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두껍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꾹 참고 써본다. 내가 추천하는 브런치북은 <트레킹은 생각창고>다. 그렇다.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내가 쓴 작품이다. 잘나도 내 작품, 못나도 내 작품이기에 염치불구하고 추천을 해본다.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사연이 많은 원고다. 이 원고의 오리지널 제목은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이었다. 오리지널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이 원고는 서울과 경기도 일원에서 행한 역사트레킹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트레킹은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니라 트레킹을 행하며 문화유산을 답사하는 아주 고급진 아웃도어 활동이다. 역사트레킹은 아웃도어에서 행해지는 터라 요즘 같이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는 시절에도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원고들에는 내 역사트레킹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있다. 처음 작성했던 원고가 2013년도였고, 브런치북으로 간행된 것이 2020년 6월이었으니 약 7년이란 시간동안 숙성이 된 원고라는 뜻이다.

 

 

 

 

 

 

 

7년 동안 자연 상태로 두지는 않았다. 무척이나 휘저었다. 서울과 경기, 그리고 에필로그인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총 20화로 엮었는데 재작성만 10번 이상을 한 꼭지도 있었다. 그렇듯 재작성도 만만치가 않았다. 글을 새로 한 편 쓰는 정도의 에너지가 들 필요했으니까. 그만큼 제대로 쓰고 싶었고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렇게 원고가 손이 많이 갔다는 건 외부적인 충격이 있었다는 뜻이다. 사실 이 원고는 출간 제의를 3번이나 받았다. 하지만 3번 다 처참할 정도로 차였다. 그렇게 출간이 불발됐으니 이렇게 브런치북 공모전에 나서고 있지 않은가. 이번 공모전까지 떨어지면 도대체 몇 번을 차이는 거지?

 

- 우리출판사는 역사서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보강해주세요.

- 적어도 30꼭지는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분량으로는 부족합니다.

- 트레킹에 중점을 둔 실용서가 우리의 방향입니다. 맛집이나 주변관광지를 포함하는 건 당연하고요.

- 글 앞뒤에 있는 에세이 부분을 더 강조해주세요.

 

각기 다른 3곳의 출판사에서 거절을 당하다보니 요구 멘트도 중구난방이었다. 거기에 휩쓸리듯 원고에 손을 댔던 것이다. 그러니 재작성을 10번 이상한 원고도 나오게 됐다. 제목도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에서 <트레킹은 생각창고>로 변경을 하게 됐다.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쓰고 고치고를 여러번 하다보니 웬만한 오탈자나 비문은 다 잡아냈다. 추가된 내용들도 원문글에 잘 녹였다. 시간이 갈수록 잘 숙성 된 듯싶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읽기만 하면 되는데...

 

10km짜리 역사트레킹 코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약 100km 이상을 탐방해야 한다. 한 번 갔던 길을 여러번 반복해서 가야한다. 조금이라도 더 좋은 길을 찾기 위해 왔던 길을 또 가고, 또또 가야 하는 것이다.

 

<트레킹은 생각창고>를 작성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조금이라도 더 알찬 내용을 담기위해 눈을 비비며 글을 작성했었다. 역사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만큼 교차검증을 철저히 했다. 한 문장을 쓰기 위해 한 시간 이상 걸린 적도 있었다. 그만큼 정확한 내용을 전달하려고 노력을 했던 것이다. 오죽했으면 못난 그림 솜씨로 지도도 그려 넣었을까! 이해도를 높이려고 그랬던 것이다.

 

그렇게 공을 들여서 만든 <트레킹은 생각창고>였지만 생각만큼 성적이 신통치가 않다. 요즘 트렌드에 맞지 않게 글이 길어서 그런가? 아니면 너무 설명식의 딱딱한 글이어서 그런가?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뻐하지 않던가. 성적이 좋든 나쁘든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내게는 자식처럼 아주 소중한 존재다. 잘났든 못났든 어쨌든... 내 소중한 작품이다.

 

 

*** 브런치북을 소개하는 공모전에 출품하면서.

 

 

 

 

 

 

 

원고지 750매 짜리 트레킹 원고가 있습니다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아쉽지만 이번엔 함께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브런치를 통해 작가님의 귀중한 원고를 발견하였고, 출판시장을 고려하여

원고를 어떠한 방향으로 기획하여 출간해볼까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보고

거듭 논의를 거쳤습니다만, 저희가 생각하는 출간의 방향과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 에디터에게 받은 메일이다. 보다시피 내 원고는 퇴짜를 맞았다. 출판이 또 엎어진 것이다.

벌써 3번째다. 어차피 계약서도 안 쓴 처지라 뭐 크게 손해본 것은 없었다.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하지만 속은 부글부글 끓었다. 사실 이번에는 출판사에서 적극적으로 대시를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내 핸드폰 번호로 전화까지 했다. 이메일은 공개했지만 전화번호는 좀 숨겼었는데 그걸 찾아내서 전화를 해줬으니... 진도가 꽤 나갔던 셈이다.

담당 에디터는 트레킹 도서 발간에 강한 의지를 여러번 표명했었다. 그런 의지 표명이 좋았기에 일이 순탄하게 흘러갈 줄 알았다.

하지만!!!

무언가 꼬인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에 메인 담당자가 바뀌었는데... 그때부터 좀 감이 이상했다. 그냥 계속 나아가야지 왜 중간에 바뀌지? 그 바뀐 담당자와는 계속 메일로만 의견 교환을 했다. 그런데 메일로만 의견을 나누면 한계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전화도 병행을 하는데... 그 바뀐 담당자와는 전화 통화 한 번을 못해봤다.

내가 전화를 할 때는 받지를 않았다. 또한 전화를 주겠다는 시간에 전화를 주지 않았다. 해당 시각을 넘겼을 때 전화가 아닌 메일을 보냈다. 여기서부터 확 꼬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뭐지? 일처리를 이렇게 하나?'

일이 안 되려니 애먼되서 꼬이더라. 하여간 그렇게 엎어졌고 참 거시기했다. 더이상 이야기하면 좀 구질구질할 거 같아서 여기서 멈추겠다. 그런데 마음이 이런 건 어쩔 수가 없다.

- 오빠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ㅋ

예전에 개그 프로그램 중에 이런게 있었지. 괜히 김칫국부터 마셨던 거야...ㅋ

- 우리는 역사서에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보강해주세요.

- 적어도 30꼭지는 있어야 합니다. 지금의 분량으로는 부족합니다.

- 트레킹에 중점을 둔 실용서가 우리의 방향입니다. 맛집이나 주변관광지를 포함하는 건 당연하고요.

- 글 앞뒤로 에세이 부분이 있는데 이 부분을 조절해주세요.

이제까지 내 원고와 관련된 의견들이다. 뭐 다른 말로 하면 원고가 '까인' 이유다.

3개의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들은 의견들이라 일률적이지가 않다. 어디서는 역사에 방점, 어디서는

실용서로 만들겠다... 아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거지!

그냥 내 스타일을 유지할란다. 그게 서로한테 더 나을 거 같군.

글을 마치기 전에 광고나 해본다. 광고하면서 거시기한 마음을 달래본다.

현재 총 25편의 역사트레킹 글이 있다. 대충 200자 원고지 750매 정도의 역사트레킹 글이 있다는 뜻이다. 750매에 사진 붙이고, 지도 붙이고 하면... 트레킹 단행본이 뚝딱 나온다는 것이다.

요즘 코로나 땜시 트레킹이 대세라는데... 혹시 역사트레킹 책에 관심있는 출판사 없수?

글의 퀄리티가 좋은지 나쁜지는 브런치에 직접 가서 확인할 수 있으니 가서 봐주시기라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트레킹은 생각창고> 는 산티아고 2편을 제외하고 16꼭지를 작성했어요. 200자 원고지 기준, 30~35매 정도로 작성했습니다.

https://brunch.co.kr/brunchbook/thinktrekking

<함께걷는역사트레킹>은 7꼭지입니다. 200자 원고지 기준, 30매 정도로 작성했습니다.

https://brunch.co.kr/magazine/withtrekking

한마디로 현재 역사트레킹 관련 글은 23편입니다. 산티아고 2편을 포함하면 총 25편이 됩니다. 바로 출판이 가능한 분량이지요. ^^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2020년 7월 31일.

예전 기준으로는 한창 휴가철이다. 하지만 장맛비가 아직까지도 계속된다. 작년이었으면 나도 배낭을 꾸리며 휴가 계획을 짜고 있었을 거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계속되는 장마 때문만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코로나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이 시국에 무슨놈의 휴가?'

이런 식으로 자기검열(?)을 하고 있는 것이다. 휴가 검열인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게 다 꼬이게 된 것이다.

난 2020년 새해를 스페인에서 맞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2020년을 어떻게 잘 보낼까, 그런 계획들을 세웠다.

'anno nuevo(아뇨 누에보,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스페인어로 'anno'는 '해', 'nuevo'는 '새로운'이라는 뜻이다. 안되는 발음 굴려가면서 스페인 사람들과 새해 덕담을 주고 받았다.

'2020년은 원더키티의 해! 새해에는 더욱더 원더풀하게 나아가는 거야!'

1. 새로운 트레킹 코스 런칭하기

2. 트레킹 원고 작성 완료하기

3. 역사트레킹 100회 이상 실시하기

4. 돈 많이 벌기

5. 투잡하기

산티아고 순례길 종료 후 이어진 배낭여행까지 무사히 잘 마치고 2월 11일에 한국에 잘 도착했다. 하지만 여러분들도 잘 아시다시피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했고 우리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로나 공포로 인해 사람들이 모이지를 않았다. 그런 상황인데 무슨 트레킹이며, 무슨 여행인가! 귀국 후 지금까지 약 6개월이 흐르고 있는데 그간 의미있게 한 일이 딱 두 가지 뿐이다.

1. <트레킹은 생각창고> 원고 작성 완료 및 브런치북 발간

2. 2020 위대한 여정 희망걷기

2020 위대한 여정 희망걷기는 파킨슨병 환우인 정만용 선생이 600km 국토종단을 행하는 행사였다. 나는 거기에 스태프를 참가하여 정만용 선생의 국토종단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그 행사는 내가 주인공은 아니었다. 스태프는 스태프일 뿐이다.

그런 의미로 <트레킹은 생각창고> 의 브런치북 발간은 내 스스로 생각해도 참 기특한 일이었다. 코로나가 준 시간 선물이라고 해야 하나? 트레킹은 못하더라도 트레킹 원고는 쓰자라는 생각에 열심히 노트북 앞에서 엉덩이 싸움을 했었다. 그 결과로 지난 6월 30일에 브런치북을 발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020년이 '원더'하긴 하다. 물론 이런 식으로 원더하리라고는 정말 생각도 못했지만. 지난 며칠간 기분도 별로여서 미뤄두었던 사진기 수리와 노트북 점검을 했다. 사진기를 맡기고, 노트북을 포맷하고. 이제 장비 점검도 끝났으니 다시 시작해야겠다.

한 여름이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내 마음은 동장군이 맹위를 떨치는 한 겨울같다. 그래도 여기서 얼어붙을 수는 없지 않은가! 마음 속의 동장군은 이제 매콤한 비빔면으로 비벼서 보내드리고 싶다. 두 손 두 발 놓고 있기에는 지금의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여기서 멈출 수는 없지 않은가!

앞으로 남은 2020년은 더 기운차게 보내고 싶다. 브런치북을 간행한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는지 출간 제의도 왔다. 가능하면 정식 출간도 하고, 더 나아가 베스트셀러에도 등극하고 싶다. ^^

어쨌든 남은 2020년은 확실하게 원더하게 살아볼 생각이다. 나 스스로에게 외친다. 아자아자 파이팅!

ps. 예전에 <2020 원더키티>라는 국산 만화영화가 있었다. 2020년의 기대감 때문에 난 1~2년 전부터, '2020 원더키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었다. 어쨌든 그 말대로 원더하긴 원더했네...ㅋ

 

 

 

 

 

 

 

 

 

 

지난 6월 30일에 <트레킹은 생각창고>라는 브런치 북을 발행했다.

아직 일주일도 되지 않은 시점에 무슨 대단한 변화가 있으랴!

하지만 그래도 지난 일주일 동안의 변화를 기록해 봐야겠다는 생각이들어 이 포스팅을 작성한다.

1. 조횟수가 많이 늘어났다.

2. 10년 묵은 체증이 날라갈 정도로 속이 시원했다. 한편으로는 허탈감이 밀려왔다.

3. 아직 '제안하기' 메일함은 텅 비어있다.

4. 계속 해오던 원고 쓰기가 종료되니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느낌이들었다. 글쓰기 금단 현상이라도 있는 걸까? 초초함 같은 것이 밀려왔다. 무언가를 써야하는데 쓰지를 못하니 손까지 떨리더라.

이 정도의 변화가 있었다. 아는 지인이 Daum 메인 화면에 <트레킹은 생각창고>가 떴다는 이야기도 해주셨다. 내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는데... 금방 내려가더라! 어쨌든 평소에는 파리가 날렸던 내 브런치가 좀 들썩들썩 해졌다. 좋은 일이다.

10년 묵은 체증이 날라갈 정도로, <트레킹은 생각창고>에는 약 10년 전에 쓴 글도 있다. 10년 동안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따로 놀았던 꼭지들이 브런치북으로 제대로 묶였던 것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데... 10년 동안 널브려뜨렸던 구슬들을 이참에 잘 꿰어둔 것이다.

그렇게 보배를 만들어놨는데 아직까지도 제안하기 메일함은 텅~ 비어있다. 사실 난 브런치 초기 유저다. 2015년인가에 브런치를 시작했는데 이제껏 제안다운 제안을 받아본 적이 없다. 누구는 브런치를 하자마자 받았다고 하던데... 얼마나 부럽던지. 뭐 이제까지 기다렸는데 좀 더 기다려보자. 언젠가는 나도 제안다운 제안 받아보겠지.

사실 본 포스팅은 마지막 4번 때문에 작성하는 것이다. 브런치북을 완성, 이후 후속작업까지 마무리지었다. 이제는 느긋하게 즐기기만 하면 될 줄 알았다. 노트북 앞에 앉을 때까지만 해도 룰루랄라였다. 그런데 갑자기 초초함 답답함 이런 감정들이 밀려왔고 식은땀도 나더라. 무슨 금단현상처럼 느껴졌다.

거의 9개월 정도 밤마다 원고와 씨름을 해와서 그랬던가, 그 루틴에서 벗어나니 무엇을 해야할지 갑자기 콱 막혀버린 느낌이었다. 물론 중간에 지방 출장 같은 뜀뛰기 시간도 있긴 했다.

어쨌든 더이상 공을 들인 대상이 사라지니, 더이상 에너지를 쏟을 대상이 사라지니 당혹스러웠던 것이다. 분명 금단현상이었다.

담배나 술을 끓을 때 금단현상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글쓰기가 중단이 됐다고 금단현상이라니...ㅋ

빨리 다른 연재를 시작해야하나. 원고 하나 다 썼다고 별 일을 다 겪네~

 

 

 

https://brunch.co.kr/brunchbook/thinktrekking

 

[브런치북] 트레킹은 생각창고

저에게 트레킹은 단순히 걷는 행위만이 아니었습니다. 트레킹을 행할 때마다 주옥같은 사색들이 떠올랐답니다. 바쁜 일상에서는 피어오르지 못했을 사색들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망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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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트레킹은 생각창고>가 브런치북으로 발간됐다. 첫 프롤로그가 2019년 9월 30일에 발행됐고, 완성을 2020년 6월 30일에 했으니 장장 9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셈이다.

 

프롤로그, 본편, 에필로그... 총 20편이 실린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역사트레킹을 행하면서 느낀 생각들을 담아내었다. 역사와 트레킹, 그리고 사색을 서로 어우러지게 했다. 

 

분량이 A4로 약 100매 정도다. 적은 분량은 아니다. 그럼에도 작성에서 발간까지 9개월이나 소요될 거라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순수하게 A4 100매짜리 원고를 새로 썼다면 그 정도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프롤로그에도 언급했는데 <트레킹은 생각창고>는 예전 원고를 재작성한 것이다. 그래서 애초에는 한 달 정도면 

브런치북으로 발간할 수 있을지 알았다. 그러나!!! 

 

세상일이 그렇게 딱딱 떨어지던가! 브런치북이든 종이책이든 세상에 결과물을 내놓으려고 하니,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허점들이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재작성 수준으로 다시 글을 쓰기로 했다. 아예 몇 편은 처음부터 새로 쓴 것도 있다. 초등학생 실력의 그림 솜씨로 지도도 만들어 넣었다. 

 

긴 글, 여러장의 사진, 안 예쁜 지도... 기존 브런치북들과는 많이 좀 다르다. 뭐 이렇게 길게 썼냐고, 핀잔을 들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핀잔도 이미 다 각오하고 있다. 사실 종이책까지 염두해두고 원고를 썼으니까. 

 

<트레킹은 생각창고>에 실린 글 중에는 첫 작성을 7년 전에 한 것도 있다. 꽤 오랫동안 제자리를 찾지 못했던 원고들이 

<트레킹은 생각창고> 브런치북에서 자기의 위치를 잡게됐다. 이점 필자로서 참 뿌듯하다. 글만 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집산하고 작품화시키는 것도 작성자의 큰 역할인데 이제서야 그 역할을 해낸 것이다. 

 

이제 브런치북도 만들었으니 많은 곳에서 희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종이책도 만들고, 강연도 하고, 인터뷰도 하고... 필자가 역사트레킹 마스터인만큼 북토크는 실내가 아닌 아웃도어에서 하고 싶다. 역사트레킹을 행하면서 독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다. 

 

벌써부터 김칫국인가? 그래도 좋다. 김칫국을 한 사발 들이켜도 좋을 만큼 오늘은 기분이 좋다. 

 

오늘밤의 엔터키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기분 좋게 눌러본다. ^^;

 

 

 

https://brunch.co.kr/brunchbook/thinktrekking

 

[브런치북] 트레킹은 생각창고

저에게 트레킹은 단순히 걷는 행위만이 아니었습니다. 트레킹을 행할 때마다 주옥같은 사색들이 떠올랐답니다. 바쁜 일상에서는 피어오르지 못했을 사색들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꽃망울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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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덕에 '미역국'을 마시다

 온라인 기사와 종이책... 대립적인 관계도 아닌데





▲ 브런치북 프로젝트 자신의 글을 종이책으로 만날 수 있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공모전이다.




'브런치'를 아시나요? 브런치는 카카오에서 만든 글쓰기 플랫폼입니다. 글쓰기가 편할뿐더러, 작가와 독자들 간의 거리를 확 줄여주었다는 것이 장점인 플랫폼이죠.

브런치는 매년 두 차례에 걸쳐 <브런치북 프로젝트>라는 공모전을 개최합니다. 자신이 쓴 글이 종이책으로 발간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어, 수많은 지원자들이 공모전에 노크를 한다고 합니다.

저도 그 지원자들 중에 한 명이었습니다. 저도 나름대로 '글빨'을 발휘하며 지원을 했지요. 그런데 유의사항을 체크해보니 기운이 빠지더군요.

"전자책도 아니고 종이책인데... 왜 이런 조항이?"

유의사항 다섯 번째 조항 때문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역사 트레킹이라는 테마를 가지고 공모전에 도전했습니다. 해당 글들은 전부 다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들이었습니다. 그 기사들은 브런치뿐만 아니라 제 다음 블로그나 네이버 블로그에도 옮겨 놓았답니다. 조금이라도 제 글이 파급력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 그렇게 한 것이죠.

그런데 저만 이렇게 여기저기 온라인 매체에 옮기기를 할까요? 저한테만 무슨 저장 강박증(?)이 있어서 여기 저기 블로그에 자신의 글들을 심어 놓는 걸까요? 글 꽤나 쓴다는 분들은 자신만의 홈페이지나 블로그, 혹은 페이스북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런치 작가들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런 블로그나 페이스북에는 브런치에 담긴 글과 동일한 글들이 있을 겁니다.

여기서 '김칫국 마시는' 가정을 한 번 해보죠. 저처럼 <오마이뉴스>나 혹은 다른 온라인 신문에 기고한 글들을 모아 브런치 공모전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 사람들 중 상당수는 자신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운이 좋았는지 그 사람은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당당히 수상의 영광을 안게 됩니다. 이제 자신의 글을 종이책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내 그의 얼굴은 일그러지고 말 겁니다.

 




▲ 브런치북 프로젝트 밑줄 친 유의사항 덕택(?)에 필자는 접수와 동시에 떨어졌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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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웹/앱 서비스에 중복 게재할 수 없습니다' 이 부분 때문입니다. 수상자는 부랴부랴 자신의 블로그나 페이스북에서 해당 글을 일일이 삭제, 혹은 숨김으로 돌려놓겠죠. 그런데 온라인 기사는 어떻게 할까요. 해당 언론사에 연락해서 기사 삭제 요청을 해야 하는 건가요?
                                                  
'다른 웹/앱 서비스에 중복 게재할 수 없습니다'라는 유의사항은 상당히 퇴행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역행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온라인 신문에 연재된 글들이 종이책으로 많이 만들어졌고,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이책이 발행됐다고 해당 연재기사가 삭제가 되나요? 그런 경우 본 적이 있습니까?

블로그 포스팅도 마찬가지입니다. 블로그에 작성된 글이 종이책으로 나왔다고 해도 지면화된 해당 포스팅이 사라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다른 웹/앱 서비스에 중복 게재할 수 없습니다', 이런 유의사항이 존재하는 한, 저 같은 경우는 수 백 편의 글을 작성한다고 해도 '미역국'만 마시게 됩니다. 공모전 진입이 원천봉쇄가 된다는 뜻으로 읽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만 미역국을 마실까요? 저 말고도 브런치북 공모전에는 온라인 기사를 모아놓은 응모작들이 간간이 눈에 띄더군요. <오마이뉴스>에 연재한 글도 보였습니다. 참고로 공모전의 응모작들은 누구나 다 볼 수 있게 공개돼 있습니다. 그런 분들도 단서조항에 발목이 잡히는 걸까요? 아무리 양질의 글을 수 백 편을 쓴다고 해도 공모전 근처에도 못 가보는 건가요?

브런치의 한 이용자는 브런치에 중복게재에 대한 문의를 넣었습니다. 브런치팀은 "수상작으로 선정되면 중복게재는 할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브런치에 올라온 중복게재에 대한 문의 그리고 브런치팀의 답변.
ⓒ 브런치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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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미역국'을 마셨다'고, 그것 때문에 투정을 부리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왜 종이책과 온라인 기사를 대립적인 관계로 묶어두는 공모전을 실시하는지가, 그저 의아해서 이 글을 쓰는 겁니다. 그것도 다른 곳에서 실시하는 공모전이었다면 이런 글을 쓰지도 않았을 겁니다. 카카오가 무슨 회사입니까? 최첨단 온라인, 모바일 기업이 아닌가요?
                                                                  
지난 3월 31일이 브런치북 프로젝트 마감일이었습니다. 이 글은 일부러 공모전 마감일 이후에 작성했습니다. 이번까지는 그냥 지켜보자는 의미로 마감일 이후에 행동(?)을 취한 것이죠.

계속해서 미역국을 마시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브런치 프로젝트 공모전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여러 번 물을 먹었어도 '오뚝이'처럼 일어나 또다시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는 출마자들처럼! 저도 그런 굳은 심정을 가지고 공모전에 도전할 생각입니다. 또 누가 아나요? 그 단서조항이 사라져서 저도 수상을 할지! 그때는 미역국 말고, 김칫국도 마시고 떡도 좀 먹고 그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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