 한마디로 이틀 연속으로 첫 시작이었던 것이다. 긴장도 수치가 높을 만 하지 않는가? 실제로 일요일 트레킹을 마친 후에 나는 며칠간 앓아누워야했다.

 

죄송합니다. 오늘이 리워드 트레킹 첫날인데 지각을 해버렸네요... 너그러이 용서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정이야기를 드려서 그랬는지 모두다 넘어가주는 분위기였다. 역시 후원자분들이었다. 다른 곳이었으면 분명 한소리 들었을 것이다. 리딩자가 어떻게 늦을 수 있냐며...

독립문과 서대문형무소 탐방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이 되었다. 미세먼지 때문인지 하늘이 좀 뿌옇게 보였다. 그래도 인왕산은 바로 옆에 있어서 그랬는지 멀리 있는 남산보다는 훨씬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인왕산입니다. 우리는 인왕산의 서쪽 면을 보고 있습니다. 경복궁이나 서촌 쪽에서 바라보는 인왕산과는 좀 다를 겁니다.”


어떻게 다르죠?”


경복궁 쪽에서는 아래에서 위쪽으로 올려보잖아요. 그래서 인왕산의 암반 노출면이 두드러지게 보이죠. 하지만 이곳에서 보면 인왕산을 전체적으로 다 조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가요?”


내사산인 인왕산이 북악산, 또 그 뒤에 있는 북한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자리를 잡고 있는지 확인을 할 수 있다는 거죠.”

 

내 설명이 좀 부족했을지 모른다. 경복궁이나 서촌쪽에서 인왕산을 직접 올려다 본 후라야 저 해설이 더 설득력이 있었을 테니까. 그래서 나는 이런 말을 덧붙였다.

 

한 곳을 제대로 보려면 365도로 다 둘러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안산에서 보는 인왕산이 다르듯, 북한산에서 보는 인왕산도 다르거든요. 북한산에서는 인왕산의 북쪽면을 둘러볼 수 있죠.”

 

 




* 안산 자락길: 안산 자락길 표식.







펀딩 그런 거 몰라요. 그냥 트레킹이 좋아서...

 

나는 이렇게 힘을 주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사실 나 같아도 저런 딱딱한 해설보다는 시원한 풍광 쪽에 포인트를 맞췄을 거 같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문득 지인이 한 말이 생각났다.

 

참가자들한테 한 번 물어보세요. 서울트레킹 펀딩의 취지가 좋아서 돈을 냈는지 아니면 그냥 트레킹이 좋아서 왔는지요.”

 

사실 나도 그게 궁금했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슬쩍 물어보았다.

 

스토리펀딩의 창작자 입장에서 한 가지 물어보겠습니다. 오늘 트레킹에 참여를 하셨는데,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의 취지가 좋아서 참여를 했다 1, 그냥 펀딩 형식만 빌렸을 뿐 내 돈 내고 트레킹에 참여를 했다 2, 자 손을 들어 주십시오.”

 

압도적이었다. 내심 1번이 많았으면 했지만 거의 다 2번으로 손을 들어주셨다. 대충 감은 잡고 있었지만 그래도 2번으로 중심추가 쏠리니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낙담할 필요는 없었다. 그렇게 1번에 선 분들이 언젠가는 2번으로 자리바꿈을 할 수도 있을 테니까. 물론 그렇게 자리를 옮기게 하려면 내가 잘해야 했다.

 

 



* 홍제천: 홍제천 인공폭포






 

승복을 입은 바위?

인왕산의 서울성곽 구간은 인왕산 자체보다 여기 안산에서 보는 게 더 낫습니다. 인왕산 정상부근에서 내려온 성곽이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큰 바위 하나를 비켜서 나갑니다.”


무슨 바위죠?”


선바위입니다. 마치 바위가 승복을 입은 승려처럼 보인다고 해서 선()바위라고 불립니다. 성곽을 쌓을 때 무학대사는 저 선바위를 도성 안쪽에 놓자고 했지요. 하지만 정도전은 반대를 했습니다. 승복을 입은 거대한 바위가 도성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경계한 것이죠.”


누가 이긴 거죠?”


정도전이 이겼죠. 보시다시피 선바위는 성곽 밖에 있습니다.”

 

이렇게 설명을 했지만 아차 싶었다. 사실 멀리서보면 이 바위가 선바위인지, 저 바위가 선바위인지 잘 분간이 안 된다. 그래서 서둘러 화제를 돌렸다.

 

저 선바위 밑에 국사당이라고 우리나라 민간신앙의 대표적인 기도처가 있거든요. 거기가면 기도빨이 잘 받는다고 하니까 나중에 우리 거기 한 번 가보죠.”

 

애꿎은 국사당을 들먹이며 시선을 돌렸던 것이다. 휴우!

안산의 자랑인 메타세쿼이아 숲길을 지나 홍제천 인공폭포 앞에서 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다. 거의 4시간 정도 진행이 됐는데 한 분도 낙오하지 않고 모두 다 완주를 해주셨다. 정말 감사할 일이었다.

 

 




 * 세검정: 북악산 역사트레킹.





 

다음은 북악산 역사트레킹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지만 서울트레킹 펀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음 리워드 트레킹은 북악산으로 이어집니다. 안 가시면 후회할 겁니다. 사실 안산 트레킹은 맛배기에 불과하거든요.”

 

안산 역사트레킹은 종료가 됐지만 앞으로도 리워드 트레킹은 계속된다. 당장 109일에 북악산 역사트레킹이 실시가 된다. 그날은 또 어떤 후원자들이 오실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미 오신다고 약속을 해주신 분들이 여럿이니 그날 먹을 김밥이랑 생수를 좀 넉넉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까!

 


 * 표지속: 북악산 완전 개방 표지석. 





 















9월 25일 일요일.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제 발걸음은 분주했습니다. 이날은 안산 역사트레킹을 하는 날이었으니까요.


안산 트레킹은 처음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좀 긴장이 되더군요. 처음하는 트레킹도 아닌데 긴장을???



저는 현재 다음 스토리펀딩에 <함께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전에 올린 포스팅에도 기술되어 있지요. 이날 오신 분들은 모두 다 <함께걷는 서울트레킹>을 통해 참가를 해주신 분들입니다.

한마디로 저는 제게 후원해주신 분들과 함께 리워드 트레킹에 나선 것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하는 사람들 중에 저처럼 후원자들과 직접 만나는 창작자가 그리 많지 않을 겁니다. 더군다나 간단한 티타임이나 강연 형식이 아닌 저처럼 서너시간을 함께하는 창작자는 더더욱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참가자 분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행운아에요. 이렇게 후원자분들을 직접 만나서 오랜시간을 함께 움직일 수 있으니까요!"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2348












 












어라? 이거 놀고 먹는 펀딩이 아니었네!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일품 풍광, 안산 역사트레킹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프로젝트를 12월 20일까지 진행합니다. 그 프로젝트 연재글을 알맞게 편집·수정하여 오마이뉴스에 기고할 예정입니다. 이번글은 3편입니다. - 기자 말 


           


    

 
▲ 안산에서 본 인왕산 안산 봉수대에서 바라 본 인왕산의 모습. 능선을 따라 늘어선 서울성곽이 보인다. 왼쪽 뒤로 보이는 산은 북한산이다.
ⓒ 곽동운









나를 설득 해봐요!

"이번에 또 펀딩하니까 한 번만 더 도와줘요!"


얼마 전 만난 지인과의 대화. 나는 능청스럽게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 프로젝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어차피  돈 벌려고 펀딩을 하는 건 아니었다. 지인도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던 터라, 난 저렇게 능청을 떨면서 돈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그냥 편안하게.

"전에 한 번 했었잖아요. 그거 끝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야."
"한 번 했다고 두 번 못하라는 법 있어요. 그냥 하는 거지."
"어차피 인건비도 못 뽑을 거면서... 괜히 돈 냈다가 허무하게 공수표 되는 거 아니에요?"

"뭐 그러겠죠. 그런데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거 아니잖아요. 그냥 하는 거지."
"팔자 좋네. 부러워 정말.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부럽기는... 뻔히 사정 알면서. 그리고 펀딩하면서 욕도 많이 먹는 거 알잖아요."


툭툭 말을 던지는 지인. 그걸 또 툭툭 맞받아치는 나. 지인과의 대화는 늘 이런 식이었다. 저렇게 이야기를 해대도 지인은 속이 깊은 사람이다. 어떤 식으로든 나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니까. 지난번에 행한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펀딩에도 거액(?)의 후원금을 내게 쥐어줬었다.

"자 그럼 내가 지갑을 또 열 수 있게 나를 설득해 봐요. 그냥 도와달라는 말은 사절합니다!"

나는 주변 사람을 설득시키지 못하면, 제3자도 설득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에 열심히 본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기본적인 취지에서부터, 다른 펀딩과의 차별성 등을 차례로 설명해나갔다. 본 펀딩의 사회적·공익적 역할 부분에서는 목소리에 힘을 주면서까지 이야기를 해댔다.   

"잠깐, 전이나 비슷하네... 그건 그렇고 방금 말한 리워드 중심이라는 게 무슨 말이에요?"
"아, 리워드 중심이요. 리워드 중심 프로젝트라는 건..."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은 기획할 때부터 리워드에 방점을 찍고 시작했다. 다른 프로젝트들이 에코백이나 도서 같은 현물을 리워드로 제공하지만 내 프로젝트는 '트레킹 초대' 식으로 리워드가 제공된다. 그렇게 리워드 트레킹이 5회가 제공되기에 창작자인 나는 후원자들을 5번 이상 만나게 된다.

확실히 다른 프로젝트들과는 차이가 나는 지점이다. 이것을 두고 나는 리워드 중심 프로젝트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 부분은 앞선 1화에서도 언급을 했었다. 지인은 그때서야 알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냥 쉽게 이야기를 하지. 뭘 그렇게 어려운 단어들 써가면서 말을 해요."
"음... 이게 어려운가요?"
"한마디로 자기 돈 만 원 내고, 트레킹에 참여를 한다는 거잖아요. 내 말이 맞죠?"
"맞아요. 딱 그 말이에요."


역시 날카로워! 그런 냉철하고 객관적인 시선이 부담스러울 때도 있지만 펀딩을 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날카로운 지적이 오히려 필요했다.

"리워드 중심이니, 뭐니 하는 어려운 말을 쓰지 말고, 해당 트레킹 코스의 매력에 대해서나 이야기를 해봐요."
"예... 매력이요?"

"그게 현실적이지. 백날 리워드 중심이니, 창작자와 후원자가 만난다느니 하는 소리하지 말고요. 뭐하러 그 구리구리한 얼굴을 보러 가겠어!"
"쩝..."


"처음 간다는 곳이 어디에요? 안산이라고 했나요?"
"네. 서대문 안산이요. 경기도 안산 말고."
"그럼 그 안산의 매력에 대해서 읊어 봐요."






▲ 봉수대 안산 봉수대 전망대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 근처에 연세대가 위치해 있어 유학생들을 자주 만날 수 있다.
ⓒ 곽동운





서대문 형무소와 다크 투어리즘

안산 역사트레킹은 서대문 형무소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시다시피 서대문 형무소는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 운동가들이 일제의 혹독한 탄압으로 인해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독립운동가들만 시련을 당했던 것은 아니다. 작고한 김근태 의원 같은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분들도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해야 했다.

이런 아픈 역사 때문인지 서대문 형무소는 다트 투어리즘(dark tourism)의 대표적인 장소로 손꼽힌다. 다크 투어리즘은 전쟁이나 학살, 천연재해 등을 당한 곳을 방문하는 것을 말한다. 즉 다크 투어리즘은 아픈 기억을 가진 지역을 탐방함으로서 교훈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로 착안된 테마여행 방식인데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다. 만약 당신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동남아 쓰나미 피해를 입은 지역을 방문했다면 다크 투어리즘 여행을 행했다고 볼 수 있다.  

다크 투어리즘을 확대해보면, 서울도 곳곳이 다 그 탐방지에 속할 수가 있다. 조선총독부가 들어섰던 경복궁, 한국전쟁 중에 폭파가 됐던 한강철교 등등... 서울만 그러겠는가. 전국이 다 다크 투어리즘 천지다. 5·18 민주화운동, 충북 영동 노근리 학살 등등... 동학농민군이 몰살을 당한 공주 우금치도 다크 투어리즘의 최적지일 것이다.



 

▲ 서대문 형무소 안산 봉수대에서 바라본 서대문 형무소.
ⓒ 곽동운







안산과 인왕산

그렇게 서대문형무소를 지나 본격적인 안산 역사트레킹이 시작된다. 안산(鞍山)은 그 형태가 말 위에 올려놓은 안장과 비슷하다 하여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 '鞍'는 '안장안'자다.

안산은 인왕산과 무악(毋岳)재를 사이에 두고 맞닿아 있다. 지금은 통일로가 놓여 있는 무악재는 무학재로도 불린다. 이처럼 한끝의 차이는 왜 나타났을까? '무악'이나 '무학'이나 똑같아 보이는데.

조선이 개국할 즈음에 천도 예정지로 거론된 곳은 한양, 계룡산, 안산 세 곳이었다. 당시 경기도 관찰사 하륜은 안산 주산론을 펼치며 안산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었다. 이에 이성계는 실제로 안산 남쪽 부근을 도읍지로 삼으려고 했다.

하지만 안산의 남쪽은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이유로 안산 주산론은 폐기되고, 무학대사의 의견에 따라 북악산 남쪽이 도읍지로 결정된다. 이런 이유로 무악재가 무학재로 불리기도 하는 것이다. 한편 무악재는 말안장 같은 안산 기슭을 따라 넘는 고개라고 하여 길마재라고도 불렸다.

나는 이전에 안산 역사트레킹을 리딩할 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인왕산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은 인왕산이 아닌 이곳 안산입니다. 저기 보세요. 정상부 능선 따라 이어진 서울 성곽의 윤곽을요."

괜한 말이 아니다. 안산 정상부에 올라서면 봉수대와 함께 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에서 바라보는 인왕산의 모습은 좀 색다른 멋이 있다. 통상적으로 바라보는 경복궁 방면의 인왕산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봉수대에서 인왕산을 바라보면 어떻게 이 산이 내사산(內四山:작은서울)과 외사산(外四山:큰서울) 속에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된다.
그 때문에 나는 이런 멘트를 덧붙였다.

"그러고 보면 사람이나 산이나 비슷한 거 같아요. 한 발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봐야 제대로 냉철하게 볼 수 있는 거 같아요."

안산 봉수대 전망대의 또 다른 매력은 한강 너머로 보이는 낙조다. 전망대에 올라서면 한강이 시원하게 보이는데 그 한강에 붉은 기운이 감돌 때의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다. 안산의 명소인 메타세쿼이아 숲 탐방도 꼭 해야 한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시원스럽게 뻗어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이 다 상쾌해진다.


 

▲ 안산 봉수대 봉수대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커플.
ⓒ 곽동운





이런 설명들을 들은 지인이 입을 열었다.

"음... 가볼만 한 거 같긴 한데요."
"진짜 가보면 말로 들은 것보다 더 좋아요."
"그런가..."


헤어질 시간이 됐다. 인사를 하고 가려는데 지인이 나를 불러 세웠다.

"아참 각 코스들 다 1만 보 이상 걷죠?"
"당연하죠."
"그럼 운동이 꽤 되겠네요."
"그럼요. 아주 많이 됩니다. 스트레칭도 쭉쭉 하고."
"리워드로 모이는 사람이 전부 다 합치면 75명이 된다고 했죠?"
"네 맞아요."


잠시 무언가를 생각한 지인이 내게 미소를 보이며 말을 했다.

"그럼 공익성은 있네요. 그냥 놀고먹는 펀딩이 아니었네. 그 많은 사람들 1만 보 이상 운동시켜주니까요."
"맞아요. 이제야 제 펀딩을 좀 이해를 해주시네!"
"잘하면 보건복지부에서 상 받을 수도 있겠네요."
"그러면 좋죠. 상금도 빵빵하게 주면 더 좋고. 그럼 제가 한 턱을...!"
  









* 능안정: 안산은 행정구역상 북아현동에 위치해 있다. 예전에 이곳은 능안리로 불렸던 터라 능안정이라는 정자가 세워져있다.  




















안녕하세요?


늦은 명절 인사올립니다! 추석은 잘 보내셨습니까?


미리미리 인사를 올렸어야 하는데... 제가 요즘에 다음카카오에서 펀딩을 하나 하고 있습니다.


<함께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펀딩이지요. 전에도 관련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사진 하단 빨간 박스에서 보듯, 이번에는 '트레킹으로 밥 먹고 살 수 있어요?'라는 글을 발행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글이 다음 메인면에 올라갔네요.


포털 1면에 올라간 게 뭐 대단한 일은 아닐 겁니다. 1면에 올라간다고 로또 맞는 것도 아니고...ㅋㅋㅋ   그리고 전에도 몇 번 올라간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우리사회에서 포털의 위력이 강력하다고 하지만, 그래서 그 포털의 1면에 올라간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인 저의 삶에는 뭐 그닥...


그래도 작은 선물이나마 추석 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 이런 것들이 하나 하나 쌓여서 큰 보름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 보름달이 크게 떠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머리 위에도 넉넉한 한가위 보름달이 비쳐졌으면 좋겠습니다. 대낮처럼 주위를 밝혀주는 보름달이 있기에 추석 명절이 더욱더 정감가니까요.






https://storyfunding.daum.net/project/8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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