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관음리5층석탑: 심령사진이 아님.

 

 

 

 

 

 

 

2021년 5월 22일 토요일 / 여행 4일차

 

전날 양양에서 강릉으로 이동을 했다. 느그적거렸더니 벌써 오후가 되어버렸다. 기왕 이렇게 된 거 강도가 낮은(?) 과업을 수행하기로 했다. 강릉 시내권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성산면 관음리5층석탑을 탐방하러 가기로 했다. 지도 검색을 해보니 강릉버스터미널에서 약 5km 정도 떨어져있었다. 5킬로면 쉬엄쉬엄 가더라도 2시간 정도 아닌가! 그래 오늘은 좀 놀면서 탐방하자.

 

관음리5층석탑에 대해서 검색을 하다가 이곳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는 블로그 글을 읽었다. 강릉에 거주하시는 어떤 시민기자가 작성한 기사였는데 그런 글을 쓰셔서 좀 의아했었다.

 

'시내권에서 직선거리로 5킬로 밖에 안 되는 곳이 접근이 어렵다고? 너무 오버하는 거 아니야?'

 

하지만 그 말이 맞았다. 관음리5층석탑을 찾는데 엄청 고생을 했다. 길을 헤매서 약15km 정도를 걸었던 거 같다. 마지막에는 철조망도 넘어야했다. 10kg가 넘는 배낭을 메고 짧은 다리로 철조망을 넘으려니...ㅋ

 

왜 이렇게 사서 고생을 했냐? 일단 현지 시민들이 관음리5층석탑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오히려 필자한테 그런곳이 있냐고 되묻더라. 그리고 관음리 일대가 상당히 외졌다. 시내권과 가까울 뿐이지 민가도 띄엄띄 엄 있었고 버스편도 몇 편 없었다.

 

강릉남대천에 진입해서 뚝방을 걸었다. 좀 돌아가더라도 뚝방길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다. 하지만 이날따라 갑자기 폭염이 몰려왔는지 엄청나게 덥더라. 5월 1일에 설악산 일대에 폭설이 내렸었는데 언제 그랬냐는듯이 20일 만에 초여름 날씨로 변하다니! 이것도 기후변화 때문에 그런 것인가?

 

그렇게 걷다보니 더위를 먹었나? 관음리와는 다른 방향으로 온 것이다. 서서히 해가 지고 있었다. 이때부터 머리가 찡해지기 시작했다. 대신 다리는 아주 빨라졌다. 지도를 계속 체크를 하는데 계속 뱅뱅거리며 같은 지점을 도는 느낌이 들었다. 막판에는 현지분이 알려주신 철조망을 넘기까지했다. 그렇게 그렇게 관음리5층석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아주 늦은 시각에...!

 

관음리5층석탑이 서 있는 자리는 안국사지라고 추정되는 곳이다. 이곳에는 석탑말고도 돌로 만든 대좌가 있다. 이 대좌에는 예전에 석불이 올려져 있었을 것이다.

 

관음리5층석탑은 고려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12호로 지정되어 있다. 높이가 3.3미터인데 5층 석탑치고는 크기가 작은 편이다. 안타깝게도 5층 탑신 부분이 결실되어 있다. 그래서 크기가 작은 것인지도 모른다.

 

너무 늦은 시각에 도착해서 그랬는지 사진들이 무슨 심령사진같다. 심야괴담회용 사진인가? 주위에는 불빛 하나 없더라. 대신 산짐승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는 계속 들리고... 뭐 이렇게 늦은 시각에 답사를 할 수도 있는 거지. 하지만 늦게 가면 좋은 사진을 찍기는 어렵지. 카메라가 별로 안 좋으니까.

 

그래도 막판에는 운이 좀 뜨였다. 근처에 사시는 분이 트럭으로 터미널까지 픽업을 해주셨다. 얼마나 고맙던지! 만약 그렇게 안 됐다면 새벽까지 걸어갔을지도 몰라. 택시비 때문에...ㅋ

 

 

 

 

 

 

* 강릉관음리5층석탑

 

 

 

 

 

 

 

* 석불대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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