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우디: 가우디의 작업실을 복제했다. 가우디 기념관.

 

 

 

<핫한 유럽여행 4편> 어라? 가우디 생가가 이것밖에 안 돼? _레우스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프림장군 기마상(Estatua del General Prim): 프림 광장에 있다. 프림장군은 카탈루냐를 대표하는 진보적 군인으로 평가받는다. 남북전쟁 당시 링컨을 지지했으며, 크림 전쟁에서도 활동을 했다.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6일차, 맑음

건축가 가우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건축에 문외한이라도 가우디가 설계한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것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의 미학을 건축에 담은 건축가 가우디!

그런 가우디의 고향을 다녀왔다. 언뜻 가우디의 고향이 바르셀로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의 생가는 레우스(Reus)라는 곳에 있다. 레우스는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약 90km 정도 떨어져있는데 수도교가 있는 타라고나의 바로 옆동네다. 그래서 레우스와 타라고나, 두 도시는 시내버스값 정도로 오갈 수 있다.

레우스 기차역에서 내려 대성당 방향으로 이동했다. 중심지역인 메르카달광장(Plaça del Mercadal)에 다다르니 카사나바스라는 무척 인상적인 건물이 눈에 띈다. 그래 가우디의 생가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하지만 카사나바스는 가우디의 생가가 아니란다. 조금 뒤편에 박물관과 안내소(Gaudí Museum & Tourist Office)가 있기에 가서 또 물어봤다. 여기가 가우디 생가인가요?

또 아니란다. 그럼 도대체 가우디 생가는 어디란 말인가? 안내소에 문의하니 생가가 표시된 지도 한 장을 주었다. 그러면서 가봐야 별거 없다는... 말을 했다. 가보니 진짜 별거 없었다. 초라했다. 현재 개인 소유의 집으로 그냥 입간판만 세워져 있던 것이다. 입간판도 없었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서울 인왕산 수성동계곡 아래에 가면, 윤동주 시인의 하숙집이 있다. 그런데 그곳도 그냥 입간판만 붙어 있다. 개인 소유의 다세대 주택이라 당연히 출입을 할 수가 없다. 오히려 윤동주 하숙집이 외관상으로는 더 나아보일 정도로 가우디 생가는 방치되어 있었다.

가우디 생가라는 명칭의 끌림이 아쉬움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래도 레우스에 온 김에 발자취를 남겨야할 거 같아 가우디 박물관을 방문했다. 11유로(약 1만7천원)를 주고 티켓팅을 했다.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됐는데... 한국어는 없고 영어로 된 걸 제공받았다. 그 영어로 된 걸 다 알아...들었냐?ㅋ

전시는 좋았다. 전체적으로 가우디의 건축철학을 엿볼 수 있는 전시였다. 하지만 입장료가 다소 비싼 느낌이었다. 빨리 보면 10분 안에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공간 자체가 넓지 않았다.

그럼에도 인상적인 곳이 있었다. 가우디의 작업실을 복제해서 만든 코너였다. 작업실 한켠에 때묻은 침대도 놓여있었다. 참 소박하고 검소한 공간이었다. 작고 소박한 공간에서도 대작이 나왔던 것이다.

내 작업공간도 작은 밥상인데 대작이 나올 수 있는 거야?ㅋ

ps. 사그리다 파밀리아가 2026년에 완공된다는데... 스페인넘들을 믿으십니까?ㅋ

 

 

 

* 카사나바스: 1908년에 완공된 건물로 실내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현란한 기둥으로 장식된 클러스터가 인상적인 건물이다. 가우디가 설계한 것은 아니다. 루이스 도메네츠라는 건축가가 설계했다.

 

 

 

* 레우스 대성당

 

 

 

* 메르카달광장: 왼쪽 사각형 건물이 가우디 기념관이다.

 

 

 

* 가우디 생가: 오른쪽 갈색문이 출입문이다. 개인 소유 건물이라 출입할 수가 없다.

 

 

 

 

* 타라고나 수도교

 

 

<핫한 유럽여행 3편> 숲 속에 숨어 있는 로마 수도교_ 타라고나

☞ 엄청 더웠던 지난 여름, 저는 유럽에 있었습니다. 2024년 6월 8일부터 8월 14일까지, 약 67일간 많은 나라를 탐방했습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안도라, 모로코,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헝가리, 튀르키에...

애초에는 포르투갈 순례길을 약 25일 정도 걷고, 나머지 기간을 배낭여행을 이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여름철 남유럽의 더위는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일정을 다 배낭여행으로 소화했답니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것도 여행의 묘미겠지요.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펜으로 노트에 적기도 했고, 스마트폰 메모장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본 포스팅은 그 여행일지를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재밌지는 않습니다. 또한 가이드북 수준의 디테일한 정보도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수도교: 수도교를 건설할 때의 상상도. 거대한 기중기를 이용하여 돌을 날랐다.

 

 

2024년 6월 12일 수요일: 5일차, 맑음

전날인 11일, 피레네 산맥에 있는 푸이그세르다에서 바로셀로나를 거쳐 타라고나(Tarragona)로 이동했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 기간이 아님에도도 바로셀로나에는 만만한 객실이 없었다. 그래서 바로셀로나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타라고나로 바로 이동했다. 타라고나는 바르셀로나에서 남쪽으로 약 100km 정도 떨어져 있다.

바닷가에 접해 있는 타라고나는 이베리아반도에 정착한 로마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도시로 바르셀로나보다도 더 오래된 유서 깊은 곳이다. 옛 로마인들의 도시답게 타라고나에도 수도교가 있다. 수도교는 말 그대로 물이 흐르는 다리다. 용수 공급을 중시했던 로마는 점령지역 곳곳에 수도교를 건설했다. 그 중 하나인 타라고나 수도교를 찾아갔다.

타라고나 수도교는 페레레스 수도교가 정식 명칭인데 그 모습을 진귀하게 여긴 옛 사람들이 악마(The Ferreres Aqueduct, Pont del Diable) 수도교라고 별칭을 붙였다.

타라고나 중심가에서 수도교까지는 약 4km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갈만 하지만 그냥 시내버스를 탔다. 1.6유로(약 2300원). 버스 기사에게 현금박치기를 했다.

악마라는 명칭이 걸맞지 않게 수도교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수도교는 자연공원 안에 있었던터라 도심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세고비아 수도교하고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세고비아 수도교가 도심 구간을 걷다가 만난다면 타라고사 수도교는 숲길을 걷다가 딱~하고 만나게 된다.

타라고나 수도교는 당연히 그 기능이 정지됐다. 물이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길은 끊어졌지만 수도교가 워낙 튼튼한터라 그 위로 물 대신 사람이 다닐 수 있게 정비해 놓았다. 2천년 전 로마인들이 만든 건축물 위를 직접 걸어보았다. 고대인들이 만든 건축물 위를 넘나드는 호사를 누리다니!

수도교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또다른 장관이었다. 이렇게 수도교를 건널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 건 이제 타라고나 시민들은 상수도를 끌어다 마시기 때문이다.

 

 

 

* 타라고나 수도교: 물길은 끊겼지만 그 위로 사람이 보행할 수 있다.

 

 

 

 

* 타라고나 수도교: 사진에서 보듯 사람들이 건너갈 수 있다.

 

 

 

수도교 탐방을 마친후 주변을 산책했다. 우리나라의 임도 같은 길이 순환형으로 되어 있어 걷기에 딱 좋았다. 그렇게 둘러보다 독특한 기념물을 만났다. 1811년의 영웅들(Monument als herois del 1811)이라는 조형탑이었다.

1811년에 나폴레옹 군대가 타라고나를 포위했는데 그 사건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조형물이었다. 숲 속에 이런 조형물이 있다는 것이 무척 진기하게 느껴졌다. 그만큼 이 일대가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뜻일 것이다.

수도교 탐방을 마치고 해변가에 있는 로마시대 원형경기장 일대를 둘러보았다. 지중해 옆에 로마시대 유적지라... 눈이 호강했다. 바다와 어우러진 로마 유적이라! 타라고나는 곳곳이 다 명소인 듯싶었다.

ps. 유럽의 해수욕장들은 아주 시원시원하더라고요. 눈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랐다는...ㅋ

 

 

 

* 1811년 영웅들 기념비(Monument als herois del 1811): 나폴레옹 군대의 타라고나 포위 공격을 막아낸 것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 타라고나 성벽: 로마시대 만들어진 도시성벽임. 성벽 안으로 자동차가 드나들 수 있다.

 

 

 

* 타라고나 원형경기장: 로마 원형경기장. 경기장 바로 옆이 지중해다.

 

 

 

* 타라고나 원형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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