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부르고스 야경

 

 

 

* 2023년 12월 18일 월요일: 5일차 / 맑음

- 전날 노숙은 둘째치고 발바닥에 있던 왕물집이 문제였다. 둘 다 터져서 탱탱부었다. 발목 위쪽으로는 상태가 양호했지만 발목 아래 부위는 비상이었다. 이 상태로는 안 될 거 같아 에스텔라(Estella)에서 로그로뇨(Logrono)로 점핑하기로 했다.

- 에스텔라에서 로그로뇨까지는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걸린다. 버스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에스텔라 시내를 천천히 둘러보았다. 발바닥은 비상이었지만 탐방할 건 탐방해야 한다. 에스텔라에도 예전에 기차가 다녔었다. 옛 기차역 바로 앞이 버스터미널이었는데 완전 간이 터미널이었다. 로그로뇨 버스터미널도 기차역과 바로 인접해있었다. 버스터미널과 기차역 둘 다 최신식이었다.

- 물집이 터진 곳이 너무 아파 다리를 끌듯이 이동했다. 로그로뇨 공립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했다. 이곳 알베르게에서 세계여행을 하고 있다는 47세의 한국 남성을 만났다. 그는 동남아 여행과 동류럽을 방문한 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러 왔다고 했다. 오랜만에 한국사람을 봐서 그랬는지 그 세계여행자는 말을 너무 많이 했다. 불쌍한 생각이 들어 담배 두 갑을 줬음. 대신 그 사람이 조리해 준 저녁을 같이 먹었다.

 

 

 

* 에스텔라 옛 기차역: 바스크 지역인 에스텔라에도 옛날에는 기차가 운행됐었다.

 

 

 

 

* Weevil Bridge: 에스텔라에 있는 중세시대 다리임. 다리 중간부가 쑤욱~ 올라와 있음. 기병대의 진격을 저지시키려는 의도로 저런 설계를 했다는 이야기가 있음.

 

 

 

 

*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6일차 / 맑음

- municipal de Logrono 알베르게에서 오전 8시경에 퇴실했다. 역시 발바닥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또 부르고스(Burgos)로 점핑하기로 했다. 부르고스, 로그로뇨 둘 다 대도시임. 몸이 안 좋을 때는 대도시에 머무는 것이 좋다.

- 로그로뇨 터미널에서 부르고스행 semi express bus에 탑승했다. 부르고스까지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됨.

- 부르고스 대성당에 있는 albergue de peregrino casa del cubo de burgos 알베르게에 체크인을 했다. 이곳에서 한국인 순례객들을 마주쳤음.

- 부르고스에 오면 항상 들르는 대성당 아래 케밥집에 들어갔다. 역시 맛났음. 이후 rio arlanzon 수변을 탐방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El Cid 동상, 기마상을 발견했다. 스페인 여행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지웠다.

- 알베르게에서 스페인에서 7년 동안 가이드를 한 루시아님을 알게 됐다. 루시아님도 한국인임. 루시아님과 다른 중년의 한국남성, 나 이렇게 셋이서 tapa champi(champinon)를 먹으로 갔다. tapa champi는 로그로뇨에서 보편적으로 먹는 음식인데 부르고스에서도 많이 먹는다고 했다. tapa는 가볍게 먹는 안주 종류를 말하고, champi는 버섯을 말한다. 정확히 tapa champi는 버섯꼬치이다. 생각보다 맛났다. 가격도 저렴하고. 이걸 루시아님이 알려주셨는데 루시아님은 스페인 음식에 관심이 많으셨음.

 

 

* 부르고스 성: 뒤쪽으로 부르고스 대성당이 보인다.

 

 

 

* 부르고스 대성당: 고딕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임. 뽀족뽀족한 건축 양식을 고딕 양식이라고 함.

 

 

 

* 엘시드: 엘시드는 발렌시아를 탈환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는 등, 무어인들과의 전쟁에서 많은 전공을 세운다. 무어인들은 스페인이 포함된 이베리아 반도를 침공한, 북아프리카 지역을 기반으로 한 유목민들이다.

 

 

 

 

* tapa champi

 

 






* 산티아고순례길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19년 12월 29일 일요일: 13일차 / 맑음

1. 오전 8시 30분경 sanato domingo de la calzada를 출발함. 오늘도 알베르게 잡기가 만만치 않을 듯해서 부지런히 움직였음. 날씨가 좋아서 걷기에 쾌적했음.

2. 작년에 Belorado에서 숙소를 못 구한 기억이 있어 아예 다음 마을인 Tosantos까지 가기로 했음. 하지만 tosantos는 아예 알베르게가 문을 닫아서 villambistia까지 가야했음. 작년에 villambistia 알베르게에서 기분 좋게 숙박을 한 기억도 있고 해서 tosanto에서 바로 출발함. tosanto - villambistia 구간은 약 2km 정도라 걷는데 부담은 없었음.

3. 그럼 처음부터 villambistia에 가는게 낫지 않았나? 그러고 싶었지만 앞선 팀들이 Granon에서 많이 출발해 숙소 잡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그랬던 것이다. 오늘 출발지인 sanato domingo de la calzada에서 granon까지는 겨우 6km 정도다. 다행히 이 구간은 마을이 촘촘히 있는 구간이었다.

4. 오후 5시경 villambistia에 도착했다. 하지만 알베르게가 꽉 찬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 다음 마을인 Espinesa del camino라는 곳으로 와야했다. 다행히 villambistia에서 Espinesa del camino까지는 2km가 되지 않았다.

5. villambistia 알베르게에서 나를 위해 공짜로 커피 한 잔을 줬다. 그 알베르게는 식당까지 겸해서 하는 곳이라 그랬음. 어쨌든 감사!

6. 오후 6시 20분경에 Espinesa del camino 사설 알베르게에 도착함. 디너와 조식까지 포함해서 20유로였음. 실비아라는 여자 주인장이 맛있게 음식을 해줬음. 새끼고양이가 뛰어노는 아담한 알베르게였음. 알베르게 이름은 la cantina였음.

7. 오늘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약 30km를 걸었음. 다리가 아프다!

* 이동거리: 약 30km

* 누적거리: 257km





* 부르고스 가는길: 이 십자가 왼쪽으로 군사보호시설이 있음.

* 2019년 12월 30일 월요일: 14일차 / 맑음

1. Espinesa del camino에 있는 la cantina 알베르게에서 오전 8시 30분경에 출발함.전날 저녁은 훌륭했으나 조식은 별로였음.

2. 오늘은 atapuerca를 향해갔음. 아타푸에르카(atapuerca)는 작년에도 1박을 했던 곳이다. 구석기 유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아타푸에르카는 대도시인 부르고스(Burgos)와 가까운 곳인데 부르고스는 스페인 내전 당시 프랑코군의 거점 도시였다. 그래서인지 아타푸에르카를 가는 숲길에 스페인 내전 당시, 첫 한 달 동안 사망했던 300명을 위한 추모탑이 있다. 그 추모탑을 작년에도 본 적이 있다. 그때는 추모탑을 본 후 길을 잘못 들었었다.

3. 그 추모탑을 앞뒤로 해서 무척 긴 숲길이 있다. 거의 1시간 30분 정도 이어진다. 임도길을 걷는 구간인데 정말 길었다. 작년에도 이 구간을 걸으며 참 길다고 느꼈었다. 대신 숲에서 피톤치드를 팍팍느꼈다. 코가 확 트이는 느낌이었다.

4. 그 긴 숲길은 villafranca montes de oca에서 ages까지였다. 오늘은 일찍 움직인 것도 있고 숲길을 속도 내서 걸은 것도 있고 해서 아타푸에르카에 빨리 도착했다. 아타푸에르카에서 Espinesa del camino까지는 약 22km 정도 떨어져있다.

5. 작년에 이어 아타푸에르카에 있는 la hutte 알베르게에 도착함. 이 알베르게는 참 시설이...ㅋ

* 이동거리: 약 22km

* 누적거리: 279km





* atapuerca 가는길: 원래 저 황토색 흙기로 가야하는디... 저 넘들이 딱 버티고 서 있어서 크게 돌아와야했음...ㅋ






* 스페인내전 추모비




* 스페인내전 추모비



* 2019년 12월 31일 화요일: 15일차 / 맑음

1. atapuerca에 있는 알베르게는 작년에도 올해에도 너무 추웠다. 난방이 아예 안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래서인지 후기 평점이 너무 안 좋았다. 그러니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 작년에는 나 혼자였고, 올해는 산토도밍고부터 안면이 있던 마드리드 부부랑 같이, 총 3명이서 사용했다.

2. 이 마드리드 부부는 부르고스(burgos)에서 기차편으로 바로셀로나로 넘어간다고 했다. 이 부부가 나를 잘 봤는지... 기차 시간이 촉박했을텐데 내게 작별 인사를 청하더라.

3. 작년에 atapuerca - burgos 구간은 짙은 안개가 끼었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을 헤집고 다녔는데 올해는 햇살이 좋은 날에 걷고 있다.

4. 이곳은 독특하게 군사보호구역 카미노 옆에 있었다. 작년에도 그걸 보고 좀 의아했다.

5. atapuerca - burgos 구간은 구글지도에서 약 14km 정도로 나와있다. 하지만 거의 19km 정도 걸은 것 같다. 구글 지도가 잘못된 것일까?

6. 작년에는 부르고스 대성당이 바로 보이는 알베르게에서 1박을 했지만 올해는 영등포50 커뮤니티 서류작업 때문에 hotel jacobeo라는 호텔에 체크인했다. 서류 작업 때문에 호텔에 묵다니! 별로 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무슨 서류는 그렇게 많이 요구하는지...ㅋ

7. hotel jacobeo는 말이 호텔이지 그냥 호스텔 수준이다. 방음도 잘 안 되고... 전에 los arcos에서 묵었던 monaco 호스텔이 더 괜찮았다.

8. 1년 만에 다시 부르고스 대성당 인근 케밥집에서 케밥을 먹었다. 아주 맛났음!

9. 어쨌든 이제 2020년 새해다. 묵은 해는 잘 보내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 이동거리: 약 19km

* 누적거리: 298km



* 부르고스(burgos)대성당










☞ 지난 2018년 12월 11일부터 2019년 2월 1일까지 산티아고 순례길 및 이베리아반도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답니다. 앞으로 그 여행일지를 포스팅화 시킬 예정입니다. 여행일지를 약간의 수정 과정을 거쳐 올릴 거라 그렇게 재밌는 포스팅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큰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저 손글씨로 작성한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기는 것에 불과할테니까요.
그래도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는 게 아니겠습니까?



* 안개가 자아내는 환상적인 풍광. 인증샷.





*여행 15일차: 2018년 12월 25일 화요일 맑음

1. burgos 알베르게 출발함. 오전 8시 30분 경. 오늘 날씨가 좋아 유쾌하게 출발함. 애초 목표는 20km 정도 떨어진 hornillos del camino였다. 하지만 전날 알베르게에 한국사람이 많은 것을 보고, 이건 아니다싶어 속도를 냈음.

2. 오늘따라 날씨도 좋아 꽤 속도를 낼 수 있었음. 물론 다 좋지는 않았음. 노면이 꽤 질척거렸기 때문이었음.

3. 그렇게 속도를 내서 castrojeriz라는 곳까지 왔음. burgos에서 castrojeriz까지는 약 40km가 떨어져 있음. 

4. 프린트 상에서는 hornillos del camino에서 hontanas 사이에 sambol이라는 마을이 있다고 언급됨. 이 구간은 약 11km 정도 되는 구간인데 정말 아무것도 없었음. 바르는커녕 민가도 하나 없었음. 소 한 마리, 양 한 마리도 못봤음. 프린트가 잘못된 듯함.

5. 2시간 이상 물 한 모금도 못 마셨음. 뭐 이런 게 다 있노!

6. 결국 열심히 걷고 걸어 40km이상을 찍음. castrojeriz에 도착했음. 

7. 오후 6시 30분 경에 알베르게에 도착함. 도착하니 웃기네! 주정뱅이 순례자도 있고, 주인장도 껑뚱하고...ㅋ 

8. 성탄절 당일을 그렇게 보냈음.





* 부르고스 성당: 고딕 양식으로 지어졌음.





*부르고스 성당





*여행 16일차: 2018년 12월 26일 수요일 안개가 짙음

1. castrojeriz 알베르게 출발함. 이날 새벽에 어떤 주정뱅이가 실내에서 담배를 피웠음. 그 전에 그 주정뱅이가 내게 마리화나를 권하는 것임. 생각해보니 그 주정뱅이는 마리화나를 피워댔던 거 같았음. 뭐를 피던 왜 실내에서 피냐고!

2. 안개가 짙었음. 이틀전인가 안개가 짙게 끼어 애를 먹었었는데 오늘도 또 안개가 짙었던 것임. 안개가 짙으니 우울했고 흥이 나지 않았음.

3. 하지만 항상 반전이 있는 법인가? 안개 덕택에 환상의 풍광을 바라볼 수 있었음. 연무가 자아내는 황홀한 모습! 카아~ 안개 낀 지리산 노고단이 생각나는 순간이었음!

4. 오늘 목적지로 삼은 fromista에 도착함. 이곳은 수로가 있는 도시로 기차역도 있는 등 꽤 규모가 있는 곳임. 하지만 알베르게가 만석이었음. 그래서 결국 3.3km를 더 가기로 했음.

5. 3.3km를 더 가면 poblacion de campos라는 곳이었음. 이곳 알베르게에 오후 6시 30분 경에 도착함. 이 길을 프랑스 친구랑 동행을 했는데 걸음이 어찌나 빠르던지 거의 속보 수준이었음! 

6. 이 친구는 파리 서북부의 랭스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있는 것임. 도대체 왜이리 괴물들이 많은 것야!^^;

7. villarmentero de campose에 있는 알베르게 도착함. 이곳 알베르게는 별채처럼 떨어져 있었음. 마치 펜션 같았음. 디너,블랙퍼스트 포함 20유로인데 디너가 순례자 정식으로 나왔음. 꽤나 맛났음!




* 순례자: 검은 개를 동반하고 있는 순례자 아저씨. 순례길을 여러번 완주했다고 하는 순례길 마니아.





* 인증샷: 캐나다 밴쿠버 출신 순례자와 함께 한 컷!




* 안개낀 순례길




* 안개낀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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