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전날 개막한 프로야구 중계의 강력한 유혹(?)을 뒤로 하고 북한산 계곡으로 향했다. 뭐 스마트폰으로 보면 되지만... 그래도 야구 중계는 TV 앞에서 배 쭈욱~ 깔고 드러누워서 보는게 최고 아닌가!ㅋ

오늘의 탐방지는 북한산성의 중성문과 산영루. 중성문과 원효봉의 암문을 연결하는 코스를 기획하려고 길을 나섰다. 솔직히 이렇게 지명들을 나열하면 여러분들에게 혼란을 야기시키는 것일지도 모른다. 익숙하지 않은 지명이기에 지도를 보고 이야기해도 시원찮을 판일테니까... 어차피 오늘 이야기도 해당 지명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자...ㅋ

아직 얼음이 남아 있는 북한산계곡. 그 얼음을 뚫고 시원하게 계곡물이 흐른다. 이 코스는 늦여름에 오면 좋을 거 같다. 그런데 항상 난 이곳을 추울 때 왔었다. 그래도 오늘은 3월이구먼.^^;

중성문이 나왔다. 북한산성은 서쪽지대가 낮아 서쪽 지역의 방비를 위해 성벽을 더 쌓게 된다. 성벽이 있으니 성문도 당연히 있는법! 그 성문이 바로 중성문이다. 중성문을 기준으로 안쪽은 내성, 밖은 외성이라 불린다. 지대가 낮다는 건 트레킹을 하기에 적당하는 뜻이다. 실제로 이곳은 해발고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완경사로 이루어져있다. 그래서 난이도가 '하'라고 해도 될 듯싶다.

그건 그렇다치고 왜 중성문의 성돌에 구멍이 뚫린건가? 감히 누가 드릴이나 정으로 장난을 쳤단 말인가? 그게 아니라면 중성문 육축(성돌)에 난 구멍은 무엇이란 말인가? 스페인 세고비아에 있는 수도교처럼 가위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려고 일부러 구멍을 팠단 말인가?

이런 의문을 품고 산영루를 향했다. 그런데 산영루 앞에 있는 비석군 중에서도 구멍이 뚫린 비석이 있는게 아닌가! 아니 감히 선조들의 공덕을 칭송하기 위해 세운 비석에 누가 장난을 했단 말인가!

산중에 펼쳐진 그림 같이 아름다운 산영루를 시기하기 위해 누군가 그 앞에 있는 비석군에 해코지를 한 것인가?

아니다. 아니야. 중성문에 난 구멍도 비석군에 난 구멍도 다 총탄 자국이었다. 그중에는 기관총에서 발사된 것으로 보이는 대구경 탄흔도 보였다. 그럼 감히 누가 귀한 문화재에 총질을 했단 말인가? 참고로 저는 하지 않았음다요...ㅋ

한국전쟁 때 빨치산이 지리산에만 있었을까? 산세가 깊고 북쪽과 가까웠던 북한산도 한국전쟁 당시 격전지였다. 그 상처들이 북한산 곳곳에 숨어있다. 그나저나 저는 요즘 왜 그런 것들이 눈에 띄는지 모르겠다. 전에 중성문을 탐방했을 때는 전혀 인지를 하지 못했었는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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