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우유에서 흥미로운 이벤트를 해서 한 번 응모해본다. 50과 관련된 이야기를 써보는 건데... 잘 썼나???

ㅋ 사진은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우도 해안도로를 주행했을 때 찍은 사진임.

 

 

 

 

가장 이상적인 거리 50Km



4년 전 여름, 저는 자전거로 국토 종단 여행을 떠났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매 주말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누볐답니다. 그렇게 한강을 누비니 이제 좀 더 크게 달려보자는 생각으로 자전거 국토 종단 여행을 떠난 것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한 여정은 천안을 거쳐 익산, 목포, 제주도까지 이어졌습니다. 한 여름 때양볕을 견디며 달리는 길이라 무척이나 힘이 들더군요. 더군다나 저는 당시 장거리 자전거 여행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3일째는 생각했던 만큼 속도가 안 오더군요. 자전거에 속도계를 부착하고 달렸었는데 첫 날 기록을 보니 35Km 정도를 주행했었답니다. 하루에 60Km 정도를 이동할 생각으로 계획을 잡고 출발을 했었는데 반 정도 밖에 달성을 못한 셈이었죠. 더군다나 이틀째는 비가 오락가락 해서 그나마 제대로 달리지도 못했답니다.

 

 

 

 

* 북제주의 어느 해안가 도로에서: 저렇게 주렁주렁 매달고 달리고 또 달렸다. 그랬으니 탈진을 하지!ㅋ

 

 

 

 

 

제가 자전거 여행을 너무 만만하게 봤었나 봅니다. 제 자신의 체력 상태나 자전거의 성능, 도로 여건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살펴본 후 하루의 이동 거리를 가늠해 봤어야 했는데 그냥 지도를 보고 눈대중으로 일일 이동거리를 계획했었으니까요. 그렇게 되다보니 애초에 계획했던 여행 일정이 어그러져 버렸습니다. 예상했던 일정은 제주도까지 일주를 하고 여행을 종료하는 것이었는데 육지에서 시간을 허비하다보니 자칫하면 제주도는 밟아보지도 못하고 여행을 마치게 될 것 같더군요. 사실 제주도를 너무 가고 싶어서 떠난 여행인데 정작 제주도는 가보지도 못하고 육지에서 여행을 종료한다면 너무 억울할 노릇이겠죠. 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제 다리는 열심히 페달을 밟았습니다. 날짜가 더해질수록 여행의 노하우가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그랬더니 일일 주행거리가 늘어났습니다. 애초 목표했던 60Km를 넘긴 날이 생기는 겁니다. 어떤 날은 70Km, 또 어떤 날은 75Km. 그러다 결국 80Km를 찍었습니다.

 

참 대단한 일이었습니다. 40Kg이나 되는 짐을 앞․뒤로 주렁주렁 매달고 80Km나 되는 거리를 주행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제 자전거는 ‘철TB'라고 불리는 중고자전거였으니까요. 진짜 자전거를 전문적으로 타는 분들은 하루에 200Km까지 찍었다는 분들도 계신 만큼 제 기록은 좀 미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은 그 분들이고 저는 저니까, 획일적인 비교는 곤란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주행거리가 늘어나니 문제가 하나 발생하더군요. 과유불급이라고 한 번 그렇게 에너지를 많이 쏟은 날은 그 다음날이 ‘쥐약’이었습니다. 마치 과로를 한 그 다음날은 하루 종일 기운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일일 주행거리를 경신하는 맛에 몸이 축나는 것도 몰랐던 셈입니다. 그렇게 몸이 축나면 그것은 여행이 아닌 중노동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정말 재미가 없는 여행이 되는 것이지요.

 

쨌든 저의 국토종단 여행은 무사히 마무리가 됐답니다. 하지만 서울에 올라와서도 제 머릿속에서는 ‘하루 적정 주행거리가 얼마일까’라는 생각이 계속 주위를 맴돌았습니다. 과연 하루 적정 주행거리는 얼마가 가장 적당할까요? 그것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누군가 그러더군요. 하루 50Km가 가장 적당하다고. 너무 길지도 않고, 그렇다고 짧지도 않은 거리라고. 하루 50이면 느긋하게 주위 풍광도 다 볼 수 있고, 사진이랑 동영상도 다 찍을 수 있다고. 이렇게 내게 조언을 해준 사람은 자전거로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다녀온 사람입니다. 1년 동안 1만 5천Km를 주행한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죠.

 

 

저는 조만간 영국-아일랜드를 자전거로 여행할 생각입니다. 이제 국내를 넘어 세계 자전거 여행을 해보려는 것이지요. 그때는 저도 하루 적정거리인 50Km에 맞춰 주행을 해볼 생각입니다. 기왕 가는 세계자전거 여행이라면 그리 빨리빨리 이동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느긋하게 가면 되는 것이지!

아참, 영국의 리버풀과 맨체스터의 거리가 약 50Km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럼 제가 영국에 갔을 때는 이렇게 할 것 같습니다. 아침에는 리버풀에서 비틀스의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맨체스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것입니다.

 

그냥 상상만 해도 재미가 있지 않습니까? 올해는 2012년 런던올림픽까지 개최되니 더욱더 재밌겠네요. 그렇게 재밌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체력을 키워야겠지요. 그러려면 열심히 운동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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