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정렴치에서 찍은 사진이다. 지리산에서는 태풍 '무이파'를 만났다.  자전거에 걸린 노란색 깃발이 강풍에 날라갈 것 같다!  사진 촬영 기능이 고장이 나서 동영상에서 찍은 걸 사진으로 뽑아내었다. 그만큼 여러면에서 애로점이 많은 여행이었다. 그나마 무위파 때문에 디카는 완전히 망가져 지리산 이후로는 사진이 남는게 없다. 태풍을 맞으니 디카, 자전거속도계,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가 고장이 났던 것이다. 역시 자연재해 앞에 인간은 그저 초라한 존재일 뿐!

 

 

 

 

"이거 뭐야? 여기 텐트가 왜있어?"
"왜 그래요? 거기 뭐가 있어요?"

"응. 누가 여기서 야영을 하나봐. 아무튼 깜짝 놀랐네!"

깜짝 놀란 건 오히려 나다. 당신의 오줌 소리에 단잠을 깼기 때문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왜 내 텐트 옆에다 노상방뇨를 하는 것인가? 비타민을 복용했는지 그 남자의 소변 냄새는 참 '거시기'했다. 나는 억울했지만 그래도 꾹 참아야 했다. 팔자려니 해야지 별 수 있겠는가. 이게 다 돈이 없어서 벌어진 일인데 어쩌겠는가.

누구는 캠핑을 자연 속에서 누리는 '웰빙'이라고 표현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하룻밤 보내기'에 불과했을 뿐이다. 매일 같이 야영지를 물색하는 것이 곤욕이었고 그저 하룻밤을 버티는 것이 최선이었다. 누구는 나에게 이렇게 툭 질문을 내던질지 모른다.

"캠핑장 가면 되잖아. 요즘 캠핑장이 얼마나 싸고 좋은데..."

 

 

 

 

 

 

 

* 순천만: 요즘은 일반 민박보다는 한옥 팬션이 인기가 좋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에서 전통 가옥 체험도 하니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필자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저 텐트에 비가 안 세고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것만으로 감지덕지였으니까.

 

 

 

 

 

무척 공포스러웠던 새벽의 폭우



2011년 여름. 나는 제2차 국토종단자전거여행을 했다. 서울에서 시작된 여정은 충남을 거쳐 전북, 그리고 지리산으로 이어졌다. 위의 '텐트 노상방뇨' 에피소드도 그때 발생했다.

7월, 장마철 한복판에 행했던 여행이었던 터라 웬만한 비는 맞을 각오를 했다. 하지만 비도 비 나름이다. 수인한계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적당량의 비는 찌는 듯한 더위를 날려주는 청량제가 되지만 엄청난 폭우는 여행객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더군다나 나처럼 여행 중 매일같이 텐트생활을 해야 하는 자전거여행자들에게, 물폭탄과 같은 폭우는 정말 지긋지긋한 '악귀'와도 같은 존재다. 돈이 없어 싸구려 텐트를 들고 다녀야 했던 나에게는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새벽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나에게는 공포, 그 자체였다. 마치 호러영화에서 핏방울이 주인공 머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것 같은... 그런 엄청난 공포!

그만큼 나의 텐트는 방수가 안 됐고 비가 오는 날, 특히 새벽에 비가 오는 날은 비상이 걸렸다.

'이거 오늘도 좋게 잠자기는 땡이구만!'

이런 상황이니 캠핑장에 간들 달라질 것은 없었다. 캠핑장에서 비를 맞나, 야산 같은 곳에서 비를 맞나 결론은 같았다. 그 다음날은 수해복구에 나서야 했던 것이다. 한편 자전거여행이나 장거리도보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생각보다 캠핑장 찾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잘 아실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다. 마음먹은 것처럼 딱딱 안 맞아 떨어진다. 중간에 길을 잘못 들 수도 있고, 일정이 변경될 수도 있는 게 여행이다. 그래서 장거리 무동력여행을 하실 분들은 공동묘지에서도 잘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떠나시는 게 차라리 속 편하실 것이다.

 

 

 

 

 

 

 * 평택: 평택에서는 저렇게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지낼 수가 있었다.

 

 

 

 

 

충남 서산에서 맞은 물폭탄

'텐트 노상방뇨' 에피소드도 전북 전주에 있는 한 공원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늦은 시각까지 야영지를 못 찾다가 한적한 공원이 있기에 눈을 딱 감고 텐트를 쳤던 것이다. 다행히 그날은 비를 안 맞았지만 웬 낯선 남자의 노상방뇨 세례를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에피소드는 그렇게 특별한 경우가 아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캠핑을 하다보면 일상생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갖가지 에피소드들이 자연스럽게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2011년 여행 당시 나는 충남 서산에서 제대로 물폭탄을 맞았다. 해미읍성을 탐방한 후 기포리라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꾸렸을 때였다. 저녁을 지어먹고 하늘을 올려다보니 수많은 별들이 펼쳐져 있는 게 아닌가? 가끔 별똥별도 떨어지고.

'이야 별 뜬 거 보니까 비가 안 오겠네. 푸하핫! 오늘은 편하게 잘 수 있겠어!'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게 딱딱 맞아 떨어지겠나? 그날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단순히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었다. 거의 2~3시간에 걸쳐 양동이로 쏟아 붓듯이 억수같은 비가 내렸다. 텐트 안에도 빗물이 흘러 넘쳤고, 그날 밤 나는 뜬 눈으로 지새워야 했다. 자기 전에 봤던 그 초롱초롱한 별들이 정말 미웠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어차피 젖은 옷가지 등은 햇볕에 말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텐트의 위쪽 폴대에 금이 갔다. 예비 폴대도 없던 터라 마음이 조마조마했다.

'제발 지리산까지만 버텨라. 서울 가면 정말 멋진 텐트로 바꿔주마!'

하지만 그건 나만의 기원이었을 뿐이다. 날이 갈수록 폴대의 금은 더 깊어졌고 텐트의 모양은 점점 더 엉망이 되어 갔다. 원래 삼각형이 되어야 할 텐트가 형태를 잃고 주저앉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날은 지붕 부분이 내 얼굴에 내려 앉아 깜짝 놀라 잠에서 깨기도 했다. 마치 비닐로 만든 관 속에 내가 누워 있는 느낌이었다. 더 이상은 텐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새로운 텐트를 하나 구매를 해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돈이 문제였다. 누구는 방수력이 빵빵한 텐트를 구매하고 싶지 않겠나?

 

 

*** 원래는 8월 14일에 2013년 여름정기 투어를 떠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사정에 생겨서 하루를 미뤄 8월 15일에 떠납니다.

그러고보니 광복절에 여행을 떠나네요!

 

 

 

 

 

 

 

 

 

 

 

 

 

 

 

 

 

 

 

 

 

 

 

 

 

 

 

 

 

 

 

 

 

 

 

 

 

 

 

 

 

 

 

 

 

 

 

 

 

 

 

 

 

 

 

 

 

 

 

 

 

 

 

 

 

 

 

 

 

 

 

 

 

 

 

 

 

 

 

* 충남 서산의 아라메길 중: 서산마애삼존석불 보러 가는 길에 있는 어느 호수 

 

 

 

 * 서울 신도림 근처 안양천: 제가 처음에는 저렇게 배낭을 짊어 메고 도보여행을 하려고 했죠. 그런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더군요.

 

 

 

 

 

     * 기간: 2011년 7월 19일~ 8월 22일, 총 35일간

 

   * 코스: 서울 신도림역 출발 -> 경기도 안양 -> 군포 -> 안산 -> 화성 -> 평택 -> 충남 아산 -> 당진 -> 서산 -> 홍성   -> 보령 -> 서천 -> 전북 군산 -> 익산 -> 전주 -> 완산 -> 진안 -> 임실 -> 남원 -> 지리산 -> 전남 구례 -> 순천 -> 보성 -> 장흥 -> 강진 -> 해남: 땅끝마을 도착, 여행 임무완수

 

 

   * 보너스: 전남 진도군 일대 탐방, 진도 본 섬과 조도면 일대 탐방( 1박 2일에 나온 관매도도 갔다 왔지요) 

 

 

   * 여행종류: 자전거 여행+ 도보여행, 자전거도보여행

 

   * 총 이동거리: 약 1300Km -> 서울에서 지리산까지 카운팅을 했었음 당시 약 750Km 정도였음. 그 이후로는 속도계 고장으로 측정 불가함. 대충의 거리를 어림잡았음.

 

  * 일일 최장 이동거리: 70Km -> 출발 첫날 서울 신도림에서 경기도 화성시까지

  * 일일 최소 이동거리: 7Km -> 지리산 횡단도로에서, 사실 자전거 주행이 아닌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이었음. 그 날 이후 자전거 속도계 고장남.

 

 

  * 애로사항: 올 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음. 덕분에 물난리도 많이 겪어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음. 더군다나 물에 취약한 전자기기들이 망가져 버렸음. 디지털카메라 고장, 자전거 속도계 고장, 텐트 고장 등등...

 

 

  * 가장 기억에 남을 일: 지리산에서 태풍 맞은 일!

 

 

 

 

 

* 지리산 횡단도로: 지리산 정렴치 가는길. 이미 이때 전부터 카메라가 맛이 갔네요.

사진이 아주 흐리게 나옵니다. 그나저나 저 자건거는 왜 산 길에 우둑하니 있다냐...ㅋ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 그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저는 얼마전에 다녀온 제2차

 국토종단 자전거도보여행을 정리해서 포스팅을 해 봅니다.

 

 

  생각해보니 제가 여행을 마치고 서울에 온지도 벌써 20일 정도가 됐네요.

 시간 참 빠르죠. 불과 20일 전까지만 해도 '제발 비만 내리지 마라' 라고 매일같이

 기원을 했었는데  이제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가을 날씨가 됐으니까요.

 

 

 참 올해는 비가 너무 많이 내렸습니다. 비 때문에 고생을 하신 분들도 참 많았죠.

 저도 고생을 좀 했답니다. 사실 저 거리가 35일 동안 여행 할 거리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매일 같이 손수 밥을 지어 먹고, 텐트를 치고, 무거운 짐(약 40Kg)을 싣고 갔다는

 것을 감안을 한다고 해도 너무 늘어진 여행이었습니다.

 

 

 그만큼 비 때문에 엄청난 차질이 생긴 것이죠. 비가 와도 적당히 와야지 비가 너무 싫어.....ㅋ

 좀 덥기는 해도 저는 때양볕이 좋더군요. 여름에는 해가 쨍쨍해야 제 맛 아닙니까?

 

 

* 경기도 평택: 제가 주로 저렇게 야영을 했답니다. 텐트가 부실해서 지붕이 달린 저런 오두막이나

팔각정에 자리를 잡았죠. 그나마 저 텐트도 얼마 안 가서 망가졌답니다.

 

 

 

 

앞서 제가 여행종류를 '자전거도보'여행이라고 했는데, 이것이 무엇인지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사실 이 말은 제가 직접 지은 말입니다.

 

 

  '자전거도보여행'은 말 그대로 자전거타기와 도보여행을 짬뽕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평탄한 4차선

국도에서는 페달을 열심히 밟아 주행거리를 늘리고, 대신 경사도가 심한 고바위 길에서는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것입니다. 사진에서도 보듯 저는 자전거 앞뒤로 짐을 잔뜩 실어서 고바위

길에서는 무조건 자전거를 끌고 올라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그럼 그랬냐? 저는 도보여행에 대한 갈증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한편 이번 여행에도 어김없이

도보여행자를 만났답니다. 무자게 부럽더군요. 그 분은 제주도에 거주하시는 분인데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온전히 도보로 이동하신다고 하더군요. 물론 그 분도 단독여행, 저도 단독여행이었죠.

 

 

자전거여행은 그나마 자전거에 의지라도 하면서 가는데... 도보여행, 그것도 단독도보여행이면

오직 자신만을 믿고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하잖아요. 그런 매력 때문에 저도

한 번 도보여행을 시도해 봤답니다. 그런데 역시 도보여행은 아무나 하는게 아니더군요.

 

 

* 충남 당진: 충남 당진에 있는 면천향교 인근에 있는 <건곤일초정>.

실학 사상가로 유명한 연암 박지원이 이 곳에서 군수로 있으면서 저 정자를 지었다고 합니다.

 

 

 

도보여행을 하려면 일단 배낭부터 좋은 것을 구매해야 할 것 같더군요. 최소한 60리터 짜리

어깨끈이 튼실한 배낭을 짊어져야 스타트를 끊을 것 같더군요. 하여간 도보로 국토종단

단독여행을 하려면 체력적으로 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숙소를 이용하거나 밥을 해먹지

않으면 사정이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여행에 정답이 있습니까? 자신이 정답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자전거도 타고 도보여행도 하는 식으로 여행 테마를 잡았답니다. 국토종단여행을 하되 전북 쪽에서

길을 확 틀어 고원지대로 가자 였습니다. 소위 말하는 고원지대인 '무진장'으로

가서 지리산으로 '입산'하자는 것이었습니다.

 

 

 

* 충남 서산: 해미읍성 내부의 한옥건물.

 

 

 

 

고원지대로 가면 제 자전거에 짐이 많은 관계로 자연스럽게 도보여행이 되는 거니까요.

마냥 편해지려고 하는 인간의 간사함을 억제하고자 '고바위' 정책을 쓴 것이지요. 

자동차나 오토바이의 매연이 없는 둘레길이나 올레길 같은 A등급의 아닌 아스팔트

길이었지만 그래도 갈 만 하더군요. 해발고도가 높아지면 차량 소통도 좀 더 뜸해지고,

대신 공기는 좀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도보로 국토종단여행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국도로 가야했을 겁니다. 40Kg 정도 되는 배낭을 메고

산길을 가기에는 좀 무리니까요.

 

 

이번 여행은 정말 비도 많이 맞았습니다. 그래서 고생도 정말 했답니다. 하루는 전북 전주와 완주의

 경계지역에서 캠핑을 했을 때였습니다. 그날 분명히 비가 온다는 소식이 없었습니다.

저는 그 말만 믿고 노상에다 텐트를 쳤답니다. 사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답니다.

당시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런데 그날 저는 엄청난 물폭탄을 맞았지요.  그때 저는 모기장 텐트에다

위에는 방수천을 씌우고 잠을 청했거든요. 서울에서 가지고 온 텐트가 망가져서

고육지책으로 그렇게 한 것이죠. 새로운 텐트를 살 돈은 없고.

 

 

 

 

* 충남 서산: 해미읍성 정문. 문지기 역할을 하시는 분이 제 자전거에 관심을 보이시네요!

 

 

 

 

 

구멍이 뻥뻥 뚫린 모기장 텐트에서 물폭탄을 맞으니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나는 왜 한치 앞도 못 보고 이렇게 물난리를 겪을까?'

'왜 나는 미리미리 야영지를 물색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렇게 낭패를 당하나?'

 

 

그렇게 고생을 많이 한 만큼 현지분들의 도움의 손길이 제게는 큰 위로와 격려가 되어 주었답니다.

서산할머니, 보령 선생님들, 지리산할머니, 보성 선생님, 장흥 이장님, 진도할머니들,

경주 선생님, 천안 선생님 등등... 참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도대체 제가 무슨 '이쁜'짓을 했다고

 마을회관 문을 열어 주시고, 김치를 주시고, 쌀을 주셨는지... 김치나 쌀을 주시는 분들은

꼭 과일이나 야채까지 얹어 주시더군요.

이런 것 이외에 사소한 것들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빵을 주시는 분,

인절미를 주시는 분, 과일을 주시는 분 등등...

 

 

 

* 전북 진안 마이산: 남쪽 입구에서 떡방아를 찧는 할머니. 요즘 보기 드물게 직접 떡방아를 찧으시네요.

 이 할머니가 내게 공짜로 떡을 주셨답니다. 이런 할머니들 덕분에 제가 여행을 무사히 잘 마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렇게 받기만 하니 저도 무언가를 드려야 할 것 같더군요. 뭐 하지만 제가 해드릴 건 딱히 별로 없었고

그냥 짐 나르기 정도만 해드렸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이렇게라도 제가 받은 값은 해야겠지요!

 

 

 

* 지리산: 지리산에서 태풍 '무이파'를 만났답니다. 자전거에 걸린 노란색 깃발이 강풍에 날라갈 것 같네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여행지는 역시 지리산이었습니다. 민족의 영산 지리산! 

역시 지리산은 제게는 정말 큰 스승과도 같은 산이었습니다. 자동차로 오르기도 힘들다는

지리산을 앞뒤로 짐을 꽉 채운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으니 그것 자체로도 제게는 큰 도전이었답니다. 

그러다 정렴치와 성삼재에서 태풍을 만났으니... 지리산을 지나며 참 많은 것을 느꼈답니다. 

많이 힘들었던 만큼 많이 느꼈던 것이지요.

 

 

애석하게도 지리산에서 디지털카메라와 자전거속도계가 고장이 났답니다. 빗방울이 워낙 거세서

전자기기가 망가진 것이지요. 뭐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것이겠죠.

 

 

전남 구례에서 진도까지, 그 이후로도 여행은 계속됐지만 아쉽게도 사진은 한 장도 찍지 못했답니다.

진도군 조도는 처음 방문을 해봤는데 섬 전체가 아기자기 했는데 사진으로 못 담아 내서 참 아쉽더군요.  

그래서 여행 고수들은 장거리여행 할 때는 사진기를 두 대씩 가지고 다니나 봅니다. 

사이드 개념으로요. 조도는 나중에 다시 한 번 방문해서 꼭 사진으로 담아와야 할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내용이 무척 많이 길어졌습니다. 그만큼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나 봅니다.

하긴 35일 동안 객지에서 떠돌았는데 할 말이 별로 없다면 그것도 참 이상할 것 같군요.

 

 

* 전북 진안 마이산: 돌 탑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화질이 안 좋아 정말 아쉽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이야기를 길 위에 남기고 지난 35일 간의 나무들의 <제2차 국토종단 자전거도보여행>은

무사히 종료되었답니다.

 

 

아참! 여행하는 동안 저는 이런 말을 많이 읇조렸습니다.

 

 

"비를 맞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자전거가 넘어져 다치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니 이런 말을 자주 읇조리네요.

 

 

"일이 잘 안 풀리는 것도 생활의 일부다."

"요행을 바라지 않고 하루하루를 잘 사는 것이 바로 생활 그 자체다!"

 

 

여행을 갔다왔더니 이런 변화가 있네요! 참 좋은 변화인 듯합니다!

 

 

 

 

 

*전북 전주 전주천: 시원하게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부럽더군요.

 

 

 

 

* 지리산 정렴치: 해발고도 1172m 나도 참 별난 넘이다. 저 곳까지 자전거를 끌고 올라갈 생각을 하다니!ㅋ

 

 

* 지리산 성삼재: 태풍의 영향으로 당시 지리산은 입산이 금지가 되었답니다.

 

 

 

* 충남 서산시 기포리: 온 나라가 물난리를 겪었던 7월 27일에 저도 물난리를 겪었답니다. 빨래 말리듯 마을회관 난간에

젖은 옷가지와 물품들을 말렸답니다.

 

 

 

* 충남 서산 해미읍성: 해미읍성 내부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시는 분들. 저런게 바로 진정한 휴식이겠죠.

<나무들>이 추구하는 바로 그런 모습입니다.

 

 

 

 

    

 

 

 

 

 

 

 

 

  

 

 

 

   

 

 

 

 

 

 

 

 

 

 

 

 

 

 

 

 

 

 

 

 

 

 

 

 

 

 

 

 

 

 

 

 

 

 

 

 

 

 

 

 

* 지리산 정렴치: 태풍 무위파의 영향으로 당시 지리산은 폭우와 함께 강한 돌풍이 불었음. 워낙 강한 바람이 부니 자전거가 넘어갈 정도였음.

 

 

 

 

여행기간 총 35일. 이동거리 약 1300km.

서울에서 해남 땅끝을 찍고 전남 진도군으로 방향을 틀어 그 곳에서 마친 여행.

 

서울에서 계속 남진을 하다 일부러 찾은 백두대간... 그 백두대간에 우뚝하게

솟아 있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나는 왜 한 짐 가득한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에 올랐는가?

애초 계획했던 순수 도보 여행을 하지 못했다는 꺼리낌을 타파하려고?

도보여행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어차피 고바위 길이면 자전거를 끌고 가야 하니... 자연스럽게 도보여행 형식이 되겠지.

그래서 해발고도가 높은 전북 진안, 임실, 남원으로 코스를 잡았잖아.

 

또한 정말 그런... 내 안의 존재하는 약간의 건방을 지리산에서 표출하려고?

그간 아웃도어 좀 해봤다는 자신감을 지리산에서 떨쳐보려고? 

 

그러다 결국 지리산에서 태풍을 만났지. 건방 떨다 제대로 당한 셈이지.

역시 지리산은 지리산이었어. 역시 지리산은 민족의 영산이었지.

 

그런 만큼 지리산은 내게 큰 가르침을 주었어. 소박하지만 큰 가르침이었지.

 

 

건방떨지 말고 굳은 다짐에 실행을 더하라!

 

지리산에서 얻은 가르침과 다짐을 고이 간직해서 하루하루 잘 살자고.

그게 바로 정답 아니겠어!!!

 

 

 

 

* 지리산 성삼재: 저 자전거를 끌고 성삼재를 올랐다. 오직 내 팔과 내 다리를 이용해서 말이다. 그랬으니 스스로가 대견하기도 했다.

무동력으로 지리산 관통도로를, 그것도 약 40kg 정도 되는 짐을 싣은 철TB를 끌고 올라갔으니 말이다. 내가 성삼재에 도착하니 지리산은 전면적으로 입산통제가 이루어졌다. 그래서 성삼재 코 앞에 있는 노고단도 오르지 못했다. 하긴 그 폭풍우가 부는데 지리산에 입산이 가능하겠는가? 내가 이렇게 자전거를 끌고 성삼재까지 갔더니 국립공원 직원들도 참 이상하게 보더라. 그 폭풍우 덕택(?)에 내 사진기도 망가졌다. 그래서 지리산 이후로는 전혀 사진을 찍지 못했다. 장거리 여행시에는 무겁더라도 카메라를 두 대 이상 가지고 가는게 현명한 것 같다.

메인과 서브..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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