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의 블록버스터, 만석중놀이___ 1편 

 

빗줄기가 소품으로 쓰인 거창아시아1인극제

 

14.08.07 11:04  최종 업데이트 14.08.07 11:04

 

 

 

 

 

 

 
▲ 만석중놀이 우리나라 전통 그림자극인 만석중놀이. 막 오른편에 만석중 인형이 서 있다. 용과 해 인형이 함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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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경남 거창군 고제면 거창귀농학교.

12호 태풍 나크리의 영향 때문인지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그나마 바람이 거세게 불지 않은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그래도 사람들은 내심 불안해하고 있었다. 스텝으로 참여를 했던 필자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이러다가 공연은커녕 물폭탄 맞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

올해로 25회를 맞은 <거창아시아1인극제>는 그렇게 시작부터 삐꺼덕거렸다. 야외공연은 아웃도어 활동만큼이나 날씨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이렇듯 올해 <거창아시아1인극제>는 공연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놓일 뻔했다.

 



공주에서 거창으로, 아시아1인극제의 이동

<아시아1인극제>는 민속극의 대가인 심우성 선생의 주관으로 1988년, 서울에서 1회 대회가 개최됐다. 첫 대회 이후부터는 아시아 각국을 돌며 공연이 이어졌다. 그러다 1996년, 충남 공주에 공주민속박물관이 들어서고 아시아1인극제도 그 곳에 둥지를 틀게 된다. 이때부터는 명칭도 <공주아시아1인극제>가 된다.

아시아1인극제가 <거창아시아1인극제>로 또 한 번 옷을 갈아입게 된 건 2007년이었다. 거창귀농학교의 다른 이름은 삼봉산문화예술학교인데 그 곳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 이후 지금까지 아시아1인극제는 거창에서 개최되고 있다.

 



 

 
▲ 극강을 넘어서다 작품명 '극강을 넘어서다'. 민족무예단 삼족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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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극의 영어 명칭은 'monodrama'다. 즉, 무대에 오른 한 명의 배우가 각양각색의 극중 인물상들을 풀어내듯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인극이라고 하면 판소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1인극은 배우 홀로 무대에 오르기에 다인극보다는 극적인 갈등 전개나 대립과정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1인극은 연극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배우 1인이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하는 식의 전위적인 모습은 모든 것을 주관했던 제사장의 무속무와 그 뿌리가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아시아1인극제에는 쟁쟁한 명사들이 무대에 올라 자리를 빛내주었다. 판소리의 거장 박동진 명창이 <진국명산>을 전해주었다. 공옥진 여사의 <심청전>도 무대에 올려졌다. 그 외에도 내로라하는 아시아 각국의 수많은 공연자들이 아시아1인극제의 무대를 수놓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비 때문만은 아니었다. 돈도 문제였다. 그렇다. 또 돈이 문제였다. 2014년 <거창아시아1인극제>는 '아시아'라는 명칭이 무색하게 '국내파'들로만 꾸려졌다. 더욱이 초청된 국내파들은 공연료도 받지 않고 재능기부를 해주었다. 자금이 없으니 아시아 각국의 재능 있는 연극인들을 초청하지 못했던 것이다.

문제는 올해만 그런 것이 아니고 작년에도 그랬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도 또 자금난에 허덕일지 모른다는 점이다. 그래서 '아시아1인극제'가 '우리나라1인극제'로 아예 굳어져 버릴지 모른다는 염려가 앞선다.

 

 


 

 

 
▲ 난타공연 우리문화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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