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서울을 꺼려한 적이 있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탁한 공기와 시끄러운 소음들... 그런 것들이 너무 싫었던 것이죠.

하지만 그보다 더 싫었던 건 다른 사람을 못 잡아 먹어 안달하는... 그런 치열한 경쟁이 더 싫었습니다. 그래서 한때 귀촌을 곰곰히 생각해본 적이 있었답니다. 실제로 약 1년 정도 귀농학교에서 생활을 한 적도 있었지요.

하여간 서울을 '서울공화국'이라고 칭하며 낫잡게 본 게 사실입니다. 

"제가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서울공화국, 서울공화국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서울을 안 좋아했던 것이죠. 그런데 지금은 좀 바꼈습니다."

어떤 트레킹에서 참가자들에게 저렇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서울이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더니 시각이 바뀌게 됐습니다. 더군다나 서울과 그 근교 자연의 매력을 알게 되니 더 이상 서울을 낫잡게 보지 못하겠더라고요."

이렇게 이야기를 덧붙였죠. 여기서 말한 근교 자연이란 당연히 서울을 둘러싼 산들입니다. 더 정확히는 그 산을 둘러 만든 북한산 둘레길이나 관악산 둘레길을 칭하는 것이죠.

지방에도 참 매력적인 도보여행길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꽝인 도보여행길도 엄청 많습니다. 그에 비해 서울에 있는 도보여행길은 매력적인 도보여행길이 더 많은 편입니다. 화장실이나 편의점 같은 편의 시설은 말할 것도 없이 좋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서울 예찬론자가 되버렸는데요. 하여간 둘레길만 놓고 보자면 북한산 둘레길이나 안산 자락길, 관악산 둘레길 같은 곳들은 명품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교통편 좋죠, 화장실 곳곳에 있죠, 표지판도 잘 정비됐죠."

그래서 제가 말을 힘줘서 이야기를 했죠.

"서울 시민이라는 거 자랑스럽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최소한 서울에 있는 둘레길만큼은 전국 최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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