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스테라(fisterra): 스페인의 땅끝마을 피스테라의 초입. 항구마을.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피스테라

* 2020년 1월 16일 목요일: 31일차 / 폭우가 쏟아짐

1.어제는 hostal forest라는 곳에서 1박을 했다. 25유로 호스텔이었는데 정확히는 게스트하우스였다. 방은 단독으로 사용했는데 화장실은 공용. 아스트로가(astroga)에서 묵었던 호스텔과 구조가 비슷했다. 할매 주인장이 리셉션도 하고 관리도 하는 그런 호스텔이었다. 뭐 시설은 우리나라 여인숙?ㅋ

2. hostal forest에서 오전 9시경에 체크아웃함. 바로 산티아고콤포스텔라 버스터미널로 갔다. 오전 10시발 피스테라(fisterra)행 버스를 타기 위해. 피스테라는 스페인의 서쪽 땅끝마을이다.

3. 10시 버스인데 10시 4분에 출발하더라. 탑승 위치도 정확하지 않고. 그런데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큰 문제는 피스테라까지 무려 3시간 정도 걸린다는 것이다. 10시에 출발한 버스가 12시 55분경에 도착한단다. 오전 9시 버스는 2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는데 거기서 거기지. 산티아고콤포스텔라에서 피스테라까지는 직선거리로 100km도 안되는데 말야.

4.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던 날씨가 변했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바람도 거세고. 스페인의 땅끝 피스테라까지는 해안도로를 따라가는데 바다에서는 큰 파도가 일어나고 있었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고 천둥번개가 몰아쳤지만 편하게 버스에 앉아 그 풍광을 바라보았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드넓은 대서양을 바라본 것이다.

5. 2014년에 이곳을 지날 때는 잠을 자서 그랬는지 차창밖 풍광이 하나도 기억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 바라본 풍광은 정말 절경이었다. 울릉도로 생각나고 제주도도 생각이났다.

6. 이것도 전화위복이라고 오늘의 피스테라 버스여행은 망설였던게 사실이다. 억수같이 비도 많이 오고 하니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2014년에 피스테라를 갔으니까.

7. 오늘은 피스테라의 초입에서만 머물렀다. 등대가 있는 곳까지 가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초입에서만 놀아도 좋고 버스 차창 밖을 보는 대미도 좋았다. 특히 ezaro라는 동네는 매우 특이한 해안가 절벽을 지니고 있었는데 버스에서 내려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을 정도였다.

8. 오후 3시 버스를 타고 6시경 산티아고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3시간이 걸렸다. albergue o fogar de teodomiro에 오후 7시 30분경에 입실함.





* 마드리드: 이날 거리축제가 있었다. 말들이 도심 대로변을 활보한다.

* 2020년 1월 17일 금요일: 32일차 / 맑음

1. 마드리드로 가기 위해 albergue o fogar de teodomiro에서 오전 9시경에 나옴.

2. 마드리드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를 18일에 타는터라 마드리드에서 1박을 하기로 함.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는 산티아고에서 예매를 했음.

3. 산티아고콤포스텔라에서 마드리드로 가는 기차는 우리나라의 ITX급 정도의 기차였다. KTX는 아니고 새마을호보다 조금 더 빠른...

4. 중간에 오우렌세(ourense)에서 기차를 갈아탔다. 오우렌세는 어차피 한 번은 왔어야 하는 곳이었나보다. 정확히 기술하자면 saintago de compostela - ourense / ourense - madrid 이런 경로로 갔다. 오전 9시 50분경 출발, 마드리드 오후 3시경 도착.

5. 역시 마드리드는 정신이 없다. 대도시는 대도시였다. 아참 오는 기차에서 엄청 졸았다. 정말 오랜만에 기차에서 단잠을 잤다. 그동안 정말 많이 피곤했었나보다.

6. 마드리드에 온 김에 데카트론에 들러 우비, 신발, 접는가방, 잠바를 하나 샀다. 전부 합쳐 약 100유로. 한국이었으면 훨씬 비쌌을 것이다. 아참 감기약도 하나 샀다. 약 9유로 정도. 약값은 우리나라보다 좀 비싸다.

7. sol 광장 바로 인근에 있는 i love madrid hostal에 오후 5시경 입실함. 부킹 닷컴에는 12유로로 적혀있는데 15유로를 달라고 했음. 더 움직이기 귀찮아서 그냥 결제했음. 근데 바로 후회했음. 솔 광장이랑 가까워서 그런지 투숙객들이 많았음. 다음에는 솔 광장하고 좀 떨어진 곳으로 숙소를 잡아야 할 것 같음.




* 프랑크푸르트: 마인강의 야경.

* 2020년 1월 18일 토요일: 33일차 / 마드리드 비옴, 프랑크푸르트 비오다 갬

1. 오늘은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로 이동한다. 마드리드 바라하스 2터미널에서 독일 루프트한자 편으로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향함. 오후 1시 30분 비행기고 약 2시 30분 정도 비행한다.

2. 항공편 결제를 스마트폰으로 했는데 안내 메일에 이상한 내용이 적혀이었었다. 위탁수하물이 포함 안 됐다고, 수하물을 붙이려면 또 다른 결제가 필요하다고. 루프트한자가 라이언에서 같은 저가 항공사도 아닌데 위탁수하물이 포함이 안 된다? 이게 말이 되나?

3. 무려 200유로 가까운 돈을 주고 끊은 항공권인데... 위탁수하물로 또 돈을 내라고? 그럴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체크인과 동시에 내 배낭을 위탁수하물 컨베이어벨트에 던져놓았다. 직원은 자연스럽게 내 배낭에 화물스티커를 붙여주더라. 그리고 다음 손님을 받으려고 하더라. 그럼 돈 더 안 내기 작전은 성공한 것인가?

4. 확인하는 차원에서 직원에게 물어봤다. "Is my luggage free?" / "yes"

마치 당연한 걸 왜 물어보느냐는 식으로 나를 이상하게 쳐다봤다. ㅋ

5. 피곤해서 그랬나? 비행기에서도 엄청 잘 잤다. 내 옆에 있던 스페인 노부부도 함께 잘 잤다. 기차에서도 그렇게 맛나게 잘 잤는데 비행기에서도 잘 잤으니... 이제 내게 시차적응이란 말은 없는거다!

6.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오후 4시경에 도착해서 짐을 찾은 후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으로 이동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은 frankfurt hauptbahnhof라고 불린다. 공항에서 멀지 않아서 좋았다. s9 노선을 타고 4정거장 정도 오니 중앙역이었다. 20분도 안 걸렸다.

7. 프랑크푸르트에는 마인강이 흐르고 있는데 그곳이 바라보이는 jugendherberge frankfurt -hausder jugend라는 긴 이름의 호스텔에 체크인했다. 부킹닷컴에는 22유로라고 적혀있었는데 25유로를 부르더라. 조식도 준다는데 그냥 25유로를 결제했다. 돈 값을 하긴 하더라. 시설이 꽤 괜찮았다. 라인강이 아닌 마인강의 야경도 한 눈에 볼 수 있어서 좋고. 오후 6시경 입실.




* 유로조형물: 프랑크푸르트에는 유럽 중앙은행이 있다. 그 앞쪽에 유로화 기념물이 있음. 유럽 여행 중에는 주머니에 유로화가 가득있으면 행복함. 그래서 저 조형물을 떼갈까 하는... 그런 생각이...ㅋ









* santiago de compostela: 산티아고콤푸스텔라 대성당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20년 1월 13일 월요일: 28일차 / 맑음, 강풍이 붐

1. o cebreiro에 있는 공립알베르게에서 오전 8시 30분경에 나옴. 어제 저녁식사를 한 곳에서 아침식사를 했음.

2. 오늘은 triacastela까지 가는 코스임. 약 22km 정도이 거리임. 주로 내리막길이라 어렵지 않음.

3. 오늘은 난이도가 양호하고 주위 풍광이 아름다웠음. 하지만 바람이 좀 세게 불었다. 역시 변화무쌍한 기후를 보이는 갈리시아 지방에 온 게 맞군!

4. 오늘은 오르막도 별로 없고 길도 양호해서 목적지인 triacastela에 오후 3시경에 도착했다. 공립 알베르게에 입실했음. 이곳도 역시 작년에 1박을 했던 곳이다.

5. 작년에도 느낀 거지만 갈리시아 지역의 공립 알베르게는 대체로 양화하더라.

* 이동거리: 약 22km

* 누적거리: 585km



* ourense: 로마석교. 오우렌세는 동네 자체가 아름답다.





* ourense: 오우렌세에는 특이한 모습의 다리들이 있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즐겁다.





* 2020년 1월 14일 화요일: 29일차 / 맑음, 강풍이 붐

1. triacastela 공립알베르게에서 오전 8시 30분경에 나옴. 어제 저녁을 먹은 바르에서 아침식사를 함. 어제 저녁은 치킨샐러드 비슷한 것을 먹었는데 아주 거하게 잘 먹었음. 사실 이곳도 작년에 식사를 했던 곳임.

2. 오늘은 사리아(sarria)까지 가는 길임. triacastela에서 사리아까지는 약 18km 정도 걸림. 그리 먼 길은 아님. 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거세게 불었음. 감기 걸리기에 딱 좋은 날씨였음. 그래서 감기 몸살에 걸렸음.

3. 이 코스는 곳곳에 마을이 있지만 식사할 곳이 없다는게 가장 큰 문제임. 바르가 다 문을 닫았음. 작년에도 그랬음.

4. 오후 2시경에 사리아 입구에 도착했고 바르에 들러 허겁지겁 식사를 했음. 정말 맛나게 거하게 잘 먹음. 그런데 디저트까지 먹었는데도 겨우 7유로 밖에 나오지 않았음. 너무 저렴해서 어리둥절했음. 그러고보니 커피까지 마셨음.

5. 드디어 사리아에 도착했음. 이 도시는 이번을 포함해 3번이나 방문했음. 산티아고콤포스텔라까지 약 110km를 앞두고 있는 이 도시는 완주증을 받을 수 있는 거리에 딱 위치해 있음. 완주증은 도보로 100km 이상을 걸어야 받을 수 있기에 이곳 사리아에서 순례길을 나서는 사람도 있을 정도임.

6. 어떤 이들은 사리아에서 순례길을 시작하지만 난 이곳에서 순례길을 마쳤음. sarria - santiago de compostela 구간은 약 110km로 2014년과 2019년 1월, 이미 두 번이나 걸었음. 특히 2019년에 빡세게 걸어서 굳이 올해까지 걸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됨.

7. 이리하여 내 자전거여행 대신 행해진 순례길 여행도 막을 내림. 이제는 배낭여행자 모드로 변심함.

8. 어쨌든 큰 사고없이 순례길 여행이 잘 종료됐다. 그걸로 족하다! 사리아에 있는 credencial 알베르게(사설)에 오후 3시경 입실함.

* 이동거리: 18km

* 누적거리: 603km


* 2020년 1월 15일 수요일: 30일차 / 비오다 갬

1. 이제 도보여행으로의 순례길은 종료가 됐다. 전체적으로 컨디션도 안 좋고 다리상태도 나빠서 사리아(sarria)에서 멈춘 것이다.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 문제는 언제 마드리드로 돌아가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를 타냐였다.

2. 기왕가는 거라면 빨리 가는게 좋다는 생각에 사리아역까지 서둘러 움직였다. 전날 사리아역을 가보았기에 망정이지... 기차를 놓칠뻔했다.

3. 사리아역은 잠겨있었다. 역무원도 없었고, 티켓발권기도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발권을 하냐 이 말이다. 이때 플랫폼에 있는 현지인 부부에게 물어보니 기차를 타고 직접 승무원에게 직접 발권을 하라고 하더라! 이게 말이 되는건가? 기차도 선로를 억지로 건너가서 타아했다. 선로 무단횡단이라고 할 만 했다. 우리나라였으면 벌금감이었다. 하여간 상업운영을 하는 기차역에 역무원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4. 기차를 타서도 문제였다. 도대체 역무원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티켓을 구매하고 싶어도 구매할 방법이 없었다.

5. 기차는 약 40분 가량을 달려 ourense라는 도시에 닿았다. 기분도 그렇고 해서 그냥 하차했다. 결국 무임승차를 하게 된 것이다. 알고보니 이 기차는 갈리시아 서쪽을 달리는 지역 노선이었다. 그래서인지 객차도 2량 밖에 되지 않았다. 마드리드를 가려면 오우렌세(ourense)에서 우리나라 새마을호급으로 기차를 갈아타야했다. 어쨌든 내리긴 내려야 했다.

6. 오우렌세는 산티아고콤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그런데 이곳에 로마시대에 만든 다리가 있는게 아닌가! 더군다나 아직까지 현역으로 쓰이고 있다.

7. ponte roman de ourense라는 명칭을 가지고 있는 로마시대의 다리. 그 아래를 시원스럽게 미뉴강이 흐르고 있었다. 이 미뉴강을 쭈욱 타고 상류로 가면 portomarin에 닿는다. 반대로 하류로 내려가면 포르투갈과의 국경을 이룬다. 그러고보면 이 미뉴강은 갈리시아 지역과 푸르타갈 북부에서 무척 중요한 수로 역할을 하는 거 같다.

8. 로마시대 다리가 아니더라도 오우렌세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도시 자체가 상당히 예쁘니까! 하여간 의도치 않게 기차여행을 하게 됐고 덕분에 생각지도 못한 진주를 발견하게 됐다. 인생사도 이런걸까? 의외적인 것에서 얻는 기쁨... 뭐 그런거...!

9. 여기까지 와서 산티아고콤포스텔라를 안 간다는 건 무언가 마침표를 안 찍는 느낌이 들었다. 점핑을 하든 안하든 마침표는 찍어야 하지 않을까? 더군다나 오우렌세에서 산티아고콤포스텔라까지는 약 100km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까.

10. 그래서 마드리드행 대신 산티아고콤포스텔라행 티켓을 끊었다. 약 40분 정도 소요.

11. 딱 1년 만에 다시 찾은 산티아고 대성당! 벌써 세번째다. 하지만 다시 와도 좋다. 어쨌든 나는 다시 이곳에 서 있다. buen camino!





* santiago de compostela: 대성당 앞에서 한 컷






* 오우렌세: 로마석교. 아직도 현역으로 쓰이고 있음.






* 오우렌세: 특이한 형식의 다리. 저 맨 위쪽에 올라갈 수 있다. 전망대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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