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자령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4일 목요일.

 

이날은 바람의 언덕이라고 불리는 선자령에서 트레킹을 행하는 날이다. 전날에 이미 평창군 대관령면에 숙소를 잡아서 좀 여유로웠다. 대관령면은 원래 도암면이었다. 하지만 대관령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2007년도에 그 이름을 대관령면으로 바꿨다. 한반도 지형으로 유명한 강원도 영월의 한반도면도 같은 사례다. 한반도 지형이 워낙 유명세를 타니 2009년에 기존 명칭인 서면에서 한반도면으로 개명을 했다.

 

전날 밤에 잠이 안 와서 잠시 숙소 밖에 나왔더니 눈이 소북하게 쌓여 있던게 아닌가. 역시 겨울 강원도다웠다. 인적이 끊긴 거리에 가로등 불빛이 외롭게 비추고 있고, 눈은 소북하게 쌓여만 갔다. 한참을 바라보았다. 참 묘한 감정이 느껴지더라.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일 선자령을 제대로 보겠구만! 겨울 선자령이면 당연히 눈꽃 세상이 펼쳐져야 하는거 아니야?'

 

선자령 트레킹의 출발점은 대관령 휴게소이다. 대관령면에 있는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관령 휴게소까지는 약 6km 정도 떨어져있는데 하루에 4번 마을버스가 운행된다. 6km로도 안되는 거리라서 그런지 버스에 탑승한 지 10분도 안되서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했다.

 

대관령 휴게소는 해발 840m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 면소재지보다도 더 쌀쌀한 느낌이었다. 바람도 더 많이 불고. 저체온증이 걱정될 정도로 동장군이 위세를 부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여기서 돌아갈 수가 있나!

 

- 남자는 직진이지! ㅋ

 

선자령은 대관산 혹은 보현산이라고도 불리는데 높이가 1,157m에 달한다. 남쪽에 대관령이 있고 그곳에는 유명한 대관령 양떼목장이 자리잡고 있다. 슬쩍 보니까 추워서 양떼들이 안 보이더만~^^

 

최고점이 1157고지이지만 시작점이 840고지로 높은데다 길이 순해서 선자령을 오르는 것은 그리 어렵지가 않다. 북한산 둘레길 중에서 어려운 코스 정도의 난이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아웃도어의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사람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것이다. 완경사의 길을 걸으며 눈꽃 트레킹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대관령 양떼목장

 

 

 

 

 

 

 

 

* 선자령

 

 

 

 

 

 

하지만 앞서도 언급했듯이 문제는 저체온증이다. 사진에도 보이듯 선자령 일대는 풍력발전기가 물레방아 돌듯 '붕붕' 소리를 내며 돌고 있다. 그만큼 바람이 많이 분다는 뜻이다. 선자령 정상 능선 부근은 워낙 바람이 세게 불어 사진을 찍는데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바람이 거세 눈들이 다 휩쓸려 날라가 정상 부근에는 마른 땅이 보일 정도였다. 정상을 조금만 벗어나도 눈이 쌓여있는데...

 

선자령 트레일은 강릉바우길 1구간이기도 한데 길이가 약 12km 정도된다. 순환형 코스인데 크게 윗길과 아랫길로 나눌 수 있다. 윗길은 능선부를 타고 가는 길이고, 아랫길은 숲길을 따라 걷는 길이다. 윗길이 아랫길보다는 좀 수월해서 시작점을 삼는 분들이 많은데 필자는 그 반대로 했다. 숲길을 따라 아랫길로 올랐고, 내려올 때는 바람을 맞으며 윗길로 내려왔다. 확실히 숲길에서는 큰 바람을 맞지 않았지만 능선길에서는 태풍같은 바람과 맞서야했다.

 

바람과 맞서서 이겼는가? 지지는 않았다. 풍차를 향해 내달리는 돈키호테처럼 풍력발전기 사이를 거침없이 활보했다. 사실은 종종 걸음치며 빠르게 걸었다. 추워서...^^

 

 

 

 

 

 

 

* 선자령 정상석

 

 

 

 

 

 

 

약 4시간을 잡고 트레킹을 했는데 사진도 찍고 풍광도 보고 하니 4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다시 시작점인 대관령 휴게소에 도착하니 횡계버스터미널로 돌아가는 마을버스편은 이미 끊겨 있었다. 터미널까지 걸어갈까 하다가 그냥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비는 9천원이 나왔다. 주행 시간은 7분 정도였다.

 

이렇게하여 바람의 계곡인 선자령에서 행한 선자령 눈꽃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다. 글을 마치기 전에 다시 한 번 언급한다. 겨울 트레킹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단단히 준비를 하셔야 한다.

 

저체온증에 대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내피 개념의 패딩 점퍼 같은 여분의 옷을 챙기면 좋다. 핫팩도 여러개를 준비하면 좋다. 설원을 걷게되니 아이젠과 스패츠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 여행객들 중에는 스패츠는커녕 아이젠도 착용을 하지 않고 선자령을 오르시는 분들이 있었다. 좀 위험해보였다.

 

눈꽃 트레킹은 정말 환상적이다. 하얗게 쌓인 설원을 걸다보면 마음이 다 정화되는 느낌이다. 그런 아름다운 장면들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 선자령 가는 길: 마스크 쓰고 한 컷.

 

 

 

 

 

 

 

 

* 선자령 정상: 인증샷 찍느라 장갑을 안 끼고 사진을 찍는데 정말 손이 시려웠다.

 

 

 

 

 

 

 

*** 선자령 가는 법

1. 동서울 터미널이나 남부터미널에서 횡계행 시외버스 탑승. 약 2시간 30분 소요됨.

2. 횡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대관령휴게소행 마을버스 탑승. 하루 4편 운행. 이동시간 약 10분.

3. 하산시: 대관령휴게소 ☞ 횡계시외버스터미널행 마을버스는 오후 2시 30분이 막차임. 그래서 일반적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함. 요금은 약 9천원.

 

 

 

 

 

 

 

 

 

 

 

 

* 굴산사지 당간지주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3일 수요일.

 

이날은 강릉에 있는 굴산사지와 신복사지를 탐방했다. 그리고 커피로드로 유명한 안목 해변에서 커피를 한 잔 마셨다. 캔커피!^^

 

굴산사는 후기 신라에 유행했던 구산선문 중에 하나였다. 구산선문은 신라말 고려초에 형성된 선종 불교를 칭한다. 9개의 종파가 각각 산을 근거지로 하여 개창을 했다하여 구산선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굴산사는 범일국사가 신라 문성왕 때인 851년에 창건했다고 전한다. 굴산사지라는 말처럼 지금은 폐사되었는데 그 시기가 고려말에서 조선 초기였다고 전해진다.

 

굴산사지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자리잡고 있다. 그곳에 가보면 굴산사지 당간지주가 우뚝 서서 여행자들을 반겨주고 있다. 큰 논들 사이에 당간지주가 위치해 있는데 예전에는 그 논이 다 굴산사의 영역이었을 것이다. 그만큼 굴산사의 가람이 컸다는 뜻인데 일설에는 이런 말도 있었다.

 

- 굴산사의 스님들이 밥을 짓느라 쌀을 씻으면 그 물이 바다로 흘러가 동해바다를 하얗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

 

5.4미터에 달하는 굴산사지 당간지주는 보물 제86호이다. 별다른 장식은 없었는데 자세히보니 만들 때 생긴 정 자국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어 좀 거친면이 있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멋이라고 칭할 수도 있겠다.

 

당간지주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굴산사지 석불좌상을 만날 수 있다. 보호각 안에 있는 석불좌상은 너무 많이 훼손되어 그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화강암으로 만들었으면 저렇게까지 심하게 손상되지 않았을텐데... 혹시 누가 일부러 훼손한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실제로 얼굴 부분은 자연훼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예리한 절단면이 보였다.

 

미련하게 범일국사 부도를 보지 못하고 왔다. 나중에 다시 한 번 와서 범일국사 부도를 친견해야겠다.

 

 

 

 

 

 

* 굴산사지 당간지주

 

 

 

 

 

 

* 굴산사지 석불좌상

 

 

 

 

 

 

다시 강릉 시내로 가야했다. 일단 구정면 면소재지로 이동했는데 굴산사지에서 면소재지까지는 약 2.5km 정도였다. 바우길 표식이 나와 그것을 바라보면서 걸었다. 굴산사지는 도보여행길인 강릉바우길 6구간에 속한다.

 

오랜만에 강릉 바우길을 걸으니 참 좋더라. 예전에 자전거여행을 할 때 도보가 아닌 자전거를 질질 끌면서 바우길을 이동한 적이 있었다. 그때가 2012년 경이었으니 거의 9년 만인가?

 

그렇게 바우길을 걷다보니 신복사지까지 다다르게 됐다. 굴산사지에서 신복사지까지는 직선거리로 약 6km 정도라 걷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 더군다나 강릉바우길 15코스를 따라가면 신복사지까지 무리없이 도달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필자가 중간에 길을 빠져나왔다가 헤맸다는 거...ㅋ

 

강릉시 내곡동에 자리잡은 신복사지는 강릉 시내와 아주 가깝다. 넓게 논밭이 펼쳐진 굴산사지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신복사도 굴산사를 창건한 범일국사가 개창했다고 전해진다. 신복사지에 들어서면 고려시대 초기에 만든 3층석탑과 함께 그 석탑에 기원을 올리는 석조보살좌상을 볼 수 있다.

 

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이 한 세트로 있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는 형식이 아니다. 이런 귀한 문화재를 도심권 근처에서 볼 수 있는 강릉 사람들이 참 부럽다. 참고로 오대산 월정사 9층 석탑 앞에도 석조보살좌상이 있다.

 

신복사지 3층 석탑은 2층 기단에 3층 탑신을 세운 형식이다. 그런데 잘 보시면 알겠지만 탑에 무언가가 많이 첨가되어 있다. 그렇다. 신복사지 3층 석탑은 탑신 아랫부분에 괴임돌을 받혔다. 큰 하드보드지 같은 괴임돌이 각각의 탑신을 받히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탑에 많은 것들이 들어가 있는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다.

 

신복사지 3층석탑은 보물 제87호이고, 석불보살좌상은 제84호이다. 굴산사지 당간지주부터 신복사지 문화재들까지. 이날 도대체 보물을 몇 개나 본 거야! 이렇게 눈이 호강해도 되는거야? ^^

 

커피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도 잠시 다녀왔다. 바다는 속초에서 아주 제대로 봤기에 안목 해변에서는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으로 만족했다. 카페에 들어갈까 하다가... 그냥 캔커피에 만족했다.

 

 

 

 

 

 

* 신복사지 3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 신복사지 3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

 

 

 

 

 

 

 

 

* 신복사지 석조보살좌상

 

 

 

 

 

 

* 안목해변 커피거리

 

 

 

 

 

 

 

 

 

 

 

 

 

* 진전사지 3층 석탑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2일 화요일 .

 

화요일에는 일정을 두 개를 소화했다. 첫번째는 이전 포스팅에 언급한 속초 해수욕장과 외옹치 탐방이었다. 두번째는 양양군에 있는 진전사지와 둔전 계곡 탐방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속초와 양양이 서로 인접해있기 때문이다.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에 진전사지(陳田寺址)에는 국보 122호인 진전사지 3층 석탑이 자리잡고 있다. 진전사는 신라 현덕왕 13년(821)에 도의선산에 의해서 창건됐는데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다. 교종에서 선종으로 바뀌는 시기에 토대를 마련했던 것이다.

 

- 경전이나 해석하고 염불을 외우는 일보다 본연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도의선사의 주장이었는데 지금이야 별다를 게 없는 말이다. 하지만 저 당시에는 혁명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교종 중심의 불교는 신분 질서와도 일치했다. 왕이 부처, 귀족은 보살, 일반 백성은 중생으로 여겨졌다. 도의선사의 주장대로 하면 실제적으로 경전에 접근할 수 없었던 일반 백성들도 자신의 본연의 마음을 알면 득도를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당시 경주에 있던 승려들과 귀족들은 난리가 났다. 자신들이 누리는 안락함과 권위를 송두리째 뺏겨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은 도의선사를 마귀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도의선사는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설악산 자락에 둥지를 틀게 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의 이익과 배치된다면 악착같이 달라든다. 그게 인간의 속성인지...

 

 

 

 

 

 

* 진전사지 3층 석탑

 

 

 

 

 

 

* 진전사지 3층 석탑: 상층부 기단에 8부중상, 1층 탑신에 여래좌상이 새겨져 있다.

 

 

 

 

 

 

진전사지로 가기 위해 물치해수욕장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정류장 바로 앞에 송이버섯 등대로 유명한 물치 해수욕장이 있어 잠시 탐방했다. 물치 해변은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그 추운날에도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휴~ 보기만 해도 춥더라. 그런데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더라.ㅋ

 

양양읍에서 진전사지가 있는 강현면 둔전리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4편 뿐이다. 그나마도 둔전리까지 안 가고 바로 아랫 동네인 석교리까지만 가는 버스도 있다. 필자가 그 버스를 탔다.^^ 석교리 정류장에서 둔전리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어갔다.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고 주위 풍광도 수려해서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진전사지가 설악산 자락에 있어서 그렇다. 실제로 화채능선을 따라가면 설악산 대청봉에 닿을 수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그 루트로 설악산을 가보고 싶다. 물론 무자게 빡세겠지...ㅋ 둔전리 버스 종점에서 진전사지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간다.

 

진전사지 3층 석탑을 친견했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석탑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니! 둔전계곡의 자연적 아름다움과 3층 석탑의 인공미가 너무나도 잘 어우러졌다. 정교하게 표현된 3층 석탑을 보고 있자니 피로감이 싹 다 날라갔다. 문화재를 보면서 큰 희열을 느끼게 되다니! 역사트레킹을 행하다보니 직업병이 생긴거야~^^

 

진전사지 3층 석탑은 2단 기단으로 이루어졌는데 상층 기단부에는 8부중상이 새겨져 있고, 탑신 1층에는 여래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고부조, 즉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그 솜씨가 무척이나 빼어나다. 사진으로 봐도 좋지만 직접 바라보면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를 것이다. 참고로 8부중상은 불교를 수호하는 8종류의 신을 말한다.

 

진전사지 3층 석탑에서 5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새로 지은 진전사가 있고, 그 옆에 진전사지 부도가 있다. 도의선사의 부도인데 제작시기는 9세기 중반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진전사지 부도는 얼핏보면 석탑처럼 보인다. 석탑 형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부도들 하고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부도의 탑신은 8각형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한쪽면에는 길쭉하게 네모 문양을 새겼다. 감실 역할을 하는 네모인 거 같다.

 

둔전 계곡을 왔으니 당연히 계곡 탐방을 해야지. 새로 지은 진전사 앞에는 설악저수지가 있는데 물길을 따라 상류로 올라갔다. 산 중턱에 큰 저수지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1980년에 준공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에도 저수지가 있었다고 한다.

 

둔전 계곡은 장엄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단풍으로 유명한 설악산의 한 자락에 위치해 있으니 가을 때오면 눈이 아주 호강할 거 같다.

 

이렇게하여 진전사지 탐방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멋진 문화재와 멋진 풍광 때문에 눈이 호강한 날이었다.

 

 

 

 

 

 

 

* 진전사지 부도: 석탑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진전사지 부도: 탑신 한 쪽면에 길쭉한 네모를 새겼다. 감실로 여겨진다.

 

 

 

 

 

 

 

* 둔전계곡

 

 

 

 

 

 

 

 

*둔전계곡

 

 

 

 

 

 

 

 

 

 

 

 

* 속초 해수욕장: 빨간 다리가 설악대교이고, 파란색 다리가 금강대교이다.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2일 화요일 .

 

전날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 숲 탐방이 어그러진 후 바로 속초시로 넘어갔다. 굳이 인제에 더 머물 필요가 없었으니까.

 

속초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들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속초 해수욕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외옹치의 해안산책로였다. 속초 해수욕장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라고 할만 하다.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약 3분 정도만 걸으면 속초 해수욕장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승차를 한 후 2시 20분 정도를 달리면 속초 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할 수 있다. 그런 후에 약 5분 정도만 걸어가면 파도가 넘실대는 속초 해수욕장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청과 가까운 동명동에는 속초 시외버스터미널도 있다. 사실 이 동명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하여 대포항에서 종료하는 역사트레킹 코스를 기획했었다.

 

동명항(영금정) ☞ 갯배 ☞ 아바이마을 ☞ 속초 해수욕장 ☞ 외옹치 ☞ 대포항

 

실제로 회원들을 모집해서 트레킹을 행한 적도 있었다. 속초는 워낙 유명한 동네여서 사람들이 올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속초 여행 안 해본 한국 사람이 있겠는가! 하지만 기우였다. 생각보다는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한 번 갔다고 두 번, 세 번 못 갈 것도 없지 않은가.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사람 냄새를 맡으며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듯했다. 검증된 프로그램을 원했던 것 같았다.

 

파도가 넘실대는 속초 해수욕장을 보고 있자니 속이 뻥 뚫리듯 시원해진다. 도시 생활에 지친 이들에게 푸른 동해바다는 청량제와 같은 존재다. 철썩철썩 치는 파도에 일상의 찌든 피로를 씻어낼 수 있다. 그래서 접근성이 좋은 속초 바다가 더욱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 조도: 속초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조도. 새들의 고향이다.

 

 

 

 

 

 

 

 

파도 이야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이번에 파도 사진을 몇 장 좀 찍어봤다. 날씨가 맑은 날았음에도 파도가 크게 쳐서 좀 의아하더라. 이것을 두고 너울성 파도라고 하는데 이런 너울성 파도에 의해 몸이 휩쓸려 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맑은 날에 파도가 크게 일어 좋은 사진은 찍었지만 자칫하다 파도에 휩쓸릴 뻔도 했다. 실제로 예상치를 훨씬 넘는 바닷물이 밀려와 바지가 젖어버렸다. ^^

 

모습이 항아리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외옹치는 속초 해수욕장과 인접해 있다. 설악산에서 뻗은 산줄기가 주봉산과 청대산을 거쳐 외옹치에서 바다와 만나게 된다. 바닷가에 불쑥 튀어나온 산줄기라 그런지 외옹치는 예로부터 무척 중요한 전략적 가치가 있었다. 예전에는 봉수대가 있었고, 근래까지는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다.

 

그러다 부대가 철수했고, 그 자리에 대형 리조트가 들어섰다.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해안 산책로가 만들어져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해안 절벽 구간도 탐방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예전의 외옹치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어 안타까웠다. 외옹치와 그 옆 외옹치항은 꽤나 운치가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것들을 볼 수 없으니 참 아쉽다.

 

더불어 몇 년 만에 다시 찾은 속초인데... 너무 많이 변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해안가를 중심으로 고층 빌딩들이 연이어 들어섰는데 얼핏 해운대 분위기도 느낄 수 있었다. 그 거주 시절들이 다 분양이 됐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도시가 변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래도 너무 갑자기 변하면 적응하기가 힘들다. 속도 조절은 분명히 필요해 보인다.

 

 

 

 

 

 

 

*파도

 

 

 

 

 

 

 

 

* 파도

 

 

 

 

 

 

 

* 외옹치항: 외옹치를 바라본 모습. 정상부에 리조트가 있다.

 

 

 

 

 

 

 

 

 

 

 

* 남대천: 고사리 수변공원에서 찍었음.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1일 월요일 .

 

유명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탐방하는 날이다. 전날 아침가리골 얼음트레킹을 행한 후 다시 현리로 돌아왔는데 시간이 저녁 7시경이었다. 서울에서야 오후 7시면 초저녁이지만 지역에서는 어두워지면 인적이 드물어진다. 그래서 인제읍으로 이동하지 않고 현리에 있는 모텔에서 1박을 했다.

 

얼마나 많은 군인 아저씨들이 이곳을 거쳐 갔을까? 생각해보니 나도 20년도 더 전에 강원도 화천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었다. 아휴 그때만 생각하면 아주 징글징글한데 강원도의 자연은 정말 매력적이단 말야! 강원도는 아웃도어 천국이지...^^

 

현리에서 인제읍내까지는 약 3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윗길과 아랫길로 갈 수 있다. 현리에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을 가려면 고사리 수변공원까지 시골버스를 타고 가야한다. 현리에서 고사리 수변공원까지는 약 15km 정도 떨어져 있다.

 

아랫길은 유명한 남대천을 끼고 있어 풍광이 아주 수려하다. 자칫 운전하는데 시선을 뺏겨 사고가 날 수도 있을 거 같았다. 아니다를까 앞에서 사고가 났다. 아스팔트에 살짝 살얼음이 언 거 같았다. 안개도 끼었고. 하여간 사고 때문에 20분 정도를 버스 안에서 옴짝달싹 못하고 있었다.

 

 

 

 

 

 

 

* 자작나무 숲 입구

 

 

 

 

 

 

 

 

고사리 수변공원에 도착했다. 안개낀 남대천의 모습이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그곳이 자작나무 숲이 아니다. 수변공원에서 약 5km 정도를 걸어가야 자작나무 숲 입구에 갈 수 있다. 버스를 타라고? 자작나무숲 입구까지 들어가는 버스는 하루에 몇 편 되지 않는다. 그럼 택시는? 돈이 없다. ^^

 

그리고 필자도 나름 도보여행가인데 왕복 10km 정도는 항상 감안해야 하지 않나? 물론 자작나무 숲에 이동을 하면 거의 20km 정도에 달하겠지만...

 

고사리 수변공원에서 자작나무숲 입구까지는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었지만 나름 차가 많이 다니지 않아서 걸을만 했다. 걸으면서 마을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왜 버스편이 하루에 몇 편밖에 없는지 알겠더라. 아무리 자작나무 숲이 유명하다고 하더라도 원대리는 그저 시골 동네였다. 인적이 드문 곳이었다. 이런 곳에 버스편이 많이 배치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뚜벅이 여행자들은 자신의 두 발을 믿어야 한다. 언제 어디서 10km 이상을 걸을지 모르니까. 돈 없는 게 원수지...ㅋ

 

전날 아침가리골 얼음트레킹에서 힘 좀 뺐더니만 다리가 말을 안 듣는다. 더군다나 배낭도 50리터 짜리를 메고 왔다. 배낭이 크니 마구 때려넣었다. 태블릿과 키보드를 세트로 넣고, 책과 다이어리 세트도 넣었다. 결론적으로 태블릿은 한 번도 전원을 안 켰고, 책은 한 장도 펼쳐보지 않았다. 여행이 끝날 때까지 숙소에서는 그저 TV만 붙잡고 있었다. 모텔만 다녀서 그런가? 성인방송이 잘 나오더군~^^

 

그나저나 저놈의 배낭 2014년도에 스페인에서 구매해서 잘도 써먹는다. 저 배낭으로 두 번이나 산티아고 순례길도 다녀오고 했으니 본전은 제대로 뽑은 셈이다. 사실 50리터짜리 새 배낭이 있긴 하지만 저 녀석이 더 끌린다. 그런데 왼쪽 사이드 포켓 자크가 고장이 났다. 하지만 고장이 났더라도 계속 쓸 생각이다. 여행의 동반자를 함부러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쉬엄쉬엄 걷다보니 어느 순간 자작나무 숲 입구에 닿았다. 자 이제 자작나무 숲으로 출발!

 

- 관리사무소에서 알려드립니다.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입니다. 이용에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결론적으로 원대리 자작나무 숲의 핵심 부분을 가보지 못했다. 사진은 입구 바로 앞쪽에 있는 구간에서 찍은 것이다. 한마디로 맛배기만 보고 온 것이다. 자세히 알아보니 그간 코로나 때문에 원대리 자작나무 숲은 입산 통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다 2월 3일부터 탐방이 재개가 됐다는 것이다. 코로나 때문이든 휴무일이든... 어쨌든 탐방을 하지 못했다.

 

세상 일이 다 그렇겠지만 여행도 합이 맞아야 한다. 기껏 갔더니 휴무이거나 공사중이라면 김이 셀 수밖에 없다. 물론 그 핑계대고 해당 지역을 또 방문할 수도 있다. 이번에 못 가면 다음에 또 가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아쉬운 건 아쉬운 거다. 이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검색을 해야 할 거다.

 

조만간 다시 자작나무 숲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때는 20km 정도 걸어야 할 거 같다. 통상적인 코스가 아니라 임도따라 쭈욱 걸어볼 생각이다. 이때 못 걸은 거 그날 다 걸어봐야지!

 

 

 

 

 

 

 

* 본전 뽑은 배낭: 필자대신 인증샷

 

 

 

 

 

 

 

 

 

* 자작나무 숲 초입

 

 

 

 

 

* 운영안내 현수막

 

 

 

 

 

 

 

 

 

* 아침가리골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1월 31일 .

 

강원도 동계 여행의 시작일이다. 아직까지도 맹위를 떨치고 있는 코로나 때문에 좀 조심스럽게 움직였었다. 방역수칙을 항상 염두해 가면서 이동을 했었다. 뭐 물론 단독여행이었으니 누구랑 말 섞을 일도 없었지만...

 

이날의 일정은 강원도 인제군이었다.

 

인제오면 언제가나? 원통해서 어찌하리!

 

인제는 강원도 군번들의 특유의 푸념들을 다 담아놓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인제에서는 아침가리골과 원대리 자작나무 숲, 두 곳을 메인 탐방지로 삼아 방문할 생각이었다. 아침 일찍 동서울터미널로 향했고, 인제행 버스를 발권을 하려고 카드까지 꺼냈다. 그러다 딱 멈췄다. 아침가리골을 가려면 인제읍내보다는 현리터미널이 더 가깝기 때문이었다.

 

현리터미널은 인제군 기린면에 위치해 있는데 인제읍내에서 남쪽으로 약 30km 정도 떨어져있다.

굳이 읍내를 들릴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현리터미널행 시외버스에 탑승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현리터미널까지는 약 2시간 10분 정도가 소요됐다.

 

그런데 한가지 의문이든다. 기린면터미널로 불리는 것이 맞지 않나? 왜 '면'보다 '리'를 중시해서 현리터미널로 불리는지... 물론 그곳에 가면 '기린면터미널'이라고 입간판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린면터미널이 아니라 현리터미널로 부른다. 동서울터미널 자동발권기에도 현리터미널로 적시되어 있다.

 

무슨 스토리가 있지 않을까? 사실 현리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전투 중의 하나로 불리는 현리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혹자들은 조일전쟁 때의 칠전량 해전, 병자호란 때의 쌍령전투와 더불어 한국전쟁 때의 현리 전투를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3대 패전이라고 부른다.

 

1951년 5월 16일부터 22일까지 벌어진 현리 전투는 국군 3군단과 중공군 9병단이 맞붙었었다. 당시 중공군은 지금의 현리터미널에서 남서쪽으로 약 7킬로 정도 떨어진 오미재 고개를 점령한다. 오마치 고개라고도 불리는 오미재는 국군 3군단의 유일한 퇴각로이자 보급로였다.

 

문제는 중심을 잡고 지휘를 해야 할 군단장이 연락기를 타고 도망을 갔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퇴각로가 봉쇄되어 동요를 겪고 있는데 지휘관이 도망을 가다니!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그렇게 도망간 이는 유재흥 중장이었다. 별 3개가 아깝다.

 

지휘체계가 무너지니 모든게 엉망이 되어버렸다. 군인들은 오합지졸처럼 퇴각을 했는데 많은 인원이 중공군에게 사살되거나 포로로 잡히게 됐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워낙 급박하게 퇴각을 하다보니 무기와 보급품들을 그대로 방치하고 떠났다는 것이다. 하나가 아쉬운 무기와 탄약, 보급품들이 중공군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다.

 

현리 전투를 두고 당시 미군 사령관인 밴플리트 장군은 격노를 했다. 그리고는 3군단을 해체시키고 한국군의 지휘권을 박탈시키기에 이른다. 현리 전투의 결과 때문에 아직까지도 전시작전권을 미군에게서 돌려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침가리골 트레킹을 소개한다면서 현리 전투에 대한이야기를 너무 길게 한 걸까? 아니다. 아침가리골과 현리 전투는 서로 연관이 되어 있다. 아침가리골은 방태산에 자리잡고 있는데 3군단의 주요 퇴각로가 방태산이었으니까. 당시 군인들은 길도 없었던 그 험한 곳을 기어가다시피 했다. 사단장은 제복을 벗어던져 버리고, 장교들은 계급장을 떼어버렸다고 하니 얼마나 군기가 문란했는지 알 수 있다.

 

 

 

 

 

* 아침가리골

 

 

 

 

 

 

현리터미널에서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시작점까지는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버스가 다니는데 하루에 6편밖에 없다. 잘 확인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인아웃은 이렇다.

 

IN: 방동약수(방동약수마을)

OUT: 진동1리(추대)

 

하지만 필자는 인아웃을 거꾸로 했다. 진동1리로 들어가서 방동약수로 나온 것이다. 간간이 트레킹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나만 반대방향이었다. 뭐 이렇게 가나 저렇게 가나...ㅋ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아침가리골은 계곡트레킹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래서 여름에 인기가 많다. 허리까지 오는 계곡물을 박차며 걷는 맛이 제격인 곳이다. 그만큼 계곡이 깊지 않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얼음트레킹을 하기에도 제격이라는 뜻이 된다. 수위가 원만하니 얼음이 훅 꺼진다고 해도

양말이나 젖는 정도가 될테니까.

 

어쨌든 여름 계곡트레킹의 천국같은 곳에서 얼음트레킹을 하겠다고 나섰다. 운이 좋았는지 여러 조건들이 받혀줬다. 기온이 비교적 온화했고, 바람이 불지 않았다. 하지만 전전날까지 강추위가 몰아쳐 얼음이 꽝꽝얼었다. 물론 군데군데 얼음이 깨진 구간도 있었지만.

 

사실 얼음트레킹은 쉽게 할 수가 없다. 갑자기 얼음이 쑥 꺼지면 어떻게 하는가. 또 그만큼 얼음이 얼어야 한다는 건 날씨가 추워야 한다는 뜻이다. 동장군의 위세에 맞서 발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필자도 정말 오랜만에 얼음트레킹을 하러 온 것이다.

 

챙겨온 아이젠을 끼고 열심히 걸었다. 아이젠을 끼고 걸었더니 얼음을 치고 나가는 소리가 계곡에 쩌렁쩌렁 퍼져나갔다. 간간이 트레킹을 하는 사람들을 만났지만... 계곡을 전세낸 듯 위풍당당하게 걸었다. 안전에 신경을 써서 그랬는지 계곡 구간의 종료점인 조경교 인근까지 한 번도 얼음이 깨지지 않았다. 그러면서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원래 사고는 막판에 일어나는 거야! 끝까지 조심해야 돼"

 

딴에는 경각심을 갖겠다고 혼자서 궁시렁거렸던 것이다. 하지만!!!

 

- 우지찍

 

계곡 구간 막판에 얼음이 제대로 깨져서 오른쪽이 싹 다 젖었다. 당황스러운 나머지 몇 걸음을 종종 걸음쳤는데 또 얼음이 깨져 이번에는 왼쪽이 싹 다 젖었다. 그래 원래 사고는 막판에 일어나는 거잖아!

 

아침가리골 트레킹의 길이는 약 14km 정도다. 계곡 구간이 약 7km 이고, 임도 구간이 약 6km 정도 된다. 나머지는 마을입구까지 걷는 아스팔트 길이다.

 

방동약수마을 ☞ 방동약수 ☞ 방동리고개 ☞ 조경교 ☞ 계곡구간 ☞ 진동 1리

 

한 번 진입하면 나가는 길이 마땅치 않으니 그냥 열심히 걸으셔야 한다. 그렇게 경사가 심한 구간은 아니기에 트레킹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 볼만 하다. 하지만 중간에 매점은커녕 화장실도 없다는 걸 명심하셔야 한다. 벤치조차도 없다. 단단히 준비를 하시고 떠나셔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얼음트레킹은 쉽게 하기가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의 하천은 갑자기 쑥 꺼지는 부분이 있기에 무척 조심해야 한다. 뭐 그걸 선녀탕이라고 부르는데 선녀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

하여간 얼음트레킹을 하려면 여러가지가 받혀줘야 한다. 여러가지 돌발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특히 저체온증이 올 수 있으니 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그렇게 단단히 준비를 해야만 설경과 빙설이

만들어놓은 환상적인 풍광을 재미나게 즐길 수 있는 것이다.

 

 

 

 

 

 

 

* 아침가리골: 필자 대신 가방으로 인증샷

 

 

 

 

 

 

 

* 아침가리골

 

 

 

 

 

 

 

* 아침가리골

 

 

 

 

 

 

* 아침가리골

 

 

 

 

 

 

 

 

 

 

 

 

 

* 지족해협과 창선교

 

 

 

 

 

 

 

*** 지난 11월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경상남도 서부권을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함양 ☞ 거창 ☞ 남해 ☞ 삼천포(사천)

 

 

11월 27일. 이제 경상남도 서부권 여행의 마지막날이다. 이날은 남해읍에서 삼동면 지족리로 가는 시골버스를 탔다. 지족리는 위쪽으로는 남해군 창선면, 더 위쪽으로는 사천시 삼천포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 있다. 그렇다. 삼천포는 그 유명한 삼천포다.

 

이날은 지족리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삼천포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지족리까지는 사천시 시내버스가 들어온다. 남해 창선면에서 삼천포(사천)로 넘어가려면 4개의 대교를 건너야한다.

 

창선대교(340m) ☞ 늑도대교(340m) ☞ 초양대교(200m) ☞ 삼천포대교(436m)

 

보시다시피 각각의 다리들은 그리 길지 않다. 제일 긴 삼천포대교도 한강에 있는 다리보다도 더 짧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 다리들을 걸어서 넘어볼까 했으나 시간관계상 시내버스를 타고 넘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 구간은 총 3.4km로 정도된다. 섬 안쪽 지역까지 포함된 길이다. 어쨌든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시내버스를 타고 건넌다는 것이 무척 매력있지 않은가? 남해나 삼천포 주민들은 정말 좋겠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들을 매일 공짜로 볼 수 있으니!^^

 

언제가는 걸어서 이 다리들을 넘어볼 생각이다. 하긴 남파랑길도 이 다리를 넘어 남해군에서 사천시로 넘어가더군. 일단 버킷리스트로 잠깐 돌려놓을란다.

 

 

 

 

 

* 초양대교와 삼천포대교: 왼쪽 다리가 초양대교다. 2014년에 찍은 사진임.

 

 

 

 

 

 

대신 삼동면에서 창선면으로 넘어갈 때 창선교를 걸어서 넘어갔다. 창선교는 앞서 언급한 창선대교와는 다른 교량이다. 하여간 창선교를 걸어서 넘는데 어찌나 바닷바람이 세던지...! 아주 그냥 날라가는 줄 알았다. 덕분에 코에 바람은 제대로 넣었다. ^^

 

창선교 아래는 지족해협이 흐르고 있는데 이곳은 물살이 무척이나 빠르다. 그래서 이곳에서는 죽방렴(竹防簾)이라는 우리 고유의 민속 어획법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들어오는 곳은 입구를 크게 하고, 뒤로 갈수록 폭을 줄인다. 물고기들이 모이는 곳에는 대나무를 촘촘히 박아 우리처럼 만든다.

 

해류의 방향과 반대로 죽방렴을 설치하니 그 안에 있는 물고기들은 지족해협의 급류와 계속해서 맞서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 결국 지쳐서 어부의 손에 낚이는 것이다. 물고기들이 계속해서 급류와 싸워서 그런지 죽방렴에서 잡힌 물고기들은 신선도가 매우 높고, 그래서 비싸게 팔린다고 한다. 지족해협 죽방렴에는 주로 멸치가 많이 잡힌다.

 

난 죽방렴을 보면서 갯담이 생각이났다. 갯담은 큰 돌들을 바닷가에 담처럼 쌓아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업법인데 밀물 때 갯담에서 유영하던 물고기들이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고 갯담에 가둬지게 되는 것이다. 제주에서는 갯담을 원담으로도 부른다. 갯담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업법이면 지족리의 죽방렴은 해류의 세기에 의존한 고기잡이 방식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지족해협 일대에는 약 20여개의 죽방렴이 있는데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8월 18일에 명승 71호로 지정되었다.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따로 있기는 하지만 죽방렴을 좀 더 입체적으로 보려면 창선교에서 보는게 제일 낫다. 그나저나 죽방렴을 자세히보니 삼겹살 먹을 때 쓰는 집게 같아 보이지 않는가. 집게를 좀 크게 벌려놓은 거 같다. ^^

 

남해군을 뒤로하고 사천시 시내버스를 타고 삼천포항으로 갔다. 단돈 1400원인가? 그 버스값 내고 아름다운 한려해상을 넘으니 너무 좋더라. 공짜로 버스투어 하는거 같았다.

 

삼천포에서는 유명한 코끼리 바위를 보려고 했다. 코끼리 바위는 남일대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데 몇해 전 탐방을 한 적이 있었다. 그때 큰 감흥을 받아서 이번에 다시보려고 갔는디...! 진입로가 공사중이었다. 올 여름에 있은 태풍으로 진입로가 망실됐다는 것이다. 코끼리바위 바로 앞까지 가려면 2021년 5월까지 기다려야 할 거 같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지. 안전하게 다시 탐방로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하여 6일간의 경남 서부권 여행이 종료됐다. 이번 여정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보약같은 여행이었다. 출발하기 전에 어찌나 좀이 쑤시던지... 그러다 여행을 하고나니 개운한 감이 드는게 아닌가. 나도 어쩔 수 없는 방랑자인 거 같다. 맞아, 나 여행 좋아해!^^

 

 

 

 

 

 

* 죽방렴

 

 

 

 

 

 

 

 

* 죽방렴

 

 

 

 

 

 

* 삼천포항 부근

 

 

 

 

 

 

 

 

* 창선대교: 초양대교가 아님. 2014년에 찍은 사진임.

 

 

 

 

 

 

 

* 코끼리바위: 2014년에 찍은 사진임.

 

 

 

 

 

 

 

 

 

* 보리암

 

 

 

 

 

*** 지난 11월 22일부터27일까지, 6일간 경상남도 서부권을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함양 ☞ 거창 ☞ 남해 ☞ 삼천포(사천)

 

 

11월 26일. 경상남도 남해군에서의 일정이 시작됐다. 남해에서는 보리암 탐방을 가장 중요한 일정으로 잡았다. 보리암은 상주면에 있는 금산에 자리잡고 있다. 원래 금산은 원효대사의 기도처였는데 원효대사께서는 관음보살을 친견하기 위해 이곳에서 수행을 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에는 보광산이라고 불렸다. 그러다 이성계가 이 산에서 기도하였고, 마침내 왕으로 등극을 하였다. 이성계는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산 이름을 비단 ‘금(錦)’ 자를 써서 ‘금산(錦山)’으로 고쳤다고 전한다.

 

금산은 산악으로서는 유일하게 한려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금산은 빼어난 절경을 품고 있는 것이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기암괴석들을 보시라. 눈이 다 즐거워진다.

 

그런 금산 정상 아래쪽에 보리암이 자리잡고 있다. 깎아질 듯한 지형 위에 자리잡고 있어서 그런지 보리암은 다른 사찰들과는 다른 가람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치 기암괴석들과 하나로 혼연일체가 된 느낌이랄까? 예전에 탐방했던 도봉산 원통암이 생각이났다. 다양한 형태의 바위들과 어우러진 원통사의 모습이 보리암 앞에서 떠올랐다.

 

원통사도 우이암 정상부 아랫부분에 자리잡고 있고, 또한 우리나라 관음사상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물론 도봉산 원통사는 보리암보다는 덜 알려져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3대 관음성지는 강화군 석모도 보문사, 강원도 양양군 낙산사 홍련암, 그리고 보리암이다. 서해, 동해, 남해바다를 관음보살께서 살펴주시고 계신다. 더 정확히는 해수관음 성지다. 모두 바닷가에 면해 있으니까.

 

 

뚜벅이들은 보리암을 가는 것이 만만치가 않다. 보리암을 가려면 남해읍내에서 상주면행 버스를 타야한다. 그리고는 보리암 입구(?)에서 하차한 후 약 30분 정도 복곡 1주차장이라는 곳을 향해 걷는다. 문제는 여기가 끝이 아니다. 여기서 보리암의 관문인 복곡 2주차장까지 약 7km나 떨어져있다는 것이다. 잘못하면 총 9km의 거리를 걸어가야 보리암을 탐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주차장과 2주차장 사이에 마을버스가 운행되기는 하는데 그건 성수기 때의 일이다. 배차 시간이 있는게 아니라 일정 정도 사람들이 모아져야 운행을 하는 것이다. 나는 운이 좋았는데 상주면행 버스에서 보리암을 가는 보살님 두 분을 만나 함께 택시에 동승했다. 9km 거리에 택시 요금이 1만원이었는데 셋이 나눠냈다. 난 3천원 냈다. ㅋ

 

 

사찰 탐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보리암은 한 번 쯤 방문해보시면 좋을 거 같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암괴석과 조화를 이룬 가람이 이색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리암 해수관음상 앞에서 바라보는 남해바다의 모습은 정말 절경이다. 속이 다 시원해진다.

 

 

하지만 너무 유명해서 그런가? 조금은 어수선하다. 산 꼭대기에 있는 사찰에 사람들이 붐벼서 좀 당혹스러웠다. 이런 말을 해서 좀 그런데... 마치 유원지 같았다.

 

 

 

 

 

* 보리암 3층 석탑: 왼쪽으로 해수관음상이 보인다.

 

 

 

 

 

 

마음이 거시기해서 일부러 상주은모래해수욕장으로 길을 잡고 내려갔다. 이곳은 금산 등산로로 향하는 길이기도 한데 상당히 경사가 심했다. 그래서인지 동굴인 쌍홍문 부근부터는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래 이 맛이지! 이렇게 호젓하게 탐방하려고 그 멀리 남해까지 온 거잖아!

 

보리암에서 금산 등산로 입구까지는 약 2km 정도인데 무척 가파르다. 하지만 등산에 자신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 해볼만 할 것이다. 택시 1만원이 없는 분들이라면 그쪽으로 가시는 것도... 나도 다음에는 금산 등산로로 올라가 볼 생각이다. 다리에 파스 좀 엄청 뿌리겠구먼~^^

 

상주은모래해수욕장까지 다시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그냥 걷기로 했다. 어차피 해수욕장까지는 약 2~3km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까. 하지만 도로옆을 지나가는 길이니 조심해야 한다. 참고로 금산 등산로 앞에 정차하는 버스는 복곡주자장도 지나가고 상주은빛해수욕장도 지나가는 버스다. 그 버스가 그 버스다.

 

상주은빛해수욕장에 가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그렇게 바다가 보고 싶었는데... 결국 바다에 온 것이다. 모래사장도 어쩜 그렇게 좋은지 느긋하게 음미하면서 걸었다. 이토록 여유롭게 겨울바다를 걸어본 것이 얼마만인지!

 

남도라서 그런지 겨울인데도 바닷바람이 살랑거린다. 그 바람결이 좋구나!

 

 

 

 


 

 

*** 뚜벅이들을 위한 금산 보리암 가는법

 

A. 복곡주차장 방면으로는 가는 방법 

 

1. 남해군 읍내에서 상주면행 시골버스 탑승. 복곡주차장 입구에서 하차. 이때 버스기사에게 꼭 보리암으로 간다고 말을 해야함. 

2. 진행방향은 이렇다.  주차장 입구 -> 제1 복곡주차장 -> 제2 복곡주차장.

3. 제1 복곡주차장까지 걸어간다. 거리는 약 2km 정도.

4. 여기서 제2 복곡주차장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탄다. 제1주자창에서 제 2주차장까지는 약 7km 정도임.

주의할 점이 있음. 문제는 해당 셔틀버스가 비수기에는 운행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차시간이 있는 게 아니라 일정 정도 사람이 모이면 운행되는 버스임. 

5. 정 안되면 보리암 경내까지 걸어간다. 예전에는 비포장 임도였는데 지금은 포장이 되었다. 총 9km 정도를 이동하면 된다. 약 3시간 정도 잡고 걸어간다. 

6. 시골버스에서 하차 한 지점에 택시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가 있음. 제2 복곡주차장까지 택시비 1만원임. 

 

B. 금산 등산로로 올라가는 방법

 

1.  역시 남해군 읍내에서 상주면행 시골버스 탑승해서 금산 등산로 입구에서 하차. 이때도 금산 등산로 입구에서 내리겠다고 이야기를 해야 함. 

2. 진행방향은 이렇다. 등산로 입구 -> 도선바위 -> 쌍홍문 -> 보리암

3. 등산로 입구에서 보리암까지는 계단도 많고 가파르다. 거리는 약 2km 정도 밖에 되지 않지만 넉넉하게 2시간 정도 잡고 산행을 하면 좋을 듯싶다. 

4. 가팔라서 그런지 등산로 입구에서 보리암까지는 아주 한적하다. 산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갈 수 있으니 너무 걱정은 마시고. 필자도 나중에는 이 코스로 올라갈 생각이다. 올라갈 때는 화끈하게 올라가야지~^^

5. 참고로 금산의  높이는 해발 700미터다. 보리암은 금산의 9부 능선 쯤에 자리잡고 있다. 

 

 

 

 

* 금산

 

 

 

 

 

* 금산 정상 망루

 

 

 

 

 

 

* 보리암

 

 

 

 

 

 

* 쌍홍문

 

 

 

 

* 금산 전경

 

 

 

 

 

 

 

* 상주은빛해수욕장

 

 

 

 

 

 

 

* 상주은빛해수욕장

 

 

 

 

 

 

 

 

 

 

 

 

 

 

 

 

*** 지난 11월 22일부터27일까지, 6일간 경상남도 서부권을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함양 ☞ 거창 ☞ 남해 ☞ 삼천포(사천)

 

 

11월 23일. 예전부터 꼭 보고 싶었던 거창 양평동 석조여래입상을 보러갔다. 거창군 거창읍 양평마을에 있는 석조여래입상은 신라 후기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사실 경남 거창은 내게 친숙한 곳이다. 거창군 고제면에 거창 귀농학교가 있는데 그 귀농학교 교장선생님과 친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몇해 전에는 귀농학교에서 한동안 기거를 한 적도 있었다.

 

그렇듯 거창에 많은 발걸음을 해왔지만 정작 문화재 답사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양평동 석불도 전에 한 번 답사하려고 갔다가 정확한 위치를 몰라 되돌아 온 적이 있었다.

 

석불이 있는 양평마을은 거창 읍내에서 가깝다. 직선거리로 약 2~3km 정도 된다. 거창시외버스터미널에서도 걸어서 약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나도 읍내에서 걸어서 갔다. 이번에는 제대로

찾아가려고 지도를 계속 주시하고 걸었다.

 

사진에서보듯 양평동 석불은 뛰어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아주 잘 표현된 얼굴 부분, 옷주름까지 신경 쓴 신체부분... 정교한 멋이 살아있는 디테일이 강한 석불이다. 밑받침인 대좌까지 합쳐 총 3.7미터에 이르는 석불은 통돌로 되어 있다. 거대한 조각상이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다니! 그것도 천 년도 훨씬 전인 신라 후기에 만들어졌다니!

 

사실 이 양평동 석불은 1970년대에 복원을 하였다. 그 전에는 하반신이 땅 속에 묻혀있었다는 것이다. 그때 머리 위에 있는 천개도 같이 올렸다고 한다. 원래부터 천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실수에 의해 올려진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고 한다. 참고로 석불 머리 위에 얹혀진 둥근 모자 같은 걸 천개 혹은 보개라고도 부른다.

 

솜씨 좋은 석공이 만든 석불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흐믓해진다. 섬세하게 잘 표현된, 거기에 보존 상태까지 좋은 석불을 보니 자연스럽게 합장을 하게 됐다. 더군다나 아주 가까이까지 가서 볼 수 있으니 그 감동이 두 배가 되더라. 마치 한 편의 완벽한 예술 작품을 보고 온 느낌이었다.

 

이렇듯 우리 문화재는 후손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준다. 정말 눈이 호강한 날이었다.

 

 

 

 

 

 

 

 

 

 

 

 

 

 

 

 

 

 

 

* 농월정

 

 

 

 

*** 지난 11월 22일부터27일까지, 6일간 경상남도 서부권을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함양 ☞ 거창 ☞ 남해 ☞ 삼천포(사천).

 

 

경남 함양군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 트레킹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지리산 둘레길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함양에는 지리산 둘레길말고도 '화림계곡 선비문화탐방로'라는 계곡트레킹을 할 수 있는 도보여행길이 있다.

 

일명 선비문화길이라고도 불리는 이 길은 함양군 서하면부터 안의면까지 약 9km에 걸쳐 이어진 길이다. 총 연장이 총 9km면, 도보여행길 치고는 무척 짧은 편이다. 지난 10월 31일에 개통된 남파랑길을 보라. 총 연장이 무려 1470km라고 하니까.

 

조선시대 선비들의 풍류를 논할 때, 흔히 '좌 안동, 우 함양'이라는 말을 많이 했다. 여기서 '우 함양'을 '우 안의'로 바꿔도 될 만큼 안의 지역은 풍부한 선비문화를 창달했던 곳이다. 선비문화길이 있는 화림동(花林洞) 계곡은 용추계곡이라는 명칭으로 더 유명한 심진동(尋眞洞) 계곡, 거북바위로 유명한 원학동 계곡과 더불어 안의삼동(安義三洞)이라고 불렸다. 원학동, 화림동, 심진동이 안의 지방의 3대 계곡이라는 뜻이다.

 

안의는 현재 행정구역상 경상남도 함양군 안의면으로, 면 단위에 불과하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안의현이라 불리며 함양, 거창과 함께 그 어깨를 나란히 했다고 한다.

 

주변에 큰 산들이 많은 이 일대는 예로부터 정자가 많기로 유명했다. 큰 산들이 뿜어내는 풍부한 유량과 평평한 너럭바위들은 풍류객들의 가슴을 쿵쾅거리게 충분했을 것이다. 그때도 막걸리 잔부터 돌렸을까?ㅋ

 

사진에서 보이듯 화림동 계곡은 매우 완만하게 이루어져있다. 통상적으로 계곡이라하면 급경사와 급류가 떠오르는데 화림동 계곡은 평평한 모습이다. 그래서 선비문화길의 난이도는 '하'이다. 통상적인 계곡트레킹이 '중' 이상인 것을 생각해보시라. 큰 부담없이 계곡길을 걸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이 일대는 정자가 많이 있다. 그래서 선비문화길은 정자를 따라 걷는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스는 이렇게 된다.

 

거연정 ☞ 동호정 ☞ 농월정

 

이렇게 하면 약 6km 정도다. 6km 정도로는 성이 안 찼다면, 3km를 더 걸어 안의면 버스터미널까지 가면 된다. 그래서 총 연장이 9km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거연정에서 농월정까지의 6km를 추천한다.

 

 

 

 

 

* 거연정

 

 

 

 

 

* 거연정 자연석 주초

 

 

 

 

 

트레킹의 시작은 거연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이번에 갔을 때 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것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거연정의 주춧돌이었다. 사진에서보듯 거연정은 계곡의 바위 위에 지어졌다. 울퉁불퉁한 바위 위에 지어지다보니 통상적인 주춧돌이 쓰일 수 없었을 것이다.

 

보통 건물의 주춧돌은 잘 다듬어져 있다. 하지만 '덤벙주초'라고 해서 자연석을 거의 그대로 주춧돌로 삼기도 했다. 그러면 주초가 나무기둥에 맞혀지는게 아니라 반대로 나무기둥이 주초에 맞혀지게 된다.

 

그런데 거연정의 주춧돌은 덤벙주초를 넘어 아예 울퉁불퉁한 계곡 바위다. 그러니 나무 기둥도 그에 맞춰 생김새가 아주 독특한 것이다. 전에는 잘 모르고 넘어간 부분이었는데 이번에 가니 눈에 확 들어왔다.

 

동호정 앞에는 차일암이라고 불리는 평평한 너럭바위가 있다. 이 차일암은 하도 커서 100명이 동시에 앉을 수도 있다고 한다. 족구도 한 판 할 수 있을 거 같이 차일암이 크긴 크더라.

 

마지막으로 농월정을 탐방했다. 선비문화길의 하이라이트 같은 곳이 바로 농월정이다. 농월정 앞은 거대한 너럭바위들이 크게 펼쳐진 곳이다. 확 트인 곳에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흐르고 있고, 큰 너럭바위들까지 펼쳐져있으니 '음풍농월' 하기에 제격이 아니던가!

 

그랬던 농월정이었지만 2003년에 큰 아픔을 겪게 된다. 누군가 방화를 해서 농월정이 전소된 것이다. 아주 천벌을 받을 놈이지! 소중한 문화재를 왜 망가뜨리냐고!

 

지금 보는 농월정은 2015년 9월 16일에 다시 지어진 것이다. 다시 지어졌을 때는 칠이 칠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이번에 갔을 때는 화려하게 단청까지 칠해져있었다.

 

무리없이 계곡트레킹을 하기에 제격인 화림동계곡 선비문화탐방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끄적이다보니 다시 가고 싶네~^^

 

 

 

 

* 거연정

 

 

 

 

 

 

* 동호정

 

 

 

 

 

 

 

*화림동계곡

 

 

 

 

 

 

 

* 소나무숲: 농월정 가는 길

 

 

 

 

 

 

 

 

 

* 농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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