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27일에 행한 진관사 역사트레킹에서...

6호선 독바위역에서 내려 북한산 둘레길 서편을 쭈욱~
따라 걷는길. 이곳은 내시와 상궁들의 묘역이 많다.
그래서인지 버려진 석물들도 많다. 

쌍으로 서 있어야 할 문인석이지만... 저 문인석은 홀로
외롭게 서 있었다. 대신 내가 저 옆에 서 열심히 무언가를 설명했다. 

그 순간을 수강생분이 찍어주셨다. 
너무 잘 찍어주셔서 올해의 포토인감?ㅋ













5월 31일과 6월 13일.

뜀뛰기를 하듯 도봉산 역사트레킹을 행하고 왔습니다. 5월 31일 금요일에는 영등포역사트레킹 커뮤니티에서 행하는 커뮤니티 강의를 6월 13일에는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강의 때문에 도봉산을 열심히 탐방했답니다. 뭐 물론 도봉산에 있는 둘레길을 위주로 탐방을 했었답니다. 항상 그래왔잖아요^^;

양이틀 모두 날씨가 덥기는 했지만 가시거리는 꽤 좋더군요. 그래서 풍광을 감상하는데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도봉산은 인접해있는 북한산과는 또다른 멋이 있습니다. 암반 노출이 많은 북한산이 강한 느낌을 전해준다면 도봉산은 좀 유한 느낌입니다. 뭐 사람마다 보는 관점이 다다르니까요~

이번 도봉산 역사트레킹에서의 백미는 쌍둥이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광이었습니다. 쌍둥이전망대는 무수골이라는 곳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에 서면 도봉산과 북한산은 물론 동쪽의 수락산과 불암산, 멀리는 한강 넘어 관악산과 남한산까지 조망을 할 수 있답니다. 서울에 있는 둘레길 전망대 중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좋은 전망을 품고 있는 것이죠.

그렇게 시원한 풍광을 감상한 도봉산 역사트레킹은 무사히 잘 종료가됐습니다. 더워서 그랬는지 저는 끝나고 아이스커피를 시원하게 들이켰답니다. 저 말고도 그러신 분들이 많으셨다고 하네요. 아니면 아이스크림을 드신 분들도 계시고... 트레킹의 뒤풀이를 그렇게 하셨던 셈이죠. 땀흘린 후에 마시는 아이스커피 한 잔! 아이스크림 하나!

카~ 좋다!^^;
 
      














한동안 서울을 꺼려한 적이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탁한 공기와 시끄러운 소음들...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싫었던 건 다른 사람을 못 잡아 먹어 안달하는... 그런 치열한 경쟁이 더 싫었습니다. 그래서 한때 귀촌을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있었답니다. 실제로 약 1년 정도 귀농학교에서 생활을 한 적도 있었지요.

하여간 서울을 '서울공화국'이라고 칭하며 낫잡게 본 게 사실입니다. 

"제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서울공화국, 서울공화국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서울을 안 좋아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좀 바꼈습니다."

어떤 트레킹에서 참가자들에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서울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더니 시각이 바뀌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서울과 그 근교 자연의 매력을 알게 되니 더 이상 서울을 낫잡게 보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덧붙였죠. 여기서 말한 근교 자연이란 당연히 서울을 둘러싼 산들입니다. 더 정확히는 그 산을 둘러 만든 북한산 둘레길이나 관악산 둘레길을 칭하는 것이죠.

지방에도 참 매력적인 도보여행길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꽝인 도보여행길도 엄청 많습니다. 그에 비해 서울에 있는 도보여행길은 매력적인 도보여행길이 더 많은 편입니다. 화장실이나 편의점 같은 편의 시설은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서울 예찬론자가 되버렸는데요. 하여간 둘레길만 놓고 보자면 북한산 둘레길이나 안산 자락길, 관악산 둘레길 같은 곳들은 명품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통편 좋죠, 화장실 곳곳에 있죠, 표지판도 잘 정비됐죠."

그래서 제가 말을 힘줘서 이야기를 했죠.

"서울 시민이라는 거 자랑스럽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최소한 서울에 있는 둘레길만큼은 전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이전 포스팅에서 제가 멧돼지와 격렬(?)하게 한판 붙었다고 한 적이 있지요.


에헴~ 사실은 멧돼지를 만나 단거리 달리기 선수처럼 열심히 도망을 갔다는... ^^;

그렇게 멧돼지 녀석과 조우한 곳을 다시 한 번 탐방하러 갔답니다. 

사실은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멧돼지 녀석을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하지만 해야 할 일이라면 해야합니다. 또 녀석을 만나면 삼겹살로 구워 먹으면 되는 거고! ^^;

그렇게 숲길을 따라 걷다보니 알록달록한 빛깔을 발하고 있는 단풍들이 눈에 띄더군요.

"참, 좋다!"

아직까지는 단풍이 짙게 물들지는 않았습니다. 제대로 색감이 실리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겁니다. 

하지만 조금 덜 물들었어도 저는 좋더군요. 그렇게 단풍들이 드리워진 숲길을 걷고 있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난 이 숲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겠구나. 숲길을 떠나면 항상 숲길이 그리웠고 다시 숲길로 들어서려는 생각 뿐이었으니까... 그러고보면 난 숲길 중독자구나!'
    
그렇습니다. 저는 숲길중독자였습니다. 그걸 이제서야 깨달았네요. 제가 다른 사람들한테 스스로를 

'커피중독자'라고 칭하기를 여러번 했는데 '숲길중독자'라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었습니다. 

별로 영양가 없는 '커피중독자'보다는 '숲길중독자'가 훨씬 더 낫지요? 그렇게 저는 멧돼지골에서 귀중한 저 자신의 정체성을 깨달았답니다. 

저랑 같이 숲길중독자 되실 분 어서 오십시오!!!^^;


























제목 그대로입니다. 그간 아웃도어 활동을 하면서 숱하게 뱀도 만나고, 숱하게 들개를 만났지만 멧돼지는 처음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어둠이 내린 산책로에서 홀로 멧돼지를 대면했답니다. 그 두려움이란! 올 여름에 공포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제대로 공포를 맛 본 셈이죠. 돈 한 푼 안들이고... ^^;

사건 개요를 말씀드리자면 이렇습니다. 10월 6일 오후 6시 20분 경이었습니다. 저는 북한산 둘레길 도봉산 구간 어느쯤을 걷고 있었습니다. 해가 많이 짧아져서 그런지 이미 산책로는 어두워졌더군요.

저도 하산점을 찾아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답니다. 대충 10분 정도만 더 걸으면 대로변으로 나와서 버스를 탈 수 있을 거 같더군요. 그런 계산을 하면서 계속 이동을 했습니다. 다행히 산책로는 정비가 잘 되어 있더군요. 폭도 넓고 돌부리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렇게 이동을 하다 나무데크 계단을 하나 마주했습니다. 뭐 나무데크 계단이야 둘레길에서는 흔하디 흔하게 만날 수 있잖아요.

그런데... 말입니다. 정말로... 말입니다. 그때의 나무계단은 흔한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층계가 많은 계단이 아니었는데 그 맨 상층부에 무언가 시커먼 것이 떡 하고 버티고 서 있더군요. 마치 고사상에 올라가는 돼지머리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시커먼 것이 저를 주시하더군요! 순간 제 입에서는 이런 말이 맴돌았습니다.

멧.돼.지...!

천천히 뒷걸음을 쳤습니다. 멧돼지를 만났을 때의 행동수칙이 기억났던 것이죠.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저와 그 녀석 사이의 거리가 약 20~30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뒷걸음을 쳤는데 잠깐 녀석이 고개를 돌리더라고요. 이때다 싶었지요. 냅다 달렸습니다.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달렸습니다. 제 자신이 기특할 정도로 정말 잘 달렸습니다. 오죽했으면 이런 생각하지 했을까요?

'나한테 이런 초인적인 달리기 능력이 있었나? 올림픽 나가면 바로 금메달이겠네!'

그런 공포의 질주 덕택이었는지 저는 안전하게 대로변으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동네 주민분을 만났는데 그쪽 일대가 '멧돼지 소굴'이라고 일러주더군요. 한마디로 저는 겁도 없이 홀로 멧돼지 소굴에 달려들었던 것입니다. 

덕분에 이번 추석 명절은 아주 기억에 많이 남을 거 같습니다. 그 고사상 돼지머리 같은 녀석 때문에 제 안에 잠재되어 있던 초인적인 능력이 제대로 발현이 됐으니까요.^^; 

전 기회되면 그 멧돼지 소굴에 다시 가서 고사상 돼지머리 녀석을 때려잡을 생각입니다. 휴대용 야삽을 가지고 갔으면 한 방에 때려잡을 수 있었는데... 그때 안 가지고 가서...ㅋ  때려잡으면 삼겹살 파티해요! 고기는 제가 쏠게요~^^;






*** 예전에 가려다 계속 실패했던 삼천사 역사트레킹 다시 시도해 봅니다. 

10월 22일에 실시 예정이오니, 그때 쯤에는 북한산이 오색단풍으로 물들어 있을 겁니다. 그 아름다운 풍광을 기대해보며~!!!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이말산에서 시작됩니다. 재스민을 한자로 풀면 '이말'이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이말산은 재스민이 만발한 산이라는 뜻이죠. 이말산에 재스민이 많이 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산에는 무언가가 확실히 많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요? 바로 무덤입니다. 


특히 이말산에는 내시들의 무덤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산의 지산인 이말산은 한양도성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저십리 밖이라 무덤을 쓸 수 있었던 곳입니다. 북한산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말산은 해발이 높지 않은 산이라 무덤을 쓰기에 적당했을 겁니다. 도성에서도 가깝고 하니... 

푸근한 동네 뒷산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현재 이 산의 무덤들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러진 문인석, 뒹굴고 있는 묘비, 잘려나간 망주석 등등... 자신들의 '씨앗'을 남길 수 없었던, 그래서 후손들을 둘 수 없었던 그들이기에 그런 황량함이 더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예전 내시들 중에는 양자를 들여 자신의 제사를 받들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양자도 고자였기에 한계가 분명하게 있었던 것이죠. 

이말산을 탐방한 후 트레킹팀은 삼천사로 향합니다. 천년고찰인 삼천사는 아주 시원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계곡 안쪽에 자리잡은 삼천사 뒤쪽으로 북한산의 고봉들이 트레킹팀을 반겨줄 것입니다. 장군봉, 나한봉, 나월봉, 보현봉 등등... 이웃한 진관사와는 또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입니다. 























 *참가자: 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이날은 참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드디어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 펀딩의 리워드 트레킹이 마지막으로 실시된 날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앞에서도 계속 언급을 했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 다시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지난 9월부터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한마디로 트레킹을 주제로 펀딩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펀딩을 받으면 저는 후원자들에게 무언가 답례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두고 '리워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게 돈을 주신 분들에게 무언가를 건네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다른 펀딩을 진행하시는 분들은 에코백이나 엽서, 도서 등을 리워드로 많이 제시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트레킹을 잘하니 '북악산트레킹 초대' 같은 식으로 리워드를 제공했습니다. 유형의 물질을 드리는게 아니라 무형의 것을 제공한 셈이죠.


그렇게 리워드 트레킹이 진행되었고, 결국 이날 마지막 트레킹인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이 실시된 것입니다.


순조로운 해피엔딩은 없었던 것인지 , 아침부터 좀 삐그덕거렸답니다. 오전 10시경 집합장소인 구파발역에 가봤더니 갑자기 '헉' 소리가 나더군요.


구파발역에서 시작점인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등산객들이 워낙 많았던 터라 버스를 탈 수 없었던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을 빰칠 정도로 콩나물 시루 같았습니다. 정말 탈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종료점인 진관사에서 출발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역순으로 가겠습니다."


저는 이 말을 하고 진관사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진관사행 버스는 북한산성행 버스에 비하면 천국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한 듯했습니다.


정방향이면 어떻고 역방향이면 어떻습니까! 앞뒤를 바꿔서 시작해도 상관없는 게 트레킹의 묘미잖아요!


진관사를 출발해 북한산성입구, 대서문, 북한산계곡 등으로 이어진 이 날의 트레킹은 약 4시간에 걸쳐 진행이 됐답니다. 길이에 비해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이 된 셈입니다.


그렇게 하여 마지막 리워드 트레킹인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은 순조롭게 잘 마무리 됐답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버스 타는 것만 혼잡했지, 그 다음부터는 계속 한적하게 우리만 다녔기 때문입니다. 역시 트레킹은 한적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하여간 제 어깨에 놓인 짐이 하나가 날아간 느낌입니다. 어쨌든 다섯번의 트레킹이 잘 마무리가 됐으니 마음이 홀가분하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하다는 감정도 생기고!

 






  * 북한산: 북한산성 대서문에서 바라본 원효봉.







  *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 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