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제가 뭐라고 그랬습니까? 기상청 말을 다 믿으면 안 된다니까요! 하하하!"


6월 25일.


저는 그렇게 큰 소리를 뻥뻥쳐댔습니다. 그날은 오랜만에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카페에서 트레킹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정확히는 아차산 역사트레킹이지요. 


이번 아차산 역사트레킹은 날씨 때문에 취소가 될 뻔 했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계속 주말에 비가 내린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오전부터 온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래서 몇몇 분들은 트레킹 성사 여부를 알려달라고 개인적으로 연락을 주시기까지 했습니다. 비가 온다고 트레킹을 못하는 건 아니겠지요. 하지만 강수량이 많으면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 트레킹을 강행할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예정대로 트레킹을 진행하자고 공지를 올렸습니다. 작년에 기상청 발표만 믿다가 하도 당한 적이 많아서 그냥 강행을 한 것입니다. 


'비가 온다고 했으니, 안 올 거야! 한 번 속지 두 번 속냐!'


결론적으로 비가 오긴 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트레킹 말미에 비를 만났답니다. 우리 트레킹팀이야 트레킹을 종료한 터라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었지요. 가뭄 피해를 걱정하면서요. 그러면서 이렇게 짖꿎은 농담도 했답니다.


"지금 올라간 사람들은 샤워 좀 하겠구만!"


아차산 역사트레킹은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다 아차산성과 고구려정을 지나 능선길을 따라갑니다. 고구려정은 한강을 조망하기 더없이 좋은 곳입니다. 그런데 저는 고구려정 앞에 있는 너럭바위가 더 좋더군요. 너럭바위에 앉아 느긋하게 한강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 너럭바위는 어느 커피 광고에 등장하기도 했답니다. 


우리 트레킹팀도 커피를 들고 CF 한 편 찍고 올 걸 그랬어요... ㅋ 뭐 하여간 그 너럭바위에서 사진을 많이 찍기는 했지요.


능선길을 따라 연결된 고구려 보루군을 걷다보면 쾌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길 양 옆을 다 조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왼쪽으로는 서울 강남이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하남시, 멀리는 팔당쪽까지 바라다보이니까요. 


유유히 흐르는 한강, 예전에는 열수라고도 불렸던 한강! 그 한강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뗏목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를 했습니다. 저는 이런 설명을 했답니다.


"한양에서 한옥을 지을 때 강원도 쪽에 있는 소나무들이 재료로 많이 쓰였습니다. 베인 소나무는 뗏목으로 만들어져 서울까지 실려왔어요. 저 한강물 따라서요. 그렇게 운반하는 사람들을 뗏군이라고 불렀는데... 그 사람들은 돈 좀 만졌답니다. 그만큼 뗏군 노릇하기가 힘들었던 거죠. 물에 빠져 죽기도 많이 죽고... 한양 깍쨍이들이 그런 주머니가 넉넉했던 뗏군들을 가만히 놔두었을까요? 뜯어먹고, 벗겨먹고... 그랬겠죠."
 

하산점인 긴고랑길 탐방을 끝으로 아차산 역사트레킹은 무사히 종료가 됐답니다. 딱 종료될 즈음에 강한 소나기가 내려 좀 옷이 젓기는 했지만 간만에 단비를 보게 되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날 비는 시원하게 내리더군요. 트레킹팀은 긴고랑길 화장실 앞에서 느긋하게 비를 감상했답니다... ㅋ


그날 아차산 역사트레킹에 참가해주셨던 분들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는 탕춘대성 역사트레킹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시: 2017년 6월 25일 

참가자: 우보님, 도토리님, 봄맞이님, 심경진님, 곽작가

이동거리: 약 8km

이동시간: 약 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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