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예초 앞두고 '말벌' 조심하세요 1편

 

과민증 여부 미리 확인하고, 벌에 쏘이면 즉시 119 연락

 

 

14.08.21 10:06
l최종 업데이트 14.08.22 11:38

 

 

 

 

 

지난 12일, <사단법인 아름다운 도보여행>의 손성일 대장은 잠시나마 '황천길'을 경험했다. 그가 개척한 도보여행길인 삼남길 보수 작업을 하다 말벌에 쏘였던 것이다. 말벌에 쏘였다고 해서 모두가 다 '황천길'을 경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급차가 조금만 늦게 도착했다면, 목숨을 잃을 뻔 했을 정도로 그는 위급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겨우 말벌 한 마리 때문에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서게 됐던 것이다.

 

 


 
▲ 말벌집 말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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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증이라 불리는 아나필락시스

살면서 누구나 다 한 번쯤은 벌침에 쏘인 적이 있을 것이다. 야외 활동을 하다 쏘일 수도 있고, 제초 작업을 하다 쏘일 수도 있다. 필자도 트레킹을 하다 여러 번 벌침에 쏘였다. 그렇게 벌침에 쏘였지만 하루 정도 욱신거리다 말았다. 따로 약물치료를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상처 부위가 가라앉았다.

대다수의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말벌의 공격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쏘인 부분, 국소 부위에만 이상 증상을 나타낸다. 따로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치유가 가능하다.

하지만 손성일 대장처럼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에게 벌침은 치명적이다. 온 몸이 부어올라 기도가 좁아져 호흡곤란 증세가 발생하고, 더불어 심장마비가 일어나기도 한다. 그러다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런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고 부른다. 과민증이라고도 하는 아나필락시스는 벌이나 독개미 같은 곤충뿐만 아니라 땅콩이나 새우 같은 음식물을 통해서도 발병할 수 있다.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인구 10만 명당 3~4명 정도다.

 

 

 


 
▲ 산 길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은 통상 산 중에서 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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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차 접근이 용이한 곳으로 즉시 하산

그렇다면 아나필락시스 증상이 있는 사람이 말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벌침을 신속히 제거해야 한다. 벌침은 손이나 핀셋으로 뽑으면 침낭에 담긴 독소가 체내로 주입되므로 카드 같은 모서리가 단단한 물체로 긁어내는 것이 좋다. 통상 1분 안에 벌침 속의 독이 체내로 주입되므로 신속하게 손을 써야 한다.  

또한 지체 없이 119에 신고를 해야 한다. 1분 안에 벌침을 제거했다고 하더라도 안전을 위하여 119에 신고해야 한다. 이때 환자는 구급차 접근이 용이하도록 포장도로가 있는 곳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웃도어 활동이나 제초작업 등은 통상 산 속에서 행해지므로 사고 발생지점에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다. 말벌에 쏘였을 때의 골든타임은 20분에서 60분 사이이다. 이 시간 안에 병원에 도착한다면 생존 확률은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그 시간을 놓치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주위 사람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일단 환자 옷의 단추나 지퍼 등을 풀어줘야 한다. 이미 환자의 몸은 퉁퉁 부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환자를 똑바로 일으켜 세워야 한다. 환자가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로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환자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 땅바닥에 드러누우면 호흡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물을 뿌려 환자가 의식을 잃지 않게 계속 일깨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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