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걷는 길, 공주역사둘레길___ 1편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공주역사둘레길', 제가 만들었습니다
14.07.18 16:46최종 업데이트 14.07.18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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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학생태공원 <공주역사둘레길> 금학생태공원 구간에서는 생태탐방을 할 수 있다. | |
ⓒ 곽동운 |
전국을 돌며 역사트레킹 코스를 '개척'하고 다니니, 만나는 사람마다 저런 소리를 툭툭 내던진다. 팔자가 좋기는… 남의 속도 모르면서! 한편 온라인에서는 상당히 날카로운 비판들이 가해진다.
'현재도 도보 여행길이 넘쳐나고 그러는데, 뭐하러 또 만드나?'
'4대강 사업 때 자전거길 만들어 놓았는데 이용객들도 별로 없잖아. 또 그렇게 되면 어쩌려고?'
장거리가 아닌 단거리, 역사라는 테마로, 읍내와 가까이
맞는 말이다. 현재 도보 여행길은 포화 상태다. 600개가 넘는 도보 여행길이 있고, 그 거리만 해도 2만km에 달한다. 2만km면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고도 남을 엄청난 거리다.
▲ 공산성 공산성 북쪽에 위치한 만하루와 연지. 오른쪽에 금강이 흐르고 있다. 뒤쪽으로는 금강대교가 보인다. | |
ⓒ 곽동운 |
필자는 그런 점들을 타산지석 삼아 역사트레킹을 실시하게 됐다. 그러다 보니 몇 가지 원칙들이 세워지게 됐다.
2. 육체적으로 힘들면 절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15km 이내 단거리 코스로 만들자.
3. 가급적 포장도로는 피하자. 아스팔트 위를 걸으며 자동차들과 경합하는 도보여행은 할 필요가 없다.
4. 역사, 풍광, 생태 세 박자가 맞아 떨어지는 길을 개척해보자.
5. 시작점(IN)과 종료점(OUT), 둘 다 접근성을 높여보자. 가급적 종료점을 읍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게 하여 귀경길이 편하게 하자.
▲ 우금티 2006년 우금티 터널 개통 이후, 우금티는 벌판이 됐다. 동학농민군들은 왼쪽 도로 아래부분에서 많이 희생당했다. | |
ⓒ 곽동운 |
공주를 처음 방문했을 때 필자도 다른 여행객들처럼 공산성과 우금티를 탐방했다. 하지만 그때는 공주의 지형을 잘 몰라 그 두 곳을 각각 따로 방문했다. 그것도 자동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도보 여행가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도로 교통에 의존하여 탐방을 했던 것이다.
'여기 우금티에서 공산성까지 멀어야 3~4km인데 공산성까지 트레킹을 통해서 갈 수 있는 방법이 어디 없나? 지도상으로 보면 있을 것도 같은데… 공산성과 우금티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서 트레킹 코스로 만들면 그게 진짜 역사트레킹인데… '
공주를 방문할 때마다 이런 고민들이 밀려왔다. 그래서 공주토박이 분들을 붙잡고 조언을 구했다.
"뭐 하러 걸어가유? 차로 5분인디."
"공주대간이라고 그런 길이 있을 것도 같은디… 근디 그냥 잘 포장된 길 가지, 뭐하러 둘러둘러 가유."
대충 예상했던 반응들이었다. 각 지자체에서 앞다투어 도보 여행길을 개설했을 때 공주시에서 '공산성-우금티'를 직접 연결하는 트레킹 코스를 만들지 않은 걸 보면 무언가 큰 난관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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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딸기 여름이라 그런지 산딸기들이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행동식이 부족해서 산딸기로 허기를 채웠다. | |
ⓒ 곽동운 |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갑오년의 농민군들이 가고자 했던 공주성(공산성)과 농민군들의 아픔이 서린 우금티를 연결하는 영광(?)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더군다나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20주년이라 그런 도보 여행길의 개설은 더욱더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무작정 지도를 들고 공주의 구도심을 누볐다.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난 분들 중, 연세가 있으신 분들을 붙잡고 계속 같은 물음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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