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20년 7월 31일.

예전 기준으로는 한창 휴가철이다. 하지만 장맛비가 아직까지도 계속된다. 작년이었으면 나도 배낭을 꾸리며 휴가 계획을 짜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장마 때문만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 시국에 무슨놈의 휴가?'

이런 식으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것이다. 휴가 검열인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게 다 꼬이게 된 것이다.

난 2020년 새해를 스페인에서 맞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2020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그런 계획들을 세웠다.

'anno nuevo(아뇨 누에보,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스페인어로 'anno'는 '해', 'nuevo'는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안되는 발음 굴려가면서 스페인 사람들과 새해 덕담을 주고 받았다.

'2020년은 원더키티의 해! 새해에는 더욱더 원더풀하게 나아가는 거야!'

1. 새로운 트레킹 코스 런칭하기

2. 트레킹 원고 작성 완료하기

3. 역사트레킹 100회 이상 실시하기

4. 돈 많이 벌기

5. 투잡하기

산티아고 순례길 종료 후 이어진 배낭여행까지 무사히 잘 마치고 2월 11일에 한국에 잘 도착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했고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로나 공포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지를 않았다. 그런 상황인데 무슨 트레킹이며, 무슨 여행인가! 귀국 후 지금까지 약 6개월이 흐르고 있는데 그간 의미있게 한 일이 딱 두 가지 뿐이다.

1. <트레킹은 생각창고> 원고 작성 완료 및 브런치북 발간

2. 2020 위대한 여정 희망걷기

2020 위대한 여정 희망걷기는 파킨슨병 환우인 정만용 선생이 600km 국토종단을 행하는 행사였다. 나는 거기에 스태프를 참가하여 정만용 선생의 국토종단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그 행사는 내가 주인공은 아니었다. 스태프는 스태프일 뿐이다.

그런 의미로 <트레킹은 생각창고> 의 브런치북 발간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 기특한 일이었다. 코로나가 준 시간 선물이라고 해야 하나? 트레킹은 못하더라도 트레킹 원고는 쓰자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트북 앞에서 엉덩이 싸움을 했었다. 그 결과로 지난 6월 30일에 브런치북을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0년이 '원더'하긴 하다. 물론 이런 식으로 원더하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지만. 지난 며칠간 기분도 별로여서 미뤄두었던 사진기 수리와 노트북 점검을 했다. 사진기를 맡기고, 노트북을 포맷하고. 이제 장비 점검도 끝났으니 다시 시작해야겠다.

한 여름이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내 마음은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한 겨울같다. 그래도 여기서 얼어붙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음 속의 동장군은 이제 매콤한 비빔면으로 비벼서 보내드리고 싶다. 두 손 두 발 놓고 있기에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 남은 2020년은 더 기운차게 보내고 싶다. 브런치북을 간행한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는지 출간 제의도 왔다. 가능하면 정식 출간도 하고, 더 나아가 베스트셀러에도 등극하고 싶다. ^^

어쨌든 남은 2020년은 확실하게 원더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나 스스로에게 외친다. 아자아자 파이팅!

ps. 예전에 <2020 원더키티>라는 국산 만화영화가 있었다. 2020년의 기대감 때문에 난 1~2년 전부터, '2020 원더키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어쨌든 그 말대로 원더하긴 원더했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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