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19년 12월 17일 ~ 2020년 2월 11일

- 산티아고순례길 자전거여행, 유럽 배낭여행

- 2,200유로(환율 1,330원)+ 50유로(전년도 여행 후 남은 유로화) 가지고 출발


* 바욘: 바욘 시가지. 대관람차가 보인다.

* 2019년 12월 17일 화요일 :1일차 / 오전에 비

1. 인천발 헬싱키행 핀에어(finnair)탑승. 자전거 부품을 배낭에 넣고 가려니 패킹이 잘 안 됨. 여러번에 걸쳐 짐을 다시 쌌음. 항공사 직원이 무척 한심하게 쳐다봤음.

2. 애초 이번 여행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이동할 예정이었음.

3. 핀에어 A-350을 타고 갔는데 역시 최신 기종이라 그런지 상당히 좋았음. 자리도 남아돌아서 널널하게 갔음.

4. 헬싱키 현지 시각 오후 2시경에 도착함. 5년 만에 다시 핀란드 헬싱키 반타 공항에 도착했던 것임. 핀란드는 북유럽이라 그런지 오후 3시경인데도 어둑어둑했음. 정말 빨리 어두워졌음.

5. 5년 전과 달리 입국 심사를 간단하게 받았음. 왜 왔냐? 일정이 어떻게 되느냐? 등을 물었음.

6. 오후 4시경 헬싱키발 파리행 비행기 탑승. 이때는 A-321을 탔는데 역시 기종이 오래되서 그런지 시설이 별로였음. 한편 헬싱키-파리 구간은 약 3시간 정도였는데 9시간이 걸린 인천-헬싱키 구간보다 더 길게 느껴졌음. 참 신기했음.

헬싱키-파리 구간은 거의 만석이라 기내에 짐을 싣는 것도 애를 먹었음. 그런데 내 바로 옆자리가 비었음. 덕분에 좀 편하게 왔음.

7. 비행 시간은 3시간이었지만 시차가 있어 파리에 도착하니 현지 시각으로는 오후 6시경이었음.

8. 밤 10시 10분 경에 프랑스 바욘으로 떠나는 블라블라버스(blablabus) 탑승. 파리에서 바욘까지 약 12시간 정도 걸림. 작년에 이어 또 탑승함. 작년에는 18유로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번에는 25유로였음. 한국에서 사전 결제했음.


* 핀에어(finnair): A-350. 신 기종이라 그런지 편했다.


* 바욘성

* 2019년 12월 18일 수요일 :2일차

1. 오전 10시 30분경 바욘(bayonne) 도착함. 작년에는 비가 내렸는데 올해는 맑아서 좋음.

2. 자전거 부품을 넣어서 그런지 정말 배낭이 엄청 무거웠음.

3, 점심으로 샌드위치를 먹음. 5유로 자리인데 꽤 맛나게 먹었음.

4. 문제는 여기서부터였음. 그 무거운 배낭을 들고 자전거를 사기 위해 데카트론을 향해걸었음. 약 4km을 이동하는데 정말 너무 무거웠음. 뭐하느라 그렇게 짐을 많이 담았는지... 정말 무거웠음. 자전거를 한국에서 가져간 것이 아니라 현지에서 구매한 후 이동할 생각이었음.

5. 우여곡절 끝에 데카트론에 갔는데 홈페이지상에서 봐 둔 자전거가 한국에서 가져간 자전거 부품과 맞지 않는게 아닌가! 한국에서 짐받이용 뒷안장을 가지고 갔는데 그게 안 맞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180유로 자전거를 구매했음. 처음 점찍은 자전거는 129유로였는데... 결국 50유로나 더 주고 자전거를 구매했던 것임. 하지만 180유로를 주고 산 자전거도 가져간 부품과 맞지 않았음.

6. 괜히 자전거에 대해서 아는척했다가 본전도 못 찾는 꼴이 됐음. 아예 현지에서 다 구매하는 형식을 취했으면 혼선이 덜했을텐데... 짐도 줄고 말야! 하여간 잘난척하다가 된통 당한 셈이었다.

7. 결국 한국에서 사간 부품들을 버리고 현지에서 부품을 구매하기로 했음. 돈은 돈대로 힘은 힘대로 낭비하고 이게 뭐람! 그 와중에 자전거 안장을 잘못 건드려 안장도 손을 봐야할 것 같음.

8. 순례길 자전거여행이 처음부터 제대로 어그러졌음. 무거운 배낭 메고 이동하느라 왼쪽 어깨가 결리기까지 함.

9. 바욘에서 순례길 시작점인 생장피에르드포드(Saint-jean-pied-de-port)까지 가는 버스에 탑승. 오후 6시 30분경. 작년에는 기차를 탔는데 이번에는 버스를 탐.

10. 크레덴셜을 받고 생장피에르드포드 알베르게 도착함. 오후 8시 30분경.

11. 자전거 때문에 내일 생장피에르드포드에 있는 자전거 샵에 가기로 했음. 정말 자전거 여행이 만만치 않음.

12. 무슨 좋은 일이 있으려나 처음부터 이렇게 일이 꼬이나...ㅋ 아주 좋은 일이 가득하려고 이렇게 초반에 엇박자가 났나보다. 아니면 2020년에 대박이 나던가!


* 자전거: 데카트론에서 180유로를 주고 구매함. 일부 부품은 한국에서 가져가고 본체는 현지에서 구매한 후 여행을 행하려 했음. 그러나...ㅋ


* 바욘성: 바욘성의 여장 부분. 한양도성의 여장 부분과는 차이가 많이 남. 한양도성은 근총안, 원총안으로 단거리 장거리를 구별해서 여장부를 만듦. 하지만 바욘성의 여장은 개인화기, 공용화기 개념으로 여장부를 만든 것으로 판단됨. 즉 한양도성이 거리에 방점을 찍었다면, 바욘성은 무기의 중무장 정도에 촛점을 맞춘 것으로 여겨짐.



















현재 시각 새벽 2시 30분 경. 

이제 몇 시간 후면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자전거로 탐방한다. 이후로는 버스 여행도 하고.

작년에도, 2014년에도 다녀왔던 순례길을 또 가는 것이다. 그냥 얌전하게 순례길을
걸을 것이지... 그때 왜 자전거 타는 순례객들에게 시선을 빼앗겨서...ㅋ

2010년도 전후로 해서 자전거여행을 참 많이다녔었다. 국토종단 4회, 국토횡단 2회.
여름만 되면 고물자전거 끌고 그렇게 다녔었다. 장마철에 여행을 시작했으니 비도 엄청맞았다.

자전거만 고물인가? 텐트도 고물이었다. 텐트에 계곡이 생길 정도로 내 장비들은 참으로 열악했다. 5만원 짜리 고물 자전거에 2만원 짜리 텐트, 1만원 짜리 침낭... 돈을 아끼려 밥은 당연히 해 먹었고. 그러다보니 짐은 엄청나게 불었다. 자전거 자체가 무게가 꽤 나가는 철TB에다 이것저것 짐을 때려 넣었더니 약 무게가 약 40킬로 정도가 됐다. 물론 자전거 무게 포함이다. 또 약간의 뻥이 들어가서...ㅋ

그때도 비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비싼 자전거를 타며 전국일주에 나선 라이딩족들도 많이 만났다. 

"꼭 비싸고 좋은 자전거로만 여행을 다니나요? 이런 중고 자전거도 쌩쌩 잘 달립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좀 쪽팔렸다. 여행 중에 만난 대학생들보다도 더 장비가 열악했다. 자격지심이라는 말은 이때 쓰는 거겠지.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칭하기에는 당시 내 상황이 좀 애매했다.  그때 내 나이는 이미 서른 중반이 넘은 상태였으니까. 변변한 직업없이, 마땅한 돈벌이도 없이... 그렇게 내 삼십대 중반은 바닥이었다. 뭐 그 이전이라고 잘 나간건 아니었고...ㅋ

그런 바닥 같은 삶에 한줄기 빛 같은 게 있었으니 바로 자전거 타기였다. 텐트를 칠 수만 있다면 공동묘지에서도 잘 잤으니 매년 여름만 되면 페달을 열심히 굴렸던 것이다. 장비빨이 떨어져 좀 쪽팔기는 했지만 페달을 굴릴 때만큼은 그냥 모든게 잊혀졌다. 요즘 숲길 트레킹을 하다보면 가끔 무아지경 비스무리하게 빠지는게 있다. 그런 무아지경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좀 느꼈었던 것 같다.  

엄청난 무게를 싣고 갔으니 언덕길은 당연히 자전거를 끌고 갔다. 사진에 나온 곳은 한계령인데 2012년 백두대간 자전거여행 때 끌고 올라갔었다. 여름이라 제설장비를 모아 둔 곳이 놀고 있었고, 그곳에다 텐트를 쳤었다. 하루밤을 아주 잘 자고 그 다음날 한계령을 찾은 관광객이 찍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강원도 인제군 읍내에서 열심히 자전거를 끌고 약 4시간 만에 도착했던 걸로 기억한다. 한계령 초입에서 정상부까지. 고갯길에서 자전거를 끌고 갈 때는 몸이 뒤로 밀리기도 한다. 급경한 경사도에 질려서 도로변에 그냥 자전거랑 같이 털썩 넘어진 적도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정상부에 오르면!!! 엄청난 쾌감이든다. 등산할 때 정상을 찍는 맛과는 다르다. 정말 그 쾌감은 짜릿할 정도다. 그런 맛이 내 삼십대 중반을 버티게 해주었던 것 같다. 몸을 혹사시켜서 얻는 그런 맛? 혹시 변태?ㅋ

산티아고 순례길은 지형이 완경사라서 자전거를 끌고 갈 일은 거의 없을 거 같다. 몇 군데가 있기는 한데... 한계령도 가고 지리산 관통도로(노고단)도 가 본 적이 있기에 그렇게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차라리 비 오는 거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 

지금도 살림살이가 넉넉하지가 않다. 통장은 '텅'장이 되려고 준비중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10년 전 보다는 확실히 더 낫다. '강사'님이라는 호칭도 듣고 있고, 나만 잘하면 꾸준히 강의도 할 수 있으니까. 많이는 못 벌어도 나 혼자 묵을 거는 마련할 수 있다. 

자전거여행이든 트레킹이든, 아니면 배낭여행이든. 안전하게 행해야 한다. 이번 여행도 안전하게 잘 하고 와야겠다. 

좋은 기운 팍팍 받고, 2020년에는 더욱더 활기차게 생활해야겠다! 아자아자 파이팅!
 






속옷*3

양말*5

수건*2

자켓*2

침낭

잠옷세트

구급약통

태블릿pc

세면도구

헤드랜턴

필기도구

충전기

여권

버스 출력증

건전지

슬리퍼

판초우의

보조배낭

보조배터리

카메라 충전기

...

짐작을 하실 것이다. 이 목록들은 장거리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그런데 여기에 몇 가지 물품들이 포함된다.

공기펌프

앞, 뒤 흙받이

따릉이

후면반사등

뒷안장용 로프

렌치 15mm

바구니

그렇다. 이것들은 자전거여행용 물품들이다. 스페인_포르투갈 자전거여행을 가기 위한

물품 목록이다. 작년 이맘때는 산티아고 순례길 준비로 분주했다면 지금은 산티아고 순례길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저 물품들을 언제 다 정리하고, 언제 다 패킹을 할 것인가! 여행은 준비할 때가 더 설렌다는데...

난 준비할 생각에 머리가 다 지끈거린다. 더군다나 자전거여행이면 준비할 것들이 훨씬 더

늘어난다.

또 그 무거운 짐을 들고 공항에 갈 생각을 하니... 항공권 철회하고 싶다...ㅋ

이번 자전거여행은 산티아고순례길을 자전거로 완주한 후 포르투갈로 넘아가는 여정으로 삼았다.

프랑스 - 스페인 - 포르투갈

뭐 이렇게 3개국의 국경을 자전거로 넘을 거 같다. 여행 일정은 50일이 넘게 잡았는데... 자전거 여행을

끝낸 후에는 버스여행으로 바꿀 예정이다. 마지막 여행지는 이탈리아 로마다.

아무리 짠내 투어를 한다고 하더라도 꽤 많은 여행 경비가 필요한 건 당연지사다. 음식을 직접 해먹고

싸구려 숙소에서 잠을 청한다고 해도 그건 어쩔 수 없다. 솔직히 뻔한 호주머니 사정상 이런 짠내 투어도 내게는 사치다.

56일 짜리 여행을 항공권 포함해서 400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갔다온다고 하면 사람들은 놀랄 것이다. 대학생들이 자유여행을 떠날 때 일일 경비를 10만원 정도로 책정하는 것을 생각해보라. 대학생 자유여행 계산법으로 따져도 560만원이 필요하고, 거기에 항공권까지 더해지면... 하여간 난 자유여행 혹은 배낭여행을 하는 대학생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비행기표를 끊었으니 이제 죽이되든 밥이되든 떠나야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 여행은 많이 망설여졌다. 유럽만 4번째고, 특히 작년 말부터 올초까지 산티아고순례길도 걸었고 스페인 포르투갈도 버스 여행을 했는데 말이다. 도보여행이 아닌 자전거여행이라서 그런가? 그건 아닌 거 같다. 내가 자전거여행을 안 해 본 것도 아니니까... 결정 장애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여행에는 결정 장애를 겪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 예약했다, 취소했다...ㅋ

하여간 잘 준비해서 잘 다녀와야 할 거 같다. 여행 기간이 긴만큼 준비물이 많다!

그나저나 자전거 여행이라면서 준비 물품에 자전거가 빠지지 않았냐구요?

자전거는 현지에 가서 사려고요!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가느니 현지에서 구매하는게 더 낫더라고요. 대신 일부 부품은 국내에서 사서 가져가려고요.

뭐 중고자전거로 열심히 국토종단, 국토횡단도 해봤으니까 그냥 굴러가는 것만 타고 가도 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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