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사 역사트레킹 지도

 

 

 

 

10월 17일 토요일.

 

이날은 새벽부터 분주했다. 새벽 4시경에 드디어 길고 길었던 프로젝트 하나가 종료됐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아침에 일어나 인왕산 역사트레킹을 리딩하러 경복궁역으로 달려갔다. 새벽까지 그림을

그리고 아침에는 트레킹을 하러가니 누가보면 무슨 대단히 바쁜 사람인 줄 알겠다...ㅋ

 

그렇다. 그 프로젝트는 그림 그리기, 정확히는 트레킹 지도 그리기였다. 필자는 <트레킹은 생각창고>라는

브런치북을 간행했었다. <트레킹은 생각창고>에는 총 16편의 트레킹 코스와 그에 해당하는 지도 그림이

그려져있다.

 

지도를 그렸다고 하는데... 보시면 알겠지만 퀄리티가 높은 수준이 아니다. 그래그래 내 그림 솜씨 초딩이다.

그러니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이전 포스팅에도 언급을 했지만 해당 트레킹의 이동경로를 시각화시켜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차이가 아주 크다. 자신의 위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하물며 낯선 필드에서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이동을 했는지를 알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아주 예전 원고에서는 지도를 그려넣지 못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은 못난 그림 솜씨 때문이었다. 하지만 <트레킹은 생각창고>부터는 큰 맘 먹고 지도를 그려넣기 시작했다. 욕을 하려면 해라~ 뭐 그런 식으로 대차게 나간 것이다. 이렇게 확치고 나갈 때도 있는 법이다!

 

필자가 구식이라 그런지 지도를 수기로 그려넣었다. 집에 굴러다니는 A4 용지에다 볼펜 깍지를 낀 몽땅 연필로 밑그림을 그리고, 다이소에서 구매한 3천원짜리 색연필로 색칠을 했다. 재료비가 거의 안 들었다. 그건 정말 좋았다. 돈 안 들어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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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완료가 됐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16편 가지고는 원고의 절대량이 부족해보였다. 그래서 <함께 걷는 역사트레킹>이라는 브런치 매거진을 만들었다. 여기에는 총 7편의 원고가 들어가 있다.

 

<함께 걷는 역사트레킹>은 여름에 작성한 원고라 지도를 그려 넣기가 만만치가 않았다. 한 여름에는 팔에 땀이 배겨 A4 용지에 묻을 수밖에 없었다. 고심 끝에 <함께 걷는 역사트레킹>은 원고부터 다 작성하고 지도는 날씨가 선선해지면 몰아서 그리기로 했다. <트레킹은 생각창고> 때는 한 편 작성하면 바로 지도를 그렸던 터였다.

 

역시 일은 묵혀두면 부담감도 함께 쌓인다. 7편의 지도를 몰아서 그리려고 하니 부담감도 생기고 귀찮기도 했다. 그래서 <함께 걷는 역사트레킹>은 지도 없이 갈까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 하지만 일을 시작했으면 완결을 봐야한다. 어차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건 각오를 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매일 하루에 하나씩 지도를 그렸다. 이 지도가 책에 실릴 수 있을지 아닐지... 그저 내 블로그에만 존재하는 지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일단은 접어두고 계속 그렸다. 그게 내 역할이고 내 임무였으니까.

 

결국 10월 17일 새벽 4시경에 마지막 호암산 역사트레킹 지도까지 다 그렸다. 스캔까지 해서 브런치와 블로그에 올렸다. 아주 속이 다 후련하다. 무슨 작품 전시회 같은게 끝난 느낌이다. 오죽 후련했으면 그 새벽 시간에 옥상에 올라가서 덩실덩실 춤을 추었을까!

 

작년 가을부터 이제까지 총 23편의 지도와 원고를 그렸고 작성했다. 만약 코로나 사태가 없었으면 그 정도의 결과물을 생산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코로나한테 고마워해야 하나?ㅋ 코로나야 썩 물러가라!

 

이제 당분간은 지도를 그릴 일이 없을 거 같다. 한창 시즌이라 역사트레킹도 리딩해야 한다. 지금이 단풍트레킹 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 아닌가. 소규모로 방역 수칙만 잘 지키면 언택트 시대에도 트레킹은 가능하다. 또 다른 프로젝트도 해야하니까 당분간 지도를 그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슬슬 손이 가려워지겠지. 어쩌면 나도 모르게 보물 지도를 그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그런 보물지도...ㅋ

 

 

 

 

 

 

 

* 태종이방원역사트레킹: 채색본과 완성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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