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메리아성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알메리아성

 

 

 

* 2024년 1월 3일 수요일: 21일차 / 맑음

- 숙박 사기를 당하고 난 후에 잡은 delpin verde 호스텔에서 잘 쉬었다. 급하게 잡았지만 주인장도 좋았고 하룻밤 묵기에 제격이었다. 처음부터 이쪽으로 올 걸 그랬다. 그러고보니 스페인어로 돌고래가 'delpin'이다. 숙박 사기를 친 viejo hostal B&B는 간판도 없이 장사를 하는 곳인데...이제 간판없이 장사하는 호스텔은 예약하지 말아야겠다. 간판도 없이 무슨 숙박업을 하는지...

- 숙박사기를 당했다고 여행을 멈출 수는 없었다. 그래서 알메리라 탐방의 메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 primer recinto de la alcazaba de Almeria라는 다소 긴 이름의 성을 탐방했다. 간단히 말하면 알메리아성이다.

- 알메리아성은 한쪽에서는 탐방을 할 수 있게 해놓았고, 다른 쪽에서는 복원 공사를 하고 있었다. 복원이 완료되면 유료 입장으로 바뀔 수도 있을 듯싶었다. 알메리아성은 꽤 멋스러운 성이었다. 특히 알메리아방어장벽(almeria defensive walls)이라는 익성이 보조성으로 역할을 해서 더 눈에 띄었다. 언뜻 우리나라 탕춘대성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 무거운 배낭을 계속 둘러메고 성 안쪽 곳곳을 누볐다. 좁은 통로를 피해가기도 하고, 좁은 계단을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진짜 좁고 경사가 심한 타워를 앞에 두고 배낭을 벗어 한쪽 구석에 놓았다.

그런데 보안 요원이 나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배낭 메는 시늉을 하면서 빨리 아래로 내려가보라는 것이다. 그래서 배낭쪽으로 갔더니 다른 보안요원 둘이서 내 배낭을 둘러싸고 있었다. 혹시 폭발물로 신고가 들어간 것일까? 혹시 나를 테러범으로...?

- 성곽 구조물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다 배틀멘트에 구멍이 뚫린 것을 보았다. 구멍이 뚫린 것도 있고, 안 뚫린 것도 있었다. 총안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안내소에 문의를 했더니 화살 쏘는 구멍이라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럴만도 했다. 화살을 쏘면서도 몸을 숨길 수 있는 구조였다.

- 알메리아를 떠나서 코르도바를 향해갔다. 알메리아에서 코르도바까지는 약 370km 정도 떨어져있는데 버스로 5시간 정도 걸렸다. 밤 11시경에 코르도바에 있는 Libere cordoba patio santa marta호스텔에 체크인을 했음.

참고) 알메리아성은 995년경, 무어인들이 알메리아를 지배했던 시기에 만들어졌다. 알메리아 항구가 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알메리아성은 복합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 군사시설 뿐아니라 지방 행정 시설까지 성 안에 자리잡았다. 한편 외부에 장벽을 설치하여 방어력을 증강시키기도 했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본성과 외성을 연결해주고 있다. 이를 두고 날개성, 혹은 익성이라고 말한다. 서울에도 탕춘대성이라고 하여 익성이 있다. 얼핏 탕수육 잘하는 중국집이 생각는 이름이지만... 탕춘대성은 한양도성과 북한산성을 서로 연결해준다.

 

 

 

* 알메리아 방어장벽: 장벽 안쪽에는 예수상이 있다.

 

 

 

* 알메리아성: 현재도 복원중이다.

 

 

 

* 화살구멍: 영어로는 arrowslit 혹은 loophole이라고 부른다. 위에는 밋밋한 1자형이지만 어떤 화살구멍은 십자가처럼 만들기도 했다.

 

 

 

* 화살구멍: 화살구멍을 가까이에서 찍어봤다. 이 구멍 안으로 화살을 쏘기보다는 적들의 동태를 살펴보는 게 더 나을 거 같다. 구멍이 작아서 조준이라도 제대로 했을까?

 

 

#스페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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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메리아성

#스페인역사여행

#스페인역사트레킹

 

 

 

 

 

* 카르타헤나 로마원형극장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린테르나탑(Torre Linterna): 무어인들이 만들었다. 등대 역할과 함께 감시용으로 이용됐음. 컨셉션성(Castillo de la Concepción) 인근에 있는 공원에 위치해 있다.

 

 

 

 

* 2024년 1월 1일 월요일: 19일차 / 맑음

- 무르시아 hoomy 호스텔에서 체크아웃한 후 무르시아 대성당 일대를 탐방했다. 아무리 무르시아를 스쳐간다고 해도 탐방할 건 탐방해야 한다. 나중에 카르타헤나(Cartagena)에 가서 알게된 사실인데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스페인 내전때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래서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가지고 있던 기능이 무르시아로 옮겨졌다고 한다. 스페인 내전의 상흔이 스페인 곳곳에 남겨져 있다.

- 무르시아 버스터미널에 가서 카르타헤나행 버스표를 끊으려고 했다. 그런데 버스자판기가 이상한 거다. 전화번호에 여권번호까지 요구하는 것이다. 버스로 1시간 거리도 안 되는 곳인데 무슨 여권번호까지 요구하는지... 카르타헤나까지는 4유로 정도였고, 그것도 버스표를 안 사고 기사에게 직접 요금을 주고 탈 수도 있었다. 자판기에서는 전화번호에 여권번호까지 요구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기사에게 다이렉트로 표를 살 수 있는... 뭐 이러냐!

- 4년 만에 카르타헤나에 다시 왔다. 그때나 지금이나 카르타헤나는 참 멋진 곳이다. 쉽게 올 수 없는 곳이니 더 열심히 둘러봤다. 일단 4년 전에 왔을 때 가지 못하고 바라만봤던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일대를 탐방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서 바로나와 그곳으로 향했다.

 

 

 

 

*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이런 귀중한 문화유산을 이렇게 방치하다니! 스페인 문화재 당국은 뭐하는지 모르겠다.

 

 

 

* 모로스성(castillo de los moros): 성체를 겹겹이 두른 겹성 형태를 띄고 있다.

 

 

 

- 기대를 하고 갔는데 좀 실망스러웠다. 성벽은 곳곳이 허물어져 있었고, 곳곳에 쓰레기가 넘쳐났다. 문화유산을 이런식으로 방치해도 되는 것인지...

- 4년 전에 탐방했던 곳을 복습한다는 생각으로 하나하나 찍어나갔다. 전에도 인상 깊었던 castillo de la concepcion에 오르니 노을이 지고 있었다. 그렇게 새해 첫 날을 카르타헤나에서 보냈다.

- 4년 전에도 묵었던 Loopinn hostel cartagena에 여장을 풀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좋다. 그곳에서 가브리엘이라는 아재를 만났는데 예전 카르타헤나 사람들의 전통 인사 방식을 알려주었다. 서로 무릎을 들어서 우측으로 한 번 부딪히고, 죄측으로 한 번 부딪히는 방식이다. 처음에는 닭싸움을 거나 싶었는데 그게 페니키아인들의 전통 인사법이라는 것이다. 진짜?

참고) 카르타헤나는 기원전 227년, 하밀카르 바르카가 만든 도시로 이베리아반도의 동남부에 위치해 있다. 하밀카르 바르카는 그 유명한 한니발의 아버지이다. 카르타고의 군인이자 정치가였던 하밀카르 바르카는 자신의 가문, 즉 바르카 가문이 이베리아반도에서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할 수 있게 큰 토대를 세우게 된다.카르타고와 로마는 지중해의 패권을 두고 결전을 벌이게 된다. 그게 바로 포에니 전쟁이다. 제 2차 포에니 전쟁때 한니발이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진격했다. 그때 출발점이 바로 이곳 카르타헤나였다.

 

 

 

* 로마가도(Calzada Romana): 로마시대 카르타헤나는 카르타고 노바로 불렸다. 그 시절 만들어진 로마가도다.

 

 

 

 

* 2024년 1월 2일 화요일: 20일차 / 맑음

- 호스텔에서 체크 아웃을 했음. 전날 못 본 카르타헤나 일대를 다시 둘러보았음. 4년 전에 탐방했을 때와 루트는 비슷했음. 이전에 왔을 때는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왜 폐허 상태로 남겨져 있는지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스페인 내전 때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좀 묘한 감정이 들었다.

- 카르타헤나 버스터미널에서 알메리아(Almeria)행 버스에 탑승했다. 알메리아까지는 약 2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버스가 이곳저곳을 다 들려서 무려 4시간이나 소요됐다. 알메리아에 도착하니 밤 8시가 넘은 시각이었다.

- 부킹닷컴에서 viejo hostal b&b에 27유로를 주고 예약했다. 그런데 숙박 사기를 당하고 말았다. 그래서 급히 delpin verde라는 곳을 다시 예약해야 했다.

* 아래는 부킹닷컴에 올린 항의글이다.

저는 스페인 남부를 여행하고 있습니다. cartagena라는 곳에서 알메리아(almeria)라는 지역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을 했죠. 이때가 2024년 1월 2일 밤 8시가 넘은 시각이었습니다. 시간도 늦고 해서 알메리아에 있는 viejo hostal b&b라는 곳에 부킹닷컴을 통해 예약을 했습니다. 약 27유로가 결제됐더군요.

그 viejo hostal에 주방이 있다고 해, 버스터미널 부근 슈퍼마켓에서 장을 잔뜩보고 이동을 했습니다. 장을 많이 봐서 좀 뒤뚱거리며 걸었습니다. 어두운 밤길이라 viejo hostal을 찾기가 쉽지 않더군요. 겨우겨우 구글 지도로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간판이 없더군요. 무슨 호스텔이 간판도 안 걸어놓고 장사를 합니까?

지나가는 동네 주민분에게 이곳이 호스텔이 맞냐고 물었는데... 잘 모른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그 곳의 대문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시간이 이미 밤 10시를 넘어가고 있었거든요. 사람이 나오더군요. 그런데 주인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이, 자신은 이 집을 렌트를 했다고 했습니다. 황당하더군요. 무슨 호스텔이 에어비앤비에서나 하는 렌트를 해주나요?

어쩔수 없이 주인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안 되는 영어로 체크인을 해달라고 했지만... 'I'm sorry.'라는 말만 연신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더군요. 사실 제가 영어를 잘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껏 그 안 되는 영어 실력으로 여행도 잘 다녔고, 호스텔도 잘 이용했습니다. 영어가 안 되는 주인장과도 어찌어찌하여 커뮤니케이션을 했었지요.

호스텔 주인장이면 면대면으로 접객을 해야하는거 아닌가요? 정상적으로 예약을 한 사람을 밖에다 세워두지를 않나,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지 않나... 다시 전화가 오지도 않더군요. 아무래도 이날 viejo hostal이 이중예약을 받은거 같습니다. 덕분에 저는 급히 다른 호스텔로 예약을 해야했습니다. 30유로를 주고 hostal delpin verde라는 곳으로 예약을 했죠. 당시 제 휴대폰의 배터리는 5퍼센트 정도였는데... 자칫했으면...

오후 11시가 가까운 시각에 다시 거의 2km이상을 걸어야 했습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또 뒤뚱뒤뚱거리며 걸었습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황당 그 자체였습니다. 제 2024년 1월 2일은 그렇게 황당했답니다.

제 27유로를 환불받고 싶습니다. 많으면 많고 적으면 적은 돈이지만 꼭 환불받고 싶습니다.

2024년 새해를 이렇게 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 카르타헤나시청

 

 

 

* 로마원형경기장: 몇 년째 공사중이다. 2019년도에 갔을 때도 공사중이었다. 앞으로도 계속할 거 같다.

 

 

 

 

* 카르타헤나 항구방면

 

 

 

* 카르타헤나 대성당: 스페인 내전 때 파괴된 후 복원되지 않았다. 스페인 내전 당시 파괴된 대성당 중에서 복구되지 않은 건 카르타헤나 대성당이 유일하다고 한다. 크게 훼손됐던 게르니카 대성당도 복원이 됐는데 왜 카르타헤나 대성당은 이렇게 방치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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