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즈만엘부에노성(castillo de Guzeman el Bueno)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구즈만엘부에노성 내부: 훼손된 형태를 그대로 남겨두었다.

 

 

 

* 2024년 1월 12일 금요일: 30일차 / 맑음(강한 바람)

- 타리파에 있는 La cocotera boutique hostel & coworking에서 진짜 체크아웃을 했다. 타리파는 그저 거쳐가는 곳으로만 생각했는데 어쩌다보니 3박을 하게 됐다. 그게 바로 여행의 묘미이다!

- 타리파항에서 가까운 구즈만엘부에노성(castillo de Guzeman el Bueno)를 탐방했다. 이 성은 외형적으로 많이 훼손됐다. 그래서 '답사할 꺼리가 있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거 입장하기로 했다. 입장료도 4유로라 부담이 없었다.

- 역시 안으로 들어가니 구즈만부에노성의 훼손된 부분을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었다. 안전을 고려한 동선을 그리기는 했겠지만 일부 구간은 성채가 무너져 내릴 거 같았다. 그래도 성의 타워에 오르니 타리파항구 일대를 비롯해 타리파섬까지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었다. 정말 시원하게 바람이 세게 불었다.

- 타리파터미널에서 카디스행 버스를 탔다. 카디스(Cadiz)까지는 약 1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소요시간은 약 2시간 정도였다. 카디스 대성당을 지나 예약한 숙소를 향했다. 숙소 이름은 planeta Cadiz hostel.

 

 

 

 

* 구즈만엘부에노성: 이 성도 일부 구간이 겹성 형태이다. 그래서 이 문은 중문으로 사용되었다.

 

 

 

* 타리파섬: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출발한 페리가 타리파항으로 입항하고 있다. 저 등대가 있는 곳이 유럽의 최남단이다.

 

 

 

* 2024년 1월 13일 토요일: 31일차 /맑음

- 카디스에서 가장 탐방하고 싶은 곳은 1812헌법제정탑(monumento a la constitucion de 1812)이었다. 1812년에 카디스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기념물로 카디스 성당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사실 1812년헌법제정탑은 전날 밤에 탐방을 했었다. 숙소랑 가까운 곳에 있어서 사전 탐방을 한 것이다. 조명 속에 비친 기념탑은 묘한 웅장함을 발산하고 있었다. 달리 말하면 1812년 카디스 헌법이 주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듯했다.

- 숙소에서 체크 아웃을 한 후 카디스카를로스장벽(Murallas de san Carlos)을 보러갔다. 역시 카디스가 항구 도시이기에 장벽은 바다에서 침입하는 세력들을 막기 위해 세워졌다. 다른 해안 도시처럼 시커멓고 길쭉한 옛날 대포들이 바다를 향해 전시되어 있었다. 그렇게 해안가를 중심으로 탐방했고, 마지막으로 전통시장인 카디스 중앙시장(mercado central Cadiz)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싱싱한 수산물과 농산물들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이 토요일이라서 그랬는지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 이제는 세비야로 갈 시간이다. 카디스에서 세비야까지는 약 12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버스로는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이날이 토요일이라서 그런지 매표소는 다 닫았다. 그래서 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내야했다. 약 15유로.

- 세비야 남쪽터미널에 내리니 그 유명한 스페인광장과 무척 가까웠다. 그래서 숙소로 바로 가지 않고 스페인 광장을 탐방했다.

 

 

 

* 카디스1812헌법제정탑: 야간에 촬영하여 선명하게 나오지 못했다.

 

 

 

* 카디스카를로스장벽: 초소와 대포가 나란히 있다.

 

 

 

* 카디스대성당: 뒤쪽에서 본 모습

 

 

 

* 카디스 중앙시장

 

 

 

 

 

 

* 지중해: 지브롤터해협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지브롤터해협: 뒤로 타리파 도심과 항구가 보인다.

 

 

 

 

* 2024년 1월 10일 수요일: 28일차 / 맑음

- 어제는 비가 엄청내렸지만 이날은 날씨가 화창했다. 그런데 아침부터 쇼를 했다. 개인 사물함에 카메라를 넣고 잠궈두었는데 열쇠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여기저기 계속 찾았는데도 없는 것이다. 패킹한 배낭을 싹 다 다시 꺼내 주머니마다 검사를 했다. 침대 주변을 비롯해 손이 닿는 곳을 전부 다 뒤졌다. 하지만 없는 것이다. 결국 스태프에게 '절단기가 있냐'고 물을 지경까지 됐다. 하지만 절단기가 없다고 했고, 공구상에 가서 구매를 해야할 판이었다.

- 아침에 일어나서 움직인 곳이 뻔한데 더군다나 내가 물건을 잘 잃어버리지 않는데... 도대체 어디있는가? 마지막으로 침대 아래부분을 찾아보려 매트리스까지 들어보았다. 그냥 공구상에 가서 절단기를 사야겠다 하고, 다시 매트리스를 내려놓는 순간이었다. 무언가 손에 닿았다. 잃어버린 열쇠였다. 이거 찾느라, 정말 이거 찾느라 1시간을 허비했다. 그런 내 모습에 스태프들이 좀 한심하게 보더라~ㅋ

- 검색을 해보니 근처에 로마시대의 신전건물이 있다고 해서 그곳을 탐방하기로 했다. 왕복 1시간 정도 거리인 듯해서 무작정 길을 나섰다. 호스텔에서 벗어나 해안길로 접어 들었다. 순례길 표식이 있어 그걸 길잡이 삼아 이동했다. 잠시 숲길을 지나니 멋진 풍광이 펼쳐진 해안길이 나타났다. 푸른 바다를 벗삼아 걸을 수 있는 길이었다. 깎아질듯한 해안 절벽 위로 길이 이어졌는데 바다 너머로 북아프리카 모로코 땅이 가깝게 보였다. 직선거리로 대충 20킬로 정도 밖에 안 떨어져 있는 듯했다.

- 해안가 절벽 위를 걷다보니 여수 금오도 비렁길도 생각나고, 제주 올레길도 떠올랐다. 이곳이 지브롤터해협 일대이다보니 곳곳에 벙커들이 산재해있었다. 전략적으로 엄청 중요한 곳이다보니 그런 시설물들이 있던 것이다. 오래된 군사보호구역 표지판도 보았는데 예전에는 이곳을 민간인이 출입하지 못하게 막아 놓았을 것이다. 옛 유물처럼 군사시설물들은 방치되고 훼손됐다. 지브롤터해협 일대의 중요성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동일하지만 그곳을 지키는 감시시스템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 열쇠 소동 때문에 정신없이 체크아웃을 해서 그런지 준비가 소홀했다. 생수도, 행동식도 챙기질 못했다. 1월이었는데 스페인 남부의 햇살은 뜨거웠다. 마시지 못하고, 먹지 못한 상태로 2시간 이상을 걸으니 좀 아니다 싶었다. 배낭 무게도 무시 못했다. 줄인다고 줄였어도 순례길 구간 때와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는 듯했다. 아니 기념품 사느라 더 무거워진 듯했다.

- 신전 건물 찾는 것은 일단 접고, 다시 타리파 호스텔로 돌아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처음부터 호스텔에 연박을 하고, 배낭도 두고 올 걸... 열쇠 소동부터 신전 건물 못 찾는 거까지 이날은 좀 일정이 꼬였다. 내일은 좀 좋아지려나?

 

 

 

* 지브롤터해협: 전략적 중요성 때문에 곳곳에 해안 벙커가 자리잡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음. 바다 멀리 보이는 곳이 북아프리카임.

 

 

 

* 2024년 1월 11일 목요일: 29일차 / 맑음

- 전날 해안가 길을 가다가 중단한 것이 영~ 찜찜했다. 준비 소홀로 가던 길을 되돌아 간 게 스스로에게 부끄러웠다.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지브롤터 해협을 위시한 지중해 일대를 마음껏 둘러보기로 했다.

- 전날 탐방을 중단한 '개조심'집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호스텔에서 개조심 집까지는 꽤 멀었다. 약 4~5km 정도 떨어져 있는 듯싶었다. 자세히보니 이 길은 윗길, 아랫길로 나뉘어져 있었다. 아랫길은 말그대로 좁은 소로길로 절벽 바로 옆을 걷는 길이다. 이에 비해 윗길은 자전거는 물론 자동차도 운행이 가능한 길이었다. 대신 비포장길이었다. 그래서인지 산악자전거를 타는 자전거족들이 많이 보였다.

- 윗길은 예전에 군사작전도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해안 벙커를 비롯한 시설물들은 폐쇄됐고, 도로도 관광, 레저용으로 그 기능이 변형됐다. 푸른 지중해를 배경으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들이 옛 군사시설물 위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평화로운 풍광 속에 숨은 그림처럼 군사실설물들이 숨어 있는 모습이었다.

- 이 해안길은 트라팔가(Trafalgar) - 타리파(Tarifa) - 알헤시라스(Algeciras)로 연결된다. 그 중 타리파에서 알헤시라스 구간을 걸었던 것이다. 트라팔가에서 타리파가 약 60km, 타리파에서 알헤시라스까지가 약 25km 정도다. 트라팔가는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함대가 프랑스, 스페인 연합함대를 패퇴시킨, 그 트라팔가 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 날씨가 좋아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그중에서 과달메시탑(Torre de Guadalmesi)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은 두드러지게 잘 나오더라. 지중해를 향해 늠름하게 서있는 과달메시탑을 보니 첨성대가 생각이 났다. 과달메시탑은 수백년간 지중해의 해풍을 묵묵히 다 맞으면서도 보존 상태는 꽤 좋았다. 그런데 출입구가 안 보이는 거다. 있긴 있는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할 정도로 높이 있었다.

- 과달메시탑 이후로는 해안가에서 벗어나 산길로 들어섰다. 전날 준비소홀을 만회하려고 음료수, 행동식을 듬뿍 준비했더니 배낭이 뚱뚱했다. 그 뚱뚱한 배낭을 메고 산길을 오르니 발걸음이 무거웠다. 그래도 파이팅이다.

- 역시 20km가 넘는 길은 쉬운 길이 아니었다. 알헤시라스로 진입할 무렵 해가져 세상이 컴컴했다. 거의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1시간 이상 산길이 이어졌다. 그나마 포장도로였다. 불빛 하나없는 산길을 1시간 이상 걸으니 눈이 감길 정도로 피곤해졌다. 그렇게 피곤한 상태였지만 열심히 걸었고, 결국은 알헤시라스 도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충 8시간 정도 걸은 거 같다. 물론 사진을 찍으며 느릿느릿 걸어서 그렇게 오래 소요된 거 같다.

- 알헤시라스에 있는 호스텔로 갈까하다가 그냥 타리파행 버스를 탔다. 8시간 동안 걸었던 거리를 버스를 타니 약 40분 만에 도달하더라. 읔~ 허탈함!ㅋ

- 그냥 스쳐갈 거라고 생각했던 타리파에서 3박을 하게됐다. 타리파 호스텔 스태프가 또 왔냐는 식으로 씨~익 웃더라!

 

 

 

* 과달메시탑: 1588년 경에 만들어진 과달메시탑. 해안 감시용 망루로 만들어졌다. 오래됐지만 훼손되지 않고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 해안경비시설

 

 

 

* 지브롤터해협: 과달메시탑이 보인다.

 

 

 

* 지브롤터해협: 저 배낭을 메고 27킬로 정도를 걸었으니...ㅋ

 

 

 

 

 

 
 

* 론다 누에보다리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론다 구도심

 

 

 

 

 

* 2024년 1월 6일 토요일: 24일차 / 맑음

- 호스텔 doña carmen에서 체크아웃을 했음. 하지만 짐 보관 서비스가 있어 배낭을 호스텔에 맡기고 간단한 장비들만 챙겨서 문을 나섰다.

- 론다 여행은 유명한 누에보다리(centro de interpretacion del puente nuevo)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먼저 placa Cristobal aguilar barea 공원에 갔다. 이곳에 가니 론다 구시가지 서쪽의 풍광을 감상할 수 있었다. 뒤쪽으로는 산들이 펼쳐져 있고, 그 앞으로는 관광객들이 무언가를 살펴보는 것 같았다. '저기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리는데 무언가 둥글뽀족하게 생긴 바위가 보였다. 선돌처럼 생긴 바위였다. 강원도 영월에서 보던 선돌을 스페인 론다에서 비슷하게나마 보게된 것이다. 저 아래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보면 더 자세히 론다 선돌을 바라볼 수 있을 거 같았다.

- 일단은 누에보 다리 탐방이 우선이라 누에보 다리 방향으로 이동했다. 가까이 가서보니 왜 누에보 다리가 론다의 명물인지 단 번에 알 수 있었다. 과달레빈강(rio Guadalevin)이 만든 협곡 위에 들어선 누에보 다리는 그 높이가 무려 120미터에 달한다. 협곡으로 이루어진 자연경관과 돌로 쌓아 만든 인공물이 서로 배치되지 않고 하나의 미감을 선사하고 있었다.

- 내친김에 비에호다리(puente viejo)와 로마노다리(puente romano)까지 탐방했다. 누에보 다리가 18세기에 만들어졌으니 그 이전에는 비에호다리와 로마노다리를 통해서 왕래를 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로마노다리를 인근에 론다성벽(walls of ronda)의 흔적이 숨어있었다.

- 시하라문(puerta de la cijara)을 통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론다 성벽은 곳곳이 훼손됐고 무너져 있었다. 무너진 성벽 위에 집을 지은 곳도 있었다. 그 흔적들을 따라 아래로 내려갔는데 그곳에서 성문을 만났다. 알모카바르문(puerta de la almocabar)이었다. 성체는 훼손이 되도 성문은 그 틀을 온전히 하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성과 성문이 떠올랐다. 참고로 알모카바르성문은 13세기에 만들어졌는데 둥근 쌍둥이 타워가 문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성문이다.

- 시간이 좀 남아서 론다베스트뷰(ronda best viewpoint)라는 곳을 향해갔다. 얼마나 좋기에 베스트류라는 칭호를 사용했을까? 보아하니 누에보다리를 서쪽 방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이었다. 비에호다리에서 보는 방면이 동쪽이니 그 반대편인 것이다.

베스트뷰에 가보니 론다 선돌이 가깝게 보이는 것이 아닌가? 알고 보니 placa cristobal aquilar barea의 전망대에서 본 아래 부근에 내가 서있던 것이다. 결국 그곳에 내가 갔던 것이다.

- 동쪽과는 다른 모습의 누에보 다리도 감상하고 론다 선돌도 아주 가까이에서 바라보았다. 선돌을 근접해서 바라보니 북한산 인수봉 같아 보이기도 했다. 어쨌든 누에보다리도 보고 론다 선돌도 봤으니 론다 여행은 잘 마무리됐다.

- 다음날은 지브롤터로 갈 예정이라 라리네아데라콘셉시온(La linea de la concepcion:약칭 라리네아)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라리네아의 숙소가 마땅치가 않아서 알헤시라스(Algeciras)까지 이동했다. 처음에는 라리네아행 버스편을 구매했다가 알헤시라느행 버스로 바꾼 것이다.이렇게 버스를 기다리고 티켓도 교환한 곳은 마르베야 버스터미널이었다. 마르베야는 연이틀 환승만한 동네였다.

 

 

 

* 누에보다리: 협곡에서 바라본 모습. 높이가 무려 120미터에 달한다.

 

 

 

* 누에보다리: 협곡의 반대편에서 바라본 모습. 론다베스트뷰 방면이다.

 

 

 

* 알모카바르문: 13세기에 만들어진 문이다.

 

 

 

* 론다 선돌: 강원도 영월의 선돌이 연상되서, 론다 선돌이라고... 마음대로 네이밍을 해봤다.

 

 

#스페인여행

#론다여행

#론다누에보다리

#시라하문

#론다선돌

#알모카바르성문

#스페인남부여행

 

 

 

 

* 알메리아성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알메리아성

 

 

 

* 2024년 1월 3일 수요일: 21일차 / 맑음

- 숙박 사기를 당하고 난 후에 잡은 delpin verde 호스텔에서 잘 쉬었다. 급하게 잡았지만 주인장도 좋았고 하룻밤 묵기에 제격이었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올 걸 그랬다. 그러고보니 스페인어로 돌고래가 'delpin'이다. 숙박 사기를 친 viejo hostal B&B는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곳인데...이제 간판없이 장사하는 호스텔은 예약하지 말아야겠다. 간판도 없이 무슨 숙박업을 하는지...

- 숙박사기를 당했다고 여행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알메리라 탐방의 메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primer recinto de la alcazaba de Almeria라는 다소 긴 이름의 성을 탐방했다. 간단히 말하면 알메리아성이다.

- 알메리아성은 한쪽에서는 탐방을 할 수 있게 해놓았고, 다른 쪽에서는 복원 공사를 하고 있었다. 복원이 완료되면 유료 입장으로 바뀔 수도 있을 듯싶었다. 알메리아성은 꽤 멋스러운 성이었다. 특히 알메리아방어장벽(almeria defensive walls)이라는 익성이 보조성으로 역할을 해서 더 눈에 띄었다. 언뜻 우리나라 탕춘대성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 무거운 배낭을 계속 둘러메고 성 안쪽 곳곳을 누볐다. 좁은 통로를 피해가기도 하고, 좁은 계단을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진짜 좁고 경사가 심한 타워를 앞에 두고 배낭을 벗어 한쪽 구석에 놓았다.

그런데 보안 요원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배낭 메는 시늉을 하면서 빨리 아래로 내려가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낭쪽으로 갔더니 다른 보안요원 둘이서 내 배낭을 둘러싸고 있었다. 혹시 폭발물로 신고가 들어간 것일까? 혹시 나를 테러범으로...?

- 성곽 구조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 배틀멘트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 구멍이 뚫린 것도 있고, 안 뚫린 것도 있었다. 총안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안내소에 문의를 했더니 화살 쏘는 구멍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럴만도 했다. 화살을 쏘면서도 몸을 숨길 수 있는 구조였다.

- 알메리아를 떠나서 코르도바를 향해갔다. 알메리아에서 코르도바까지는 약 370km 정도 떨어져있는데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렸다. 밤 11시경에 코르도바에 있는 Libere cordoba patio santa marta호스텔에 체크인을 했음.

참고) 알메리아성은 995년경, 무어인들이 알메리아를 지배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알메리아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알메리아성은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군사시설 뿐아니라 지방 행정 시설까지 성 안에 자리잡았다. 한편 외부에 장벽을 설치하여 방어력을 증강시키기도 했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본성과 외성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를 두고 날개성, 혹은 익성이라고 말한다. 서울에도 탕춘대성이라고 하여 익성이 있다. 얼핏 탕수육 잘하는 중국집이 생각는 이름이지만...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서로 연결해준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장벽 안쪽에는 예수상이 있다.

 

 

 

* 알메리아성: 현재도 복원중이다.

 

 

 

* 화살구멍: 영어로는 arrowslit 혹은 loophole이라고 부른다. 위에는 밋밋한 1자형이지만 어떤 화살구멍은 십자가처럼 만들기도 했다.

 

 

 

* 화살구멍: 화살구멍을 가까이에서 찍어봤다. 이 구멍 안으로 화살을 쏘기보다는 적들의 동태를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구멍이 작아서 조준이라도 제대로 했을까?

 

 

#스페인여행

#스페인남부여행

#알메리아

#알메리아성

#스페인역사여행

#스페인역사트레킹

 

 

 

 

 

* 카르타헤나 로마원형극장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린테르나탑(Torre Linterna): 무어인들이 만들었다. 등대 역할과 함께 감시용으로 이용됐음. 컨셉션성(Castillo de la Concepción) 인근에 있는 공원에 위치해 있다.

 

 

 

 

* 2024년 1월 1일 월요일: 19일차 / 맑음

- 무르시아 hoomy 호스텔에서 체크아웃한 후 무르시아 대성당 일대를 탐방했다. 아무리 무르시아를 스쳐간다고 해도 탐방할 건 탐방해야 한다. 나중에 카르타헤나(Cartagena)에 가서 알게된 사실인데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스페인 내전때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가지고 있던 기능이 무르시아로 옮겨졌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의 상흔이 스페인 곳곳에 남겨져 있다.

- 무르시아 버스터미널에 가서 카르타헤나행 버스표를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버스자판기가 이상한 거다. 전화번호에 여권번호까지 요구하는 것이다. 버스로 1시간 거리도 안 되는 곳인데 무슨 여권번호까지 요구하는지... 카르타헤나까지는 4유로 정도였고, 그것도 버스표를 안 사고 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주고 탈 수도 있었다. 자판기에서는 전화번호에 여권번호까지 요구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기사에게 다이렉트로 표를 살 수 있는... 뭐 이러냐!

- 4년 만에 카르타헤나에 다시 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카르타헤나는 참 멋진 곳이다. 쉽게 올 수 없는 곳이니 더 열심히 둘러봤다. 일단 4년 전에 왔을 때 가지 못하고 바라만봤던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일대를 탐방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서 바로나와 그곳으로 향했다.

 

 

 

 

*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이런 귀중한 문화유산을 이렇게 방치하다니! 스페인 문화재 당국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성체를 겹겹이 두른 겹성 형태를 띄고 있다.

 

 

 

- 기대를 하고 갔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성벽은 곳곳이 허물어져 있었고,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났다. 문화유산을 이런식으로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 4년 전에 탐방했던 곳을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찍어나갔다. 전에도 인상 깊었던 castillo de la concepcion에 오르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렇게 새해 첫 날을 카르타헤나에서 보냈다.

- 4년 전에도 묵었던 Loopinn hostel cartagena에 여장을 풀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좋다. 그곳에서 가브리엘이라는 아재를 만났는데 예전 카르타헤나 사람들의 전통 인사 방식을 알려주었다. 서로 무릎을 들어서 우측으로 한 번 부딪히고, 죄측으로 한 번 부딪히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닭싸움을 거나 싶었는데 그게 페니키아인들의 전통 인사법이라는 것이다. 진짜?

참고) 카르타헤나는 기원전 227년, 하밀카르 바르카가 만든 도시로 이베리아반도의 동남부에 위치해 있다. 하밀카르 바르카는 그 유명한 한니발의 아버지이다. 카르타고의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하밀카르 바르카는 자신의 가문, 즉 바르카 가문이 이베리아반도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할 수 있게 큰 토대를 세우게 된다.카르타고와 로마는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결전을 벌이게 된다. 그게 바로 포에니 전쟁이다. 제 2차 포에니 전쟁때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했다. 그때 출발점이 바로 이곳 카르타헤나였다.

 

 

 

* 로마가도(Calzada Romana): 로마시대 카르타헤나는 카르타고 노바로 불렸다. 그 시절 만들어진 로마가도다.

 

 

 

 

* 2024년 1월 2일 화요일: 20일차 / 맑음

- 호스텔에서 체크 아웃을 했음. 전날 못 본 카르타헤나 일대를 다시 둘러보았음. 4년 전에 탐방했을 때와 루트는 비슷했음. 이전에 왔을 때는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왜 폐허 상태로 남겨져 있는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스페인 내전 때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좀 묘한 감정이 들었다.

- 카르타헤나 버스터미널에서 알메리아(Almeria)행 버스에 탑승했다. 알메리아까지는 약 2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버스가 이곳저곳을 다 들려서 무려 4시간이나 소요됐다. 알메리아에 도착하니 밤 8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 부킹닷컴에서 viejo hostal b&b에 27유로를 주고 예약했다. 그런데 숙박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급히 delpin verde라는 곳을 다시 예약해야 했다.

* 아래는 부킹닷컴에 올린 항의글이다.

저는 스페인 남부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cartagena라는 곳에서 알메리아(almeria)라는 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죠. 이때가 2024년 1월 2일 밤 8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시간도 늦고 해서 알메리아에 있는 viejo hostal b&b라는 곳에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약 27유로가 결제됐더군요.

그 viejo hostal에 주방이 있다고 해, 버스터미널 부근 슈퍼마켓에서 장을 잔뜩보고 이동을 했습니다. 장을 많이 봐서 좀 뒤뚱거리며 걸었습니다. 어두운 밤길이라 viejo hostal을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겨우겨우 구글 지도로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간판이 없더군요. 무슨 호스텔이 간판도 안 걸어놓고 장사를 합니까?

지나가는 동네 주민분에게 이곳이 호스텔이 맞냐고 물었는데...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그 곳의 대문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시간이 이미 밤 10시를 넘어가고 있었거든요.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주인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이, 자신은 이 집을 렌트를 했다고 했습니다. 황당하더군요. 무슨 호스텔이 에어비앤비에서나 하는 렌트를 해주나요?

어쩔수 없이 주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안 되는 영어로 체크인을 해달라고 했지만... 'I'm sorry.'라는 말만 연신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더군요. 사실 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껏 그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여행도 잘 다녔고, 호스텔도 잘 이용했습니다. 영어가 안 되는 주인장과도 어찌어찌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했었지요.

호스텔 주인장이면 면대면으로 접객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정상적으로 예약을 한 사람을 밖에다 세워두지를 않나,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지 않나... 다시 전화가 오지도 않더군요. 아무래도 이날 viejo hostal이 이중예약을 받은거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급히 다른 호스텔로 예약을 해야했습니다. 30유로를 주고 hostal delpin verde라는 곳으로 예약을 했죠. 당시 제 휴대폰의 배터리는 5퍼센트 정도였는데... 자칫했으면...

오후 11시가 가까운 시각에 다시 거의 2km이상을 걸어야 했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또 뒤뚱뒤뚱거리며 걸었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제 2024년 1월 2일은 그렇게 황당했답니다.

제 27유로를 환불받고 싶습니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이지만 꼭 환불받고 싶습니다.

2024년 새해를 이렇게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 카르타헤나시청

 

 

 

* 로마원형경기장: 몇 년째 공사중이다. 2019년도에 갔을 때도 공사중이었다. 앞으로도 계속할 거 같다.

 

 

 

 

* 카르타헤나 항구방면

 

 

 

* 카르타헤나 대성당: 스페인 내전 때 파괴된 후 복원되지 않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 파괴된 대성당 중에서 복구되지 않은 건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유일하다고 한다. 크게 훼손됐던 게르니카 대성당도 복원이 됐는데 왜 카르타헤나 대성당은 이렇게 방치됐을까?

 

 

 

 

* 알리칸테: 세라그로스에서 바라본 알리칸테 해변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알리칸테: 포스티쿠엣해변

 

 

 

 

* 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17일차 / 맑음

- 새벽 3시가 가까운 시각에 마드리드 바라하스 터미널4(T4) 버스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차 싶었다. 그 새벽에 무슨 비행기가 이착륙을 하겠나? 그러니 당연히 새벽 버스도 없지!

-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아예 이날은 이동일로 삼았다. 어차피 안달루시아 지역으로 내려가야 했으니... 세비야로 갈까, 그라나다로 갈까하다가 시간이 무척 애매해서 아예 마드리드 남부터미널(Madrid-south)로 가기로 했다. 그동안 마드리드를 몇 번 왔다고 새벽시간에 마드리드 중심가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다행히 N27번 공항버스가 20분 간격으로 24시간 운행되고 있었다. 공항버스라 좀 비쌌다. 5유로를 직접 현금을 주고 탔다.

- 세비야나 그라나다로 가는 버스편은 좀 오래기다려야 했다. 카르타헤나(Cartagena)로 가는 버스가 가장 적합했다. 지도를 보니 카르타헤나와 알라칸테(Alacant)가 그리 멀지 않았다. 그래서 두 도시의 연계 도시인 무르시아(Murcia)로 떠나기로 했다.

- 무르시아까지는 약 5시간 정도 걸렸는데 하필 역방향 좌석이 배정됐다. 정방향에 앉는 사람들... 우락부락한 아재 둘이랑, 껑뚱 청년, 나... 총 4명이서 테이블 하나를 앞에 두고 이동한 것이다. 우락부락 아재들은 끊임없이 맥주를 마셔댔고, 주점부리를 즐겼다. 지들만 먹고...ㅋ

- 차라리 이럴 때는 몸이 피곤한게 나았다. 우락부락 아재들 보기 싫었는데... 하여간 잠이 잘 와서 다행이었다.

- 무르시아를 거쳐 알리칸테로 향했다. 알리칸테까지는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됐다.

- 알리칸테에 있는 hostal mayor에 체크인을 했다. 시설은 낡았지만 20유로에 룸 하나를 통으로 썼다. 나야 좋지! 새해 선물을 미리 받은 것인가?

- 아름다운 알리칸테 해변 일대를 탐방했다. 밤에도 아름다운데 낮에 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 산타바바라성(Castell de Santa Bàrbara)

 

 

 

 

* 2023년 12월 31일 일요일: 18일차 / 맑음

- hostal mayor에 체크아웃한 후 전날에 이어 구도심 일대를 다시 돌아보았다. 그런데 배가 고픈게 아닌가? 어제 먹었던 식당에서 다시 점심을 먹었다. 전날 저녁에 멋고 모르고 이것저것 주문해서 식사비가 25유로가 나왔었다. 궁시렁대면서도 잘 먹었다.

- 아름다운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는 playa del postiquet를 거쳐 산타바바라성(castell de la santa barbara)에 올라갔다. 전날 매표소에 갔더니 문을 닫을 시간이란다. 그래서 내일 오겠다고 하니 문을 안 열거라고 한다. 그러는게 어딨나!동네길을 따라서 산타바바라성에 올랐다. 그렇게 고도가 높은 곳은 아니었다. 확트인 전망이 빼어난 풍광을 보여주고 있었다. 반대편에는 멀리 큰 산들이 보였다. 그런데 이곳은 외성이었다. 외성에서 바라본 전망이 이렇게 멋진데 내성으로 들어가면 더 멋진 풍광을 볼 수 있을 거라며, 내심 기대를 했다.

- 그런데 사람들이 내성으로 들어갈 생각들을 안 하는 것이다. 왜지? 그러고보니 내성으로 들어가는 문이 잠긴 것이다. 오늘 문을 안 열거라는 매표소 처자의 말이 떠올랐다. 예쁜 풍광은 아주 많이 찍어서 좋았지만 무언가 허전했다. 메인을 안 보고 사이드만 봐서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다. 어쩔수 없이 이것도 여행의 일부니깐, 그 핑계대고 알리칸테에 또 오는 거지!

- 다시 무르시아로 넘어갈까 하다가 시간이 좀 남아서 산타바바라성 앞쪽에 있는 세라그로사(serra grossa) 에 오르기로 했다. 말이 산이지 세라그로사는 해발이 170미터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해안가 앞에 있다보니 예전에 관측장비 등, 군사시설이 있었다고 한다.

- 세라그로사에 오르니 산타바바라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더 멋진 광경을 볼 수 있었다. 꿩대신 닭이라고 하는데... 그 닭이 꿩을 능가할 정도로 풍광 자체가 너무나 아름다웠다. 이곳에 안 올랐으면 어쩔뻔 했나! 풍광사진도 많이 찍고, 내 셀카 사진도 찍었다. 이런 풍광에서는 인증샷을 남겨야 한다.

- 2023년의 마지막날이다. 이런날에는 카르타고 문화와 로마의 문화가 남아있는 카르타헤나(Cartagena)에 가야 한다. 그래서 카르타헤나행 버스 티켓을 끊으려 했는데... 매진이란다. 알라칸테에서 1박을 더 할 수 없으니 일단 다시 무르시아로 가기로 했다.

-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무르시아에 와서 보니 모든 버스편이 매진이란다. 2023년의 마지막날에 다들 어디로 가시는지...! 어쩔 수 없이 무르시아에 있는 hoomy 호스텔에 예약을 했다. 그런데 지도를 아무리 찾아봐도 hoomy는 보이지 않았다. 같은 골목을 뺑글뺑글 돌아도 간판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 어쩔 수 없이 주인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주인장이 잘 응대를 해줬는데... 구글 지도하고 실제 건물하고 차이가 있었다. 엉뚱한 건물 앞에서 전화를 하고, 대문을 열어달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까 간판 좀 크게 하고, 구글 지도도 업데이트 좀 하고 그러지...

- hoomy 이곳은 건물은 오래됐지만 출입문 시스템은 최신식이었다. 주인장이 멀리 출타중인데도 앱을 통해 문을 열 수 있는 구조였다. nuki라는 앱을 이용했는데 그 자리에서 나도 가입해서 대문과 방문의 온라인 열쇠를 전달받았다. 받기는 했는데 좀 어려웠다.

 

 

 

* 무르시아: 산토도밍고성당(Church of Santo Domingo)

 

 

 

- 배가 고프기도 하고 정신도 없고 해서 밖에 나와 식당을 찾았다. 마침 five-guy라는 햄버거집이 늦게까지 열어서 그곳에 들어갔다. hoomy 호스텔에서 한바탕 곤욕을 치를 때가 밤 10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고, 햄버거집에 들어간 시각도 밤 11시가 넘은 늦은 시각이었다. 약 16유로가 나왔다. 좀 비싼 햄버거를 먹은 셈이다.

- 햄버거집에서 나왔더니 밤 12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다. 그냥 숙소로 들어가기보다 무르시아 시민들과 함께 2024년 1월 1일, 새해를 같이 맞이하고 싶었다. 남의 나라에서, 남의 동네에서새해를 맞는 것도 좋지 않은가?

- 기분좋게 새해를 맞이하고, 호스텔에 돌아왔다. 대문은 잘 열렸다. 그저 기술의 발전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런데 방문이 안 열리는 것이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스마트폰 배터리는 얼마없고. 결론적으로 방문을 앞에 두고 약 10분 정도 고립됐었다. 그때가 12시 20분경이었다. 내 2024년은 고립과 함께 시작되는 것일까?

- 그 순간 전화가 생각났다. 늦은 시각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주인장에게 전화를 해서 방문을 열어달라고 했다. 덜컹! 바로 열렸다. 기술의 발전이...!

 

 

 

* 무르시아대성당(Catedral de Murcia)

 

 

 

 

* 알리칸테: 산타바바라성에서 바라본 세라그로사. 작은 석회석 산이다.

 

 

 

* 세라그로사에서 바라본 내륙쪽 모습

 

 

 

*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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