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백산 캠핑장: 숲이 우거져 있는 태백산 캠핑장

 

 

 

 

 

▲ 태백산 베이스캠프: 저렇게 태백산캠핑장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렸다. 참 단출했다.

 

 

 

 

 

 

# 캠핑장에 템플스테이 식문화를 이식시키자

 

 

한편 그 음식물 찌꺼기는 필자가 버린 것이 아니었다. 음식물을 왜 남기는가? 넉넉히 먹고 즐기는 것도 좋다. 하지만 좀 너무하다 싶은 캠퍼들이 종종 눈에 보인다. 숨 가쁜 도시생활을 벗어나 대자연을 만끽하는 것은 정말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도시생활의 안락함을 캠핑에서까지 이어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볼 때, 필자는 답답함부터 느낀다. 얼마 전 한 중앙일간지 주말 섹션에 겨울캠핑과 관련하여 전기장판에 관련된 이야기가 언급됐다. 필자는 그 기사를 보고 혀를 찼다.

 

'과연 이 엄동설한에 뭐 하러 전기장판까지 준비해서 캠핑에 나서는가? 전기 꼽을 곳은 있나? 그렇게 갖출 거 다 갖추고 싶으면, 동네 찜질방에서 몸을 지지는 게 최고일 텐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의 캠핑시장은 엄청난 양적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질적으로도 그런가?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 최첨단 장비로 '중무장'한 캠퍼들이 기본적인 캠핑 매너도 안 지키는 모습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나같이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들은 캠핑장을 애용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캠핑장 사용을 매우 꺼리는 경향이 있다. 다음 일정을 위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먹고, 마시자, 죽자'라는 캠퍼들의 소음에 새벽까지 잠을 설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최첨단 장비에 걸맞게 캠핑문화도 최첨단으로 향상 시킬 때가 됐다. 성숙한 캠핑문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야 할 때가 됐다. 이제 캠핑장에서는 좀 덜 먹고, 덜 마시는 분위기가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각 같아서는 '템플스테이'와 같은 식문화와 정숙함이 전국 캠핑장에 만발했으면 좋겠다. 이건 너무 급진적인 생각인가? 

 

 

 

 

 

 ▲ 대형텐트: 내 텐트와 비교하면 저 텐트는 궁궐 같다.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나도 저런 멋진 텐트에서 캠핑을 하고 싶다.

 

 

 

▲ 골든보이: 캠핑장에 가면 색다른 만남들이 기다리고 있다. '골든보이' 이 친구도 태백산캠핑장에서 만났다.

 그는 3개월 동안 자전거를 타고 강원도 일대를 여행했다고 한다. 3개월 동안 강원도를 돌아다닌 터라 그의 허벅지는 튼튼했다.

 

 

 

 

 

# 캠핑장에서 사기꾼을 극복하려면

 

마지막으로 당부할 말이 있다. 캠핑장에서 수금 징수원을 가장해서 사기 행각을 벌이는 사기꾼들이 있으니 주의를 요망한다. 대규모 캠핑장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을 하기에 사기꾼들의 좋은 활동처가 되곤 한다. 그들은 캠핑장 직원과 동일한 복장과 동일한 영수증 용지를 들고 다니며 캠퍼들을 현혹시킨다. 그런 사기에 넘어간 캠퍼들은 사기꾼과 정식 수금요원에게 두 번 요금을 납부해야 하는 곤경에 처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캠핑의 낭만은 사라지고 불쾌지수만 높아질 것이다.

 


텐트비를 받아서 얼마나 남겠냐고, 의문을 표시하실 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형텐트의 경우는 통상 2만 원 정도의 요금을 지불한다. 그런 텐트가 10동 이상 있다고 생각해보시라. 한 시간도 안 되서 사기꾼들은 수십 만원을 챙길 수가 있는 셈이다. 그런 일을 당하지 않으려면 캠퍼 자신이 조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몇 가지 팁을 제시해 본다.

 

1. 영수증을 꼭 확인한다.


2. 징수원의 직원증을 확인한다.


3. 쓰레기봉투를 요청한다.

 

2번 직원증 확인의 경우는 쉽지 않다. 수금요원이 직원증이 없는 단순 아르바이트생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면, 사전에 캠핑장 관리사무소의 전화번호를 메모해뒀다가 전화를 걸어 수금 요원의 신분을 직접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요즘은 웬만한 대형캠핑장은 사용료를 지불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발행한 쓰레기봉투를 지급하니, 쓰레기봉투 지급여부도 잘 확인을 해보면 가짜 징수원들의 사기 행각의 덫에서 벗어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캠핑장 요금도 안 내고 도망간 주제에 말이 많다고, 아직도 필자를 질책할 분이 있을지 모른다. 여행이 다 그런 거지 뭐. 여행에 무슨 정답이 있겠는가! 그리고 캠핑장 팁도 알려드렸으니 너그러이 봐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캠핑 적기에 맞춰 이런 팁을 알려드렸어야 하는데 엄동설한에 이런 글을 쓰니, 필자도 그게 참 아쉽다.

 

 

 

 

 

 

▲ 백캠핑: 대형오토 캠핑도 좋지만 요즘은 호젓하게 백캠핑을 하는 캠퍼들도 많이 늘어났다.

백캠핑은 배낭에다 캠핑장비를 짊어 지고 다니며, 캠핑을 하는 것을 말한다. 백캠핑의 관건은 짐의 경량화에 달려 있다. 필자가 행한 캠핑도 백캠핑이다.

 

 

 

 

▲ 태백산은 참 복받은 산 등산 중에 배수로 작업을 하시는 분을 만났다. 그 분은 도립공원 직원이 아니었다. 그냥 자진해서 등산로 배수로 작업을 하시고 계셨다. 그냥 태백산이 좋아서,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작업을 하신다고 했다. 극구 사진 찍는 걸 원하지 않으셨지만 난 살짝 '몰카'를 찍었다.

그러고보면 태백산은 참 복 받은 산인 것 같다. 이렇게 좋은 분을 품고 있으니 말이다.

 

 

 

 

 

 

 

* 천제단: 천제단의 옆모습

 

 

 

 

 

필자는 태백산캠핑장에서 3일을 머물렀다. 이번편에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번 해보겠다.

 

 

# 물소리를 들으며 잘 수 있는 태백산 캠핑장

 

"야영비 받으러 왔습니다."

 

태백산 산신령님이 달콤한 잠을 내려 단잠에 빠져 있는데, 아침부터 누가 돈 타령을 하고 있는가? 난 퉁명스럽게 대답을 했다.

 

"내일 받으러 와요."
"..."

 

나는 당골매표소 아래쪽에 위치한 태백산캠핑장(일명 당골야영장)에다 베이스캠프를 꾸렸다. 당시가 장마철이라서 그랬는지 캠핑장에는 야영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몰래 화장실 문을 잠가 놓고 샤워를 했다. 원래는 캠핑장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 것은 규칙 위반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어서 그렇게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 놈의 돈이 원수지!

 

필자가 보기에 태백산 캠핑장은 상당히 좋은 곳이었다. 내부는 숲이 둘러싸고 있고, 외부는 산이 둘러싸고 있는 형상을 취하고 있어, 말 그대로 숲 속에서 캠핑을 하는 식이었다. 또 캠핑장 옆으로 당골천이 흐르고 있어, 밤에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가 있었다. 잠자리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은 작은 소음에도 잠을 뒤척일 수 있지만 태백산 캠핑장은 당골천이 소음을 중화시키기에, 민감한 사람도 비교적 편하게 취침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밤에 산 새 소리와 함께 물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할 수 있는 캠핑장이라면, 정말 좋은 캠핑장이 아니겠는가?  물론 갈수기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 태백산캠핑장: 일명 당골캠핑장이라고도 불린다. 아침에 눈을 뜬 후, 바라보는 태백산의 전경이 일품인 곳이다.

 

 

 

 

 

▲ 태백산 캠핑장: 필자가 손으로 음식물 찌꺼기를 끄집어 낸 식수대. 그 뒤로 필자가 몰래 샤워를 한 화장실이 보인다.

 

 

 

 

 

 

그렇게 좋은 태백산 캠핑장에서 필자는 3일을 머물렀다. 하지만 돈 한푼 안냈다. 처음 수금하러 온 이후에는 징수원들이 다시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에서 규칙을 위반하고, 사용료도 지불하지 않는 등 민폐를 끼쳤다고 필자에게 손가락질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싶다. 하지만 필자는 민폐를 끼쳤으면 그만큼의 값을 한다. 화장실 청소를 깨끗이 했고, 캠핑장 식수대를 말끔히 치웠다.

어느 캠핑장을 가나 식수대는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로 몸살을 앓는다. 그래서 퇴수가 잘 되지 않는다. 나는 그 찌꺼기들을 손으로 직접 다 끄집어내, 퇴수가 잘 되도록 하고 나왔다. 그렇게 하는 것이 여행지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태백산 캠핑장: 캠핑장에서 만난 분이다. 부산에서 여행을 오셨다고 했는데 나를 많이 챙겨주셨다!

 

 

 

 

 

*당골천: 캠핑장 바로 옆으로 당골천이 힘차게 흐르고 있다. 본인이 캠핑을 한 시기는 장마철이라 유량이 풍부했다.

 

 

 

 

 

 

 

 

 

 

 

 

 

 

 

 

 

 

 

 

* 추자도, 2010년 6월: 제주시 추자도에서 한 컷, 뒷 배경은 참 아름다우나 캠핑 장비가 널부러진 모습이 별로인가요?

 

 

 

 

 

국토종단 도보순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서울에서 해남 땅끝 마을까지 무려 500Km 의 거리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혼자서... 그래서 준비할 것도 많다. 한가지 한가지 준비하다보면 꼭 빠지는 물건들이 생기기 마련이어서 체크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어차피 난 그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캠핑을 계속 해왔던 터라 특별히 도보여행이라고 해서 더 추가한 것은 없다.

 

 

 

 

* 충남 천안시, 2009년 7월: 아침에 밥을 해먹고 난 후 한 컷. 그나마 좀 치우고 찍은게 저거네요.

 

 

 

 

1. 캠핑장비: 텐트, 침낭, 돗자리, 매트

 

 

2. 취사도구: 버너, 코펠, 부탄가스, 숟가락&젖가락

 

 

3. 옷가지: 속옷 3벌, 수건 3벌, 양말 4벌, 잠옷용 반바지, 긴팔 옷 한 벌 등등...

 

 

4. 랜턴& 라디오: 렌턴 2개, 휴대용 라디오

 

 

5. 건전지: AA규격,  AAA규격

 

 

6. 충전기: 휴대전화 충전기, 건전지 충전기

 

 

7. 구급약: 복통약, 진통제, 물티슈

 

 

8. 모기약&에어파스: 모기약 1통, 에어파스 3통

 

 

9. 쌀과 부식: 쌀 1Kg, 참치캔, 라면, 반찬거리

 

 

10. 기타: 지도책, 슬리퍼, 설거지 장비 등등...

 

 

 

 

* 충남 청양의 어느 야산(2009년 7월): 지저분한 캠핑의 진수를 보입니다. 대신 전 저것들 말끔히 다 치우고 왔답니다.

 제 여행의 첫 번째 신조는 '민폐 끼치지 말자'이니까요!

 

 

 

 

 

 

 

 

이렇게 나열을 해보았는데 또 빠진게 있을까? 꼭 출발하다 보면 꼭 빠지는게 있더라.

 

 

올 6월에 여행에서는 쌀을 빼놓고 출발하지 않았나? 뭐 중간에 마트에서 구매를 하긴 했지만...

좀 챙길 건 출발할 때부터 챙겨야 한다. 그래야 깔끔한 출발이 되는 것이다.

 

그나마 자전거여행 하면서 캠핑을 밥먹듯 했으니 나도 야영에는 요령이 생긴 것 같다.

이제 자전거여행이든 도보여행이든 밥먹고, 잠자고 하는 건 별로 걱정이 안 들기 때문이다.

 

단, 걱정이 있다면 저 엄청난 장비들을 배낭 하나에 다 챙겨갈 수 있느냐다. 또한 그 무게를

내가 온전히 버티면서 무사히 국토종단 도보순례를 마칠 수 있느냐다.

 

힘들어? 그래서 안 하게? 뭐 예상하는 것 아닌가! 어차피 힘들 거 다 예상하고 준비하는 것 아닌가!

노고가 없이 무슨 영광을 얻으리오!!!

 

 

 

 

근디,  이렇게 강한 의지를 붙태우며 착착 국토종단 도보순례를 준비하고 있는데

정작 날씨 때문에 서울에 갖혀 있는 이 내 몸이 정말 안쓰럽습니다. -_-

장마가 너무 싫다. 장마 때문에 불쾌 지수 엄청이다!-_-

 

 

 

* 제주시(2009년 7월): 자전거여행 할 때는 빨래다이 걱정이 없답니다. 자전거에다 빨래를 널으면 되니까요.

그런데 도보여행은 빨래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입니다. 그냥 배낭 뒷부분에다 걸고 다녀야 하는지 원~

 

 

 

 

*제주시(2009년 6월): 위에 사진들은 시각적으로 별로였지요. 이 사진 한 장 걸고 욕 좀 덜 얻어 먹으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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