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란과 관련해서 말이 참 많습니다. 항생제 계란이니, 닭 진드기니... 


달걀이야 워낙 우리한테 익숙한 식품인지라 그 충격이 더 클 수 밖에요. 다 아시다시피 문제의 원인은 공장식 축사 때문이지요. 그 좁은 케이지에서 기르다보니 닭들이 유해환경에 노출될 수 밖에요. 어쩌면 올 것이 온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늘 포스팅은 전에도 한 번 올린 내용입니다. 


밥통을 같이 쓰는 고양이와 닭입니다. 전에는 서로 어울리지 않는 두 동물들이 밥통을 같이 쓴다는 의미로 올렸었지요. 하지만 그보다는 공장식 축사가 아닌 오픈형 축사에서 생활하는 닭들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올린답니다.


두 말 하면 잔소리지만 공장식 축사가 아닌 오픈형 축사에 기른 닭들이 훨씬 더 건강합니다. 수탉끼리 싸우고, 암탉끼리 싸우고, 어른닭이 병아리들 쪼아대고... 닭장은 아주 정신이 없습니다. 그런 정신이 없는 닭장이 건강한 닭장입니다. 왜? 그것이 바로 원래 닭들의 본성이니까요. 


그런 닭들의 습성 중에 흙파기라는 것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닭들은 끊임없이 흙파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닭장 곳곳에는 땅굴도 생기고, 둔턱도 생기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판 흙으로 닭들은 흙찜질을 즐기더군요. 파헤쳐진 흙을 자신의 날개에다 붓고 날개를 펴고를 반복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런 행위들이 바로 진드기들을 없애기 위한 행동이더군요. 아프리카 하마나 코뿔소가 진흙 찜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죠.


제가 경험했던 닭장은 오픈형 닭장이었습니다. 방사형은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그랬다보니 닭들은 건강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렇게 신선한 계란을 잘 생산하더군요. 저 계란은 청란입니다. 색깔이 푸른빛을 돈다고 청란이라고 불렀지요.


가끔가다 그 청란들을 제가 한 개씩 슬쩍 했다는...ㅋ 


그 닭장이 있던 곳은 경남 거창에 위치한 거창귀농학교였습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걸어둔 링크를 클릭 한 번 해보시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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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배고픈 녀석들. 항상 저만 보면 '야옹야옹' 거리는 녀석들. 그 녀석들 세 마리가 맛있게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때다 하고 닭들이 쓰윽~ 하고 나타나네요. 그리고는 날렵하게 고양이의 밥통에다 부리질을 해댑니다.

수동식 타자기를 치듯 '탁탁탁' 거리며 부리질을 해대는데 그때마다 야옹이들의 밥통은 줄어만 갑니다. 하지만 야옹이들은 콩 한쪽도 나눠 먹겠다는 심산인지 닭들의 식탐을 그저 느긋하게 바라만 보더군요.

제가 고양이들을 너무 나약하게 길러서 저런 걸까요? 아닙니다. 저 고양이들은 닭장을 지키는 특수임무(?)를 맡은 녀석들입니다. 닭장이 쥐들의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그런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죠.










어려서부터 닭들과 함께 지내 닭들을 자기 친구로 아는 것이죠. 닭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양이를 자기들의 친구로 아는 것 같더군요. 하여간 제가 닭장을 담당하다보니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많이 관찰하게 되네요.

닭들과 밥통을 같이 사용하는 고양이라! 만찬을 함께 즐기는 닭과 고양이라! 자세히 보시면 알겠지만 그런 닭과 고양이를 지켜보는 누렁이도 사진 속에 있답니다. 누렁이도 밥통을 함께 쓰는 닭과 고양이가 신기하게 보였을 겁니다. 















달걀로 알파벳 놀이 해봤수? 응?






    

 


 







 


 

 







닭들을 기르다 보니 자연스럽게 달걀을 얻게 된 답니다. 저 달걀을 얻을 때마다 어미닭과 한판 쟁탈전을 벌인 답니다. 부리로 쪼아대는 통에 제 손은 상처 투성이가 되지요. 유독 부리가 매서운 녀석들이 있답니다.


어른 닭은 뱀도 이긴 다는데 그게 영 틀린 말은 아닌 듯싶습니다. 한 번 부리에 쪼여보면 그 뜻을 아실 겁니다. 그렇게 피(?)를 보며 수거한 달걀로 저는 놀이를 했습니다.
 

일명 달걀 알파벳 놀이!

이런 알파벳 놀이가 가능했던 건 청란이라고 불리는 파란색 달걀이 있어기에 가능했습니다. 청란은 초란이라 하여 비교적 젊은 어미닭들이 낳는 알입니다. 그만큼 청란은 귀한 알입니다. 마트 같은 곳에서 쉽게 구매를 할 수 있는 달걀이 아니랍니다. 방목하는 양계장에서나 구경을 할 수 있지요.

사진의 청란을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청란도 단일색상이 아닙니다. 어떤 건 베이지색에 가깝고, 또 어떤 건 연두빛을 띠는 것도 있습니다. 닭들의 색깔이 각기 다 다르듯이 달걀도 제 각각의 색깔이 있나 봅니다.

그렇게 각기 다른 달걀로 알파벳을 만들어봤습니다. 청란을 기본으로 하고 적란을 중간중간에 배치했지요. 그랬더니 그럭저럭 볼 만 한 그림이 나왔네요. 달걀로 알파벳 만드는 것도 은근히 재밌더군요. 레고 조립보다 훨씬 더 흥미로웠습니다. 둥글둥글 거리는 알들을 세워놓고 이래저래 형상을 만들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닭들은 자신의 달걀이 알파벳 놀이에 쓰였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요? 조금 미안한 마음에 알파벳 놀이 다음날에 모이를 좀 더 주었답니다. 특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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