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작성했던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 원고를 재작성 하고 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을 때 다짐한 것 중에 하나가 원고 재작성 및 마무리였었다. 책 출판은 둘째치고... 원고가 미완성으로 있다보니 뒤가 계속 캥기는 것이다.

기존에는 총 16편을 작성했다. 16편이면 적은 편수는 아니지만 좀 두서가 없다고 해야 하나? 잡다한 게 섞여서 순도가 좀 낮은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트레킹이라는 주제에 더 집중하자고 각오를 다졌다.

그런 각오를 다지며 2월 11일 국내에 복귀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신종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더 창궐을 했다. 덕분에 원고를 쓸 시간은 아주 많아졌다. 정확히는 재작성인데 이것도 만만치가 않은 작업이다.

이전과는 달리 원고에 참고용 지도를 그려넣고 있다. 트레킹 글을 작성하는데 지도를 안 넣으니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진 느낌이들어서였다. 마치 온라인 여행기사에 관련 사진이 하나도 없는 그런 느낌?ㅋ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보시다시피 지도를 수작업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원고 작성하는 시간보다 지도 그리는 시간이 훨씬 더 많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지도 작성 공정은 이렇다.

1. 연필로 초안 잡기

2. 스캔

3. 스캔본에 채색하기 -> 다이소에서 구매한 3천원 짜리 색연필로 채색!ㅋ

4. 스캔

5. 이름붙이기 -> 그림 도구 상자를 이용

이러다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정도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지도를 그리면서도 속으로 궁시렁궁시렁 거렸다.

- 그림도 못 그리면서 왜 이런 짓을 하는거야.

- 누가 저 지도를 보고 그대로 따라가겠냐.

- 디자이너한테 외주를 주는게 훨씬 더 낫지 않어.

- 이지드로잉 같은 그림그리기 타블릿을 구매하는 건 어때?

궁시렁궁시렁 거리면서도 연필로 그리고, 채색을 하고 그랬다. 원고 작성하는데 1시간이 소요된다면 지도 그리는데는 5시간이 걸렸다. 미련해도 이렇게 미련할수가!

그런데 이걸 어쩌나, 그리다보니 재밌는거다. 초딩들이 그린 것처럼 결과물의 퀄리티가 높지는 않지만

이거 그리다보니 은근히 재밌는거다. 중독성이 있단 말야. 나중에 내가 그린 지도들이 디자이너들의 작업물로 대체될 수도 있지만... 지금은 내가 그린 지도가 내 원고에 찰떡궁합인 것이다.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참 독특한 중독에 빠지는 요즘이다. ^^;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