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륵사 삼층석탑과 강월헌

 

 

 

 

 

 

 

 

2021년 3월 9일 화요일.

 

세종대왕릉 탐방 후기에 이어서 신륵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본다. 둘 다 같은 날 탐방을 했는데 후기는 따로 나눠서 쓴다. 보시다시피 여행을 다녀온지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 이제서야 쓴다. 이거 이렇게 게으름을 부려도 되는거야?^^

 

여주 여행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세종대왕릉과 신륵사는 패키지로 묶인다. 그만큼 세종대왕릉과 신륵사는 여주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탐방지인 것이다. 신륵사는 세종대왕릉과 직선거리로 약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여강길이라는 도보여행길을 이용하여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여강길은 여주시에서 만든 트레킹 코스로 여강은 남한강의 다른 이름이다.

 

신륵사(神勒寺)는 신라 진평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연혁이 확실하지가 않아 좀 더 고증이 필요하다고 한다. 남한강변의 야트마한 언덕인 봉미산에 자리잡고 있는 신륵사는 강변 트레킹과 묶어서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친 수변적이다. 유명한 삼층석탑과 그 옆에 있는 강월헌에서 바라보는 남한강의 모습은 정말 경탄을 자아내게 한다.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할까. 강월헌은 나옹선사의 호를 따서 만든 정자다.

 

신륵사는 <역사트레킹 서울학개론>에서 탐방했던 사찰들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큰 사찰이다. 대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입장료도 받는다. 3000원. 공짜로 사찰에 드나들다 돈을 내려니까 좀 머뭇거렸다. 왕릉 요금처럼 1000원으로 해주지. 더군다나 세종대왕릉은 500원이었는데...

 

 

 

 

 

 

 

 

* 신륵사 다층석탑: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신륵사가 큰 사찰이 된 건 고려 말에 활약했던 나옹선사가 이 신륵사에서 열반에 드셨기 때문이다. 나옹선사는 당대의 고승으로 지금 경기도 양주에 있는 회암사의 지주로 계셨다. 회암사에 계셨던 분이 왜 신륵사에서 숨을 거두셨을까? 당시 고려는 외적의 침략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비해 나옹선사의 명성 때문인지 회암사는 백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고려 조정은 부담을 느꼈다. 회암사가 도읍지인 개성과 가까운 양주땅에 있어서 더 그랬을 것이다. 이에 고려 조정은 나옹선사를 멀리 밀양에 있는 사찰로 보내기로 한다. 왕명을 거역할 수 없으니 나옹선사는 짐을 꾸려 길을 나서야했다. 고려시대에도 남한강은 조운로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그래서 나옹선사도 그 남한강 수계를 따라 충주로 간 후 영남지역으로 넘어가려고 했을 것이다.

 

이미 회암사를 나올 때부터 나옹선사는 병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결국 병이 악화되어 신륵사에서 열반을 들었다. 강월루 옆에 있는 삼층석탑은 나옹선사의 다비식을 했던 곳에 세워졌다. 이 때문인지 나옹선사의 부도도는 신륵사에도 있고, 회암사지에도 있다. 참고로 회암사는 폐사됐기에 회암사지라는 명칭을 썼다.

 

조선이 건국됐고, 이후 세종대왕릉이 여주에 들어서면서 신륵사는 세종대왕릉(영릉)의 원찰이 된다. 왕실과 연관된 사찰이 되어 그런지 억불 정책하에서도 신륵사는 가람들을 보존할 수 있었다.

 

오랜 전통을 가진 사찰답게 신륵사는 아주 많은 문화재들을 보유하고 있다. 본당 앞에 있는 대리석으로 만든 다층석탑(보물225호), 남한강변에 우뚝 솟아 있는 벽돌로 만든 다층전탑(보물226호), 나옹선사 부도탑인 보제존자석종(보물228호) 등등...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마치 문화재 집산지 같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신륵사의 가장 큰 매력은 남한강이다. 경내에 앉아 남한강을 굽어보면 세상의 시름이 다 날아갈 거 같다. 사찰이 이렇게 수변과 잘 어울릴지 그 누구도 잘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사찰은 산과 강, 그 어떤 자연하고도 서로 잘 어우러진다.

 

 

 

 

 

 

 

* 극락보전: 신륵사의 본당은 극락보전이다. 대웅전이 아니다.

 

 

 

 

 

 

 

 

* 구룡루: 구룡루에서 바라본 극락보전

 

 

 

 

 

 

 

 

 

* 보제존자석종: 나옹선사의 부도탑이다. 오른쪽으로는 보제존자석종 앞 석등이 보인다. 이 아름다운 석등은 보물231호로 지정되어 있다.

 

 

 

 

 

 

 

 

* 신륵사 다층전탑: 전탑은 벽돌을 쌓아올린 탑을 말한다. 신륵사 다층전탑은 그 형상이 온전히 남은 전탑이기에 무척이나 소중한 문화재이다.

 

 

 

 

 

 

 

 

* 신륵사 삼층석탑과 다층전탑: 한 플레임으로 찍으려고 아주 용을 썼다. 너럭바위에 누워서 찍었는디... 누가 그 모습을 봤으면 바위에서 뒹굴거린다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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