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장판 켜고 캠핑하면서 자연과 벗 삼았다고?

 

[주장] 시대가 변해도 캠핑의 기본에 충실하자

 

15.03.26 15:00    최종 업데이트 15.03.26 15:00

 

 

 

 

 

 

# 팔자에도 없던 욕을 먹었다

1년 전인 지난해 3월, 필자는 팔자에도 없던 욕(?)을 먹었다. 그 당시 우연히 EBS 환경 다큐멘터리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를 시청했고, 그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를 작성하였는데 그 리뷰가 문제를 발생시켰던 것이다. <오마이뉴스>에 '전기장판, 영상기기, 탁자... 왜 캠핑하세요?'라는 기사로 발행된 리뷰는 제목에서도 보듯 캠핑문화에 대한 비판을 담은 기사였다. 욕은 주로 기사가 걸린 네이버에서 먹었다.

방송에 대한 평가를 전면에 내세운 기사였지만 그 이면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캠핑에 대한 명암을 필자의 시각으로 써내려갔다. 일단 캠퍼들의 과다 장비에 대해서 비판했다. 이삿짐처럼 엄청난 짐을 싸들고 다니는 캠퍼들의 과다 장비가 부적절하게 보였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로는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에 대해 비판했다.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가 많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아니라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큰 흐름이 잡혀가는 캠핑 문화가 안타까웠기 때문에 그렇게 작성한 것이다. 

 
▲ EBS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
ⓒ EBS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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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핑장에 왜 전기장판이?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에 대한 호불호가 갈렸듯 필자의 기사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특히 장비 부분에서는 캠퍼들끼리 댓글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까지 했다. 몇몇 댓글들에서는 노골적으로 필자의 시각을 비판하고 있었는데 그중 눈에 띄는 것들이 있었다.

'캠핑장에 전기장판이 왜 필요하냐'는 필자의 지적에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랬다며, 역공을 가하는 댓글이었다. 아이들이 캠핑 가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추운 날씨에도 야영장에 가야 했고, 그러려면 전기장판이나 난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는 댓글이었다.

이외에도 필자에게 날카롭게 항변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시대가 변한만큼 캠핑도 변했고, 그 변화를 제대로 부흥하지 못하는 건 필자라면서 이런 댓글을 남기는 누리꾼도 있었다.

"당신이야 말로 당신의 캠핑은 안녕한지 물어보고 싶다..."

이런 비판적 댓글들을 모아서 정리하고, 그에 대한 반론을 담아 후속 기사를 작성해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아이들 핑계는 대지 말자. 전기장판, 난로, 선풍기, 냉장고까지 다 갖춰진 캠핑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캠핑이란 원래 그렇게 다 풀세트로 갖춰 놓고 하는 걸로 알게 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반론을 하려다가 괜히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접은 것이다. 또한 '어디까지가 시대변화에 따른 캠핑인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주저한 측면도 있었다.

 
▲ 네이버 ‘전기장판, 영상기기, 탁자... 왜 캠핑하세요?’ 기사에 달린 비판 댓글. 네이버 화면 캡처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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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텐트 방염처리가 능사가 아니다


필자가 이렇게 1년 만에 후속기사를 작성하는 이유는, 지난 22일에 발생한 강화도의 글램핑 캠핑장 화재 때문이다. 사상자가 무려 7명이나 발생한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필자는 경악했다.

이 사건은 장비나 시설 같은 외형적인 면은 최상급이지만 안전이나 매너 등과 같은 무형적인 면은 낙제점인, 우리 캠핑 문화를 직설적으로 보여준 인재였다고 필자는 판단한다. 일부 언론에서는 텐트의 방염처리 유무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런 접근은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여겨진다.

사건을 담은 CCTV 화면에서도 보듯 발화는 텐트 내부에서 발생했다. 내부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면 텐트의 방염처리는 의미를 잃게 된다. 내부에 있었을 옷가지, 배낭, 전자제품, 놀이기구 등등... 모든 것들이 방염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한 방염처리가 언제까지 제 기능을 하는지도 의문이 든다. 추위와 더위, 또한 강풍과 폭우에 계속 노출되다 보면 방염처리 기능이 제 구실을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짐을 줄이는 것이 가장 상책이라고 판단한다. 전자제품을 쓰지 않으면 합선의 염려를 덜 수 있다. 난로를 챙기지 않으면 화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캠핑 오토캠핑장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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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가 변해도 캠핑의 기본정신은 변하지 않는다!


다른 사고도 짚어 보자. 2014년 2월에 텐트 안에서 난로를 켜고 자던 일가족이 질식하여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또 11월에는 역시 텐트 안에서 난로를 켜고 자던 부부가 질식사하기도 했다. 이렇듯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지는 건 동계캠핑의 발달과 맞물려 있다. 사실 동계 기간에 캠핑은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난방기구의 발달이 동계캠핑의 대중화를 촉진시켰고 그에 따라 질식사고 같은 인명피해도 증가하게 됐다.

겨울에는 춥다고 전기장판 깔고 화목난로를 피우고, 여름에는 덥다고 선풍기 돌리고 냉장고 사용하고. 그러려면 차라리 펜션이나 민박집에서 느긋하게 일박을 하는 게 낫지 않나? 갖출 거 다 갖추어서 하는 캠핑은 그저 도시생활의 연장일 뿐이다. 시티 라이프의 안락함을 옮겨 오는 캠핑은 자연과 벗 삼는 게 아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하여 필자는 결론을 내렸다.

"과도한 장비가 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캠핑을 즐겨라! "

시대 변화에 대해서도 정리가 됐다. 

"아무리 시대가 변화했다고 하더라도 캠핑의 기본은 바뀌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고 한옥 체험 하는데 더블 침대를 갖다 놓을 것인가?"

취침 전에 화재 염려가 있는지 텐트 주위를 살펴보자. 바비큐 통에는 불씨가 남아 있을지 모르니 물을 뿌리자. 캠핑장에서 불꽃놀이도 하지 말자. 소음이 발생할뿐더러 화재 염려도 있고, 자칫하면 타인의 텐트에 손상이 가해질 수도 있다. 난로는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게 상책이다.

너무 유난을 떤다고 하지 말자. 트레킹이든 캠핑이든 아웃도어 활동의 제일 덕목은 안전이기 때문이다. 힐링을 하기 위해 떠난 길에서 사고를 당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에 참사를 당한 분들의 명복을 빌면서 글을 마친다.

 

덧붙이는 글 | 길 위의 인문학 역사트레킹
http://blog.daum.net/artpunk

 

 

 

 

 

 

 

 

 

 

 

 

 

 

 

 

 

전기장판, 영상기기, 탁자... 왜 캠핑하세요?___2탄

EBS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 단상... 적게 쓰는 캠핑 되길

---> 전편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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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뱀사골 뱀사골 캠핑장 옆에 있는 뱀사골 계곡이다. 바위 위에 젖은 옷들을 말리고 있다. 시각적으로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2012년 여름에 촬영한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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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 쓰레기 버리러 왔나?

장비 과시욕은 다른 아웃도어 영역에서도 늘 잡음을 발생시켰다. 소형차 한 대 값에 맞먹는 자전거를 타고 동네나 슬슬 다니시는 분, 머리에서 발끝까지 유명 아웃도어 메이커로 도배했지만 등산은 잘 못하시는 분 등등. 그런 분들이 있으니 아웃도어 업체에서도 계속 고가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된 문제들은 그래도 과도한 음식물 쓰레기는 발생시키지 않는다. 그렇다. 필자가 캠핑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은 바로 음식물 쓰레기다. 이 부분은 캠핑을 즐겨하시는 분이나 캠핑에 익숙지 않은 분들도 공통적으로 공감하실 것이다.

요즘에는 캠핑식이라 해서 캠핑 요리 레시피를 모은 가이드북도 발간됐다. 캠핑장에서 먹는 요리는 꿀맛이다. 대자연에서 캠핑도 즐기고, 요리도 해먹으니 얼마나 맛있겠는가?
밤마다 캠핑장은 바비큐 파티장으로 변신한다. 고기가 구워지고, 자연스럽게 술잔이 돈다. 자연 속에서 고기와 술을 즐기니 그곳이 무릉도원인가? 그렇게 먹고 마신다 보면 필연적으로 쓰레기가 발생한다. 아웃도어 활동을 하다 보면 그렇게 부산물들이 발생하지만 캠핑장에서 발생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정도를 넘어섰다. 상황이 심각한 것이다.

그렇게 '파티의 끝'은 항상 쓰레기였다. 다 먹지도 못할 음식물들은 왜 가지고 와서 버리고 가는가? 도시에서도 그렇게 음식물을 버리는가? 차라리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같은 곳은 남은 음식물들을 공용 냉장고에 넣어 둔다. 그러면 다른 숙박인들이 재활용(?)할 수 있다. 필자도 제주도에 있는 한 게스트하우스 냉장고에 있는 오징어를 재활용해서 요리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캠핑장에서는 그런 재활용 과정 없이 그냥 버려진다. 필자는 그런 분들에게 이렇게 묻고 싶다.

"먹으로 오셨나요? 먹으러 오셨으면 다 드시고 가시지, 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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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박 비박이란 야외에서 텐트를 치지 않고 취침을 하는 것을 말한다. 텐트를 설치하면 캠핑이 되는 것이고, 사진에서처럼 그냥 침낭만 깔고 자면 비박이 되는 것이다. 2013년 여름 강원도 횡성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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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캠핑은 안녕하십니까?

필자는 우리나라 캠핑장에 발우공양 문화가 광범위하게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자신이 먹을 만큼만 음식을 준비해서 남기지 않는 것이다. 뒤끝이 없게 캠핑을 잘 마무리 하는 것이다.

그럼 필자는 캠핑을 하면서 무엇을 먹었을까? 콘플레이크를 먹었다. 두유에 동동 띄어서 먹었다. 밥도 지어먹기는 했지만 콘플레이크를 더 많이 먹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전혀 남기지 않았다.

물론 필자처럼 캠핑장에서 콘플레이크 같은 행동식을 취식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그저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의미에서 콘플레이크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좀 더 계획적으로 일정을 짜서 좀 더 적게 버리자는 것이다.

이제껏 필자가 언급한 것들과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에서 질타한 내용은 상당 부분 일치한다. 또한 백패킹을 지향점으로 삼는 것도 동일하다. 먹고, 마시고, 장비 과시에 집중된 우리의 캠핑문화는 변해야 한다. 물량공세식의 소비지향적 캠핑은 지양돼야 한다. 캠핑은 자연을 느끼러 가는 것이지 도시적인 소비패턴을 연장하러 가는 것이 아니다. 난민촌을 연상시키는 혼잡한 캠핑장에서의 하룻밤은 힐링이 아니다. 그저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짜증 캠핑'일 뿐이다.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는 그릇된 캠핑문화의 폐해를 잘 지적한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덕분에 우리나라 캠핑, 아웃도어 문화에 대해서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방송을 다 시청한 후 필자는 이런 의문을 품어 봤다. 

'당신의 캠핑은 안녕하십니까? 진정 캠핑을 제대로 잘 즐기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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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하나뿐인 지구>의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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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여름의 어느 날.


당시 필자는 중부내륙 자전거여행을 행하고 있었다. 강원도 횡성에서 영월로 넘어가는 중이었는데 야영지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미 시간은 자정에 가까웠기에 다급했다.

그러다 현지 경찰분들의 도움으로 근처에 있는 캠핑장에 대한 정보를 얻어 그곳으로 향했다. 그 날은 '도깨비 도로'라는 거시기한 이름의 급경사 도로를 통과했던 만큼 심신이 무척 지친 상태였다. 그래서 폐교를 리모델링했다는 그 캠핑장이 '스위트 룸'이 되어주길 기대했다. 달콤한 휴식을 기대하며 페달을 굴리는데 더욱더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헉!"

외마디 비명과 함께 필자의 인상은 찌푸려졌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시간은 한밤중이었지만 그곳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 여기저기서 고기가 구워졌고,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고기 굽는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울 정도였고, 술자리의 떠들썩함이 온 동네에 울려 퍼질 정도였다. 또한 한편에서는 불꽃놀이도 벌어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필자는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화끈한 곳에서는 심신의 피로를 달랠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피로가 더 가중될 뿐이다. 결국 그날은 자정을 훨씬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다. 어느 이름 모를 공사장에 짐을 풀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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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달궁 캠핑장 지리산 국립공원에 있는 오토캠핑장. 여름에는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2012년 여름에 촬영한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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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


필자는 캠핑을 많이 하지만 캠핑장을 잘 가지 않았다. 그래서 캠핑장이 아닌 곳에다 텐트를 친 적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시골동네 팔각정, 마을회관 뒤편 공터, 다리 밑, 야산 공동묘지 등등.

그렇게 캠핑장이 아닌 곳에다 베이스캠프를 꾸린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가난뱅이 여행을 하는 터라 돈이 없고, 둘째 현재 우리나라 캠핑문화가 탐탁지 않아 그렇게 했다. 캠핑장 입장료가 몇 푼 한다고 비용 문제를 언급하겠는가. 그렇다. 캠핑장 입장을 실제적으로 꺼리는 이유는 두 번째 사유 때문이다.

EBS의 환경다큐멘터리 중에 <하나뿐인 지구>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그 프로그램에서 지난 2월 28일에 <당신의 캠핑은 몇 g입니까?>라는 제목을 걸고 우리나라 캠핑 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그릇된 캠핑문화를 질타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이런 질문들을 시청자들에게 던졌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당신의 텐트와 차는 얼마나 큽니까?'
'캠핑장에 무엇을 남기고 어떤 것을 채워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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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백산 당골캠핑장 필자는 소형텐트로 캠핑을 한다. 2012년 여름에 촬영한 사진이다.
ⓒ 곽동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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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생활을 옮겨 놓은 '자연 속' 오토캠핑장


처음으로 대형 캠핑장에 갔을 때 필자는 손수레의 쓰임새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했었다. 얼핏 쓰레기 적재에 쓰인다고 봤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 자동차에서 짐을 꺼내 자신의 사이트(텐트 세팅지)로 움직일 때 이동수단으로 쓰였다.

내부에서 차량 이동이 되지 않는 캠핑장에서는 손수레가 이동수단으로 사용된다. 일단 텐트 무게가 있고, 기타 짐들이 가득하니 손수레를 이용해 이동을 하는 것이다. 어떤 캠퍼들은 한 차로는 부족했는지 두세 번 왕복하기도 했다. 이후 다른 캠핑장에서도 손수레로 캠핑 장구들을 나르는 광경은 아주 흔하게 목격됐다.

거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조용히 있다 조용히 간다'라는 말처럼 캠핑에는 많은 물품들이 필요하지 않다. 하루짜리 야외생활에 적합한 물품들만 있으면 충분하다. 손수레로 두세 번 왕복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오토캠핑장에 오는 사람들은 왜 엄청난 짐들을 싣고 오는 것일까? 'city life', 즉 도시생활을 끌고 왔기 때문이다. 그 짐이라는 것들을 보면 캠핑 본연의 물품들이라기보다는 도시생활을 옮겨 놓은 것들에 가깝다. 탁자, 주방기구, 영상기기 등등…. 혹한기에는 난방용품까지 추가되는데 난로와 전기장판까지 휴대품으로 소지한다. 그러니까 덩치가 커질 수밖에 없다. 

캠핑 장비가 많을수록 그것을 싣는 자동차의 크기도 커져야 한다. 그래서 캠핑을 위해 더 큰 자동차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생길 정도다. 캠퍼들 사이에서는 캠핑장비가 넘쳐나 일반 승용차에서 SUV로 바꿨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기까지 한다. 이쯤되면 캠핑의 주도권이 캠퍼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캠핑장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캠퍼와 캠핑 장비 간의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도시의 안락한 생활을 캠핑장으로 옮겨 놓는다면 무엇하러 캠핑을 하러 가는가? 엄동설한에 전기장판과 난로를 가져가서 캠핑을 하느니 차라리 저렴한 민박집에 가는 편이 훨씬 나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해당 지역경제에 보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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