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돗도리현 다이센: 올해 첫 눈을 일본에서 맞았네요. 생각지도 않은 설국(雪國)을 만나서 좀 어리둥절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태백산과 소백산의 눈꽃들이 그리웠던 대목입니다.

 

 

 

 

 

* 돗도리현의 미즈키시게로 로드: 요괴만화로 유명한 미즈키시게로 화백의 작품에 등장한 요괴들을 형상화한 거리.

 미즈키시게로 로드에는 총 134개의 요괴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와 함께 포즈를 취하신 분은 <아름다운도보여행>의 이사장인 손성일 대장님입니다. 손 대장님은 지금 삼남길을 개척하고 계신답니다.

 

 

 

 

 

 

<고어텍스 풋웨어> FILA 풋웨어 NEO PLUTO를 신고 일본 다이센(大山)을 가다!___ 네오 플루토 체험기 3편

 

 

 

 

'어 이거 정말 물건이네!'

 

내 입에서 독백조의 말이 튀어나왔다. 물건? 무슨 물건? 당시 신고 있었던 NEO PLUTO에 대한 내 스스로의 평가였다. 사실 난 처음에 이 NEO PLUTO가 탐탁지 않았었다. 그래서 1편 개봉기에 이렇게 기술하였다.

 

 

이번에 소개할 슈즈는 FILA에서 나온 NEO PLUTO(네오 플푸토)라는 제품이다. 네오플루토는 얼핏보면 '멋대가리 없는 옛날 방식의 운동화'라고 오해를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또 잘못보면 '마사이워킹화' 같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이 여행화는 디자인이나 색상에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실망감을 줄 수도 있다.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는 아웃도어 신제품 슈즈들이 얼마나 멋들어졌는가?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패션너블'한 트래킹화들이 얼마나 많은 유혹의 '뻐꾸기'들을 날리는가?ㅋ

 

그런 패션너블한 신제품들의 위용에 밀려 명함도 못 내밀 네오 플루토지만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 장점들을 소개하는 것이 내 임무일 것이다.

 

NEO PLUTO를 인수하고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별로였다. 요즘 강조되는 '스타일리쉬'한 디자인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본격적인 로우컷 등산화 분위기가 풍기는 것도 아니었다. 조금 어중간한 디자인과 어중간한 칼라가 NEO PLUTO의 첫 느낌이었다. 본 이벤트를 주관하는 측에 원망감이 들 정도였다. '멋대가리 없는 풋웨어'를 주고 리뷰를 쓰라는 건... 좀 어패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지만 계속 착화를 했고, 그에 따라 이 슈즈의 장점들이 계속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런 와중에 난 이 NEO PLUTO를 신고 일본 돗도리현으로 여행을 갔고, 급기야 심하게 눈발이 날리던 다이센이라는 산을 등반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NEO PLUTO는 본격적인 등산화가 아니기에 다이센을 오르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메뉴얼대로 딱딱 떨어지던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처하는 것이지.

 

내가 일본 돗도리현으로 출발한 것은 지난 11월 22일이었다. 3박 4일 코스로 돗도리현 일대를 탐방하고 다이센을 트래킹하는 대회에 참여를 하려고 동해항에서 DBS호에 승선을 했던 것이다. DBS호는 동해항에서 14시간을 달려 돗도리현 사카이미나코항에 도착했다.

 

일정에 따라 돗도리현 탐방 등이 이루어졌다. 이때까지는 물흐르듯이 일정표대로 잘 진행됐다. 그런데 예정됐던 트래킹이 사라졌던 것이다. 트래킹이 사라지고 시내 관광으로 대체됐던 것이다.

 

"내가 시내 관광이나 하러 일본까지 왔나? 그리고 돈이 있어야 관광을 할 게 아냐?"

 

그렇게 하여 난 별다른 장비도 없이 다이센 등반대회에 참가를 하게 됐다. 겨울산행 장비가 없어서 좀 고민이 됐지만 산행 진입로를 보니 안심이 됐었다. 낙엽도 쌓여 있고, 특별히 난 코스로 보이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다이센의 높이는 우리나라 지리산보다도 더 낮았기 때문이다. 까짓거 아웃도어맨이 어디를 못 가겠는가? 낙엽 쌓인 산길을 사뿐히 갔다가 내려오는게 뭐가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일정 정도 고도에 이르자 눈길이 시작됐다. 난 좀 당황했다. 겨울 산행에 필요한 장비들을 전혀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젠은커녕 그 흔한 스틱도 가져가질 않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난 둘레길 정도의 트래킹을 예상하고 일본행 배에 승선한 것이다. 하지만 어쩌리! 세상의 모든 일들이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되던가? 예상외의 난관들을 헤쳐나가야 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할 일이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적설량이 많았다. 눈이 발목 이상으로 쌓여 있던 것이다. 덕분에 내 바지 밑단은 다 젖어있었다. 계속 나아가다보니 아예 눈 속에 발이 푹푹 들어가는 것이었다. 전날 비가 내렸는지 어떤 곳은 물웅덩이도 있었다. 눈길에 빠져, 물웅덩이에 빠져, 진흙탕에 빠져... 내 하의는 아주 거지꼴이 되어 갔다.

 

하지만... 이상하게 내 발 안쪽은 물기가 스며들지 않았다. 그렇게 눈길에 빠지고, 진흙탕에도 빠졌는데 신발 안쪽으로 물기가 스며들지 않았던 것이다. 어쩔수 없이 물웅덩이에도 발을 담가야 했는데, 그때도 물기가 NEO PLUTO의 안쪽으로는 스미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내가  체험단 활동을 해서 아니라 정말 몸소 NEO PLUTO의 방수력을 제대로 실감을 했기에 맨 처음 언급된 표현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던 것이다.

 

 

 

 

* 다이산 스키장: 다이산을 위시한 돗도리 지역은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돗도리현은 우리의 동해와 맞닿아 있는 지역인데

지형적인 특색인지 동해안을 끼고 있는 일본 지역은 겨울에 강설량이 많다고 합니다. 다이산 스키장 앞에서 NEO PLUTO를 신고 인증샷을 한 번 찍어봤습니다.

 

 

 

 

* 셴조우진자: 등산 초입부입니다. 아직 간간이 단풍이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저 정도의 산길이었으니 NEO PLUTO를 신고도 갈만 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 이거 정말 물건이네!'

 

 

엄밀히 말하면 이번 다이센에서 한 체험은 적절하지 않았다. NEO PLUTO는 트래킹화이지 등산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상황에 맞는 필드조건에서 테스트를 해야 했지만 그랬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상당히 혹독한 조건에서 테스트를 했다는 것이다. 어쩌면 테스트를 맞는 입장에서는 내게 강력하게 항의를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왜, 나에게만 이렇게 혹독하게 테스트를 합니까?'

 

주인을 잘 만났어야지. 어쩌랴! 상황이 이러한데. 길이 있으면 가야 하고, 또 가다보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모르지 않던가?

그렇게 가다 가다보면 결국에는 종착지에 도달하는 것이 우리들의 인생이 아닐까 한다. 또 상당히 호조건에서만 필드테스트를 한다는 것도 우수운 일일 것이다. 악조건에서도 필드테스트를 하는 것이 우리 풋웨어 체험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을 하향게 수놓은 눈발들을 헤치며 나아갔더니 목표했던 지점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목표 고지에 도달해서 인증사진도 찍고 그러는데, 다른 분들이 내게 그 신발로 여기까지 왔냐며 상당히 의아한 눈빛을 보내셨다. 내 신발이 어때서? 좋기만 한데.

 

솔직히 말해서 NEO PLUTO 안쪽에 물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왜? 하산하다가 발목 위까지 잠겼던 물웅덩이에 풍덩하고 빠졌기 때문이다. 그때 신발끈 부분으로 물기가 마구 밀려들어왔다. 하지만 이거는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이런 것은 아무리 막강한 고어텍스라고 해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NEO PLUTO의 방수력 덕을 많이 봐서 접지력이나 방풍력의 문제를 소홀히 했는데, 그 부분을 간단히 언급해 보겠다.

NEO PLUTO의 밑부분을 보면 'SLIP LOCK SYSTEM'이 적용되어 있다. 한마디로 미끄럼 방지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것인데 여타 등산화와 비교를 해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다이센 산행길은 미끄러웠다. 눈길에다, 전날 비가 와서 그랬는지 지표면에 습기도 많았다. 그래서 좋은 등산화를 신고도 미끄러져 넘어지는 분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는...? 딱 한 번 넘어졌다. 그것도 하산길에서 좀 속도를 내다 그랬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다리가 좀 풀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들었다. 뭐 물론 와장창 넘어진 것이 아니라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금세 일어났다. 나의 운동실력이 어딜가나???ㅋㅋㅋ

 

예전 포스팅에도 언급을 했는데, NEO PLUTO의 방풍력은 상당히 탁월했다. 당시 다이센은 영하의 날씨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눈이 내렸지. 하지만 그렇게 발바닥이 시렵지는 않았다. 발이 시려워 발을 동동거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내가 두꺼운 양말을 신고 있어서 그랬을지 모르지만 확실한 건 발이 시렵다는 느낌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일본 돗도리현 다이센에서 했던 등반 대회는 무사히 끝이 났다. 좋은 사람은 어려울 때 빛이 나듯이, 좋은 제품은 악조건에서 더욱더 빛을 내는 것 같다. NEO PLUTO 덕분에 즐겁게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NEO PLUTO를 강추한다!

 

 

 

 

 

 

 

 

 

* 다이센의 눈길: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눈이 쌓인 길이 나오더군요. 어차피 다이센을 오르기 위해 일본에 왔으니 그냥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그냥 트래킹 수준이라고 생각을 해서 장비를 준비하지 않아 당혹스러웠지만 그래도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이 정도의 진흙탕은 매우 양반입니다.

 

 

 

 

 

* 다이센의 설국: 사진에도 보여지듯이, 설경을 마음껏 감상했답니다. 하지만 등산하기에는 아주 꽝이었습니다.

눈이 저렇게 많이 쌓인 노면은 이미 NEO PLUTO로 버티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답니다. 같이 등반한 분들은

하이컷 등산화, 아이젠, 스틱, 우비,각반 등으로 중무장을 했지만 저는 거의 맨몸이었습니다.

 

 

 

 

* 나의 NEO PLUTO: 이렇게 악조건인 상황에서 필드테스트를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트래킹화이긴 하지만 NEO PLUTO는 분명 여행화이기 때문에 이런 악조건인 상황이 필드테스트 조건에 맞나,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특수한 상황에 직면하니 NEO PLUTO의 진가가 발휘되더군요. NEO PLUTO는 정말 '물건'이었습니다.

 

 

 

 

 

 

* NEO PLUTO를 신고 미션 완료: 진흙탕에 빠지고, 눈길에 빠지고... 그런 악조건의 상황이 계속 들이닥쳤지만 NEO PLUTO를 신고 무사히 목표지점까지 다닿랐습니다. 일단 NEO PLUTO의 방수력은 제대로 체험을 했답니다. 곳곳에서 물웅덩이를 만났는데 그만 발을 헛디뎌 그 웅덩이에 여러번 발을 담갔습니다. 하지만 왠만해서는 NEO PLUTO 안쪽으로는 물기가 거의 스며들지 않더군요.

 

 

 

 

* 목표지점에 닿은 나: 아이젠도 없이, 하이컷 등산화도 없이, 스틱도 없이, 우비도 없이.... 참 어쩜 겨울 산행을 하면서 그렇게 준비도 없이 길을 나섰을까요? 그나마 하나 믿을 수 있었던 건 NEO PLUTO뿐! 악으로 깡으로 가다보니 결국 목표지점까지 도달했습니다. NEO PLUTO 체험도 제대로 하면서요.

 

 

 

 

 

* 미즈키시게루 로드: 입만 있는 요괴가 참 익살스럽습니다. 어찌보면 제 다이센 NEO PLUTO 필드테스트도 무척 '익사이팅'하게 진행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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