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포항이 바라다보이는 전망대 북면 현포항이 보이는 전망대다.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현포항 부근은 옛날 우산국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 울릉도의 해안도로 울릉도의 해안은 그 자체가 명품이다.

 

 

 

 

* 여행 10일차: 2012년 6월 23일


내가 울릉도 저동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석양이 지고 있을 때였다. 당시 여행일지를 살펴보니 오후 8시에 하선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배멀미로 구토를 여섯 번이나 해서 진이 다 빠졌지, 주위는 이미 어두워진데다 하룻밤 잘 곳조차 마련하지 못한 상태였지. 울릉도 섬 여행이고, 백두대간 여행이고 다 귀찮았다. 그냥 그 자리에서 여행을 ‘쫑 내고’고 서울로 복귀하고 싶었다. 그냥 편하게 안양천이랑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이쁜 여자’들이나 쳐다보면서 자전거나 탈 걸 무엇 하러 이고생을 사서 하는가? 그런 필자의 우울한 마음도 몰라주고 어떤 울릉도 아줌마가 이런 말을 외친다.


“어이, 자전거 끌고 가는 아저씨 민박 3만원.”


가뜩이나 울릉도에 와서 우울한 감정에 휩싸였는데 그 호객행위 하는 아줌마의 말이 귀에 잘 들렸겠는가. 난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텐트 있어요.”

 

 

 

# 울릉도의 첫 번째 베이스캠프 울릉한마음회관


텐트만 있었을 뿐이지, 캠핑 장소는 없었다. 조바심이 들었다. 아무리 필자가 노숙에 익숙하다고 해도 진이 빠진 상태에서 텐트 세팅도 없이 하룻밤을 보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고민 끝에 도동항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읍 소재지인 도동항에 가면, 무언가 해결책이 있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고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다.

 

울릉도의 지형은 한계령 빰칠 정도로 험했다. 저동항에서 도동항으로 이동할 때는 저동재를 넘어야 했는데 이 고개의 경사도가 엄청 가파른 것이다. 배멀미의 여파로 정신은 혼미하고, 뱃속은 허하고, 저동재의 경사도는 내 발걸음을 무겁게 하고... 정말 울릉도와 나는 서로 궁합이 안 맞는 것일까?

 

 

 

▲ 울릉한마음회관에 친 텐트 울릉도에 너무 늦게 입도하는 바람에

꼼짝없이 노숙을 할 판이었지만, 다행히 울릉한마음회관 앞마당에

저렇게 텐트를 칠 수 있었다.

 

 

▲ 저동항 울릉한마음회관에서 내려다 본 저동항. 울릉도에서 맞은 첫 아침 풍경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텐트 칠 곳을 찾았다. 울릉한마음회관이라는 곳 앞뜰에 팔각정이 있어 거기다 그냥 텐트를 쳤던 것이다. 더 이상 이동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그냥 텐트 세팅을 했던 것이다.

 

텐트를 치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하지만 바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없었다. 배멀미로 위액까지 쏟아낸 터라 내 뱃속이 음식물을 잘 소화할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죽을 먹으면 제격이었기에 그 길로 다시 저동항 부근 편의점으로 가, 동원 야채죽을 하나 사 먹었다. 울릉도에 입도해 처음으로 먹은 음식이 편의점 죽일 줄이야!

 

 

다음날.

 

육지에서 피로가 많이 쌓여서 그랬는지 잠은 잘 왔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울릉한마음회관이라는 관공서 앞에 야영지를 잡았지만 그럭저럭 하루를 잘 보낸 셈이었다. 텐트에서 나와 야영지 일대를 둘러보았는데 난 놀라운 풍광들을 보게 됐다. 내가 있던 울릉한마음회관은 저동재 중턱 부근에 있었는데 그 아래로 저동항 일대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던 게 아닌가! 내 눈은 휘둥그레졌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울릉도는 섬 전체가 비경을 품고 있기에 필자가 놀랄 일은 앞으로도 수없이 많았기 때문이다.

 

 

 

 

* 도동일대: 도동은 울릉도의 중심지이다. 군청과 읍사무소 등이 자리잡고 있다.

 

 

 

* 도동항: 도동항 일대는 울릉도에서 가장 번성한 지역이다. 한편 야간에

내수전전망대에 오르면 도동항과 저동항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고 한다.

 

 

* 독도사랑호: 사동항 인근에서 찍은 사진이다.

너무 원거리에 있는 배를 찍어서 그런지 선명하지는 않다.

하지만 '독도사랑'이라는 로고가 있어 한 컷 찍어 봤다.

 

 

 

* 도동항의 갈매기들: 울릉도는 갈매기들의 천국이었다. 은근히 도도한 녀석들이다.

 

 

 

▲ 거북바위 서면 통구미 마을 부근에 있는 거북바위다. 형상이

 기묘하여 사진동호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바위다.

 

 

 

 

▲ 거북바위와 내 자전거

 

 

 

 

 

 

▲ 울릉도 지도 포스팅의 이해 높이기를 위하여 지도를 가져와 봤다.

노란색 줄은 울릉도 일주도로를 뜻한다. 동북쪽 지역은

일주도로가 연결이 안 된 것을 지도상의 표시로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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