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의 한용운 집... '돌집' 증오 때문이다 2부

[북악산 역사트레킹 2편] 역사 의미 생각하며 걷는 길

 

 

 

 

 

 

 

 

* 북한산: 북악산 팔각정에서 북한산 보현봉 쪽을 바라본 모습

 

 

 

 


일명 북악스카이웨이로 불리는 북악로는 1968년 9월에 완공됐다. 이 도로는 그해 1월 21일에 있었던 청와대 습격 사건(일명 김신조 사건)의 여파로 만들어졌다. 서울방어와 관광목적으로 개통된 것이다.

무장공비에 의한 청와대 습격이라는 엄청난 사건의 여파로 만들어졌지만 이 도로는 관광용으로 더 많이 애용됐다. 도로 정상부에 북악산 팔각정이 있는데 이곳에 올라서면 서울을 한 눈에 다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사산(인왕, 낙산, 남산, 북악)은 물론 멀리 관악산과 아차산 등 외사산도 볼 수 있다.

 


북악산 팔각정은 석양이 질 무렵이 가장 낭만적이다. 뒤쪽 북한산 서편으로 펼쳐진 붉은 노을을 감상한 후에 앞쪽으로 이동해 서울의 야경을 보는 것이다. 노을도 감상하고, 뒤이어 야경도 감상하는 것이다.

이렇듯 자연과 도시의 낭만을 동시에 품고 있는 북악스카이웨이는 1960~1970년대 신혼여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에는 택시를 타고 북악스카이웨이나 남산을 한 바퀴 도는 것이 신혼여행의 전부였던 시절이었다. 해외여행이 흔한 일상이 된 요즘과 비교해보면 정말 격세지감이다.

북악산 산책로는 서울성곽 북악산 구간과는 좀 다르다. 서울성곽 북악산 구간이 동서로 이어졌다면 산책로는 남북으로 연결된다. 성곽 구간을 포함하여 북악산 일대는 안보상의 이유로 출입이 통제된 뒤 2006년 이후 일반인들에게 개방됐다.

 

 

 

 


 

 
▲ 뮤지컬 심우 만해 한용운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 <심우>. 만해 선생이 지은 심우장에서 공연되었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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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이 싫어한 '돌집'은 사라졌지만...


성북동으로 내려온 역사트레킹 팀은 마지막 탐방지인 심우장으로 향했다. 심우장은 만해 한용운 선생의 생가다. 그곳에 도착하니 마침 <심우>라는 야외뮤지컬이 공연되고 있었다. 조선 독립을 염원한 한용운 선생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었다. 담장 너머로 본 공연이었지만 나름대로 흥미로웠다. 야외에서 뮤지컬 보는 게 쉬운 게 아니니까.

잘 알려졌다시피 심우장은 남향으로 집을 짓지 않았다. 남향으로 하면 '돌집'을 봐야하기에 일부러 북향으로 집을 지었던 것이다. 그 '돌집'은 조선총독부다. 조선총독부가 얼마나 보기 싫었으면, 집짓기의 기본까지 어겨가며 그렇게 하셨을까?

만해선생이 그렇게 보기 싫어했던 '돌집', 그 조선총독부는 이 땅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그 곳에서 뿌려놓았던 식민 잔재들까지 이 땅에서 사라졌을까? 식민지근대화론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그 이론을 충실히 따르는 이들이 역사교과서를 집필하는 지금의 현실을, 만해 선생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실까?  

 

 

* 도움말

1. 북악산 역사트레킹 코스: 홍지문 - 석파랑 - 세검정 - 백사실 계곡 - 이항복 별서터 - 능금마을 - 북악산팔각정(북악스카이웨이) - 북악산산책로 - 한용운 생가(심우장)

2. 약 6k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탐방할 것들이 많아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임.

3. 시작점: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로 나옴. 버스정류장에서 세검정 방면 버스에 탑승한 후 상명대에서 하차. 버스 이동 시간 약 10분 내외.

4. 종료점: 심우장이 있는 성북동에서 종료한 후,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으로 이동. 버스 이동 시간 약 5분 내외.

5. 이 코스는 지도상으로만 존재한다. 따로 표식이 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길 찾기가 그리 어렵지 않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다면 지도검색으로 탐방지들을 찾아갈 수 있다.

 

 

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역사트레킹 마스터 곽작가입니다.

http://blog.daum.net/artpu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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