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래포구: 소래 포구가 수도권에 있어서 그런지 이런 풍경이 가능한 것 같다. 

갯벌 위에 정박중인 소형 어선 위로 고층 아파트 건설 현장을 뚫고 나온 붉은 노을빛. 2009년 여름경에 촬영했다.

 

 

 

 

 

 

 

 

 * 전남 완도군: 섬이 많기로 유명한 완도이기에 저런 아담한 여객선들의 운항이 빈번하다. 운이 좋았는지, 난 꽤 낭만적인 장면을 렌즈에 담을 수 있었다.   

 

 

 

 

 

 

 

 

 

 

 

석양이 머무는 시간



어느 순간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간간이 석양이 지는 사진을 찍곤 했다. 하지만 그런 사진들은 순식간에 삭제되기 일쑤였다. 카메라의 한계 때문인지, 아니면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찍은 사진들은 블로그 공개는커녕 PC 하드디스크에도 담을 수가 없는 졸작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 찍기 어렵다는 일출 사진보다도 석양을 담은 사진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물론 일출 사진이야 새벽잠 쫓아가며 장비를 챙기고 렌즈를 맞추어야 하는 생고생이 동반되기에 시간적으로 느긋한 석양 사진보다는 더 수고스러울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석양 사진을 일출 사진보다 더 값지냐고, 강력한 항의에 직면할 수 있다.

 

난 이번 자전거여행 때 울릉도 서면 태하 지역에서 정말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했었다. 사실 울릉도는 일출도 유명하지만 낙조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당시 나는 울릉군 북면에 있는 천부라는 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려 놓고 있었는데 잠시 도동항쪽에 일이 있어서 그 곳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다시 천부로 향하는 길이었는데 그 시간에 그 유명한 울릉도의 낙조를 본 것이었다. 하늘을 뒤덮은 그 붉은 기운이 바다를 감싸고 서서히 섬을 감싸고 올 때의 그 미묘함은 말로 형용하기 힘들 정도였다. 나는 그 광경을 천부행 버스를 타고 바라보고 있었다. 아름다운 해안도로를 질주하는 시골버스에서 바라보는 그 황홀한 울릉도의 석양이란!!!

 

 

* 청산도: 청산도에서 찍은 노을 사진이다. 사진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지지만 색감이 살아있어서 올려본다.

 

 

 

 

느긋하게 시골버스를 타고 가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그 석양의 감흥은 엄청나게 큰 울림을 주었다. 지금 다시 울릉도를 간다고 하면 태하에 가서 노을부터 만나고 싶을 정도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당시 내가 버스를 타고 있었기에 그 아름다운 광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 버스가 막차였기 때문이었다.

 

일출 사진이든 석양 사진이든 우리는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기다림의 의미는 좀 다를 것 같다. 일출을 기다릴 때는 무언가 용솟음치는 자신감을 시간에 담으려고 한다면, 석양을 기다릴 때는 과거의 반성과 미련을 시간에 담으려고 할 것이다.  물론 그런 감흥들이 대자연 앞에서 느끼는 단순한 센티멘털한 감정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도시의 원초적인 자극에 만성이 되어버린 사람들이, 그런 감흥들을 느끼기 위해 일부러 대자연 앞에 자기 자신을 맡기는 것이 아닌가?

 

대자연에서 석양이 머무는 시간은 매일 같이 있지만, 우리 삶에서 석양이 머무는 시간은 딱 한 번 일지 모른다. 한편 그 석양은 차후 30년 후에 올 수도 있고, 내일 당장 올 수도 있다. 우리가 일출 시간은 체크를 하지만 일몰 시간에는 비교적 둔감한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 석양을 천천히 맞이할 수 있는 사람은 내일 당장 석양을 맞이할지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반성과 미련의 시간을 더 많이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석양이 머무는 시간은 아쉬움이 영그는 시간인 것이다. 석양을 바라보면서 그 동안의 아쉬움들을 어둠 속으로 털어버리는 소중한 시간인 것이다.

 

 

 

 

 

 

 

 

* 한강의 야경: 사실 야경 사진도 렌즈에 담기 무척 힘든 것 같다. 한강의 성산대교의 야경이다.

 

 

 

 

 

 

 


 

 *오두막: 사진들이 다 어두운 배경을 가졌기에 포스팅이 전체적으로 무거운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로 이 오두막을 내걸어 반전을 꾀해보고자 한다.

저 시원한 오두막에서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 맛있게 수박을 쪼개 먹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서 멋있는 석양을 감상하면 더더욱 좋겠지!

 

 

 

 

 

  

 

 

 

 

 

 

 

 

 

 

 

* 울릉도: 울릉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곳곳이 절경이라 카메라를 들이대는 순간, 그곳이 최고의 출사지가 되는 곳이다. 사진 왼쪽 하단에 있는 흰색 구조물은 작은 터널이다. 자연과 인공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다.

 




 

* 강원도 화천의 평화의 댐과 평화의 종: 평화의 댐 부근은 DMZ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인지 역설적이게도 천혜의 자연 경관을 유지하고 있었다.

 

 

 

 

 

 

 

 

 

 

<56일간의 백두대간 자전거여행>

 

1. 여행기간: 2012년 6월 14일~ 8월 8일

 

2. 주행거리: 약 1200km

 

3. 이동경로:  서울 -> 강원도 춘천 -> 화천 -> 양구 -> 인제 -> 설악산(한계령) -> 양양 -> 강릉 -> 경상북도 울릉군 -> 강릉 -> 동해 -> 삼척 -> 태백 -> 경상북도 봉화 -> 안동 -> 예천 -> 구미 -> 김천 -> 경상남도 거창 -> 함양 -> 지리산(성삼재, 노고단) ->전라남도 구례 -> 전라북도 남원 -> 장수 -> 거창

* 원래는 지리산에서 여행을 종료할 예정이었으나 거창에서 지인분이 축제를 도와달라는 말씀에 다시 거창으로 발길을 돌렸음. 거창에서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서울로 복귀함.

 

 

 

 

 

 

 


이름부터 거창하다.

그냥 자전거여행이면 자전거여행이지, 뭐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이라고?

 


요즘은 백두대간이라는 명칭이 맥주 광고에도 차용될 정도로 대중화 됐다지만 자전거를 타고

설악산 대청봉을 오르거나 지리산 천왕봉을 오르지 못했다면,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이라는

명칭은 한마디로 '낚시용' 제목이 아닌가? ㅋㅋㅋ

 


그렇다.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은 좀 어패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난 이번 여행을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이라고 네이밍을 했고, 다른분들에게도 그렇게 설명을 했다. 실제로 난 백두대간을 너댓번 정도 오르락 내리락했었다.


한계령을 넘어 울릉도에 입도를 했고, 태백산 야영장에 자전거를 박아 놓고 천제단까지 등산을 했다. 남덕유산 아래에 위치한 육십령 고개를 통해 전라북도 장수에서 경상남도 거창으로 이동을 했다.

 


또한 각종 장비로 중무장한 철TB를 끌고 지리산 성삼재와 노고단까지 다녀왔다.

이 정도면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이라고 네이밍을 붙인다고 해도 욕은 덜 먹지 않을까?

 

 

 

 

* 울릉도: 일명 '철TB'라 불리는 '막강한 자전거'를 끌고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을 다녔다.

한편 울릉도는 자전거를 타기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해안도로가 놓여 있기는 했지만 가파르게 형성된 구간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이 여행한 코스와 산악인들이 언급하는 백두대간의 코스는 다르다. 앞서도 말했듯이 자전거를 끌고 대청봉에 오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는 경북 지역에서 봉화와 안동지역을 여행했는데 이곳은 차라리 낙동정맥과 더 가까웠다.


어쨌든 나는 자전거를 타고 백두대간과 가장 근접한 지역을 여행을 했고, 지금은 무사히 서울로 돌아와 이렇게 후기를 작성하고 있다. 산악지역을 다니느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여행 일수가 소요됐고, 체력적인 부담도 무척이나 컸었다. 더군다나 올 여름은 무더위가 맹위를 떨치지 않았던가!

 

 

 

* 경북 봉화의 청량산: 청량산의 하늘다리다. 역시 산 정상부에는 바람이 많이 불더라. 청량산의 초입에서는 바람 한 점 없었는데, 왜 하늘다리에서는 그리도 강풍이 불어대던지! 바람에 의해 미묘하게 흔들리는 하늘다리를 걸어보는 것도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지난 56일간의 여행에서 나는 많은 것을 얻었고, 느꼈다. 더불어 아쉬움도 스쳐갔다. 이번 여행이 국내에서 행하는 장거리 자전거여행의 마지막이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만 거의 1200km 정도를 주행했는데 지난 5년간 누적된 거리만 따지고 보면 한 5400km 정도가 된다. 국내에서 5000km 이상 뛰었으면 많이 뛴 것 아닌가?

 


이제는 발길을 돌려 해외로 나가야 할 것 같다. 오늘부터 하나하나 지난 56일간의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의 이야기 보따리를 꺼내들 생각이다.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있었고, 살벌한 이야기도 있었다. 또 폭염에 지쳐 황천길로 갈뻔한 이야기도 있었으니 <나무들의 행복세상> 블로그를 방문해서, 주인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번에는 동영상도 여러편 찍었는데 그것들을 잘 편집해서 공개할 계획도 있다. 물론 내가 아직 동영상 찰영은 미숙한 점이 있으니 사전에 양해를 구한다.

 

 

 

* 청량산에 위치한 청량사: 청량사는 내가 가본 사찰 중에 가장 시원한 배경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저기에 계신 부처님은 참 행복한 부처님이 아닐까 한다. 

 

 

 

 


아참! 작년에는 36일간 1300km를 주행했다고 하는데 왜 올해는 56일 동안 여행했으면서 겨우 1200km 밖에 이동하지 못했냐고 의문을 던지실 분이 있을 것 같다. 체력적인 한계 때문이 가장 큰 이유였다. 사실 너무 힘들었다.


자전거로 서해안을 타고 가는 것과 강원도 산악지형을 가는 것은 피지컬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난다. 또한 이번 여행부터는 체류형 여행으로 여행 형태를 바꾸었다. 따지고보니 강원도 화천에서 5일, 울릉도에서 7일, 강원도 태백에서 5일 등등... 지난 여행과는 달리 한 지역에서 며칠을 소요했던 것 같다.

 


사실 지금 국토종단자전거여행을 하라고 하면, 나의 철TB로도 한 4~5일이면 가능하다. 그런데 그게 무슨 재미인가? 그런 의문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왕 시간내서 가는 여행이라면 주행도로에서 벗어나 인근의 명승지나 역사유적들도 둘러보고, 주위에 어르신들도 만나서 그 지역에서 일어나는 현안들도 들어본다면 더 알찬 여행이 되지 않겠나?


그렇게 하는 것이 여행의 퀄리티를 더 높일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서, 나는 주행거리는 줄이고 체류 일수는 늘렸던 것이다.

 


앞으로 한편 한편 써내려갈 나무들의 56일간의 <백두대간 자전거여행>을 기대하시라! 지갑이 가벼운 여행자들을 위해 내 나름대로의 TIP도 알려드릴테니 많이들 오셔서 클릭 좀 이빵이 해주시라! ㅋ

 

 

 

 

 

 

 

 

* 경북 김천: 경북 김천의 한 폐교를 개조한 문화공간에서 재밌는 사진을 찍어봤다. 저 인어공주(?)가 머리에 쓴 헬맷은 내 것이다.

 

 

 

 

 

* 지리산 성삼재: 저 무거운 자전거를 끌고 노고단의 관문인 성삼재에 다다랐다. 자전거 앞,뒤로 짐이 가득 실려 있던 터라 팔과 다리에 쥐가 날 정도였다.  정말 너무 힘들었다. 정말 만만치가 않았다. 하지만 오르고 나니 지리산이 나를 반겨주었다.

 

 

 

 

 

* 지리산 노고단 부근: 그렇게 힘든 여정이 있었기에 지리산에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영광을 얻은 것이 아닐까? 동이 트고 있을 때라 좀 어둡기는 하지만 지리산의 영험함이 느껴지는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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