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9일 화요일.

2월달부터 화요일마다 도심권 50플러스센터에서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강의를 합니다. 이날은 8강 탕춘대성역사트레킹이 있었던 날이죠. 

이날은 산책로 곳곳에 노란물결이 가득했답니다.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폈기 때문이지요.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여 건설된 익성입니다. 그래서 트레킹팀은 북한산 자락을 끼고 계속 걸었답니다. 그런데 그 길 곳곳에 개나리가 아주 풍성하게, 아주 흐드러지게 펴있다는 거 아닙니까!

올해 개화된 개나리는 색깔이 곱더라고요. 인왕산에서 본 개나리도 빛깔이 참 고왔답니다. 어쨌든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에 가서 노란 물결을 제대로 보고 왔네요. 트레킹팀도 꽃구경 제대로 했다고 함박 미소가 가득했답니다. ^^;

그렇게 해서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은 종료가 됐고, 도심권 50플러스센터에서 행했던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강의도 종료가 됐습니다. 딱 걷기 좋을 시기에 강의가 종강이 되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그냥 헤어지는건 아닐겁니다. 도심권 50에서 역사트레킹 커뮤니티도 만들기로 했거든요. 이제 못다한 이야기들, 못다한 발걸음은 커뮤니티를 통해서 행하면 될 거 같습니다. 

커뮤니티에서 다시 만나요~!




















지난 4월 4일 목요일


3월 14일부터 영등포 50플러스센터에서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강의를 진행합니다. 어라,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은 어디다 팔아 먹고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이 된 거죠? ^^; 그렇게 됐습니다...ㅋ
이번 이야기는 4강 인왕산성곽길 역사트레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벌써 종강이네요. 역시 4강짜리 특강은 시작과 동시에 끝나는 느낌입니다. 그런 아쉬운 마음 때문일까요?
인왕산 일대를 탐방하는 트레킹팀 앞에 개나리가 만개를 했습니다. 

사실 제가 인왕산을 얼마나 많이 탐방했겠습니까! 정말 수도 없이 탐방을 했었지요. 그런데 인왕산이 개나리 천지라는 걸 그날에서야 깨달았답니다. 정말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개나리는 처음이었어요. 

지형의 영향도 있는 듯싶습니다. 우리는 서촌에서, 그러니까 수성동 계곡 방면의 인왕산에 익숙하잖아요. 그런데 인왕산성곽길 트레킹은 서촌 쪽이 아니라 반대편인 홍제동 방면으로 탐방을 한답니다. 그런데 홍제동 방면 인왕산에는 개나리가 집중적으로 심겨져 있더군요. 하여간 눈이 호강한 하루였답니다.

트레킹팀은 고려시대 마애불이 있는 환희사를 탐방한 후 탕춘대성이 지나가는 인왕산 기차바위에 올라섰습니다.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서울 제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왜냐? 북한산의 남쪽 면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봄꽃 때문에 눈이 호강하고, 기차바위에 올라 눈이 호강하고... 하여간 이날은 눈이 많이 호강한 날이네요...ㅋ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이말산에서 시작됩니다. 재스민을 한자로 풀면 '이말'이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이말산은 재스민이 만발한 산이라는 뜻이죠. 이말산에 재스민이 많이 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산에는 무언가가 확실히 많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요? 바로 무덤입니다. 

특히 이말산에는 내시들의 무덤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산의 지산인 이말산은 한양도성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저십리 밖이라 무덤을 쓸 수 있었던 곳입니다. 북한산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말산은 해발이 높지 않은 산이라 무덤을 쓰기에 적당했을 겁니다. 도성에서도 가깝고 하니... 

푸근한 동네 뒷산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현재 이 산의 무덤들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러진 문인석, 뒹굴고 있는 묘비, 잘려나간 망주석 등등... 자신들의 '씨앗'을 남길 수 없었던, 그래서 후손들을 둘 수 없었던 그들이기에 그런 황량함이 더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예전 내시들 중에는 양자를 들여 자신의 제사를 받들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양자도 고자였기에 한계가 분명하게 있었던 것이죠. 

이말산을 탐방한 후 트레킹팀은 삼천사로 향합니다. 천년고찰인 삼천사는 아주 시원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계곡 안쪽에 자리잡은 삼천사 뒤쪽으로 북한산의 고봉들이 트레킹팀을 반겨줄 것입니다. 장군봉, 나한봉, 나월봉, 보현봉 등등... 이웃한 진관사와는 또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입니다. 

*** 삼천사 역사트레킹 공지 올립니다. 추석연휴가 10일 정도라 올 가을은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시간이 그만큼 적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9월 달에 한 번 더 트레킹을 해보려고 합니다. 올 여름에 진행하려고 굳게 마음을 먹었던, 하지만 실행하지 못했던 삼천사 역사트레킹을 9월 달에는 꼭 실시했으면 좋겠습니다! ^^; 






















*** 한 여름에 떠나는 계곡트레킹! 삼천사 역사트레킹!


http://cafe.naver.com/trekkingmaster/75  <-- 삼천사 역사트레킹 신청하러 가기!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이말산에서 시작됩니다. 재스민을 한자로 풀면 '이말'이라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이말산은 재스민이 만발한 산이라는 뜻이죠. 이말산에 재스민이 많이 피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산에는 무언가가 확실히 많습니다. 그것이 무엇이냐고요? 바로 무덤입니다. 

특히 이말산에는 내시들의 무덤들이 군집을 이루고 있습니다. 북한산의 지산인 이말산은 한양도성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성저십리 밖이라 무덤을 쓸 수 있었던 곳입니다. 북한산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는 이말산은 해발이 높지 않은 산이라 무덤을 쓰기에 적당했을 겁니다. 도성에서도 가깝고 하니... 

푸근한 동네 뒷산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현재 이 산의 무덤들은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쓰러진 문인석, 뒹굴고 있는 묘비, 잘려나간 망주석 등등... 자신들의 '씨앗'을 남길 수 없었던, 그래서 후손들을 둘 수 없었던 그들이기에 그런 황량함이 더 애절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예전 내시들 중에는 양자를 들여 자신의 제사를 받들게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양자도 고자였기에 한계가 분명하게 있었던 것이죠. 

이말산을 탐방한 후 트레킹팀은 삼천사로 향합니다. 천년고찰인 삼천사는 아주 시원한 풍광을 자랑합니다. 계곡 안쪽에 자리잡은 삼천사 뒤쪽으로 북한산의 고봉들이 트레킹팀을 반겨줄 것입니다. 장군봉, 나한봉, 나월봉, 보현봉 등등... 이웃한 진관사와는 또다른 느낌을 전해줄 것입니다. 













그렇게 경내 곳곳을 둘러보다보면 큰 바위에 눈길이 가게 될 것입니다. 그 바위 앞에서 합장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 바위가 바로 삼천사 마래여래입상이기 때문입니다. 고려 초기의 작품인 삼천사 마래여래입상은 세밀하고, 생동감 있는 모습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그렇게 삼천사 마래여래입상은 천년 이상의 세월동안 그 곳에 서 있으면서 많은 이들의 기원을 들어주셨던 것입니다. 

세종대왕의 9남인 화의군 이영 묘소 탐방을 끝으로 삼천사 역사트레킹도 종료가 됩니다. 삼천사 역사트레킹은 시원한 계곡을 탐방하니 더운 여름에 적합한 트레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 유적도 탐방하고, 계곡도 탐방하니 얼마나 좋습니까! 그러니까 삼천사 역사트레킹에 꼭 오셔야합니다! ^^; 























안녕하세요?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시원한 수박 한 덩이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

더워도 트레킹은 계속됩니다. 덥다고 트레킹을 안 할 수가 있나요. 산이 있고, 숲이 있는데... 더군다나 여름은 치노치드가 다른 계절보다도 훨씬 더 많이 생산되는 시기이니까요. 그래서 여름숲이 좋은 거지요.

태양이 작렬하는 계절인 만큼 숲을 방패 삼아 움직인다면 여름 트레킹도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떠납니다. 어디로?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을 하러요. 탕춘대성과 보도각 백불, 그리고 울창한 숲길까지... 역사와 숲길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다 환영합니다!!!












● 탕춘대성 역사트레킹

 
조선 숙종 시기에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연결하는 길이 4km의 성이 만들어집니다이 성을 두고 탕춘대성(湯春大城)이라고 불렀습니다성 이름이 중국집 이름 같나요인근에 탕춘대라는 돈대가 있다 해서 탕춘대성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입니다중국집 이름이 아니라...
 
성이 들어섰으니 성문도 있어야 했습니다그래서 생긴 것이 홍지문입니다인왕산 줄기를 타고 내려온 탕춘대성의 성벽은 홍제천에서 홍지문과 오간대수문(五間大水門)으로 그 형태를 달리합니다홍제천을 건넌(?) 이후에는 가파른 비탈을 타고 북한산 방면으로 향합니다.

홍지문에 서면 지형을 따라 오르는 성곽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답니다홍지문 탐방을 마친 트레킹팀은 옥천암에 있는 백색의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백색의 부처님은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백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합장을 하게 만듭니다슬쩍 시주함에 시줏돈을 넣게까지 합니다

처음 보는 백불 앞에서 여러분은 어떤 기도를 하실 생각입니까사업성공로또대박저는 역사트레킹에 참가하시는 모든 분들의 안전과 재미유익함을 위해 기도를 할 생각입니다그것만큼 중요한 것이 없으니까요.  





 






















지난 6월 1일. 

참 더운 날이었습니다. 완전히 초여름 같은 날씨였지요. 직사광선이 작렬했고,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인까요? 이구동성으로 숲과 계곡이 반갑다고 하시더군요. 제목과 사진에서도 보이듯 이 날은 삼각산 역사트레킹을 행한 날입니다. 저렇게 숲과 계곡이 그립다고 하신 분들은 이날 트레킹에 참가하신 분들이었습니다. 이날 트레킹은 <렛츠런문화공감센터>에서 진행을 했습니다. 제가 <렛츠런문화공감센터>에도 출강을 하시는 거 아시죠?

삼각산 역사트레킹은 구천폭포에서부터 시작합니다. 폭포에서 시원하게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으면 했는데 그렇지 않아 참 안타깝더군요. 

여기서 잠깐! 삼각산 역사트레킹? 삼각산? 좀 의아해 하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이날 참가자 분들 중에서도 저한테 삼각산이 어디냐고, 왜 그렇게 이름을 지었냐고 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삼각산은 북한산입니다. 예전에는 북한산이라는 명칭보다 삼각산이라는 이름이 훨씬 더 광범위하게 사용됐답니다. 백운대, 인수봉, 만경대... 이 산을 대표하는 봉우리 세 개가 불쑥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고 해서 삼각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던 것이죠. 특히나 개성 쪽, 그러니까 북쪽에서 바라보면 그 세 개의 봉우리가 더더욱 두드러져 보인다고 합니다.

사실 '삼각산'이라는 명칭은 우리 귀에 익숙하지 않은 명칭입니다. 그나마 북악산의 옛 명칭인 '백악산"보다는 그 이름을 잘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어쨌든 참가자분들은 좀 혼란스러워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한테 이렇게 항의(?)를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냥 북한산 트레킹이라고 하지, 왜 삼각산이라고 해 가지고..."

그런 질책을 예상했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 코스 말고도 저는 북한산과 관련된 코스가 몇 개 더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진관사에서 시작하여 북한산계곡을 탐방하는 코스가 있는데 그 코스 이름이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입니다. 만약 제가 '삼각산 역사트레킹'이라고 하지 않고 '북한산 역사트레킹'이라고 칭했으면 참가자들은 더욱더 혼란스러웠을 것입니다. 

북한산에 다수의 코스를 가지고 있는 건, 북한산을 우려(?) 먹는 건 그만큼 북한산이 좋기 때문입니다. 사진에 보이는 구천폭포를 보십시오. 사진에서는 물이 흐르지 않아 그 위용이 드러나지 않지만 폭포수가 흐를 때의 구천폭포는 장관을 이룬답니다. 저 구천폭포의 모습에 반해 인조의 셋째 아들이었던 인평대군은 저 곳에서 은거를 했답니다.

서울근교에서 저런 멋진 폭포를 볼 수 있는 곳이 흔하던가요? 북한산이 있기에 저런 멋진 풍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이죠. 

또한 아래 사진에 보이는 419묘지는 어떻습니까? 419묘지 자체가 우리 현대사를 대변해주지 않습니까? 이렇게 멋진 풍광과 풍부한 스토리텔링을 가지고 있는 학습장을 제가 우려 먹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저는 앞으로도 계속 북한산을 우려먹을 생각입니다... ㅋㅋㅋ






































겨울에 떠나는 답사여행은 봄, 여름, 가을과는 다른 멋이 있습니다. 문화재들의 민낯을 볼 수 있기에 그런 것이죠. 울창한 수풀로 자기의 몸을 가렸던 문화재들이 온전하게 자신의 속살을 드러내는 계절이 바로 겨울이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눈까지 내려준다면 답사객들의 카메라는 더욱더 분주해질 겁니다. 설국으로 변한 세상이 문화재를 더욱더 돋보이게 해 줄 테니까요. 첫번째부터 세번째 사진까지는 북한산의 풍경을 담은 것입니다. 중성문, 산영루, 대남문입니다. 마지막 사진은 경복궁의 경회루입니다. 

이렇듯 겨울에 만난 우리 문화재는 여타 계절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눈물 날만큼 아름다운 북한산의 설경




이번 설 연휴에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북한산에도 눈이 엄청 많이 내렸더군요.

눈 덮힌 봉우리들을 보고 있자니 그 아름다운 모습에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설국으로 변한 북한산 일대를 카메라에 담아 보았습니다. 둘레길을 눈썰매로 질주하는 눈썰매 가족, 눈으로 치장(?)한 천하대장군, 북극곰처럼 생긴 눈길 위의 백구까지... 그렇게 눈 쌓인 북한산은 제게 설국이자 천국처럼 보였답니다.








                                                                                                                                                                                            




  * 대서문: 북한산성 대서문





펀딩해서 돈 좀 만지셨수?

풍광이 수려한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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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펀딩과 함께 했다. 이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 올 한 해 스토리펀딩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323일부터 108일 동안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을 진행했었고, 91일부터는 본 프로젝트인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을 무려 111일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이 종료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까지도 난 가끔 이런 생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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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펀딩을 한 게 잘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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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트레킹이라는 주제는 스토리펀딩에 적합하지 않은 테마일 수 있다. 아무리 앞쪽에 역사혹은 서울이라는 접두어가 붙었다고 하더라도 트레킹이 주는 그 자체의 무게감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공익적으로 중차대한 문제를 다루는 것도 아니고, 독자의 눈가에 감동의 폭포수를 흐르게 할 수 있는 주제도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종종 이런 반응도 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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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다 펀딩질 하며 돈 구걸하네. 너희 놀고먹는 일에 돈까지 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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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오해들이야 애초부터 감수를 했지만 그래도 막상 그런 반응들을 접하면 씁쓸해지는 건 어쩔 없는 노릇이다. 그런 오해를 극복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저 묵묵히 글을 발행하는 것밖에. 그래서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에서는 17편의 글을 발행했었다.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게으름 때문인지 6편 밖에 작성하지 못했다.

이번 글은 7편째다. 지난 1113일에 행한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에 대한 이야기다.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은 천년 고찰인 진관사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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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킹팀: 숲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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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스토리가 숨어 있는 진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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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둘러싸고 있는 4대 명찰이 있다. 동쪽에 불암사, 남쪽에 삼막사, 북쪽에 승가사. 그럼 서쪽은? 진관사다.

천년 고찰인 진관사(津寬寺)는 고려 현종 때인 1010년에 만들어졌다. 고려 제8대 왕인 현종이 직접 창건한 이 절은 진관대사를 위해 세워졌다고 한다.

태조 왕건의 손자였던 현종, 즉 왕순은 어릴 적에는 대량원군(大良院君)으로 불리기도 하였다. 왕건의 손녀였던 천추태후로부터 어릴 적부터 박해를 받은 왕순은 한때 강제로 승려가 되기도 하였다. 천추태후가 그의 이모가 되기도 했는데 이것은 당시 얽히고설킨 왕실혼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같은 왕건의 혈통이자 이모뻘의 천추태후로부터 살해위협까지 받게 된 건 그가 왕위계승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천추태후는 애인인 김치양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이를 왕으로 등극시킬 셈이었다.


그런 천추태후의 마수가 진관사에까지 뻗치게 됐다. 원래 진관사 자리에는 신혈사라는 사찰이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진관이라는 승려가 홀로 수도를 하고 있었다. 승려가 홀로 거처하는 곳이라 천추태후 입장에서는 무언가 거사를 치르기에 적당한 곳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랬다. 천추태후는 신혈사에 자객을 보내 왕순을 죽일 셈이었다.

천추태후의 의도대로 왕순이 자객에 손에 비명횡사를 했다면, 현종도 탄생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의 진관사도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진관사: 대웅전









천추태후의 의도를 눈치 챈 진관은 본존불을 안치한 수미단 밑에 굴을 파서 왕손을 숨기는 기지를 발휘한다. 수미단은 불상을 올려놓는 단을 말한다. 수미산은 불교에서 말하는 상상의 산을 말하는 것이고.


그렇게 진관에 의해 목숨을 건진 왕순은 3년 뒤, 개경으로 돌아가 왕위에 오르니 그가 바로 고려 8대 왕 현종이다. 현종은 1010, 신혈사 자리에 대가람을 세우고 진관 대사의 이름을 본 따서 사찰 이름을 지으니 그 사찰이 바로 지금의 진관사다.

 

조선시대 진관사는 사가독서제로 애용된 곳이다. 사가독서제란 젊은 관료들에게 휴가를 주어 학문에 정진하게 만든 제도로 세종시대에 처음 도입되었다. 풍광이 수려하고 계곡이 시원한 진관사라면 학문을 닦기에 제격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사가독서제로 진관사를 다년간 이들은 성삼문, 박팽년, 신숙주 등이었다.

진관사는 한국전쟁동안 많은 전각들이 소실된다. 그래서 지금의 진관사는 천년고찰의 웅장함이 묻어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관사는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모으고 있는 사찰이다. 진관사 숲길과 계곡을 걷다보면 몸도 마음도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런 느낌들이 좋아서 발걸음들이 진관사로 향하는 것이 아닐까? 트레킹팀도 그런 좋은 기운을 받으며 다음 코스인 대서문으로 방향을 잡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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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관사: 아름다운 북한산과 어우러진 진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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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수려한 북한산계곡에서

 

대서문은 북한산성에 있는 14개의 성문 중 서쪽에 있는 성문을 말한다. 높은 고도에 위치해 있는 대동문, 대남문 등과 달리 대서문은 해발고도가 낮아 접근성이 매우 좋다. 북한산둘레길 코스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거리가 가까워, 둘레길과 묶어서 탐방할 수도 있다. 트레킹팀이 그렇게 탐방을 했다.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북한산성은 1711(숙종37)에 축조된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북한산에는 산성이 존재했었다. 백제시대에는 위례성의 북쪽 방어성으로 산성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이후 본격적인 삼국 항쟁시기에는 북한산을 두고 각국 간에 치열한 쟁탈전이 벌어졌었다.

그 항쟁의 증거 중에 하나인 진흥왕 순수비가 북한산 비봉에 세워져있다. 정확히는 지금 비봉에 세워진 순수비는 진품이 아니고, 순수비가 세워져 있다는 것을 알리는 알림석이다. 진품은 훼손을 막기 위해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 참고로 비봉은 앞서 언급한 진관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거리는 가깝지만 경사도는 상당히 가파르다. 답사에 참고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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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계곡




 

우리 북한산계곡에 와 있습니다. 정말 시원스럽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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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봉이 시원하게 바라다 보이는 계곡에서 나는 이렇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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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성벽 구간, 무너진 성벽 구간이 보이시죠? 원래 이 곳에는 수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수문을 통해서 계곡 이쪽에서 저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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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성에는 대서문 같은 7개의 대문과 6개의 암문, 그리고 한 개의 수문이 있었다. 이를 두고 북한산성 14성문이라고 말한다. 대문과 암문은 복원이 되고 해서 실재하고 있지만 수문은 소실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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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북한산성은 포곡식 산성입니다. 포곡식이라는 건 계곡을 끼고 있는 산성이라는 뜻이죠. 성이 만들어지면 음용수 때문에 골치를 썩잖아요. 그런면에서 계곡을 끼고 있는 북한산성은 물 공급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었죠.”

진짜 그랬겠네요.”

하지만... 보시다시피 계곡이 있다 보니 풍수해에 취약해요. 그래서 저 앞에 수문이 떠내려가 버렸잖아요.”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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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산성 수문터: 북한산성 수문은 북한산계곡에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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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서울트레킹 펀딩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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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광이 수려한 북한산계곡 탐방을 끝으로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도 무사히 종료가 됐다. 더불어 후원자들과 5번에 걸쳐 함께한 리워드 트레킹도 무사히 종료가 됐다.


이제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도 마칠 때가 됐다. 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2016년 한 해는 펀딩과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나는 다른 프로젝트들과 달리 리워드를 트레킹 초대형식으로 제공했다. 에코백이나 머그컵 같은 것을 드리는 것도 좋지만 내가 잘하는 것을 리워드로 제시하자는 의미에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래서 실제로 5번에 걸쳐 직접 후원자들과 만나 트레킹을 행했었다. 내 리딩 방식이 마음에 드셨는지 그중에는 중복 참여를 하신 분들도 여럿 계셨다. 어떤 분은 5번 다 참가를 해주시기까지 했다. 내년에도 스토리펀딩에 트레킹 프로젝트를 개설해달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시는 분도 계셨다.

글을 끝내기 전에... 누군가 이렇게 물으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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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으로 올 한 해를 때웠다고 하는데... 그래서 돈 좀 만지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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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렇게 대답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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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벌려고 펀딩합니까? 그냥 사람들이 좋아서 펀딩한 거지. 어차피 실비 빼면 마이너스에요. 그래도 하는 건 트레킹이 좋고, 사람들이 좋아서 하는 거에요. 그런 게 세상사는 맛 아니겠어요? 당신도 기회 되시면 서울트레킹에 참여해보세요. 제가 김밥이랑 물 챙겨 드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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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킹팀: 앞에 보이는 봉우리는 원효봉이다.









        * 대서문: 대서문의 여장. 특이하게도 일체형이다.













 *참가자: 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









2016년 11월 13일 일요일.


이날은 참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적어도 저에게는 그랬습니다.


드디어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 펀딩의 리워드 트레킹이 마지막으로 실시된 날이었으니까요.


여기서 잠깐! 앞에서도 계속 언급을 했지만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 거 같아 다시 설명을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저는 지난 9월부터 다음 스토리펀딩에서 <함께 걷는 서울트레킹>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한마디로 트레킹을 주제로 펀딩을 하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펀딩을 받으면 저는 후원자들에게 무언가 답례를 해야 합니다. 이것을 두고 '리워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제게 돈을 주신 분들에게 무언가를 건네드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까요!^^


다른 펀딩을 진행하시는 분들은 에코백이나 엽서, 도서 등을 리워드로 많이 제시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트레킹을 잘하니 '북악산트레킹 초대' 같은 식으로 리워드를 제공했습니다. 유형의 물질을 드리는게 아니라 무형의 것을 제공한 셈이죠.


그렇게 리워드 트레킹이 진행되었고, 결국 이날 마지막 트레킹인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이 실시된 것입니다.


순조로운 해피엔딩은 없었던 것인지 , 아침부터 좀 삐그덕거렸답니다. 오전 10시경 집합장소인 구파발역에 가봤더니 갑자기 '헉' 소리가 나더군요.


구파발역에서 시작점인 북한산성 입구까지 가려면 버스를 타야 하는데... 등산객들이 워낙 많았던 터라 버스를 탈 수 없었던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의 지하철을 빰칠 정도로 콩나물 시루 같았습니다. 정말 탈 수 없었습니다.


"차라리 종료점인 진관사에서 출발하는 걸로 하겠습니다. 역순으로 가겠습니다."


저는 이 말을 하고 진관사 가는 버스에 올랐습니다. 진관사행 버스는 북한산성행 버스에 비하면 천국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순발력 있게 잘 대처한 듯했습니다.


정방향이면 어떻고 역방향이면 어떻습니까! 앞뒤를 바꿔서 시작해도 상관없는 게 트레킹의 묘미잖아요!


진관사를 출발해 북한산성입구, 대서문, 북한산계곡 등으로 이어진 이 날의 트레킹은 약 4시간에 걸쳐 진행이 됐답니다. 길이에 비해 상당히 오랫동안 진행이 된 셈입니다.


그렇게 하여 마지막 리워드 트레킹인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은 순조롭게 잘 마무리 됐답니다.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좋았습니다. 버스 타는 것만 혼잡했지, 그 다음부터는 계속 한적하게 우리만 다녔기 때문입니다. 역시 트레킹은 한적한 맛이 있어야 합니다!


하여간 제 어깨에 놓인 짐이 하나가 날아간 느낌입니다. 어쨌든 다섯번의 트레킹이 잘 마무리가 됐으니 마음이 홀가분하더군요. 또 한편으로는 시원섭섭하다는 감정도 생기고!

 






  * 북한산: 북한산성 대서문에서 바라본 원효봉.







  * 북한산계곡 역사트레킹: 길을 걷고 있는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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