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금티에서 갑오년, 그날을 떠올리다!

 

공주역사트레킹 2편

 

14.10.31 09:39  최종 업데이트 14.10.31 09:39

 

 

 

 

 

 

 

 

 
▲ 우금티 우금티에 쓰러져 있는 조형물들. 피눈물을 흘리며 쓰러져 간 동학농민군들의 모습과 겹쳐져, 좀 서글퍼 보인다. 올해 여름에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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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이든 수평이든, 장염 걸린 사람에게는 힘들다

 


공산성 탐방을 마친 트레킹 팀은 중동성당을 지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에 나섰다. 옛 공주 읍내는 분지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시가지를 두고 둥글게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 지형을 기반으로 도보 여행길을 개척했기에 해변가나 강변을 걷는 길보다는 좀 험하다. 본격적인 등산보다는 덜해도 급경사가 있는 구간이 몇몇 있다는 것이다.

등산이 수직적인 개념이라면, 트레킹은 수평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트레킹도 지형을 타고 가야하기에 일정 부분에서는 수직적으로 올라가야 할 때가 있다. 반대로 등산도 봄소풍 가듯 평평한 길을 걸을 때도 많다.

개념 정의에서는 수직과 수평으로 나누어지지만 지형이라는 구체적인 물리적 공간에서는 중첩되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베이스 캠프로 삼고 있는 관악산 둘레길의 경우,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등산로였다. 그런데 걷기 열풍을 타고 '둘레길'로 변신을 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지형적, 개념적 정의들도 컨디션이 좋을 때나 귀에 들어올 것이다. 장염 때문에 배앓이를 하는 사람에게 수직이든 수평이든 힘든 것은 매한가지 일 테니까. 그랬다.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서게 되니 공주토박이 분보다는 장염에 걸린 분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장염 특성상 아무것도 먹을 수 없지 않은가? 공복인 상태로 장시간 걸으면 자칫 탈진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그 분을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 자신은 완주를 할 수 있다고 강하게 의사표시를 했기 때문이다. 또 나름대로 아웃도어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해서 그분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 금학생태공원 금학생태공원에서 우금티로 향해가는 역사트레킹 팀. 가는 도중에 밤송이 '지뢰밭'을 지나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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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송이 '지뢰밭'을 지나 우금티로...

 


가는 중간 중간에 우금티와 관련된 설명을 했다. 1894년 갑오년에 있었던 국내 정세, 청나라의 파병을 빌미로 국내로 출병한 일본군, 청나라와의 전쟁 중이라 후방지역의 '준동'을 심각하게 판단했던 당시 일본 정부, 일본과의 전투에서 패배한 청나라 폐잔병들 일부가 동학농민군에 합류했다는 사실 등등...

우금티로 향해가는 의미를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 그렇게 한 것이다. 참가자들 중에는 이미 동학농민전쟁과 우금티에 대해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었고, 처음 듣는 듯 생소한 눈빛을 보내는 분들도 있었다.

이미 그 관련 내용을 알고 있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우리가 공산성을 출발하여 우금티로 가는 것이었고, 그곳에서 120년 전의 사건을 떠올려 보는 것이었다. 이렇게 의미심장한 다짐을 하고 나섰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을 만났다. 밤송이가 바로 그것이다. 우금티 부근도 밤나무가 지천으로 깔려 있어 그런지 가는 곳마다 밤송이들이 앞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밤송이가 너무 많아 이동이 쉽지 않을 정도였다. 얼마나 독한지(?) 신발 사이로 가시가 쑥쑥 들어올 정도였다. 선두에 선 필자는 이렇게 외쳤다.

"조심하세요. 지뢰밭이에요. 밤송이 지뢰밭!"

유독 장염에 걸린 참가자 분이 가장 많이 밤송이에 찔렸다. 트레킹화가 아닌 가벼운 신발을 신고 와서 그랬던 것이다. 그런데 이상했던 건, 밤송이 지뢰밭 통과 이후부터 그 분이 복통을 호소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발에 가시가 찔리면서 복통이 완화된 것인가?

이런 우여곡절 끝에 역사트레킹 팀은 우금티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장염으로 고생한 분도 무사히 완주를 해주셨다. 공주토박이 분은 '공주 사람도 모르는 길을 개척하고 안내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해주었다. 모두 다 완주를 해주고, 저런 칭찬을 들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 우금티 우금티. 올해 여름에 촬영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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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금티에서 갑오년, 그날을 떠올리다!

 


우금티에 도착해서는 주위 지형을 가리키며 설명을 했다. 일본군의 기관총이 어디에 배치됐는지 또한 농민군들이 어느 방면에서 올라왔는지, 하는 것들을 알려주었다. 농민군들은 실제로 정상부가 아닌 고개 아래에서 희생을 많이 당했는데 높은 지대를 선점하고 있던 연합부대가 기관총과 화포를 난사해서 그렇게 됐다고 말해주었다. 현장성을 살려 책에서는 풀어낼 수 없는 것들을 설명하려고 나름대로 애썼다. 물론 그런 설명들이 제대로 전달됐는지는 잘 모를 일이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있었다. 참가자들이 이번 트레킹을 단순히 소비(?) 하지 않고 그 이상의 대화를 나누었다는 점이다. 우금티 고개에 있는 조형물들, 처음에는 곧추 세워져 있었으나 지금은 쓰러져 있는 조형물들이 동학농민군처럼 느껴져 마음이 애잔하다고, 표현한 참가자가 있었다. 또한 이런 식으로 대화가 확장되기도 했다.

"요즘 세대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안 하는 것 같아요."
"이런 아픔의 역사들을 많이 알아야 하는데... 아는 사람만 아는 것 같고요."
"정치도 그래요. 젊은 사람들이 좀 많이 관심을 가져야 할 텐데요."


우금티에서 이런 대화들이 오갔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뿌듯할 따름이다. 리딩자로서 보람을 느꼈다. 앞서 언급했듯이 올해는 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 지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60년이 한 갑자이니 120년이면 두 갑자가 되는 것이다.

 

 



 

 
▲ 우금티 우금티에 선 역사트레킹 팀. 그곳에서 갑오년을 떠올렸다. 단순히 트레킹을 소비(?)했던 것이 아니라 발전적이고 확장된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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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11월 초에는 우금티 추모제가 개최된다. 프랑스 대혁명에 비견되는 동학농민혁명의 의미를 고찰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하지만 내외적으로 진지한 숙고의 시간을 방해하는 사건과 발언들이 넘쳐난다. 그 중에서 요즘 가장 '인상적인 발언'은 이인호 KBS 이사장이 해주었다.

"김구는 대한민국 건국 공로자가 아니다.(10월 22일, 한국방송 국정감사)"
"(조부는) 유학의 세를 늘려가기 위해 타협하면서 사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친일을 단죄하면 일제시대 중산층은 다 친일파다.(9월 9일,<한겨레신문>과의 전화통화)"


자신의 조부를 구명하고자 김구 선생까지 매도하는 사람이 KBS 이사장 자리에 앉아 있다. 이렇듯 '친일매국'의 후손들은 요직에 앉아 느긋하게 부모세대들의 친일에 대해 항변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 무슨 일본의 군국주의 침탈에 대해 왈가불가 하는가? 일본 아베 정권의 과거사 부정과 친일파 후손들의 항변이 서로 맥락이 다른 것인가? 이인호 같은 사람이 KBS 이사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한, 일본 군국주의에 대한 정부비판은 그저 쇼에 불과할 뿐이다. 그저 보여주기 위한 쇼!

우금티에서 돌아가신 영령들은 그런 쇼를 보고 어떤 생각을 가지실까? 혹시 이런 말씀들을 하지 않을까?

"아이고~ 재미없다!"

 

 

 



덧붙임
<공주역사둘레길>은 아직 정식으로 개통되지 않은 길입니다. 내년 봄을 목표로 표식 작업을 완성한 후 개통할 예정입니다. 제 사비를 털어서 표식 작업을 해볼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 부탁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안녕하세요? 역사트레킹 마스터 곽작가입니다.

http://blog.daum.net/artpunk

 

 

 


 

 

 

 

 

 

 

 

 

 

 

 

 

 공주역사둘레길  

 

● 트레킹을 하며 공주의 역사를 탐방하다! 

 

 

 

 

 

 

 

 

 

지난 6월 하순경에 충남 공주를 일주일동안 방문을 했습니다. 작업실(?)이 있어 전에도 충남 공주는 자주 방문을 했었지만 이번에는 좀 특별한 작업을 행하기 위하여 일주일 정도 머무르게 되었답니다.

 

무슨 작업이었냐고요? 공주에 새로 역사트레킹 코스를 하나 개설하는 작업이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임무는 성공적으로 완료가 됐답니다. 즉 새로운 역사트레킹 코스가 하나 더 추가된 셈입니다.

 

사실 충남 공주도 경북 경주와 마찬가지로 땅만 파면 유물이 솓아져 나오는, 그런 고장입니다. 역사와 전통의 고장이라는 것입니다. 공산성, 무녕왕릉, 석장리 유적, 우금티, 금강 등등... 금강을 끼고 있는 공주지역은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요충지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관찰사가 주재한 곳이기도 합니다. 동학농민군들이 우금티를 넘으려고 시도한 것도 공주성을 함락시키기 위해서였습니다. 1937년, 대전으로 도청이 이전하기 전까지 충남도청이 있던 곳도 충남 공주였습니다.

 

 

 

 

 

 

 

 

 

 

 

 

 

공주는 이렇게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역사유적이 풍부하게 남아 있는 곳입니다. 반가운 것은 그런 유적들이 도심에서 가깝게 위치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 착안하여 이번에 일명 <공주역사둘레길>이라는 트레킹 코스를 개설해보았습니다. 아직 갓 태어나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는 못했지만 이 길은 풍부한 역사적 스토리텔링을 품고 있는데다 풍광까지 일품이어서, 많은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길을 개척하고자 일주일 동안 100km 이상의 거리를 걸었습니다. 갔던길 다시 가고, 왔던 길 돌아오고, 그러다 길도 잃어 버리고...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다보니 좋은 길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물론 이 공주역사둘레길도 없던 코스를 제가 직접 땅파고, 롤러질을 해서 개척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길의 일부 구간은 공주대간이라고 불리는 등산로를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존의 등산로를 잘 이용하여 역사트레킹 코스를 개설한 것입니다.

 

공주역사둘레길을 통해, 예전에는 개별적으로 방문했던 공산성과 우금티를 트레킹을 통해 한 번에 갈 수 있게 됐습니다. 조금 길이가 길기는 하지만 공산성과 우금티를 트레킹을 통해 탐방하는 것 자체가 무척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아래는 공주역사둘레길의 세부구간입니다. 약 14km 정도 되고, 이동시간은 5시간 정도 소요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충남 관광안내판(신관동 고속버스터미널) ▶ 금강수변 ▶ 금강교 ▶ 공산성 ▶ 중동 성당

▶ 충청남도 역사박물관  ▶ 영명교 ▶ 소나무숲길 ▶ 삼문사 ▶ 감시초소 ▶ 금학생태공원 ▶ 우금티 ▶ 웅진동 ▶ 송장배미

 

 

 

 

 

 

 

 

 

 

 

 

 

 

 

 

 

 

 

 

 

 

 

 

 

 

 

 

 

 

 

 

 

 

 

 

 

 

 

 

 

 

 

 

*공산성

 

 

 

 

 

*공산성:진남루

 

 

 

* 우금티: 우금티터널

 

 

 

* 코스명: 공주역사둘레길

 

 

 

* 이동경로: 금강교 ▶ 공산성 ▶ 중동 성당 ▶ 충청남도 역사박물관 ▶ 영명교 ▶ 소나무숲길 ▶ 삼문사 ▶ 감시초소 ▶ 금학생태공원 ▶ 우금티 ▶ 웅진동 ▶ 송장배미

 

 

 

 

* 역사유적:

1. 공산성: 백제의 수도였고, 조선시대까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공산성에 대한 설명

2. 중동성당과 영명학교: 공주지역의 근현대유적 중심으로 설명

3. 우금티과 송장배미: 동학농민전쟁에 대한 설명.

 

 

 

 

* 특징: 고대 유적부터 근현대 유적까지, 트레킹을 통해 답사여행을 할 수 있다. 더불어 공주지역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할 수도 있는 명품트레킹 코스다.

 

 

 

 

* 이동거리: 약 14km

 

 

 

 

* 예상 소요시간: 약 5시간 (공산성 탐방, 휴식시간 포함)

 

 

 

 

* 난이도: 중 ☞ 일부 구간은 공주대간이라고 불리는 산길을 이용함. 경사도가 있는 구간도 있음.

 

 

 

 

* 방향찾기(표식물): 없음. 차후 표식작업 진행 예정.

 

 

 

 

* 이용불가 계절:

 

 

 

 

* 특이사항: 트레킹 중간에 고라니 같은 산 짐승들을 만날 수 있음. 주의를 요망함.

 

 

 

 

* 교통편:

1. 충남 공주는 서울고속버스터미널 기준으로 1시간 40분 정도 소요됨.

2. 공주역사둘레길은 IN과 OUT이 시내권에서 이루어짐. 그래서 트레킹 종료시 터미널로 이동하는 것이 용이함.

 

 

 

* 후기:

 

 

 

 

 

* 중동 성당

 

 

 

 

 

* 영명학교

 

 

 

 

*측우기: 충청남도 역사박물관

 

 

 

 

* 산길: 금학생태공원 가는 길

 

 

 

 

 

* 금학생태공원

 

 

 

 

 

* 우금티

 

 

 

 

 

 

* 소나무 숲길

 

 

 

 

 

 

 

 

 

 

*우금티

 

 

 

 

 

 

 

 

 

* 우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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