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비에도 대성당의 야경

 

 

 

☞ 지난 2023년 12월 14일부터 2024년 1월 26일까지 스페인과 튀르키예를 여행했습니다. 여행은 크게 3단계로 나눠서 했는데 1단계는 산티아고 순례길, 2단계는 스페인 도시여행, 3단계는 튀르키예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여행일지를 기록했습니다. 이 포스팅들은 그 여행일지 노트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여행일지를 중심에 두고 작성된 포스팅이라 그렇게 재미진 포스팅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를 가져다 주지도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여행일지를 객관화 하는 작업은 분명히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이렇게 쌓이고 쌓인 것이 개인의 역사가 되고, 더 나아가 모두의 지식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까요!

 

 

 

* 오비에도대성당: 크리스마스, 새해 시즌

 

 

 

 

*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13일차 / 안개

- 3일간의 carrion de los condes의 espiritu santo 알베르게 생활을 정리하고 이제 레온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한다. 레온행 버스는 마을 초입에 있는 바르 앞에서 탄다. 16유로인데 바르 사장님이 티켓을 판매하면서 프린트까지 해주셨다.

- 약 1시간 40분을 달려 레온(Leon)에 도착했다. 레온은 스페인어로 사자를 뜻하는 도시다. 영어로 사자가 Lion이니 얼추 비슷해보인다. 레온은 산티아고 순례길 상에서 가장 큰 도시로 도심 한 가운데에 있는 레온 대성당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는 곳이다.

- 이렇게 멋진 레온이지만 이미 두 번이나 방문을 했던터라 터미널에서 바로 오비에도(Oviedo)행 버스 티켓을 구매했다. 레온에서 오비에도가 가까워서 그런지 버스비가 약 9유로가 나왔다. 카리온과 레온 사이의 버스비보다 훨씬 더 저렴했다.

- 언제나처럼 버스에서 열심히 졸았다. 그렇게 졸다가 눈을 떴는데 눈이 휘둥그래졌다. 주위 풍광이 너무나 이색적이었기 때문이다. 스페인 북부의 산악 구간이 빼어난 절경을 자랑한다는데 그 말이 딱이었다. 우뚝 솟은 봉우리들이 얼핏 강원도를 연상시킬 정도였다. 나중에 기회되면 다시 가볼 생각이다.

- 오비에도 대성당 일대를 둘러보다보니 밤이 되었다. 호스텔을 가려고 했는데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었다. 그래서 알베르게를 찾아갔다. 오비에도에는 오리지널 순례길과 북쪽길을 걸을 수 있다. 오비에도 알베르게는 찾기가 쉽지가 않았다. 길을 돌고돌아 겨우 알베르게를 찾아 체크인을 했다. 가격은 7.5유로였다. 아주 저렴했다. 하지만 냄새가...ㅋ

 

 

 

 

* 수도교 기둥(Acueducto de los Pilares): 물을 공급하는 수도교. 지금은 일부 교각만 남아 있다. 수도교로 가장 유명한 곳은 세고비아 수도교다.

 

 

 

* 알폰소2세: 오비에도 대성당 앞에 동상이 있다.

 

 

 

 

 

 

* 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14일차 / 맑음

- 오비에도 알베르게를 빠져나와 오비에도 대성당으로 갔다. 어제는 야경을 찍었으니 이제 밝은 시간의 광경을 담을 생각이었다. 대성당 정식 입장전이었지만 문이 열려있어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그러는 와중에 성당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 직원이 나를 불렀다. 공짜로 성당 박물관 티켓을 끊어준 것이다. 가격이 약 8유로였는데... 값을 지불하고 입장할 생각이었다. 오늘이 내 생일이어서 이렇게 생일 선물을 받는 걸까? 하여간 고마운 일이었다.

- 오비에도 성당박물관은 알폰소 2세때 모은 문화재를 간직한 곳으로 전시물 중에는 예수님의 혈흔이 묻어있는 성의도 있다. 이렇게 귀한 문화재들은 원래 스페인 중부에 있는 톨레도에 있던 것들이다. 북아프리카 무어인들에 의해 이베리아반도가 침략당했을 때 톨레도에서 오비에도로 옮긴 것이다. 무어인들이 이베리아반도를 거의 다 장악했지만 북부 지방만큼은 침략하지 않았다. 그래서 당시 이베리아인들은 북부 산악지대에 아스투리아스 왕국을 세웠다. 그 아스투이라스 왕국의 수도가 바로 오비에도였던 것이다.

- 오비에도 대성당 앞에는 순례길 표식이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camino del norte(북쪽길)이고, 다른 하나는 camino primitivo(오리지널길)다. 스페인어로 primitivo는 최초, 시작, 원래를 뜻한다.

- 오리지널길인 camino primitivo는 알폰소2세가 최초로 산티아고콤포스텔라로 성지 순례를 떠났을 때 이용한 루트다. 한마디로 알폰소2세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첫번째 순례자였다. 스페인인들은 국토회복전쟁을 벌였고, 그에 따라 국경선도 변하게 된다. 순례길도 변화를 겪게 된다.

- 그 두 개의 표식은 오비에도 대성당 앞 알폰소 2세 동상 부근에 자리잡고 있다.

- 이후 영화배우이자 감독이었던 우디 알렌 동상을 보러갔다. 우디알렌 동상 말고도 오비에도에는 동상들이 꽤 많았다. 도시 전체가 큰 외부 조형물 전시관 같았다.

- 탐방을 마치고 버스터미널로 가기 전에 잠깐 오비에도 대학 건물에 들어섰다. 처음에 그곳이 대학 건물인지도 몰랐다. 그저 외형이 근사해서 들어갔던 것이다. 규모있는 옛 건축물이라서 그런지 회랑이 있었는데 그 회랑의 기둥들을 보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기둥에 흉한 자국들이 많이 있었던 것이다.

- 얼핏봤을 때는 석재가 석회석이라 석회석은 흉하게 풍화가 되나,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하지만 아무리봐도 총탄 자국이었다. 의문을 풀어야겠다는 생각이들어 건물 안내센터에 물어봤다. 안되는 영어로... 하지만 그 안내데스트 언냐도 영어가 안 됐다. 대학 건물을 나와 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관광안내센터가 있어 사진을 보여주며 물어봤다. 대학생처럼 보이는 청년이 이 자국은 스페인 내전 당시의 총격전 때문에 생긴 것들이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그럼 그렇지!

- 이후 산탄데르로 이동했다. 처음에는 빌바오까지 가려다 시간도 늦고, 대서양도 보고 싶은 생각에 산탄데르로 가기로 했다. 오비에도에서 산탄데르까지는 약 200km정도 떨어져있는데 버스로 약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 산탄데르 터미널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hostal liebana에 체크인했음. 이렇게 내 생일을 낯선 외국에서 보내게 됐다. 케잌 한조각도 못 먹었지만 무언가 분주하게 잘 보낸 거 같다. 이렇게 생일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가 않네~!^^

 

 

 

* 예수 성의: 예수의 혈흔이 남아있는 옷. 오비에도 대성당 박물관에 있음.

 

 

 

* 두개의 길에 대한 표식: camino primitivo(오리지널길)이냐 camino del norte(북쪽길)이냐. 북쪽길은 camino de la costa라고도 한다.

 

 

 

 

* 오비에도대학교

 

 

 

 

* 총탄자국: 스페인 내전 당시, 오비에도도 전쟁의 참화를 벗어날 수 없었다.

 

 

 

 

* 총탄자국

 

 

 

* 우디알렌: 오비에도를 사랑했던 우디알렌. 우디알렌 동상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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