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츠부르크


☞ 지난 2019년 12월 17일부터 2020년 2월 11일까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및 유럽 여행을 행하고 왔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그 전년도에도 다녀왔으니 2년 연속 탐방을 한 셈입니다. 순례길 탐방이 종료된 이후에는 20대에 못해봤던 배낭여행을 행했답니다.

독일 - 오스트리아 - 슬로베니아 - 크로아티아 - 스위스 - 이탈리아

알프스 산맥을 둘러싸고 있는 나라들 위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알프스 산맥에는 못 갔지만 먼 발치에서나마 알프스 일대를 둘러보았답니다.

여행을 하는 내내 열심히 여행일지를 작성했습니다. 여행일지는 수첩(기자수첩 사이즈)에 작성했는데 그 내용들을 포스팅할 생각입니다. 여행일지를 온라인으로 옮겨 놓는거라 재밌는 포스팅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또한 디테일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한 개인의 여행기가 이 공간에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작은 기록이 올라가지만 그것 자체도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한 개인의 역사로 이어질테니까요!

* 2020년 1월 22일 수요일: 37일차 / 맑음, 하지만 쌀쌀함.

1. a&o hostel munchen hackerbrucke는 최악의 호스텔로 기억될 거 같다. 호스텔의 시설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문제는 룸메이트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확 풍기는 그 냄새! 나도 한 냄새하는데 그 냄새에는 도저히 당할 수가 없겠더라. 하지만 더 최악은 12시 넘어서까지 소음을 내는 인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동영상을 보며 깔깔거리지를 않나, 과자를 오독오독 씹지 않나... 돈없어서 싸구려 호스텔에 묵는 내가 나쁜 넘이다...ㅋ

2. 오전 9시경에 체크아웃을 하려고 나갔는데 로비에 경찰이 와 있었다. 곧이어 구급차도 오고. 로비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불안한 모습으로 경찰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또 도난 사건인가? 뮌헨도 역시 대도시라 도둑들이 많은 건가?

3. 그런데 카운터에 있는 직원이 오른쪽 팔목에 상처를 입은게 아닌가? 구급대원들은 그 직원에게 붕대를 감아주고.

4. 이후 경찰이 그 여자를 태우고 갔다. 단순 도난 사건인 줄 알았는데... 여자가 직원을 폭행(?)하고 경찰이 그 여자를 잡아갔다, 뭐 이렇게 추측해본다. 여자는 경찰이 데려갔고 카운터 직원은 숨을 고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사복으로 갈아입고서 말이다.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로비에서 얼쩡거리고 있었는데... 참 별 일이야!

5. 호스텔에서의 일로 좀 찜찜했지만... 체크인을 하고 뮌헨 올드 타운으로 향했다. 올드 타운은 꽤 볼거리가 많았다. 마리엔광장(marienplaza)을 중심으로 옛 건물들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다. 특히 광장 앞에 멋들어지게 들어서 있는 rathaus-glock enspiel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6. 올드 타운의 옆을 흐르고 있는 이자르강을 끼고 열심히 걸었다. 이자르강은 안양천 수준의 강이었다. 한강에 비하면...ㅋ

7. 올드 타운도 좋았지만 영국가든(englischen garten)도 좋았다. 도심 한복판에 드넓은 공원이 펼쳐져 있어서 꽤나 인상적이었다. 시간이 된다면 영국 가든 일대를 전부 다 돌아보고 싶을 정도였다. 나중에 또 올까?

8. 오후 6시 뮌헨 중앙역 버스터미널에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salzburg)행 플릭스 버스를 탔음. 오후 8시경 잘츠부르크 남부에 도착함. 중심가까지는 약 7km. 2유로를 주고 표를 끊어 트램같은 버스를 타고 중심가까지 갔음. 플릭스 버스(뮌헨 - 잘츠부르크)가 4.99유로였는데 시내버스가 2유로였다. 플릭스 버스가 너무 저렴한 거지.

9. 오후 9시경 a&o salzburg hauptbahnhof 호스텔에 입실함.




* 뮌헨 올드타운





* 뮌헨 올드타운


* 2020년 1월 23일 목요일: 38일차 / 맑음, 그러나 춥다

1. 호스텔은 시설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룸메이트가 더 중요하다. 내가 8인 도미토리에 묵었는데 함께 투숙한 어떤 서양 아줌마가 이상한 말들을 해댔다. 나 말고 다른 한국인 투숙객이 둘 있었는데 그들이 오전 7시경에 체크아웃을 하려고 소음을 냈다. 그랬더니 그 아줌마가 '노스코리아가 어떻고, 사우스코리아가 어떻고' 하더라. 한국인 투숙객의 소음이 싫었던 거다.

2. 그런데 그 아줌마도 밤 12시에 들어와 소음을 냈었다. 소등을 하고 남들 다 자려고 하는데 소음을 냈으면서. 남탓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룸 안에 다른 사람들은 동요를 하지 않았는데 그 아줌마만 민감하게 군 것이다. 그렇게 소음에 민감하면 그냥 편하게 싱글룸 잡고 주무시라! 그리고 딱히 그 한국인들이 큰 소음을 내지도 않았다. 생활 소음 정도를 냈었다.

3. 기분도 꿀꿀하고 해서 잘츠부르크(salzburg)의 일정을 빨리 정리하고 슬로베니아로 넘어갈 생각이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의 명소들을 둘러보고 가야지!

4. 먼저 도착한 곳은 미라벨정원(mirabell garten)이었다. 이곳은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주요 배경이 됐던 곳이다. 사실 영화 사운드오브뮤직의 주요 배경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였다. 그래서인지 이 도시는 사운드오브뮤직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있었다. 청산도가 영화 서편제를 팍팍 밀듯이...

5. 이후로는 잘츠부르크 시내를 유유히 흐르고 있는 잘차흐강(salzach)을 따라 천천히 걸어갔다. 이 잘차흐강 강변 투어만 해도 좋을 정도로 강변 주변의 모습은 정말 멋졌다.

6. 이후 레지던스 광장을 지나 잘츠부르크의 명물이라는 호엔 잘츠부르크성(festung hohensalzburg) 입구까지 갔다. 사실 푸니쿨라를 타려고 여기저기를 둘러봤는데 못 찾겠는거다. 페터수도원 묘원에까지 가봤지만 못 찾겠는거다. 그러다 어찌해서 성 입구 매표소 앞에 다다랗다.

7. 하지만 굳이 티켓을 사서 성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갑자기 계속해서 재채기가 나왔다. 콜록콜록 기침도 하고. 몸이 으실으실한 것이다. 빨리 그냥 숙소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슬로베니아를 가는 다음날로 미루고 yoho 호스텔에 체크인을 했다.

8. 그런데 갑자기 멘붕이 왔다. 전자기기를 넣어둔 파우치를 잃어버린 것이다. 분명히 아침에 잘 넣어두었는데... 내가 물건 관리는 잘하는 편이다. 그런데 핸드폰 충전기가 들어 있는 파우치를 잃어버렸다?

9. 혹시나 하는 생각에 이날 움직였던 동선을 따라 역추척 해봤다. 하지만 없었다. 오늘 배낭 똑딱이가 두 번 정도 풀어졌는데 그때 떨어졌나? 그럼 소리가 들렸을텐데... 그게 아니면 점심 먹을 때 햄버거 집에서 누군가 내 배낭을 뒤졌던 것일까? 내가 화장실 간 사이에 내 배낭 똑딱이를 풀어 그 파우치만 가져간 것일까? 그럼 값 나가는 타블릿pc를 가져가는게 더 낫지 않나? 하여간 풀리지 않는 신비였다.

10. 값나가는 것들은 아니었지만 물건을 잃어버렸다는게 속상했다. 특히 카메라충전기는 정말 아까웠다. 그 충전기가 없으면 이제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수 없게 된다.

11. 한국은 설 명절이라는데, 그래서 그런가? 새해에는 좋은 일이 많으려고 그러나? 하나 잃었으니 많은 걸 얻으려나... 하여간 문건 간수는 잘 합시다!





* 잘츠부르크: 미라벨 정원

* 2020년 1월 24일 금요일: 39일차 / 맑음

1. yoho 호스텔에서 오전 9시 30분경 조식을 먹고, 체크아웃함. 무료 조식 코너도 있었는데 따뜻한 커피가 간절해서 4유로를 주고 유로 조식을 사 먹었음. 그냥 무료 조식을 먹을 걸 그랬다. 커피가 다 식었다.

2. 체크아웃을 하는데 한국인 직원을 만날 수 있었다. 남자직원인 줄 알았는데 여자 직원이었다. 이름이 현옥이라는 분인데 단아한 외모에 뛰어난 외국어 실력을 갖춘 분이었다.

3. 현옥씨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행이야기부터 어제 잃어버린 전자기기 파우치까지... 그러고보면 호스텔 스태프는 일정 부분 바텐더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여행자들의 이야기들을 들어줘야하니까. 물론 그것도 언어가 통해야 가능하지!

4. 오후 1시 10분경 슬로베니아 수도 류블랴나(ljubljana)로 가는 플릭스 버스에 탑승했다. 잘츠부르크에 올 때와 같은 salzburg south에서 출발을 했다.

5. 드디어 슬로베니아. 나의 첫 동유럽 여행지 슬로베니아. 오후 5시경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에 도착했다. 여기도 오후 5시가 안 됐을 때부터 어둡기 시작했다. 왜이리 어두운 것이야!

6. 오후 6시경 turn hostel에 입실했음. 체크인은 바로 옆에 있는 england pub에서 했음. 주인장이 축구를 좋아하는 듯함.

7. 배가 고파서 케밥집을 들어감. 이번에는 케밥 말고 접시요리를 시켰음. 맛있게 먹고 나왔는데... 생각해보니 계산을 안 한 것이다. 그래서 다시 문을 열고 냉큼 들어가 계산을 했음. 잘못했으면 무전취식을 할 뻔 했음. 쪽팔린 생각에 내일 다시오겠다고 말했음. 직원들이 좀 많이 웃더라...ㅋ





* 뮌헨: 영국 가든





* 잘츠부르크: 옛 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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